눈문 젖은 밥 (성장클리닉 3일 차)
퇴근 후 저녁밥을 먹고 있었다. 맛있게 밥을 먹던 하늘이가 갑자기 울먹이더니
하늘이 : (오른쪽 어깨를 만지며) 오늘은 여기에 침 할 거야?
엄마 : 응~ 오늘은 어깨에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하늘이 : (울먹이며) 그러면 오늘도 눈 가려줘야 해~!
아빠 : 알겠어~ 가려줄게~
엄마 : 아빠 회사에서 자고 오는 날에 엉덩이를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엉덩이 할 때는 눈을 가리지 않아도 되잖아.
하늘이 : (울먹이며) 그래도 무섭단 말이야
밥 먹다 말고 성장호르몬 주사 생각에 울먹이느라 한참을 이야기했다. 밥을 먹는 건지 눈물을 먹는 거지 한참을 울먹였다. 아빠가 먹여주다 엄마가 마무리를 해줬다. 엄마도 주사를 많이 싫어하는데, 하늘이도 주사를 정말 많이 싫어한다.
엄마 : 엄마도 마음이 편하지 않아... 그래도 하늘이 키가 쑥쑥 크려면 해야 해
아빠 : 나는 좋은데...
하늘이 : 아빠는 좋아?
아빠 : (헌혈 설명) 아빠는 큰 주사로 피를 다른 아픈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잖아.
성장호르몬 유트로피펜 주사가 하늘이에게 스트레스를 많이 주는가 보다.
어제저녁에도 잠자기 전에 생각이 나서 울먹이며 대화를 했는데, 오늘은 저녁밥을 먹다가 말고 주사 이야기를 한다.
스트레스 (성장클리닉 2일 차)
저녁 먹고 TV를 보던 #하늘이 가 말을 걸었다.
하늘이 : 아빠, 어제 침은 엄마가 하는 거야?
아빠 : 어제는 엄마가 했어. 아빠도 할 수 있어.
하늘이 : 그럼~ 오늘은 아빠가 해줘!
아빠 : 그래, 아빠가 해줄게!
하늘이 : (잠시 생각하다) 아니다, 그냥 엄마가 해주는 게 좋겠어. 아빠는 눈 가려줘
아빠 : 알겠어~
어제 시작한 성장호르몬 유트로핀펜 주사를 주사가 아닌 침이라고 거짓말했다. 침이라고 했어도 무서워서 기겁을 했었는데, 오늘 잘 시간이 가까워지자 먼저 이야기를 꺼냈다. 주사만큼 아프지는 않다고 하면서도 주사 느낌이 나서 무서운 감정이 먼저 앞서나 보다. 그래도, 오늘 두 번째 주사를 잘 해냈다. 무서워서 눈은 가려야 했지만, 잘 참아냈다.
덧, 남자는 키 165Cm(또는 남녀 만 18세) 될 때까지 계속 맞아야 한다. 165Cm가 넘을 경우 전액 본인부담이다. 하늘이는 100 분위에서 3% 이내로 보험이 적용된다. 만 6세까지는 20%, 그 이후 30% 자비 부담이다.
덧2, 3개월 단위로 진찰하고 키, 몸무게 측정하며 주사량도 조절해야 하고... 어쨌든 첫 단추를 잘 끼웠다.
7살(72개월, 태어난 지 2187일, 교정 2121일째 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