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인공와우 수술 2016년 1월 11일
2016/01/14 - [소리의 기쁨 - 인공와우] - 선물. 2016년의 시작
두 번째 인공와우 수술 2017년 2월 7일
동국대학교 일산병원에서 태어났고, 그 병원에서 난청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다른 난청의 영유아들이 겪어야 하는 단계를 거치며 2016년 1월 11일 오른쪽 귀에 인공와우 삽입술을 해주었었다. 그 당시 하늘이에게는 다른 병원을 선택하기 쉽지 않은 시기였다. 수술은 성공적이었지만, 그 후가 문제였다. 정보가 부족했었다. 공부 부족이었다. 인공와우는 수술이 중요하지만, 수술보다 재활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몰랐었다. 수술을 해주신 교수님께 재활은 어떻게 하는지 물었더니, 집에서 소리를 잘 들려주라는 단순한 답변이 끝이었다. 병원은 인공와우 수술만 할 뿐 재활은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다행히 엄마가 이곳저곳 카페를 통해서 인공와우 수술 후 소리의원에서 주최하는 세미나 인공와우 이식 결정 후 부모가 해야 할 일(2016년 7월 21일)에 참석했었다. 세미나 후 하늘이와 엄마에게 정말 많이 미안했었다. 우리는 바로 재활을 시작하기로 결정했지만, 당시 소리의원의 재활 시스템은 소리의원에서 수술한 환자 우선이었다. 타 병원에서 수술한 환자는 3개월 재활이 전부였다. 그래도 해야 한다고 판단했고, 일정을 조율해서 재활을 시작했다.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었다. 왼쪽 귀는 수술을 하지 않았었다. 동국대학교 일산병원은 1년 간격으로 한다고 했었다. 병원마다 다르지만, 소리의원은 가능하면 양이 동시에 수술을 한다고 한다. 불행이 다행이 된 경우라고 할까?
어쨌든 소리의원에서 두 번째 선물을 받고 3년이 흘렀다. 그간 언어재활, 음악 재활을 꾸준히 받아온 하늘이. 병원에서 심층 진료를 하자고 하셨다. 날짜는 2020년 2월 27일이다. 공교롭게도 이날 2월 27일은 하늘이의 출산 예정일이었다.
매년 2월에는 하늘이의 정기평가가 있다. 이번 평가 기간 동안 언어재활 선생님으로부터 언어 이해력과 표현력이 정말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늘이의 월령보다 8개월, 10개월 정도 좋다고 한다. 평소 발음이 부족해서 고민하던 엄빠에게는 의외였다. 엄마는 설마라는 반응이었고, 아빠는 괜히 우쭐해졌다. 음악 재활 선생님은 정상아들과 같다고 하셨다. 그리고 심층 진료 전날은 하늘이의 음악 재활 고급과정 첫날이었다. 기초과정을 끝내고 휴식기를 가지고 다시 하는 재활이었는데, 정말 잘했다. 피아노로 저주파수부터 고주파수까지 3단계의 주파수 대역음에 저음, 고음을 들려주면 바로바로 맞추었다. 의외였다.
2020년 2월 27일. 심층 진료 날이다. 아빠는 휴가를 냈다. 이른 점심을 먹고 소리의원 군자로 향했다. 평소 재활은 소리의원 강서에서 한다. 조금 일찍 병원에 도착했다. 접수를 마치고 조금 기다리고 있었다. 심층 진료를 해주실 수술을 해주신 전영명 원장님, 언어 팀장님, 음악 팀장님, 청각사 선생님이 보인다. 반갑게 인사를 했고 하늘이네 가족을 포함한 의료진 모두가 한 방에 모여 앉았다. 재활선생님들께서 미리 만들어 놓은 자료들, 하늘이가 평소 노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가지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먼저 청각사 선생님. 처음 소리의원에 왔을 때의 소리 반응부터 2년 차, 3년 차로 재활을 하는 동안 측정한 양쪽 귀의 듣기 그래프를 설명해 주셨다. 비장애인에 비해서 듣기는 조금 떨어지지만, 꾸준히 발달했고 주파수 대역별로 고르고 안정된 상태다.
