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결과를 받고서 조금, 아주 조금 실망했대요. 왜냐하면 9살 때 했던 평가보다 점수가 낮아진 결과가 있어요. 1음절 단어를 들을 때 오른쪽 귀 점수가 10점 떨어졌어요. 그런데, 음소를 구분한 점수는 9살 때와 비슷해요. 선생님은 단어에서 10점 차이지만, 아주 큰 점수 차이는 아니라고 하시네요. 조금 더 커서 아는 단어들이 많아져서 그런지 2음절 이상의 단어들은 점수가 조금 올랐어요. 문장을 들을 때 점수도 조금 좋아졌어요. 특히 전화로 들을 때는 10점 정도 좋아졌어요. 작년 가을에 언어재활을 중단했는데, 이 정도면 잘하고 있는 거 맞죠?
언어선생님은 하늘이도 벌써 3학년이 됐으니, 발음에 신경을 써야겠다고 하셨어요. 유치원 어린이들은 발음이 좋지 않은 친구들이 많아서 넘어갈 수 있는데,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부터는 친구들이 발음이 좋지 않으면 이상한 눈으로 바라본다고 하시네요. 항상 걱정이던 ㅅ(스 - 시옷), ㄹ(르 - 리을) 발음이 발목을 잡아요. 그래서 아빠는 아이디어를 내봤어요. 하늘이가 영상촬영하는 것을 좋아하니, 집에서 영상을 찍어서 발음을 듣게 해 주고 하늘이가 느끼게 해 주면서 발음 교정을 하는 것도 좋겠다고요. 그런데, 아직 한 번도 안 했대요. 어쨌든 언어선생님은 하늘이 정도로 듣기가 잘되는 경우라면 굳이 소리의원이 아니라도, 동네 가까운 언어치료실에서 발음교정을 받는 것을 추천하셨어요. 발음교정은 더 고착되기 전에 서둘러야 할 것 같아요.
음악평가 결과는 받아오지 않았는데, 음악선생님께서 가을에 음악재활을 조금 더 하는 게 좋겠다고 하셨어요. 아빠를 닮아서 박치거든요. 사실 소리를 들을 때 박자감각이 엄청 중요하대요. 그래서 빠르면 2학기부터 다시 음악재활을 하게 될 것 같아요.
시간이 흐르고 하늘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나서도 엄빠는 하늘이가 계속해서 재활을 했으면 했어요. 아직은 부족한 부분을 느끼고 있었거든요. 엄빠의 계속된 요청으로 학령기 재활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어요. 다만, 학령전기와 학령기의 기준 차이로 작년에는 평가 점수를 받고 조금은 충격이었어요. 재활선생님들도 놀라셨죠.
어쨌든 재활은 계속하면서 이번 평가는 나름 좋은 성적을 받았어요.
작년에 받은 점수는 (양이/오른쪽/왼쪽) 93/86/73에서 올해는 96/92/96 으로 점수가 많이 올랐어요. 작년에 비해 특이한 점은 먼저 수술한 오른쪽 와우의 점수가 더 낮아요. 오른쪽 와우는 오퍼스2를 사용중이고, 오른쪽에 비해 1년 늦게 사용하고 있는 왼쪽 와우는 소넷을 사용하고 있어요. 두 가지 어음처리기 중에 소넷이 더 신형이라 성능은 더 좋다고 알고 있어요. 다른 특이점은 링 사운드 테스트할 때 왼쪽 와우에서만 거리가 멀어지면 우를 이로 듣는 경우가 생기고 있네요. 다른 차이점이 하나 더 있네요. 2016년 동국대학교 일산병원에서 수술한 오른쪽은 정원창이라는 곳을 보존하지 않았지만, 2017년 소리의원에서 수술한 왼쪽은 전영명 원장님이 집도하시면서 정원창이라는 곳을 보존해 주셨어요.
음악 재활은 하고 있지 않지만, 평가를 하면서 정상 범주에 속하고 있어요. 다만, 아빠를 닮아서 그런지 박자 감각은 점수가 매우 낮은 편이네요. 음악평가에서도 오른쪽 와우인 오퍼스2의 점수가 더 낮아요.
마지막으로 하늘이의 청능평가에요. 표를 보면 확실히 양이로 들을 때가 더 잘 듣고 있어요. 20dB 근처의 B로 표시 곳이요. 수술 전에는 저주파수에서는 90dB를 시작으로 고주파수로 가면서 120dB 이상의 큰 소리에 반응을 보였었죠. 그래도 수술하고 재활을 계속하면서 잘 듣고 있어요.
덧, 표에서 하늘이의 본명은 태명으로 바꾸고, 재활선생님들의 성함은 모두 선생님으로 고쳤어요.
2020년 가을 어느 날, 소리의원에서 언어치료 팀장님의 제안이 있었다. 소리의원 10주년 기념 책을 제작하는 계획을 세웠고, 책의 소리가족 스토리에 재활 중인 하늘이의 글을 담고 싶다고 하셨다. 팀장님의 제안은 뜻밖이었다. 선택받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길지 않은 통화였다. 결정하는 시간은 잠깐이었다. 우리 가족은 영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씀드리고 바로 하늘이 엄마와 통화해서 소식을 알려줬다.
