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25일 토요일 새벽 5시 30분
엄마가 깊이 잠들어있는 하늘이를 깨웠어요. 하늘이가 태어나서 엄빠가 깨운 두 번째 날이에요. 그래도 기분 좋게 일어났어요. 왜냐하면 같은 아파트에 사는 친하게 지내는 동생들 두 가족과 같이 물놀이를 가기로 한 날이에요. 그래서 전날부터 들뜬 가슴을 안고 잠을 잤어요.
이번에는 조금 멀리있는 곳으로 1박 2일로 가요. 물놀이를 하고, 근처의 펜션에서 고기 파티도 하기로 했거든요. 엄빠는 이미 한 달 전부터 계획했대요. 엄빠는 작년부터 하늘이에게 더 많은 추억을 만들어주고 있거든요. 아가 때 신생아 중환자실 입원, 퇴원하고 인공와우 수술과 지금도 하고 있는 언어치료. 하늘이는 보통의 아이들과는 다른 세상을 살고 있었지만, 엄빠는 작년부터 보통의 삶에 가까운 삶을 살아가게 해주고 있어요. 올해는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으로 많이 조심하고 있고, 이번 짧은 여행도 조금 망설였다고 하네요. 그래도 하늘이에게 추억과 경험을 만들어주고 싶은 바람이 더 컸대요.
이야기가 길었네요. 오전 6시 아파트 앞마당에 모여서 짐을 나눠싣고 덕산의 리솜스파캐슬로 출발했어요. 세 가족이 출발하지만, 하늘이네 가족은 차를 두고 다른 가족의 차를 얻어 타기로 했어요. 다른 가족은 모두 큰 축제차라서 여유가 됐거든요. 오전 9시까지 도착하고 싶어서 일찍 출발했어요. 가는 동안 다른 가족의 동생들은 모두 잠을 잤대요. 그런데, 하늘이는 잠을 잘 수가 없었어요. 너무 들떠있고 설레었거든요.
드디어! 표를 사고, 옷을 갈아입고, 세 가족이 모두 모였어요. 물놀이를 할 모든 준비가 끝났어요. 특별히 하늘이는 수영모속에 방수팩으로 무장한 인공와우도 했어요. 수영모를 쓰면 잘 보이지 않아요. 감쪽같아요^^
들어가 보니, 사람이 거의 없었어요. 코로나19로 입장객을 30%만 받는다고 했대요.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신나게 놀았어요.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어요. 하늘이는 놀면서 아빠에게 다음에 또 오자고 몇 번이나 이야기했어요. 조금 아쉬웠지만, 문 닫을 시간에 사람이 몰리면 힘들다고 엄빠가 가자고 해서 나왔어요. 숙소는 근처의 방이 3개나 있는 넓은 펜션이었어요. 점심은 수영장의 매점에서 대충 먹어서 다른 엄빠들도 많이 배고파했어요. 아빠들은 숯불에 고기를 굽고 엄마들은 고기를 날라서 아이들 저녁 먹이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그리고 모두 곯아떨어졌어요.
아침이 밝고 다른 집 아빠가 요리를 했어요. 솜씨가 정말 좋은 아빠예요. 평소에 산에 다니면서 요리를 자주 한대요. 음식점을 차리고 싶어 한대요^^ 그리고, 아침을 서둘러 먹었어요.
다음 목적지는 안면도에 있는 쥬라기박물관이에요. 가는 동안에 비가 조금씩 내렸어요. 그러다가 그치고 다시 내리고 몇 번을 반복했어요. 쥬라기 박물관에 도착했는데, 아쉽게도 비가 조금 내리네요. 아빠가 준비한 카메라는 차에 두고 내렸어요. 다른 엄마들이 그래도 가지고 오라고 했지만, 아빠는 그냥 포기했어요.
하늘이는 공룡을 무서워하지만, 조금 용기를 내서 가까이 가서 봤어요. 다음에 다시 가면 티라노사우르스 미끄럼은 꼭 타보려고요. 용기를 내봤지만, 너무나 큰 티라노사우르스에 올라가는 건 아직 힘들거든요. 그래도 조그만 공룡은 재미있게 타고 놀았어요. 가장 재미있었던 건 움직이는 로보트였어요. 아빠와 같이 타서 앞, 뒤, 좌, 우로 움직이며 대포와 총을 쏘면서 놀았어요. 하늘이 아빠는 다른 가족의 동생들을 한 명씩 격파하기도 했어요^^
덧, 목욕탕 이야기
하늘이는 대중목욕탕에 가본 적이 없다. 인공와우가 없으면 소리를 들을 수 없어 항상 집에서 엄빠가 씻겨주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어쩔 수 없이 목욕탕을 이용해야 했다. 7살의 하늘이는 아빠와 남탕에 들어갔다. 우선 하늘이부터 씻겨주고 몸을 닦고 머리를 말렸다. 그리고 수건으로 몸을 감싼 후 인공와우를 해주며 아빠를 기다리라고 했다.
아빠도 최대한 빠르게 몸을 닦았다. 그리고 하늘이에게 갔다. 다행히도 하늘이는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하늘이는 머리를 말리는 아빠를 보며, 하늘이와 다른 부분을 가리키며 물었다.
하늘이 : 아빠, 나도 어른이 되면 아빠처럼 돼요?
아빠 : (태연하게) 그럼~ 하늘이도 어른이 되면 아빠처럼 되지!
아마도 아빠가 씻는 동안에 아이들과 어른들의 차이점을 유심히 관찰한 모양이다. 당황하지 않고 차분하게 물어본 하늘이의 반응이 고맙다.
7살(67개월, 태어난 지 2047일, 교정 1981일째 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