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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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01.23 훈육
  2. 2019.05.02 3가지 약속
  3. 2018.11.06 이놈!

훈육

육아일기 l 2021. 1. 23. 23:02

하늘이는 하루하루 매우 즐거운 날을 보내고 있다. 3월이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것을 알고 있어 요즘은 들뜬 하루를 보내고 있다. 또한 하늘이는 장난꾸러기다. 하늘이 또래의 아이들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발달과정에서 보이는 당연한 현상으로 알고 있다. 그래도 하늘이는 엄빠와의 애착이 좋은 상태다. 특히 엄마와의 애착은 지극히 정상이다. 뭐... 아빠와의 애착도 정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아빠는 하늘이와 관계에서는 아직 오이디푸스 증후군의 남아 있다고 느끼고 있다. 특히 하늘이가 졸리거나 아침에 일어났을 때, 또는 엄마와의 감정이 고조되어있을 때 등 원초적인 상황에서는 오이디푸스 증후군을 더 많이 발산하는 것 같다.

 

어쨌든, 어제는 아빠가 휴가를 내고 쉬는 날이었다. 하늘이는 엄빠에 비해 아침잠이 적다. 아빠가 쉬는 날이면, 하늘이가 대부분 제일 먼저 일어난다. 이 날도 7시에 제일 일찍 일어난 하늘이는 눈을 뜨자마자 심심해한다. 외동아들인 하늘이의 가장 가까운 친구는 엄빠다. 아빠가 쉬는 날이면 하늘이는 가장 만만한(?) 친구가 아빠다. 엄마는 하늘이가 요구하는 것들을 받아주지 않지만, 아빠는 대부분 받아주니 그럴 수밖에...

 

일찍 일어난 하늘이는 아빠와 놀자고 제안했지만, 아침밥을 꼭 챙겨 먹는 아빠는 하늘이에게 아침밥을 먼저 먹자고 제안한 후에 곧바로 아침식사를 준비했다. 아침밥을 다 먹은 하늘이는 생각이 바뀌었는지 TV 봐도 되느냐고 물었다. 엄빠는 TV 보는 것을 허락하고 시간이 오전 시간이 흘렀다.

 

TV를 보던 하늘이는

하늘이 : 오늘은 할거 없지?

아빠 : 오늘은 어제 찍은 사진 가지고 행정복지센터(동사무소) 갔다 와야 해

하늘이 : 거기가 어디야?

아빠 : 우리 이사 온 후에 이사 왔다고 신고하러 갔었던 곳

하늘이 : 나는 잘 모르겠어

엄빠 : 가보면 기억날 거야~

 

5년 전에 발급받은 하늘이의 장애인 복지카드 재발급을 할 때가 돼서, 아빠는 전날 찍은 증명사진을 찾으려 준비하고 집을 나섰다. 하늘이도 같이 가고 싶어 했지만, 엄마는 하늘이에게 함께 만든 일과표를 이야기했다. 오전 11시 공부시간이다. 하늘이는 엄마와 공부하고 아빠 혼자 다녀오기로 했다.

 

< 하늘이와 엄마가 함께 만든 일과표 >

 

아빠가 사진을 찾아오니, 공부하던 하늘이가 사진을 보자며 달려든다. 사진을 모조리 꺼내서 한 장, 한 장 사용처를 이야기한다. 여행 갈 때, 학교에 갈 때 등등... 그러면서 아빠한테 뭐라고 했는데, 아빠는 제대로 듣지 못하고 화장실로 향했다.

 

하늘이는 화장실에서 나온 아빠에게 이야기했다.

 

하늘이 : 아빠~ 우리 그림 그려요.

아빠 : 우리 점심 먹고 행정복지센터에 가야 해

엄마 : 우리 점심 먹고 행정복지센터에 가기로 했잖아. 그림은 다녀와서 그리자~

하늘이 : 안돼~ 지금 그리고 싶어

엄마 : 그러면 색칠은 나중에 하고 그림만 그려놓자

하늘이 : 안돼!! 지금 그리고 싶단 말이야~!!

