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이야기

거부

육아일기 l 2022. 7. 19. 22:04

엄마 : 하늘아! 너 7시 30분까지 잔다며!

하늘이 : 나 이거(소리, 인공와우) 안 할래!

 

며칠 전 주말 아침 7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일어난 상황이다. 평소에는 7시에 알람을 맞춰 놓은 듯 일어나는 하늘이지만, 이 날은 전날 아빠와의 사건?으로 7시 30분까지 자기로 약속했던 날이다. 그렇지만,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새나라의 어린이 하늘이는 늦잠을 자는 것이 너무 어렵다. 그런데, 약속한 시간보다 일찍 일어나서 시끄럽게 하는 하늘이에게 피곤이 덜 풀린 엄마의 잔소리에 하늘이가  소리(인공와우)를 떼어내 아빠가 앉아있던 책상 위에 놓고 가버렸다.

 

< 평소 시끄러운 상황에 머리에서 인공와우를 잠깐 떼어 상황을 넘기는 하늘이 >

 

방학을 앞두고 학교에서 수업시간에 시간표를 만들어와서 냉장고에 붙여놓고 여름방학 동안에 시간표에 맞춰서 생활할 계획에 벌써 설렌다. 들뜬 마음에 평소 잠자는 시간보다 늦게 잠을 자게 된 하늘이에게 아빠가 시계를 보니 평소 잠자는 8시보다 30분이나 지난 시간이었다.

 

아빠 : 하늘아~ 지금 몇 시야?

하늘이 : 음... 8시 30분.

아빠 : 오늘 여름방학 계획표에 자기로 한 시간보다 30분 늦게 자는 거네?

하늘이 : 응...

아빠 : 그러면 내일은 30분 더 자야 하니까 7시 30분에 일어나야겠다.

하늘이 : 아빠~~ 그래도...

아빠 : 하늘이가 계획한 시간표가 있는데, 스스로 한 약속이잖아.

하늘이 : 알겠어...

 

아빠의 논리에 하늘이는 어쩔 수 없이 7시 30분까지 자기로 약속을 했지요. 잠을 자고 아빠는 알람 시간에 맞게 7시에 일어났는데, 몇 분 차이로 하늘이도 일어났다. 아빠 얼굴을 보더니, 잠자기 전 약속을 기억하며 더 자야겠다고 했지만, 이미 잠에서 깬 활발한 하늘이는 침대에 누워있기가 너무 힘들어 바스락거리며 장난을 치자 아빠는 소리를 연결해 주었어요. 

 

하늘이 : 싫어~ 7시 30분까지 자야 해~

 

아빠는 더 이상 잠을 못 잘 것 같은 하늘이에게 소리를 연결해주고 컴퓨터방 책상에 앉아 쉬고 있었지요. 침대 위 이불속에서 장난치던 하늘이에게 엄마가 잔소리를 하자 하늘이는 소리를 빼버렸다. 엄마에게 잔소리 듣고 억울해서 울먹이는 하늘이에게 다시 소리를 해주며 달래주었다.

 

하루가 지나고 엄마, 아빠가 이야기하던 중

 

아빠 : 하늘이가 이제 거부하네. 이제까지는 시끄러운 소리가 듣기 싫을 때만 소리를 떼어냈는데, 이제는 기분 나쁘니까 소리를 떼어내네.

엄마 : 그게 아니야~ 7시 30분까지 잔다고 했는데, 소리를 해줬으니까. 그래서 일어나게 되고 듣지 않아도 되는 잔소리를 들어서 그게 싫었던 거지...

아빠 : 아... 그런 거였나?

아빠 : 그런 이유라면 다행이네. 조금 더 크면 반항하듯 거부하는 일이 생길 텐데... 아직 그 시기는 아니라서 다행이다.

 

 

9(90개월태어난  2766교정 2699일째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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