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요일(2023.6.19)이었어요.
학교에서 협동놀이 하는 시간이었어요. 갑자기 소리가 들리지 않았어요. 담임선생님께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 이야기했어요. 선생님은 아마도 당황하셨던 것 같아요. 사실 저도 살짝 당황했어요.
담임선생님과 엄마의 전화통화
선생님 : 어머니! 하늘이가 소리가 안 들린대요!
엄마 : (뭐지!!!) 그러면 인공와우 배터리 뚜껑을 열었다가 닫아 보라고 해주세요 ㅠㅠ
선생님 : 네, 해볼게요.
몇 분이 지나고
선생님 : 그래도 안된다고 하네요. 그러면 조금 있으면 점심시간이니 제가 집에 데려다 줄게요.
선생님 : 집에 가면 점심 먹을 수 있나요?
엄마 : 아... 제가 지금 볼 일 보러 나와있고, 아빠도 밖에 있어요. 그냥 집에 보내주세요.
엄마 : 집이 학교 바로 옆이에요.
선생님 : 혼자 가면 위험할 수 있어서요.
선생님 : 차는 빵빵거리고 그냥 지나갈 텐데, 하늘이는 소리가 안 들리니까 위험할 수 있어서요.
선생님 : 아... 그러면, 제가 같이 밥 먹고 손잡고 집에 데려다주고 올게요!
엄마 : 아... 네... 선생님 너무 감사합니다 ㅠㅠ
선생님은 30분쯤 지나서 엄마에게 다시 전화했대요.
집에 데려다줬고, 씻고 기다리고 있으면 아빠가 오신다고 하셨다면서요.
하늘이에게 처음 있는 일이라 당황스럽고 담임선생님도 그러셨겠지만, 그래도 학기 초에 편지로 안내해 드렸던 적이 있어서 서 담임선생님께서 글로 써서 소통했다고 하셨어요. 하늘이도 당황했지만 의연하고 침착하게 있었는지 담임선생님께서는 아이가 짠하기도 했지만, 너무나 잘 큰 것 같다고 하셨대요.
엄마는 선생님과 전화를 끊고 나서 안심이 됐대요. 도대체 왜 그랬을까? 생각해 보니 지난밤에 보조배터리 충전하는 것을 깜빡했대요. 담임선생님께서 제일 당황하셨겠지만, 대처를 잘해주셨고 무엇보다 무더웠던 날 하늘이의 안전을 위해서 직접 집까지 데려다주신 것이 너무 감사했대요.
하루 전날 하늘이는 엄마와 둘이서 2023 서울국제도서전에 다녀왔어요. 하루를 알차게 보내고 난 후라서 그런지 엄빠 모두 보조배터리 충전하는 것을 깜빡했던 것 같아요. 처음 겪어보는 상황이지만, 선생님께서 너무 잘 대처해 주셔서 무사히 마무리될 수 있었어요. 사실 엄빠는 하늘이가 유치원에 입학할 때부터 매년 학기 초에 담임선생님께 편지를 보냈어요. 초등3학년이 되면서도 어김없이 편지를 보내드렸고요. 그리고 엄빠는 한국난청인교육협회에서 시행하는 청각장애인인식개선교육을 요청드렸고 3월에 바로 신청해서 반 친구들과 함께 교육을 받으셨어요. 담임선생님께서는 처음 하늘이의 난청소식을 듣고 인터넷을 통해서 인공와우에 대해 공부하시면서 인공와우를 구입해야 하나? 고민도 하셨다고 했었대요. 그리고 조심해야 할 것도 물어보셨대요. 그때 비 오는 날에 대해 이야기해 드렸더니, 비 오는 날은 야외수업은 피해야겠다고 메모도 했다고 하셨어요. 담임선생님은 매우 열정적이며, 침착하신 것 같아요. 선생님 고맙습니다~
덧, 이 글은 엄마의 SNS글을 아빠가 재구성 한 글입니다.
10살(102개월, 태어난 지 3104, 교정 2938일째 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