일주일 정도 시간 나는대로 글을 썼다. 하늘이가 태어나면서부터 신생아 중환자실 입원과 퇴원, 난청을 알게 된 순간, 재활과정 그리고 말을 하기까지의 시간. 하늘이의 7년 인생을 담아내는 글이다. 마감은 추석 연휴가 끝나는 날까지 였지만, 며칠 여유 있게 글을 마무리해서 보내드렸다.
12월 초에 책이 나올 예정이라고 했었는데, 코로나19의 영향이었을까? 책 제작에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 드디어 며칠 전 소리의원 홍보팀에서 소리의원 10주년 책이 완성됐다는 소식을 알려주셨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책이 왔다. 책에 담긴 하늘이 이야기를 제일 먼저 펼쳤다. 같이 보내드렸던 사진과 하늘이가 음악재활하던 초기에 소리의원에서 찍어두었던 사진이 함께 엮였다. 보고 또 보고 계속 보게 된다.
책에는 소리의원의 탄생 배경을 시작으로 연혁, 소리의원 10주년을 축하하는 이비인후과 의사 선생님들의 글과 병원을 설립하신 소리의원 전영명 대표 원장님의 인터뷰, 그리고 병원의 원장님들 인터뷰, 소리의원 진료실적, 장비, 학술회 등이 실렸다.
소리의원의 비젼 세상의 모든 귀 환자들이 가장 오고 싶어 하는 병원 만들기를 정성 다해서 담아낸 책이다.
다음 책이 나올 때까지 하늘이 글이 소리의원에 오는 많은 환자들이 보게 될 것이다. 특히 하늘이처럼 영유아 시절에 난청을 알게 되어 인공와우 수술을 하는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면 좋겠다.
덧, 기고문 전문 (본명은 태명인 하늘이로 바꾸었다)
올해 7살이 된 하늘이는 난청으로 양이 인공와우를 하고 있어요. 2014년 12월 임신중독으로 하루하루 힘들게 버티던 엄마가 혈압과 부종을 더 이상 버티지 못하게 되어 응급수술로 30주 4일에 태어난 이른둥이에요. 태어난 직후 신생아중환자실로 바로 입원되었고 이른둥이 영아들이 겪는 여러 가지 난관을 이겨내고 2015년 7월 10일 200일째 되는 날 퇴원해서 온 가족이 같이 사는 진짜 가족이 되었어요.
퇴원 후 얼마 안 된 어느 날, 영유아 선별검사 중 하나인 청력검사를 받게 되었어요. 신생아중환자실에 오래 입원하는 바람에 청력검사가 많이 늦었지요. 2015년 7월 말에 검사한 청력검사에서 하늘이가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신생아중환자실에 입원 중에 엄마, 아빠의 목소리로 녹음한 동화와 동요를 들려주었을 때, 수간호사 선생님께서 특정 노래만 나오면 하늘이가 운다고 지워달라고 했었기에 하늘이가 소리를 듣지 못한다고 생각도 못했어요. 검사 후 생각해보니, 퇴원 후 집에 와서 소리에 반응이 없었어요. 하늘이와 어떻게 소통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지만, 교수님은 인공와우 수술을 하면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설명해주셨어요. 하늘이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신생아중환자실에 입원 중 몇 번의 수술을 했던 하늘이가 다시 수술대 위에 올라가는 것이 마음에 걸렸어요. 태어나는 순간부터 힘든 시간을 겪어낸 하늘이에게 또 한 번의 수술이 기다리고 있었지요. 그래도 수술만 하면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 했어요.
수술하기 위해 정밀청력검사를 몇 개월 동안 진행한 후, 2016년 1월 오른쪽 귀에 인공와우 수술을 해주었어요. 수술을 집도한 교수님께 재활에 대한 방법을 물었더니, “일상에서 소리에 노출을 많이 시켜주세요”라고만 말씀하시며 특별한 재활은 필요 없다고 하셨어요. 아빠는 그 말씀에 “보통의 아기들처럼 일상의 소리를 들으며 때가 되면 말을 하는 거 아닐까?”라고 엄마한테 이야기했지요. 지금 생각하니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딱 맞아요. 한 달 후부터 소리를 잘 듣기 위해 매핑을 했고 집에서는 일상의 소리를 잘 들을 수 있게 해 준 것이 전부였어요. 엄마는 더 많은 정보를 얻고자 인공와우 관련 카페에 가입해서 알게 된 정보로 아빠에게 세미나에 가자고 했어요. 그 세미나가 2016년 7월 소리의원에서 주최한 “인공와우 수술 결정 후 우리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였어요. 세미나에 참석한 후에야 아빠는 영유아도 언어재활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정말 많이 미안했어요. 엄마에게, 그리고 하늘이에게…. 아빠는 죄책감이 너무나 컸어요. 소리의원에서 바로 재활하고 싶었지만, 당장은 자리가 없어서 한 달 후부터 재활하게 되었지요. 당시 소리의원은 타원에서 인공와우 수술한 경우 언어재활을 3개월만 할 수 있었지만, 3개월이라도 감사한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소리의원의 세미나에 참석하기 한 달 전부터 지자체의 지역 바우처로 언어재활을 하고 있었지만, 강압식 재활에 하늘이가 힘들어했고, 그런 재활방식에 엄마, 아빠도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어요. 그런데, 소리의원의 재활은 완전히 달랐어요. 언어재활선생님께서 하늘이의 상태를 관찰하시며 호흡을 맞춰주시는 모습에 하늘이의 반응도 달랐어요. 완전히 다른 두 가지의 언어재활이 하늘이에게 오히려 혼란이 될 것 같아 먼저 하고 있던 재활을 그만두고 소리의원의 재활에만 집중했지요. 그리고 아직 남아있는 왼쪽 귀 수술을 소리의원에서 하고 언어재활도 계속하기로 했어요. 수술은 한 번이지만, 재활은 평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죠.
