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이야기

인공와우 삽입술을 하고 한 달이 지났다. 그동안 하늘이는 이비인후과에 몇 차례 외래를 다니며 수술부위 상처와 귀 안쪽의 상태를 살피고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수술부위가 붓는다거나, 귀 안쪽에 염증이 생기는 그런 일은 없었다. 수술을 집도하신 교수님도 상태가 너무 좋다고 하셨다. 다만, 혹시 모르니 더 두고보자는 소견을 주셨었다.


부시럭 부시럭. 옹알옹알~~

부시시 눈을 떠서 침대 아래쪽에 있는 하늘이게 고개를 돌리려던 순간. 하늘이와 눈이 마주쳤다. 요즘 하늘이는 잠에서 깨어나면 일어서서 침대위를 살피는 일을 가장 먼저한다. 7시 50분. 시간을 보는 순간 깜짝 놀라서 일서난다. 7시에 일어나서 준비하고 병원에 가야하는데, 세상 모르고 자고 있었다. 아빠도 엄마도...


하늘이에게 있어서 오늘은 새로운 세상을 만나기 위한 첫 날이다. 처음으로 인공와우를 통해서 소리를 듣기로 한 날이다. 그런데, 엄마 아빠가 세상모르고 늦잠을 자고 말았다. 어쨋든 서둘러서 아침을 맞이했고 동국대학교 일산병원 이비인후과에는 제시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아직 인공와우 담당 직원은 병원에 도착하기 전이다. 하늘에게 아침을 먹이려고 같은 층에 있는 소아청소년과로 가서 이유식을 먹이고 있었다. 거의 다 먹어갈 무렵 인공와우 담당 직원에게 연락이 왔다. 남은 이유식을 마저 다 먹이고 다시 이비인후과로 간다.


이비인후과에서는 하늘이의 인공와우에 매핑을 하기 위해서 별도의 방을 준비해주셨다. 아마도 이비인후과 간호사 선생니들이 회의를 하거나 휴식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방인듯 싶다. 10시경부터 시작된 제품 설명과 매핑은 상당히 오래걸렸다. 그 중간에 이비인후과 교수님의 진료도 봐야했다. 내용을 알고있는 인공와우 담당 직원은 중간에 진료를 보는 시간을 잠깐 내주었다. 12시가 넘어서야 첫 번째 인공와우 매핑이 모두 끝났다. 앞으로 일주일 간격으로 매핑을 해야 한다. 익숙해지면 2주, 4주... 6개월로 늘려나간다고 한다. 매핑이 끝난다고 인공와우 담당 직원을 더 이상 안보는건 아니다. 정기적으로 기기 점검을 받을 때 봐야하고 또, 외부 기기가 망가지거나 할 때 서비스를 받기 위해 보고, 주말 같은 경우 응급으로 전화를 하면 볼 수 있다고 한다.


진료와 매핑을 모두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하늘이에게 바로 인공와우를 달아 주었다. 기본으로 건전기까지 포함된 인공와우 어음기를 아가용 배터리 팩으로 갈아서 등 뒤에 매달아주고 귀에는 가벼운 어음기부분만 걸어두고 머리에는 코일을 붙여 주었다. 소리를 듣게된 하늘이는 이제 박수소리, 엄마 아빠의 목소리에 반응을 보이고 그동안 가지고 놀던 장남감들에서 나오는 소리에도 반응을 보이며 몇 시간을 신나게 놀았다. 아직 무슨 소리인지 구분하지는 못하겠지만, 차츰 소리에 적응해가며 엄마, 아빠 목소리를 알아듣고 빨리 대화를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다린다.


< 인공와우를 착용하고 있는 하늘이 >



< 마치 방송국의 인이어를 달고 있는 듯한 모습 >



매핑은 어떻게 하나?


인공와우를 통해서 듣는 소리는 일반인이 알고있는 소리가 아니라고 한다. 소리를 전기신호로 바꾸어서 전달하는데, 그 중간에 12개의 채널이 있다고 한다. 각 채널별로 주파수 대역이 조금씩 다르다고 한다. 그래서 각 채널별로 하늘이의 반응을 보면서 세팅을 한다.


머리 안에 심어놓은 인공와우 임플란트에 컴퓨터에 연결한 코일을 붙이면 컴퓨터에서 인공와우에 소리가 전달된다. 그 소리를 듣는 반응을 보며 반응이 있으면 적용한다. 같은 방법으로 12개 채널을 모두 진행한다. 선천적으로 소리를 듣지못하는 하늘이같은 아가들은 매핑하는 시간이 오래 걸릴 수 밖에 없다. 말을 배웠던 사람들은 스스로 듣고 반응해서 알려주면 되는데, 아가들은 그럴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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