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이야기

존중해

육아일기 l 2022. 3. 11. 14:40

하늘이는 공주 캐릭터를 많이 좋아한다.

아기 때 겨울왕국을 보면서 엘사, 안나를 비롯해 TV에 나오는 공주 같은 캐릭터들을 보면 넋을 잃고 시청했다. 겨울왕국 시리즈를 10번도 넘게 보고 드레스 입은 것처럼 보자기를 쓰고 빙글빙글 춤을 추기도 한다. 그런 하늘이의 모습을 보면서 엄빠는 하늘이에게 장난으로 공주옷을 사주겠다고 하면 싫다고 했다. 하늘이의 정체성이 어떤지 궁금해서 물었지만, 하늘이의 반응은 그렇지 않아 엄빠는 아직은 조금 더 기다려 봐야겠다고 생각했었다.

 

얼마 전에는 다이소에 갔다가 하늘이의 멈추게 한 곳이 있었다. 학용품 파는 코너였는데, 그곳에 프린세스 스티커 컬러링북을 파는 곳에서 멈춰 서서 한참을 시간을 보냈다. 그날은 그냥 집에 왔는데, 며칠 후 다이소에 다시 갈 일이 있어 엄마와 하늘이 둘이서 다녀오는 길에 하늘이는 다시 학용품 코너로 가서는 꼭 사겠다고 했다.

 

< 어떤 것을 살까? 고민하는 하늘이 >

 

 

한참을 고민하던 하늘이는 마음에 드는 스티커 컬러링북 중에 하나 남아있던 스티커 북을 골랐고 엄마는 공주 캐릭터라 사주는 것을 꺼려했지만, 사겠다고 했고, 하나 남아있던 것을 샀다. 나머지 하나는 재고가 있어서 다음에 와서 사면 된다고 말을 듣고 엄마는 속으로 제법 똘똘하네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 공주님들 스티커를 모두 완성했어요! >

 

하루는 엄마와 하늘이가 대화를 하던 중에

 

엄마 : 하늘이는 공주가 왜 좋아?

하늘이 : ....

엄마 : 공주가 예뻐서 좋은 거야?

하늘이 : 나는 남자니까, 예쁜 공주를 보면 멍하고 반하는 거지!

 

대화를 하기 며칠 전 하늘이가 엉덩이 탐정 만화책을 보던 중 엉덩이 탐정이 예쁜 여자에게 반해서 넋이 나간 모습을 묘사한 장면이 있었다. 그 이야기를 하면서 엄마에게 설명했다고 한다. 하늘이가 스스로의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책을 즐겨보는 하늘이는 책 속에서 스스로의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웠다고 한다. 그렇게 하늘이와 대화한 내용에 대해 엄마는 아빠에게 이야기해줬다.

 

엄마 : 하늘이가 공주를 좋아하는 이유는 예쁜 여자의 모습에 반해서 그런 거였대~

아빠 : (하늘이의 반응에 놀라며) 아~~ 그랬구나. 앞으로 존중해줘야겠네!

 

그랬다. 하늘이는 그런 아이였다. 엄빠가 하늘이의 정체성에 대해 의심했던 바와는 다른 하늘이가 여자를 좋아하는 방법이었다. 바로 며칠 전에는 엄마 친구가 집에 왔는데, 그때는 하늘이는 아빠에게 부끄럽다고 했었다. 하늘이가 볼 때 예쁜 여자-머리가 길고, 컬이 있고, 드레스 같은 예쁜 옷을 입은-를 보면 하늘이는 부끄러워했었다. 그런 이유는 바로 반해서 넋이 나갈 정도로 예쁘기 때문인 것으로 예상한다.

 

 

9살(86개월, 태어난 지 2636일, 교정 2569일째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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