2017년 2월 하늘이는 소리의원에서 왼쪽 귀 수술을 하고 3월부터 매핑과 재활이 시작되었지요. 왼쪽 귀는 약 한 달 정도의 짧은 시간에 오른쪽 귀 듣기의 90%정도의 수준으로 듣기가 완성되어 가고 있었죠. 왼쪽 귀도 들으면서 음악재활도 같이 했어요. 꾸준히 재활하며 하늘이는 말을 이해하고, 단어를 말했고, 어느 순간 엄마, 아빠가 말하는 문장을 따라서 말했어요. 소리를 듣기 시작하고 19개월 정도 시간이 흐른 뒤인, 2017년 10월경부터는 스스로 완벽한 문장을 만들어내기 시작했어요.
소리의원에서는 매년 평가를 합니다. 올해, 2020년 초 평가에서 언어평가에서 듣기는 100명 중 10등 정도, 말하기는 같은 월령의 또래 평균 수준이라고 했어요. 아직 미완성인 발음들이 몇 가지 있지만, 시간이 해결해 줄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음악평가는 100점 만점이라고 하시며 어쩌면 100점 이상일 수도 있다고 하셨어요. 마음이 뭉클했지요.
수술과 재활 모두가 성공적으로 이어져 하늘이와의 소통이 아주 잘되고 있어요. 그리고 2020년 8월 26일 하늘이는 학령전기 재활을 졸업했어요. 지난 4년여 시간동안 매주 엄마가 하늘이와 같이 재활을 다니며 꾸준히 노력한 결과지요. 하루하루 발전하는 하늘이는 말이 정말 많아요. 하늘이의 하루는 아침에 일어나서 밤에 잠들기 전까지 쉬지 않고 말하기에요. 이런 하늘이를 보며 엄마는 “입에 모터를 달았어!”라고 합니다.
소리의원을 알게 되고, 선택하고 집중하면서 아빠는 엄마에게 “소리의원의 재활은 비장애인 아이들에게 똑같이 적용해도 엄청난 학습이 될 것 같다”고 이야기했었어요. 난청을 주제로 한 인터넷 카페, 동호회 몇 곳에 가입해서 정보를 공유하면서 느끼는 점 중 하나는 인공와우 난청인들을 위한 재활기관이 거의 없다고 하고, 특히 지방의 경우 더 찾기 힘들다고 하는데, 소리의원의 재활시스템은 최고라고 감히 생각합니다. 처음 소리의원을 알게 되었을 때, 재활은 가족 전체가 같이 해야 하고 특히, 부모는 재활선생님에 준하는 정도의 준전문가가 되어야 한다고 말씀해주셨어요. 당시에는 막연히 따랐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 뜻을 정확하게 알게 되었어요.
마지막으로 전영명 원장님께서 “비장애인이 대부분이 환경에서 장애인만이 가진 정체성에 위축될 수 있지만, 주기적으로 같은 부류의 사람들을 만나서 서로를 공유하며 난청을 가진 장애인이 가진 정체성을 뛰어넘게 만들어주고 싶다”는 말씀을 가슴에 담고 있어요.
올해 10주년이 된 소리의원. 재활하러 병원에 가면 느껴지는 소리의원의 구성원들이 가족처럼 맞아주시는 따뜻함은 저희 가족에게는 또 하나의 가족이라고 느껴집니다. 원장님을 비롯한 재활 선생님, 간호사 선생님, 코디 선생님들 모든 분들께 이 글을 통해 고마운 마음을 대신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2020년의 마지막 날, 하늘이 이름으로 배송되는 택배가 있다는 카독이 왔다. 보내는 곳은 메델코리아.
뭐지? 메델코리아에서 주문한 물건이 없는데,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배송받을 물건이 없었다. 그런데, 메델코리아 등록된 주소가 이사하기 전의 주소였다. 다행히 이사하기 전에 살던 아파트에 하늘이 큰 아빠네가 살고 있어서 택배기사님께 사정 이야기를 하고 그곳에 택배 배송을 부탁했다.
이틀이 지나고 새해 2021년 1월 2일 먼저 살던 동네에 다녀왔다. 그 동네는 하늘이 할머니도 살고 있어, 할머니를 볼 겸 택배도 찾아올 겸. 겸사겸사 다녀왔다. 먼저 할머니 집에 들러 인사하고 하늘이와 엄마는 놀고 있는 동안 아빠는 하늘이 큰 아빠네 집에 다녀왔다. 택배 상자의 무게가 상당히 가벼웠다. 박스 크기에 비해 가벼워서 많이 궁금했지만, 하늘이와 같이 열어보려 그대로 차에 두고 할머니 집에서 저녁을 먹고 집으로 왔다.
