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게 너무나 작고 약하게 태어난 하늘이는 지금까지 세 번의 수술을 했다.
오늘 2015.5.29 은 하늘이가 네 번째 수술을 하는 날이다.
첫 번째 2015.1.7 동맥관 개존증 수술
☞ 2015/02/15 - [이른둥이] - 수술대에 오르다 - 2015.1.7 12:52
두 번째 2015.1.21 괴사성 장염 수술
☞ 2015/02/22 - [이른둥이] - 눈물 - 2015.1.21 20:05
세 번째 2015.1.27 괴사성 장염 수술 2차(장루 탈장)
☞ 2015/02/22 - [이른둥이] - 철렁! 마음이 힘들었던 아침 - 2015.1.27 16:09
그리고 바로 오늘 두 번째 수술에서 만들었던 장루(인공항문)를 다시 뱃속으로 넣는 수술이다. 즉, 분리했던 소장과 대장을 연결해주는 수술을 하는 날이다. 수술 결정은 소아청소년과와 외과의 협진에 의해서 어느 정도 예정되어 있었던 것 같다. 짝꿍이 5.27 면회갔을 때 수술을 집도하실 외과 교수님의 진료방에 가서 소아청소년과 교수님과 함께 이야기 했다고 한다. 그리고 어제 5.28 오후에 짝꿍과 함께 병원에 가서 수술동의서에 서명을 했다.
5.29 수술 당일이다.
6시에 일어나서 준비하고 병원으로 향한다. 우리는 비교적 가벼운 마음으로, 2014.12.10 임신중독으로 짝꿍이 입원했던 날 이후로 가장 가벼운 마음으로 병원에 갔다. 병원 로비에 들어서자 전화가 한 통 왔다. 신생아중환자실 이었다. 우리는 지금 1층이라고 이야기하고 바로 4층의 신생아중환자실로 갔다. 앞에서 수술들어가기 전에 면회 가능하겠냐고 물었다.
잠시 후 면회를 하면서 하늘아~ 이제 한 숨 자고 일어나면 불편했던 장루를 없애 주실거야. 조금 아프고 힘들겠지만, 이번 한 번만 더 이겨내면 하늘이는 엄마, 아빠랑 같이 집에 갈 수 있어. 주치의 선생님도 수술실에 같이 가신다고 하니까 힘내서 같이 이겨내자. 라고 하며 대략 5분의 면회를 마쳤다.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동안 전신마취를 위해 기관삽관을 하고서 하늘이는 씩씩하게 수술실로 향했다. 수술실로 가는 모습을 다시 잠깐 보여주셨다.
< 2015.5.17 엄마 품에 안겨 우유먹는 하늘이. 씩씩하게 빨리 회복하자~ >
오전 8시 30분경 수술실로 간 하늘이는 3시간 정도 지나서 수술이 마무리 되었다. 하늘이가 수술실로 가면서부터 병원측에서는 우리 부부에게 진행상황을 문자로 알려주었다. 수술이 마무리될 무렵 간호사 선생님이 우리를 수술실 앞으로 안내했다. 잠시 기다리자 수술을 집도한 외과 오민구 교수님과 하늘이의 주치의 선생님이 우리를 수술실 앞으로 불렀다. 외과 오민구 교수님이 무언가를 가지고 계셨는데, 하늘이의 일부 잘려진 소장을 가지고 계셨다.
세상에나 하늘이의 그 조그만 뱃속에 이렇게 큰 소장이 있었다니, 하늘이가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까 마음이 아팠다. 소장의 두께가 어른 손목에 가까운 정도로 부어있었다. 그렇게 아팠지만, 그런 소장에서도 영양분을 흡수해서 그나마 클 수 있었다고 한다.
신생아중환자실로 올라가 있으면 마무리하고 다시 면회를 시켜준다고해서 우리는 다시 신생아중환자실로 올라왔다. 기다리고 있으니 하늘이가 올라왔다고 들어오라고 한다. 급한 마음으로 하늘이에게 다가갔다. 하늘이는 눈을 뜨고 발버둥치고 있었다. 갑자기 울컥한다. 지금껏 잘 버텨왔는데, 하늘이가 기관삽관을 한채로 아무 소리도 못내면서 소리지르는 듯한 표정으로 발버둥친다. 주치의에게 이러면 아기한테 힘든거 아니냐고 물었더니, 마취에서 빨리 깨어나는 것은 좋은 것이라고 한다. 수술실에서 신생아중환자실로 옮기는 중간에 깨어났다며 주치의는 나를 안정시킨다.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그냥 목이 메인다. 짝꿍은 나와 달랐다. 하늘이를 처음 봤을 때보다 강해져 있었다. 그간 아침, 저녁으로 하늘이를 보러 다니면서 점점 더 강해졌다. 역시 엄마다. 상대적으로 하늘이를 보는 시간이 짧았던 나는 그냥 아팠다. 짝꿍은 하늘이에게 계속 이야기한다. 장하다. 잘했다. 미안해.... 나도 어느 정도 안정이 되고나서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는 면회를 마쳤다.
