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이야기

111년만의 무더위라지요? 하늘이는 더위가 뭔지 몰라요. 그냥 밖에서 놀고 싶어요~


맞아요. 하늘이는 뜨거운 태양을 피하지 않아요. 그냥 무시하고 놀면서 즐거우면 돼요. 엄마와 하늘이는 둘이서 일주일간 백령도로 휴가를 갔다 왔지요. 평소 인형을 좋아해서 토끼 인형을 준비했는데, 차에 두고 가버렸네요. 그래도 재미나게 잘 보내고 왔어요.


일주일만에 백령도에서 돌아온 하늘이는 여전히 장난꾸러기에요. 집에 와서 짐을 풀면서 엄마는 아빠에게 토끼인형이 차에 있었는데, 몰랐냐고 합니다. 아빠는 뒷좌석을 둘러보지 않아서 전혀 모르고 있었대요. 그렇게 차에서 외롭게 일주일을 보낸 토끼를 집으로 데려왔어요. 그리고 하늘이는 토끼인형에 대해서 엄마하고 이야기를 했어요.


< 머리는 길지않고 소리가 없는 토끼 >


하늘이 : 엄마, 토끼는 머리가 길어!

엄마 : 머리? 짧은데?

하늘이 : 머리 긴데?

엄마 : 아~ 이거는 토끼 귀야.

하늘이 : 아~ 그래? 그런데, 토끼는 소리가 없잖아? 하늘이는 소리가 있어.

엄마 : 응~ 토끼는 소리가 없어.

하늘이 : 왜? 토끼는 왜 소리가 없어?

엄마 : 토끼는 엄마가 소리 사주지 않았나봐


멀리서 엄마와 하늘이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이제 하늘이도 자신이 남과 다른 것을 느끼기 시작했구나. 자각하고 있구나... 마음 한켠에서는 미안한 감정이 생겨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또 한 가지 배우고 있는 모습에 고마운 마음도 생긴다.


< 토끼야 사랑해~ 뽀뽀~~ >


하늘이가 집에 온 후로 인형이 하나 둘 쌓이기 시작해서 지금 제법 많은 인형이 하늘이와 친구로 두고있다. 소리를 듣는 것 만으로도 감사하고, 꾸준히 언어치료를 받으며 말을 배우는 하늘이. 평소 하늘이가 소리듣는 것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항상 관찰한다. 인공와우가 머리에서 떨어지면 바로바로 붙여줬었는데, 요즘 하늘이는 스스로 붙이기도 한다. 배터리가 떨어지면 빨간 LED가 깜빡인다. 그러면 엄마, 아빠는 바로바로 배터리를 교체해준다. 요즘 하늘이는 배터리가 떨어졌을 때 인공와우가 신호를 주는지, 소리없어라며 와우를 머리에서 떼서 가지고 오기도 한다. 이런 사소한 것에도 감사하다.


< 오른쪽은 OPUS2, 왼쪽은 SONNET 각각 2016년 1월, 2017년 2월에 수술해서 소리를 잘 듣고 있다. >


요즘 하늘이는 스스로를 알아가면서 자기주장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다만, 주장이 너무 강해서 엄마, 아빠와 시시때때로 부딛히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그 순간이 지나면, 왜 조금더 부드럽게 대해주지 못했을까? 반성하게 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그만큼 하늘이가 건강하게 잘 자라주고 있는것도 고맙다.


< 토끼야~ 우리 같이 놀자 >




5살(43개월+19일, 태어난지 1327일, 교정 1261일째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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