집에 도착해서 하늘이와 같이 택배 상자를 열었다. 선물상자에는 소리의원과 메델코리아의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아마도... 라고 생각했던 선물이다. 줌 ZOOM 온라인으로 참가했던 소리와우 패밀리데이. 참가한 모두에게 선물을 준다고 하셨었는데, 시간이 흘러서 잊고 있었다. 잊지 않고 선물을 보내주셨다.
포장지를 열어보니, 하늘이가 갖고 싶었던 뽀로로 코딩 컴퓨터가 들어있었다. 하늘이와 엄빠 모두가 깜짝 놀랐다. 택배박스가 가벼워 별다른 기대가 없어 더 기뻤다. 무척 반가운 새로운 장난감이 생겼지만, 하늘이가 자야 할 시간이 돼서 아침에 가지고 놀기로 했다.
아침이 밝고 하늘이는 뽀로로 코딩컴퓨터를 가장 먼저 챙겼다. 엄빠의 부탁으로 밥을 먼저 먹고, 바로 하늘이는 뽀로로 책상과 쿠션을 가지고 아지트를 만들었다. 뽀로로 과자 그릇에 간식을 챙기고 뽀로로 책상에 앉아 바로 뽀로로 코딩컴퓨터를 시작했다. 노는 게 가장 좋은 뽀로로와 놀기 좋아하는 하늘이는 이렇게 또 새로운 친구가 생겼다.
한편으로는 가격이 제법 비싸다고 알고 있었기에 부담이 되기도 했다. 소리의원과 메델코리아의 배려에 이 글로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이번에는 Zoom 온라인으로 행사를 진행했다. 우리 가족은 소리의원에서 왼쪽 귀 수술을 하고 난 후인 2017년 가을부터 참가했고, 그 해에도 영상을 출품해서 우수상을 받았었다. 2018년에는 수기를 출품해서 또 상을 받았었고, 2019년에는 출품하지 않으려 했었는데, #하늘이 말 한마디의 감동으로 영감을 받아 마지막으로 영상을 출품하자고 엄빠가 동의하고 영상을 만들었다. 또 상을 받았다. 3년 연속으로 상을 받다보니, 지난여름 학령전기 언어재활, 음악재활을 졸업하면서 엄빠는 더 이상은 염치가 없다고 출품은 그만 하자고 했었다.
그리고 소리의원에서 소리와우 패밀리데이 준비차 학령전기 재활프로그램(영어)에 참여 여부를 물었다. 엄빠는 주저 없이 참여하기로 했고, 재활프로그램으로 익힌 활동을 소리와우 패밀리데이 행사에서 아이들의 공연으로 선보였다. 그 사이 영상출품을 하겠냐는 언어재활팀장님의 권유를 받았다. 염치가 없다고 했는데, 팀장님은 그것도 능력이라며 거듭 권유해서 결국 승낙하고 말았다. 승낙은 했지만, 어떤 영상을 만들어야 하나 고민하던 중 하늘이의 말에 다시 영감을 받았다.
하늘이 : 아빠~ 소리의원 놀이해요!
결국 소리의원 놀이로 3분 이내의 짧은 영상을 만들었다. 하늘이가 많이 성장했고, 소통이 잘되면서 영상을 만들며 연출을 가미할 수 있었다. 작년에 비해 협조가 잘됐고, 연기력도 나름 좋았다. 그렇게 만들어낸 영상으로 올해도 상을 받았다.
2016년 7월 21일 소리의원 강서에서 부모교육 세미나인공와우 수술 결정 후 우리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것에서 첫 만남을 가졌던 하늘이와 소리의원. 어느덧 4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아빠는 엄마의 추천으로 같이 갔었다. 엄마는 하늘이 오른쪽 귀 인공와우 수술 후에 재활하는 방법을 찾느라 이곳저곳 카페에서 정보를 찾다가 알게 되었다고 했었다. 아빠는 오른쪽 귀 인공와우 수술을 해주었던 병원의 교수님의 말대로일상에서 잘 듣게 해 주면 된다고 했던 말을 고민없이 받아들였었는데, 엄마는 달랐다. 이날 세미나가 끝나고 엄마와 하늘이에게 너무 많이 미안했었다.
소리의원의 재활프로그램에 등록하고 가능한 한 빨리 재활을 시작했다. 2016년 2월 처음 인공와우를 착용하고 6개월 동안 집에서 엄빠와 지내는 것이 전부였던 하늘이에게, 재활은 막혀있던 부분을 열어주는 열쇠와 같았다. 소리의원의 원장님들, 재활선생님들과 병원 관계자분들 모두가 가족처럼 돌봐주시는 것이 느껴졌다. 하늘이는 서서히 소리 듣는 것에 적응했고, 소리의원에서는 부모에게도 재활에 적극 참여해서 준전문가 수준이 되어 달라고 요청했다. 엄빠는 할 수 있는 최대한 소리의원의 요청대로 재활에 동참했다. 어느덧 하늘이는 말문이 트이고, 문장을 만들었다. 그사이 왼쪽 귀도 수술을 했다.