두 번째, 언어 팀장님. 역시 처음 소리의원에 왔을 때 하늘이의 듣기 반응을 먼저 이야기해주셨다. 당시 하늘이는 오른쪽 인공와우를 하고 있었지만, 듣기 능력이 1년 정도 늦은 상태였다고 한다. 2년 차 평가했을 때는 좋아졌지만, 100명 중 60등 정도의 듣기 발달이었다고, 이번 3년 차 평가에서는 100명 중 10등 정도의 정말 놀라울 만큼의 발달이 있었다고 말씀해 주셨다. 하늘이의 언어재활 선생님께 먼저 이야기를 들었었지만, 다시 들어도 정말 반가운 일이었다.
세 번째, 음악 팀장님. 음악 팀장님은 할 말이 없다고 하셨다. 음악은 그냥 100점이라고 하신다. 비장애인인 또래의 정상 아이들과 같은 수준이라고 한다. 어쩌면 100점보다 더 높은 점수일 수 도 있다고 하셨다. 다만, 박자 감각이 조금 떨어진다고 하셨다. 그 부분은 유전적일 수 도 있다고 하셨다. 아빠는 바로 말했다. 제가 박치예요 ㅎㅎ 최근 발표에 따르면 박자 감각에 따라 듣기 능력이 구분된다고 한다. 그래서 소리의원에서 음악 재활 고급과정에서 박자 위주로 재활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전영명 원장님. 원장님께서도 박자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다. 그리고 운동도 시키고, 악기도 가르칠 수 있으면 가르치라고 하셨다. 평가기간에 음악 재활 선생님도 피아노 배워도 될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셔서 고민해보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음악을 잘 듣는다는 것은 감정을 잘 이해한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하셨다. 하늘이도 대화 중 제법 상대의 감정을 제법 잘 읽는 편이라고 이야기했다. 음악 재활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느꼈다.
이제 동영상을 보면서 조언을 해주신다. 집에서 하늘이와 아빠가 노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보면서 하늘이의 언어능력을 짚어 주셨다. 하늘이가 비장애인의 또래보다 잘하는 부분을 짚어주셨다. 아빠는 놀면서 하늘이에게 맞추는 대화보다는 그냥 일상의 대화로 끌어주면 하늘이는 바로바로 습득하면서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고 하셨다. 우리 가족이 염려했던 발음 부분은 전혀 약점이 아니라고 하신다. 같은 월령의 비장애인 아이들과 같은 수준이라고 하신다. 언어재활 시간에 충분이 가능한 부분이라고 말씀하신다. 이 또한 안심이고 고맙다.
마지막으로 하늘이가 지금처럼만 잘한다면 올해 재활 졸업을 한다고 한다. 내년부터는 초등학생이 되는 하늘이. 학교에 진학하기 전에 재활을 졸업할 수 있다고 한다. 고마운 일이다. 불안한 마음도 있다. 인공와우를 한 아이들은 평생 재활을 해야 한다고 알고 있었기에 물었다. 언어재활 선생님은 졸업을 한다고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고 하셨다. 정기적으로 평가를 하고,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지금처럼 매주가 아니라도 2주 또는 한 달에 1번 정도씩 재활을 할 수도 있다고 하셨다.
전영명 원장님은 작년 가을 소리와우 페밀리데이에서 말씀하셨던 해외연수 프로그램도 계속해서 생각하고 계신다고 한다. 장애인이라서 위축되지 않아야 한다. 평소 생활 속에서는 주변에 비장애인이 대부분이라 장애인만의 정체성(Identity)에 위축될 수 있지만, 주기적으로 같은 부류의 사람들을 만나서 서로를 공유하며 정체성을 뛰어넘어야 하기에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앞으로는 해외로 나가서 더 큰 세상을 만나게 해줘야 한다고 하셨다. 소리의원은 계속 만들어 갈 것이라고 하셨다.
심층 진료를 마치며 소리의원의 재활프로그램에 정말 감사한다. 가족같이 돌봐 주시고 같이 걱정해 주시며 더 잘되게 해 주려고 항상 노력하시는 모습이 정말 고맙다.
7살(63개월, 태어난 지 1897일, 교정 1831일째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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