 

엄마는 밑그림을 먼저 그려놓은 후에 점심 먹고 행정복지센터에 다녀와서 그림에 색칠을 하자고 제안했지만, 하늘이는 막무가내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떼쓰기 시작했다. 아빠도 엄마의 제안을 이야기하며 타협점을 찾으려 했지만, 하늘이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만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하늘이는 떼쓰고 울기 시작했다. 결국 하늘이에게 엄빠가 화를 내고 말았다. 하늘이는 엄빠가 화를 냈지만, 전혀 타협하려 하지 않았다. 하늘이는 더 크게 울며 그림을 그리겠다고 했다.

 

화가 난 아빠가 더 크게 화를 냈지만, 하늘이는 자기주장만 한다. 하늘이의 뜻을 주로 받아주었던 아빠의 화를 하늘이는 무시하며 아빠를 더 화나게 만들었다. 하늘이는 더 크게 혼나기 시작하고 나서야 떼쓰는 것을 줄이기는 했지만, 자기주장은 여전했다. 아빠 역시 하늘이에게 져주지 않았다. 엄빠 모두가 하늘이에게 떼쓰기만 하는 하늘이 잘못이라고 이야기하자 하늘이도 잘못을 인정하려고 했다. 오늘은 아빠에게 마저 완벽하게 제압당하고 말았지만, 이렇게 기를 꺾어놓기만 하면 안 된다고 알고 있었다. 평소 혼나면 아빠에게 안겨서 마음을 챙겼던 하늘이. 그동안 혼났던 것보다 더 크게 혼나고 기마저 완벽하게 꺾여버린 하늘이가 오늘도 아빠에게 안겼다. 아빠 품에 안겨서 한참을 울었다. 아빠도 화를 가라앉히고 하늘이와 대화를 시작했다. 하늘이는 계속 울면서 이야기했다. 대답은 참 잘한다.

 

아빠 : 하늘아~ 가장 슬픈 게 뭐야?

하늘이 : 내가 아빠한테 같이 그림 그리자고 했는데, 아빠가 듣지 못한 게 가장 슬퍼~

아빠 : 그랬구나, 아빠가 듣지 못했어~ 아빠가 들을 수 있게 이야기해주지 그랬어...

하늘이 : 그래도~

아빠 : 그리고 슬펐던 게 뭐야?

하늘이 : 아빠가 나가라고 해서 슬펐어.

 

너무 완강하게 자기주장만 하며 우는 하늘이에게 아빠는 그렇게 고집부리려면 나가라고 했었다.

 

아빠 : 그래... 아빠가 화가 너무 많이 나서 그랬어. 나가라고 한 거는 아빠가 미안해~

아빠 : 엄마한테는 뭐가 슬펐어?

하늘이 : 엄마가 그림 그리지 말라고 이야기해서 슬펐어.

아빠 : 그랬구나. 그런데, 엄마는 밑그림만 그리고 색칠은 일 보고 와서 하자고 했잖아.

하늘이 : 으~응~~ 그런데, 그래도 슬퍼

아빠 : 그래서 하늘이가 많이 슬펐구나, 그러면 다음부터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게 하자

아빠 : 우리 가족끼리 이야기할 때, 이야기를 한 사람이 이야기를 들은 사람에게 잘 들었는지 확인하고

아빠 : 화가 나도 나가라고 하는 그런 이야기는 하지 않기로 하자. 

하늘이 : 응~ 알겠어~

 

아빠에게 이야기했는지 몰랐던 하늘이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못해 사단이 일어났다. 난청으로 인공와우를 하고 있는 하늘이가 하는 이야기를 더 많이 배려해주지 못한 엄빠의 잘못도 있지만, 그전에 하늘이에게 일정을 충분히 이야기해줬고 하늘이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하늘이는 그 순간에는 그림을 정말 많이 그리고 싶었나 보다.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엄빠 아니, 아빠의 대응과 상황이 안 좋게 변했지만, 자기주장만을 내세웠던 하늘이.

 

하늘이와 엄빠 모두에게 교훈을 주었던 상황이다. 가족 간의 대화에서도 서로를 존중하고 경청해야 하고, 화가 나도 극으로 치우치면 안 되겠다. 한 가지 하늘이에게 알려주고 싶은 것은 자기주장만으로 세상을 살 수 없다는 것도 알려줘야 한다.