왼쪽 귀를 수술한 하늘이의 듣기가 더 좋아지면서 음악재활도 시작했다. 그동안 소리의원에서 하는 재활프로그램에서 인공와우 수술을 한 난청인에게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최고 난이도의 듣기라는 설명을 이해하고 있었다. 하늘이는 음악재활도 제법 잘 해냈고, 음악재활 1차 프로그램을 수료했다.
음악치료를 잠시 쉬는 동안 언어재활은 계속됐다. 잠시 쉬었던 음악재활도 다시 시작됐다. 처음 음악재활에서는 음의 높낮이와 같은 음을 내는 다른 악기의 소리에 적응했었고, 다시 시작한 음악재활은 박자 위주의 재활을 했다. 아빠가 박치라 그런지 하늘이도 박자는 조금 어려움을 느끼는 듯했지만, 하늘이는 잘 적응했다. 그리고 올해 초 소리의원에서는 하늘이가 재활프로그램을 아주 잘 해내고 있다고 평가를 받았다.
심층진료에서 올해 학령전기 재활 졸업을 해야겠다는 말씀에 감격스럽기도 하고 아쉽기도 했다. 그리고 2020년 8월 26일을 끝으로 하늘이는 학령전기 재활을 졸업했다. 하늘이에게 특별한 날, 아빠도 회사에 휴가를 내고 마지막 재활을 같이 했다. 엄빠는 조금 아쉬움이 남아 한 달에 한 번, 두 번이라도 주말에 재활을 하기를 원했고, 소리의원에서는 내년에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바로 예약명단에 올려주셨다. 그리고 그전에 9월부터 싱싱 잉글리시 프로그램에 지원하겠냐고 해서 우리는 두말없이 하기로 했다.
하늘이에게 지난 4년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느껴졌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아빠에게 소리의원은 365일 귀만 생각하는 병원. 그에 걸맞은 병원이라 생각한다. 누군가 귀와 관련된 의료가 필요하다면 제일 먼저 소리의원을 추천할 것이다.
유치원 방학이 벌써 끝나고 새 학기가 시작돼야 하는데, 코라나 19 바이러스로 하늘이는 계속 집에 있었어요. 다른 친구들도 집에 있대요. 엄마도 서서히 지쳐갔어요. 어느 날 엄마가 유치원 선생님께 알아보시더니, 점심 먹고 오후에만 등원하기로 했대요.
등원 첫째 날, 오랜만에 유치원에 등원했지요. 선생님들, 몇 명만 등원한 친구들 무척 반가웠어요. 2달이 넘도록 집에서만 있다가 친구들하고 놀이를 하니 정말 재미있었어요. 그런데, 엄빠가 너무 일찍 데리러 왔어요. 슬펐지만, 다음 날부터는 더 늦게 데리러 오기로 했어요.
등원 이틀째, 선생님은 하늘이와 엄마에게 유치원 6살 수료증 하고 수료식 사진, 상장을 주셨어요. 지난 1년 동안 유치원에서 만들었던 여러 가지 작품들도 같이 주셨어요. 수료식 사진은 다른 친구들하고 선생님들 얼굴이 있어서 하늘이가 앉아있는 곳만 오려냈대요.
엄마는 하늘이의 수료증과 예쁜 마음상, 수료식 사진을 찍어서 아빠와 가족들에게 바로 보내주셨대요. 아빠와 이모의 반응이 최고예요. 아빠는 하늘이의 의젓한 모습이 정말 좋았다고 했고, 이모는 하늘이가 제일 예쁘다며 좋아해 주셨어요.
아직은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무서워서 유치원에 친구들이 모두 등원하지는 않지만, 3월 24일이 되면 친구들도 모두 만나볼 수 있대요. 그리고, 한 살 동생들도 만나 볼 수 있대요. 많은 친구, 동생들하고 7살 2020년 재미있는 1년이 되기를 바라요.
올해도 소리의원에서 인공와우 수술을 한 가족들의 모임은 계속됐다. 올해의 장소는 경기의 연천의 허브빌리지
한참 전에 공지를 보고는 거리가 조금 멀다고 생각했지만, 아마도 우리 가족이 그중에는 가장 가까운 가족이 아닐까 싶었다. 매년 소리의원 가족들의 수기, UCC를 발표하고 시상도 하는데, 올해는 그냥 지나가자고 했었다. 그런데, 하늘이와 길을 가던 어느 날, 하늘이의 말 한마디에 도전하기로 했다.
우리는 UCC 부문에 도전을 하기로 했고, 시간을 내서 틈틈이 영상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뉴스에서 나쁜 소식이 전해졌다. 아프리카 돼지열병! 하필 소리와우 패밀리데이가 있기 바로 전에 확진도 있었다. 경기도 연천, 파주, 강화도에서. 행사를 할 수 있을까? 다행일까? 아직까지 아프리카 돼지열병은 사람에게는 피해가 없다고 한다. 소리의원에서 별다른 공지가 없다. 행사는 진행된다는 뜻이다.
