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23일 오후 3시 33분. 30주 4일, 키 34Cm 몸무게 904g
예정보다 10주나 빨리 태어난 하늘이는 보통의 만산으로 태어난 아가보다 키는 약 15Cm 작게 그리고 몸무게는 2㎏ 정도 가볍게 태어났다. 이른둥이는 대부분 만산으로 태어난 아가보다 작지만, 크면서 발육은 따라잡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었다. 하늘이의 발육은 만산으로 태어난 아가들을 따라잡지는 못하고 있었다. 다만, 발육이 더 많이 벌어지지는 않고 있다. 괴사성 장염으로 소장을 절반 정도 잘라내야 했기에 발육을 따라잡지 못하고 더 차이가 생기지 않는 것만이라도 다행이라고 엄빠는 생각하고 있었다.
하늘이는 두상이 작아 크면서 자연 해결될 거라고 했던 가래가 이번 가을에도 조금 더 심해지는 것 같아 일시적인 효과를 보려 동국대학교 일산병원에 진료를 보러 갔었다. 단순히 약으로 조금 가라앉게 해주려 소아청소년과 서유리 교수님의 진료를 보러 갔었다. 하늘이를 오래 지켜보셨던 교수님 덕에 성장클리닉 접수를 도움받아 겨울이 오기 전에 같은 과의 성장클리닉 전문 교수님인 김지현 교수님의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2020년 11월 11일
예전부터 진료를 보고 싶었지만, 항상 6개월 예약이 만원이라 접수조차 못했던 김지현 교수님을 만나볼 수 있었다. 서유리 교수님께 이야기를 들었었다고 우리를 맞아 주셨다. 성장클리닉 진료를 많이 봐와서 그런지 하늘이의 식습관을 이야기하니 A 부터 Z까지 특성을 꿰차고 계셨다. 1차 가볍개 문진을 하고 성장판 X-Ray 촬영을 하고 다시 2차 문진을 했다. 하늘이의 경우 3% 이내의 작은 발육으로 국민건강보험 대상이 된다고 하셨다. 영아 때부터 시작하는 아가도 있다고 하는데, 그렇다고 하늘이가 늦은 건 아니라고 하셨다. 물론 조금이라도 더 빨리 시작했다면 더 빨리 또래와 같은 발육상태를 볼 수 있다고 하셨다. 진료를 하던 중 교수님께서 주사 이야기를 하시자, 하늘이가 무서워서 아빠와 하늘이는 진료실에서 자리를 잠시 피했다. 엄마가 교수님과 진료를 마치고 피검사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하셨다. 바로 검사를 하면 좋았을 텐데, 그날은 하늘이와 주사는 맞지 않는다고 약속해서 차후에 다시 방문하기로 했다. 그 사이 잠복고환 수술도 있어 시간은 제법 뒤로 밀렸다.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잠복고환 수술을 하고 동국대학교 일산병원에서 다시 피검사를 했다.
2020년 12월 14일
엄마와 하늘이는 다시 동국대학교 일산병원에서 일주일 전에 검사했던 피검사 결과를 확인하고 김지현 교수님을 다시 만났다. 첫 진료때 안내받았던 유트로핀펜 주사를 받아왔다. 그리고 오늘 2020년 12월 15일 전담 간호사 선생님과 톡과 전화(영상)로 주사 방법을 교육받았다. 코로나 19가 아니었다면 간호사 선생님이 집에 방문해서 직접 설명과 실습을 해주신다고 한다.
점심을 먹고 난 후에 간호사 선생님에게 다시 전화가 걸려왔다. 그때 하늘이는 밥을 1/3정도 먹었을 때였다. 엄빠는 조금 불안했지만, 엄마는 걸려온 전화통화를 계속했다. 그러던 중 주사 이야기가 나오자 하늘이는 또 불안함에 갑자기 밥을 빨리 먹는다. 주사는 밥 잘 먹고 말 잘 들으면 하지 않는다고 했었기 때문이다.
유트로핀펜은 밤에 잠자기 전에 주사를 한다. 알려져 있기로 밤 10시부터 새벽 2시 사이에 성장호르몬 분비가 가장 많은 시간이라 그런 것 같다. 동국대학교 일산병원의 김지현 교수님은 재우고 30분 정도 지나면 숙면 상태라 그때 주사하면 편하다고 했는데, 낮에 전화를 주셨던 간호사 선생님은 혹시 혼자 주사하다가 아이가 움직이면 바늘에 찔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엄빠는 결심했다. 만반의 준비를 했다. 잠자기 전에 하늘이에게 이실직고를 했다. 다만, 주사는 아니고 침 같은 거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하늘이는 두려움에 울면서 이야기했다.
하늘이 : (흐느끼며 ) 아빠~ 그래도 무섭단 말이야. 눈은 가려줘야 해
아빠 : 알겠어. 그래도 하늘이가 무서우니까 아빠가 눈 가려줄께! 아프지 않아!
하늘이 : (흐느끼며) 그래도~~ 그래도 무섭단 말이야...
그사이 엄마는 냉장고에 보관 중인 유트로핀펜 주사와 소독솜, 유트로핀펜 바늘을 가지고 왔다. 낮부터 몇 번이나 봤던 영상과 간호사 선생님과의 전화통화. 그리고 머릿속으로 했던 시뮬레이션을 떠올렸다. 그런데, 하늘이의 반응에 엄마는 머리가 하얗게 됐다며 조금 뜸을 들였다. 그래도 잘했다. 하늘이 허벅이지에 유트로핀펜 바늘이 들어갔는데, 반응이 거의 없다. 잘 참아냈다. 하늘이에게 아픈 정도를 물었는데, 별로 아프지 않다고 한다. 다행이다. 평소 주사에 대한 두려움은 엄마, 하늘이 모두 같다. 아빠는 헌혈을 밥 먹듯 하는데....
하늘아~ 이제 유트로핀펜 주사하고 발육도 따라잡자. 성장호르몬이 태어나면서 정해진 키보다 크게 해 주지는 못하지만, 정해진 만큼은 클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하니, 매일매일 주사 잘 맞자. 화이팅~!!
덧, 하늘아~ 발육이 2년 정도 뒤쳐진 하늘이는 내년에 초등학교에 진학하고 더 큰 사회로 삶의 영역이 넓어진다. 아직은 어려 잘 모르지만, 학교생활이 시작되고 세상을 알아가면서 작은 체구 때문에 받게 되는 스트레스를 조금이라도 줄여주고 싶은 엄빠의 마음을 이해해주기를 바라!
7살(72개월, 태어난 지 2185일, 교정 2119일째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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