 

 

 

8살(73개월, 태어난 지 2224일, 교정 2158일째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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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가지 약속

육아일기 l 2019. 5. 2. 23:24

하늘이는 자기주장이 강한 편이다. 

 

2018/03/02 - [육아일기] - 미운 4살, 미친 7살 보다 하늘이의 성향이 더 강해졌다.

 

어제 하늘이는 오전부터 엄마와 둘이서 데이트를 했다. 아침 일찍 극장에 가서 영화를 봤다. 뽀로로 보물섬 대모험을 관람했다. 두 번째 영화 관람이다. 처음 극장에 갔을 때, 하늘이는 엄마와 같이 관람했다. 다른 부모들이 아이를 좌석에 앉히고 밖에 나가서 기다리는 상황을 보더니, 엄마도 나가라고 했었다고 한다. 이번에는 하늘이만 영화관에 앉혀주고 엄마는 밖으로 나왔다. 마지막 남은 좌석을 예매해서 그렇기도 하다. 스타필드 고양의 영화관 중 어린이를 위한 관은 밖에 모니터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해놔서 좋은 점이 있다. 어쨌든 하늘이는 집중하고 잘 관람했다고 한다. 영화가 끝나고 하늘이와 엄마는 스타필드 이곳 저곳을 다니며 데이트하고 맛있는 점심 먹고 집으로 왔다.

 

신나게 놀다가 집에온 하늘이를 데리고 다시 외출을 했다. 집 근처의 카페에 가서 시간을 보내려고 했지만, 하늘이의 활발한 몸짓에 음료만 마시고 집으로 돌아왔다.

 

어느덧 저녁시간이 다가왔다. 오래간만에 아빠가 해주는 저녁식사. 닭가슴살, 닭가슴살 소시지를 이요한 볶음밥이다. 그런데, TV를 보고 있던 하늘이가 계속 TV를 보겠다고 고집을 피운다. 실랑이를 하다가 결국 밥은 먹지 못했다. TV도 볼 수 없었다. 약간 혼이 났지만, 설명을 잘해주고 바나나를 먹여 잠을 재웠다.

 

다시 아침.

하늘이는 6시부터 일어나서 또 TV를 본다. 엄마는 하늘이에게 인공와우를 해주고 다시 잠을 청했다. 엄마와 아빠는 7시가 넘어서 일어났다. 하늘이의 유치원 등원을 위해 아침을 시작했다. 아침을 먹어야 하는데, 하늘이는 다시 TV를 보겠다며 주장하기 시작했다.

 

결국 아빠가 하늘이의 식판을 치우고, TV의 전원코드를 뽑아 버렸다. 하늘이는 떼쓰기 시작했지만, 자신이 이기지 못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엄마, 아빠가 식사를 마치고 엄마의 훈육시간. 엄마는 하늘이에게 3가지 약속을 받아냈다.

 

① TV 조금만 보기

② 스스로 밥 먹기

③ 엄아, 아빠에게 예쁜말, 고운 말 하기

 

약속을 받아내고 부랴부랴 아침밥을 먹였다. 하늘이 스스로 먹었다. 그리고 유치원에 등원했다. 잠시 후 엄마는 톡으로 사진을 보내왔다. 아침부터 엄마, 아빠 힘들게 하더니, 유치원 등원은 언제나 즐겁다.

 

아싸~아싸~♬  유치원 등원길에 흥에 취한 하늘이!

 

6살(53개월, 태어난 지 1592일, 교정 1526일째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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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

육아일기 l 2018. 11. 6. 10:51

하늘이는 좋지않은 버릇이 있다. 밥버릇이다.

어린이집에서는 스스로 밥을 잘 먹는다는 하늘이가 집에서 밥 먹을 때는 왔다갔다 하며 먹고, 이야기만 하며 밥을 먹지 않고, 먹여줘야 먹고... 등등 밥버릇이 좋지 않다. 이른둥이로 태어나서 신생아중환자실에 오랫동안 입원했고 퇴원해 집에 왔지만, 또래와 비교하면 몸이 작은 하늘이를 위해 우리 부부가 응석받이를 해준것이 원인이기도 한 것 같다. 그렇지만, 우리는 꾸준히 하늘이에게 이야기를 하며 인식시키고 있었다.