드디어 소리와우 패밀리데이 당일. 우리 가족은 평소와 같은 시간에 일어나서 아침을 준비했고, 연천의 허브빌리지로 향했다. 가는 길은 한가했다. 딱 한 번 길이 막혔다. 무슨 일일까? 했는데, 아프리카 돼지열병으로 인한 방역이 있었다. 우리 차에도 방역이 있었다. 방역을 지나자 길은 다시 여유로웠다. 아프리카 돼지열병 방역 때문에 시작시간 5분 전에 도착했다. 우리 가족이 8번째로 도착했다. 소리의원에서 제공한 버스로 오는 팀은 늦어져 30분 늦게 시작한다고 한다. 아마도 아프리카 돼지열병 방역으로 늦어지겠지...
버스가 도착하고 바로 행사가 시작됐다. 첫 번째로 봅슬레이 국가대표 김동현 선수의 강연이 시작됐다. 김동현 선수도 청각장애로 인공와우 수술을 했다. 지난 동계올림픽이 끝나고 TV 예능프로그램을 통해서 김동현 선수도 인공와우를 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됐었다. 그가 이번 행사에서 강연을 한다니, 기대하고 있었다. 결과는 정말 멋진 사람이다.
김동현 선수도 선천적으로 소리를 듣지 못했다고 한다. 21살까지 보청기에 의존해서 살다가 인공와우를 알았을 때, 더 잘 들을 수 있다는 이유 하나로 바로 수술을 했다고 한다. 수술하면 바로 들을 수 있을 줄 알았지만, 매핑하는 과정이 정말 힘들었다고 한다. 인공와우 가족에게 매핑하는 과정을 설명해 주었다.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려 튜너를 돌릴 때 들리는 잡음이 매핑하는 과정이라고 한다. 처음 매핑을 시작해서 제대로 된 소리가 들릴 때까지, 그 과정을 반복할 때마다 스트레스로 중도 포기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 하늘이는 자기표현을 하지 못하는 13개월에 수술해서 그 과정을 격었다. 하늘이도 처음 매핑하는 시간이 많이 힘들었을 거라는 생각에 안쓰러운 마음이 다시 상기됐다. 그 시간을 이겨낸 김동현 선수는 처음 간 곳이 바닷가라고 한다. 파도소리를 듣고 싶었고 전화를 해보고 싶었던 김동현 선수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어머니와 통화를 한 순간이 정말 기뻤다고 한다.
김동현 선수는 어릴 적 운동이 막연하게 좋아서 운동만 했다고 한다. 좋아하는 운동을 계속하다 보니, 국가대표가 됐고 올림필에서 메달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현재 좋아하는 일을 하는 성공한 사람이 되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무한하게 성장할 수 있으니, 관심거리가 생기면 그 틀을 정해주고 틀 안에서 확장될 수 있도록 부모가 곁에서 믿고 응원해주라고 한다. 일례로 공룡에 관심이 생긴 아이들은 공룡이름을 모두 외우지 않나? 어른들은 외우지 못한다. 아이들은 관심이 생기면 확장은 스스로 한다. 그러니, 믿고 기다리면 된다고 한다. 나 역시 평소 가지고 있던 생각이다.
이어진 웹툰 작가 김민주님은 소리의원 전영명 원장님께 인공와우 수술을 받았다. 내성적인 김민주 작가는 어릴 적부터 만화를 좋아해서 많은 시간을 만화를 보다가 스스로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2018년 대한민국인재상에 도전했고 당당히 선정되었다고 한다. 현재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서서히 시력을 잃어가는 중인 작가는 중복장애를 겪고 있지만, 여전히 작품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작가의 어머니는 말씀하셨다. 어머니는 작가의 성장을 기다렸고, 지금도 기다리고 있다. 장애를 가진 아이의 부모로서 기다려주면 아이가 스스로 해낸다. 믿고 기다리면 된다고 하셨다. 그런 것 같다. 우리 하늘이도 이른둥이로 태어나 여러 번 수술을 했지만, 스스로 이겨냈다. 소리를 듣지 못해 또다시 수술을 했지만, 인공와우를 몸에 달고도 스스로 이겨내고 있다. 스스로 이겨내고 있는 하늘이를 보고 있으면 그냥 고맙다. 그냥 곁에서 믿어주고 기다려주니, 스스로 해내고 있다.
점심식사 후 오후 일정의 시작으로 포토미션이 있었다. 10곳의 장소에서 사진을 촬영해서 그중 3장의 사진을 제출하는 미션이었다. 우리 하늘이의 미션은 도전으로만 끝이 났다.
오후 일정은 소리앙상블로 시작했다. 소리의원에서 인공와우 수술한 학령기 전 유아들의 앙상블 : 누가 내 머리에 똥을 쌌지? 두더지 머리에 똥을 싼 다른 동물 친구를 찾는 재미있는 구성이다.