수술은 아주 성공적이었다. 다만, 이제부터는 하늘이가 이겨내야 한다.
수술을 하기까지
2월이었다. 3월 초정도 되면 하늘이가 수술 할 수 있다고 했었다. 우리는 하늘이가 잘하고 있다고 좋아했었다.그런데, 3월 들어서 갑자기 하늘이의 염층수치가 올라가면서 수술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결국 수술은 연기되었다. 그렇게 3월이 지나가고 있었다.
3월말경 주치의 선생님이 4월 둘째 주 또는 셋째 주에 수술을 할 수 있을 거라고 했다. 3월에 있었던 염증을 하늘이가 이겨내고 컨디션이 아주 좋은 상태로 2주정도 지켜보던 중이었다. 이 때는 하늘이에게 별다른 치료가 없었다. 다만, 신생아중환자실에서 간호사 선생님들의 사랑을 받고 있었을 뿐이었다. 수간호사 선생님도 장루만 아니면 지금바로 퇴원해도 된다고 몇 번이나 말씀하셨었다. 우리는 수술을 기다리고만 있었다.
4월이 되었다. 그리고 둘째 주가 되었다. 병원에서는 하늘이 장 검사를 한다고 한다. 동의서도 받아갔다. 항문도 검사했다. 그리고 다음 날 우리는 믿고싶지 않은 이야기를 들었다. 하늘이가 장염에 걸렸다는 이야기다. 검사를 해보니 로타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고 한다. 하늘이는 갑자기 안좋아지고 금식을 해야하는 상황이 되버렸다. 그리고 하늘이는 체중 3㎏이 안되서 수술 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한다. 3월 염증수치가 나빠졌던 때 이후로 계속 좋아서 2.3㎏~2.4㎏을 왔다갔다 하던 하늘이였다. 약 3주 안정되어 있었던 아기가 장 검사 후에 장염이 왔는데, 그에 대한 설명은 안해주고 체중이 미달이라서 수술 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러면서 병원은 제균관리를 하기때문에 병원에서는 감염되지 않는다고 한다.
화가난다. 하늘이는 2014.12.23 제왕절제술로 904g에 태어나서 당시에 단 한 번도 병원밖으로 나간적이 없는데, 말이 되는 이야기인가? 내가 없을 때 짝꿍 혼자서 들은 이야기다. 짝꿍에게 더 미안해진다. 이 일을 계기로 주치의, 간호사 선생님들하고 사이에 냉전이 흘렀다. 그러다가 우리는 수간호사 선생님께 상담을 요청했고, 상담 이후로 냉전이 풀렸다. 그러면서 병원에서 더 적극적으로 하늘이를 돌보기 시작했다.
어느 날 소아청소년과 교수님이 우리를 불렀다. 하늘이가 너무 작다. 정맥관으로는 하늘이가 더디게 커서 정맥영양투여주사시술을 해야한다고 한다. 정맥관은 팔이나 다리에 꼽아서 영양을 주지만, 정맥영약투여주사는 심장과 가까운 곳에 꼽아서 영양분도 더 많이 줄 수 있다고 한다. 우리는 동의했고 2015.5.8 하늘이는 가슴에 주사를 달게 되었다. 그리고 좀처럼 늘지않던 체중이 약 20일간 500g정도나 늘었다.
하늘이가 이겨내야 하는 것들
오늘 수술을 성공적이었다. 그동안 배가 많이 빵빵했었는데, 수술 이후에 부어있던, 제기능을 하지 못하는 소장을 잘라낸 하늘이의 배는 홀쪽해져 있었다. 소장이 대략 50㎝정도 남아있다고 한다. 단장증후군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 장루를 만들면서 소장 일부 잘라냈었고, 오늘 장루를 봉합하면서 또 한 번 소장을 잘라냈기 때문에 영양분 섭취가 힘들고 잦은 설사를 본다고 한다. 지금까지 하늘이가 잘 견뎌낸 것을 보면 이 또한 이겨내리라 믿는다.
또 한 가지는 하늘이의 육아주수는 교정일로 따졌을 때, 4개월 2주차(12주차)다. 또래의 아기들보다 키는 약 15㎝가 작고, 체중은 약 4㎏이나 덜 나간다. 크면서 따라잡기를 바란다. 이른둥이 부모들의 공통 걱정거리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우리 하늘이는 다른 이른둥이 아가들보다 더 작은 것 같아. 마음이 더 쓰인다.
생후 158일째, 교정일 92일째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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