오늘 아침. 어린이집에 등원하기까지 남은 시간은 1시간. 밥을 먹기 시작했다. 오늘 아침은 다른 날보다 조금 더 심했다. 그래도 달래며 시간을 가리키며 밥을 다 먹어야 할 시간을 알려주었다. 하늘이는 스스로 그보다 빨리 먹겠다고 했다. 하지만, 숟가락은 전혀 들지 않는다. 오늘 아침은 더이상 두고보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먹여주면 먹었을 텐데, 오늘은 먹여주지 않았다. 엄마와 아빠는 하늘이가 스스로 먹기를 원하고 주문했다.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을 뿐이다.


굳게 마음먹었다. 하늘이에게 이야기만 했다. 


아빠 : 밥 먹어야 어린이집에 갈 수 있어!

아빠 : 밥 안먹으면 오늘은 집에 있어야 해!

하늘이 : 밥 먹을거야!

하늘이 : 아빠는 이야기 하지마!


엄마도 계속 거들었지만, 하늘이는 계속 장난만치며 밥을 먹지 않았다. 어린이집에 등원해야 할 시간이 됐다. 아빠는 집안의 모든 전등을 껐다. 하늘이가 울면서 반항했지만, 무시했다. 잠시 후 아빠는 육아교육 전문가인 오은영 박사님의 훈육영상을 본 기억으로 식탁의자에서 하늘이를 내린 후 꼼짝하지 못하게 아빠품안에 가두었다. 엄마는 하늘이 식판을 정리했다. 


<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 오은영 박사 훈육법 >



하늘이의 반응은 예상대로 였다. 상당히 거세게 몸을 흔들며 반항했다. 엄마가 어린이집 버스에 타야한다고 그만하라고 했지만, 이미 시작했다. 이제부터는 주도권을 놓치면 안된다. 엄마에게 어린이집에 전화하라고 이야기했다. 하늘이는 계속 울며 계속 반항했지만, 그럴수록 하늘이만 더 힘들어졌다. 오은영 박사님의 훈육영상에서도 이야기 하셨다. 엄마와 아빠를 위해서가 아니다. 잘 성장하기 위한 하늘이를 위해서 바로 잡아줘야 한다.


하늘이 : (아빠에게) 엄마가 이놈! 할거야!

하늘이 : 엄마~ 아빠한테 이놈해!

아빠 : 아빠 이야기 들어봐

하늘이 : 아빠는 이야기하지마!

하늘이 : 엄마~ 아빠한테 이놈해!

아빠 : (엄마에게 눈치주며, 작은 목소리로) 하늘이에게 이놈해

엄마 : (하늘이를 바라보며) 이놈!

하늘이 : (잠깐 멈칫하며 눈빛이 바뀐다) 엄마~ 아빠에게 이놈해~

엄마 : 하늘이 이놈! 조용히 하고 엄마 말 들어봐

엄마 : 하늘이가 밥 안먹고, 엄마 아빠에게 떼쓰고 있지?

엄마 : 그래서 하늘이 어린집에 못가고 있지?

엄마 : 아빠에게 잘못했다고 해야지?

하늘이 : 아빠 잘못했어요~

아빠 : (하늘이를 풀고 안아주며) 아빠가 하늘이 사랑해서 그랬어

아빠 : 하늘이가 밥 잘먹고, 엄마 아빠에게 떼쓰니까 그랬지~

아빠 : 하늘아 밥 잘 먹어야 하지? 떼쓰지 말아야 하지?

하늘이 :  응~


하늘이가 아빠에게 안겨서 서럽게 운다. 그렇게 아빠에게 떼쓰고 힘들게하더니, 힘껏 안겨서 떨어지지 않으려한다. 하늘이도 자신이 잘못한 것을 인정하는 눈치였다. 한바탕 씨름하고 나더니, 그제서야 말을 듣는다. 급하게 양치하고, 옷 갈아입고 어린이집에 등원을 준비했다. 어린이집에 갈때도 아빠에게 안겨달라고 하더니, 떨어지지 않는다.


오늘 엄마, 아빠, 하늘이는 힘들었던 아침이 하늘이에게는 더 잘 성장하기위한 아침이 되었으리라 믿는다.





5살(46개월, 태어난지 1415일, 교정 1349일째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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