이어진 UCC 발표. 하늘이의 말 한마디로 만들어낸 동영상으로 UCC에 도전했다. 하늘이의 한 마디는 이렇게 걸으면서 이야기하니까 좋아 였다. 처음 그 말을 듣는 순간 많이 성장한 하늘이를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했다. 엄마에게 이야기해주었더니, 아빠보다 먼저 그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틈틈이 사진을 이어 붙이고 영상을 촬영했다. 미리 만들어 두었던 사진을 이어 붙인 동영상과 촬영한 영상을 이어 붙여 동영상을 만들었다. 재작년에 UCC, 작년에 수기를 내서 2년 연속으로 상을 받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건너뛰려 했는데, 염치없이 3번 연속 도전했고 3번 연속으로 상을 받았다.
오후 일정은 행사를 진행하면서 중간중간 추첨이 있었다. 입장할 때 받은 입장권의 번호로 추첨이 이루어졌고, 많은 가족들이 상품을 받았다. 다른 가족들이 상품을 받자 하늘이도 우리는 언제 받냐고 아우성이다. 우리도 곧 받게 될걸라고 이야기는 했지만, 좀처럼 우리에게 기회가 없다가 마지마 무렵 호명되자 하늘이에게 입장권을 쥐어주니, 얼른 달려 나가 얼굴에는 기쁜 표정으로 선물을 받아온다.
오전에 봅슬레이 김동현 선수와 웹툰 김민주 작가의 강연, 오후에 포토미션을 시작으로 소리앙상블과 소리의원 인공와우 가족의 UCC와 수기 발표를 끝으로 행사가 끝났다. 올해도 패밀리데이로 인공와우 가족에게 동기부여와 볼거리 그리고 맛있는 식사에 여러 가지 선물을 주신 소리의원에 감사한다.
2019년 7월 4일 목요일 오후 1시 30분. 소리의원 East Center 지하 1층 세미나실에 소리의원에서 인공와우 수술을 한 가족이 모였다. 모임의 이름은 1세 전후 인공와우 이식 받은 우리 아이와 함께하는 소모임.
2019년 6월 어느날. 소리의원에서 인공와우 수술한 아이 가족과 함께하는 소모임을 만들려 한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취지가 좋아서 동참하기로 했다. 얼마 지나서 모임에 동참하기로 한 가족들이 군자에 위치한 소리의원 East Center에 모였다. 여섯 가족이 모였다. 사정이 생겨 몇 가족은 다음 기회에 모이기로 했다.
전영명 원장님께서 모임 소개를 해주셨다. 100여 년 전부터 시작된 연구한 노력으로 인공와우라는 것이 생겨났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약 20~30년 전부터 수술을 시작했다고 한다. 처음 인공와우 수술은 시기가 요즘보다는 늦었다고 한다. 그 후 수술한 환자들을 추적관찰 및 재활을 하면서 요즘은 보통 1세 전후에 수술을 한다고 한다. 결과는 많이 다르다. 도입 초기에 수술했던 환자들은 언어발달에서 발화가 좋지 않다. 하늘이처럼 1세 전후에 수술한 환자들의 발화가 많이 좋다. 특히 꾸준하게 재활하는 장애인의 경우 결과에 차이가 있다. 하늘이의 경우도 그렇다. 하늘이는 노래도 제법 한다. 음정을 잘 구분한다. 다만, 아직 발음은 부족한 부분이 꽤 있다. ㅅ, ㄹ 등 비장애인들도 늦게 발음되는 자음은 아직도 서툴다.
전영명 원장님은 언어치료실에서 1:1로 치료를 받아왔지만, 1세 전후에 인공와우를 이식한 가정들이 모여서 각 가정의 정보를 교환하고, 언어치료실에서는 얻을 수 없었던 정보도 교환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싶다고 하셨다. 향후 외국의 병원, 가족들과도 좋은 자리를 만들 수 있는 기회도 만들고 싶다고 하셨다.
전영명 원장님은, 소리의원은 인공와우 이식 수술을 받은 가족들은 장애인만을 위한 재활뿐이 아닌, 엄마, 아빠, 가족 전체가 전문가 수준이 될 수 있는 것이야 말로 재활의 최종 목표라고 하셨다. 처음 소리의원을 알게 되고, 언어치료를 받기로 하면서 치료실에서 들었던 이야기였다. 원장님께서 다시 상기시켜 주셨다.
소리의원을 알게 되고 그래~ 이 병원이야! 라고 느꼈던 마음을 다시 느꼈다.
전원명 원장님의 모임 소개가 끝나고 언어 팀장님의 가족 소개 시간, 수술하기 전 가족부터 6세 아이가 있는 가족까지 여섯 가족의 소개를 들으면서 하늘이가 잘 크고 있구나 생각이 들었다. 참석한 가족 중에는 하늘이가 두 번째로 큰 아이 었다. 나이는 같지만, 월령이 조금 더 큰 아이가 있었다. 하늘이보다 더 작은 아이를 둔 가족 중에 아직 아이의 아픔에 가슴 아파하는 엄마를 보면서, 저희 하늘이도 그랬어요~라고 이야기해주었지만, 아이의 아픔은 가족마다 개인차이가 있어 큰 위로가 되지는 못하는 것 같았다.
우리 하늘이는 엄마의 임신중독으로 응급입원, 입원 후 첫 진료에서 산부인과 교수님의 권유로 아이를 포기하는 수술 예약, 수술 전 24시간 태동검사 중 기적적인 태동으로 13일 후 제왕 절제술로 출산, 동맥관 개존증에 의한 심장수술, 괴사성 장염으로 인한 3번의 장 수술, 원일을 알 수 없는 이유로 혈액 산증 등등 200일간의 입원으로 하늘이는 엄마, 아빠를 단단하게 해 준 덕분에 하늘이가 태어난 후 눈물을 보인 날이 거의 없다. 그래서 인공와우 이식 수술하는 2번의 수술도 여느때와 같았었다.
어쨌든!! 이어서 가족 소개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교육이 이어졌다.
① 청각 팀장님의 청능 검사, 인공와우 매핑에 대한 기본적인 교육
② 음악 팀장님의 음악치료 기본 적인 설명과 음악 평가지 판독법 교육
③ 언어 팀장님의 언어치료의 기본적인 설명과 언어 평가지 판독법 교육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교육이 끝나고 몇몇 가족의 질문이 이어졌다. 하늘이의 성향과 집에서의 행동들에 대해서 질문을 드렸는데, 우문현답이었다. 위에서 이제 막 수술하고 어린이집에 보내는 엄마를 위로하던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는 힘들어하는 시간이지만, 지나고 보니 아무것도 아닌 그런 것들. 하늘이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은 딱 그 수준이었다. 경험 많은 재활선생님들이 보시기에는 1:1 맞춤 설명을 해주셨지만, 요약하면 시간에 따라 겪으며 지나가는 것들이라고 하셨다.
좋은 소모임을 만들고 원장님을 비롯한 청능 팀장님, 음악 팀장님, 언어 팀장님까지 시간을 만들어서 주시다니, 엄청 고마운 일이다.
매주 화요일은 소리의원에서 언어재활, 음악재활 하는 날이에요. 재활이 끝나고 엄빠는 가야 할 곳이 있다고 했어요.
소리의원 근처에서 점심을 먹으며 어디에 가는지 이야기해주셨어요. 대통령 할아버지가 계신 곳에 간대요.
경복궁 동편주차장 지하에 주차하고 올라오니까 청와대 관란 만남의 장소가 있었어요.
청와대 관람버스에 타기 전에 경호관 아저씨가 몇 가지 지켜야 할 것을 이야기해주셨어요. 그리고 바로 버스에 올라탔어요. 버스 안에서 한 사람, 한 사람 확인을 하더라고요. 하늘이 처럼 아이들은 엄마 또는 아빠가 주민번호만 이야기해주면 돼요.
버스가 출발하고 금세 청와대에 도착했어요. 내려서 출입증을 받고 검색대를 지나요. 그런데, 아빠는 경호관에게 인공와우가 있어서 검색대를 피해 주셨어요. 엄빠는 검색대를 지나갔지요. 검색대를 지나 처음으로 만난 곳은 홍보관이에요. 홍보관에서는 브로셔와 선물을 주셨어요. 그리고 청와대를 알려주는 영화를 봤어요.
녹지원 - 구 본관터 - 본관 - 영빈관 - ( 칠궁 - 무궁화동산 - 청와대 사랑채 ) 선택
이렇게 관람을 한대요.
홍보관을 나와서 천천히 걸어서 녹지원으로 갔어요. 넓은 들판 같은 곳이었어요. 4계절이 아름다운 곳이라 녹지원이래요. 어린이날 행사 그리고 각종 행사를 하는 곳이래요. 엄청나게 큰 소나무가 있었어요. 이곳에는 대통령 할아버지가 심은 나무들도 있대요.
그리고 구 본관터로 갔어요. 가는 길이 조금 길었어요. 설명을 해주신 누나?는 구 본관터로 가는 길이 힘들대요. 일제시대 일본인이 사용하던 건물이고, 6.25 전쟁 후 미국 군정에서도 사용했대요. 그리고 초대 이승만 대통령 할아버지도 사용하다가 철거했대요. 구 본관터는 풍수지리에 가장 좋은 곳이라는 비석이 있고요. 700살이 넘은 주목이 있어요. 주목은 살아서 1000년, 죽어서 1000년을 산대요.
본관은 대통령 할아버지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고 청와대는 푸른 기와를 얹은 집이라는 뜻이래요. 외형은 궁궐 같지만, 실내는 많은 곳이 현대식이래요. 본관에서 사진을 가장 많이 찍었어요.
청와대 안에서는 마지막인 영빈관으로 갔어요. 영빈관 앞에서는 출입증을 반납해요. 영빈관 앞쪽에 큰 기둥 4개는 엄청나게 큰 바위를 깎아서 만들었대요. 그 기둥이 2층까지 이어졌어요. 옆에 다른 기둥들은 중간중간 이어서 세웠고요.
영빈관을 나와서는 칠궁, 청와대 사랑채도 구경했어요. 셔틀버스가 20분마다 있는데, 엄빠와 하늘이는 경복궁 동편 주차장까지 천천히 걸어서 갔어요.
덧, 카메라는 DSLR도 가져갈 수 있지만, 동영상 촬영은 할 수 없어요. 그리고 사진도 지정된 장소에서 지정한 방향으로만 촬영이 가능해요. 마지막으로 카메라 렌즈는 50mm까지만 된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