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저녁을 먹고 놀던 하늘이. 평소보다 밥량이 적어서였는지, 과자를 먹는다. 그리고 양이 늘었는지 3~4달 먹는것을 게을리 하다가 요즘에 먹는 양이 늘기도 했다. 어쨋든 하늘이가 내게 뭐라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하늘이 : 까까야 아빠 : 응~ 까까야 하늘이 : 아이~ 아이~ (아니, 아니!) 아빠 : 뭐라고? 하늘이 : 까까야 아빠 : 응~~ 까까야 하늘이 : 아이~ 아이~~ 하늘이 : 까까??야~ 아빠 : 아~~ 까까 아니야? 하늘이 : 응~ 아이야~ (아니야~) |
내가 하늘이의 말을 알아듣기 전까지는 조심스레 들고 있던 과자를 당당하게 내게 준다. 그리고는 먹던 과자봉지에서 새것을 꺼낸다. 나는 하늘이에게 이것도 까까야~ 하며 먹으라고 하자. 여전히 까까 아이야라고 하면서 안먹겠다고 한다.
하늘이는 단순하게 거짓말을 하는것이 아니다. 나름의 논리가 생긴것 같다. 분명히 과자가 맞다는 것을 하늘이 자신이 알고 있으며 아빠도 알고 있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 새것을 먹고 싶은 마음에 과자가 아니라고 이야기했다. 하늘이 자신이 가지고 있던 과자는 이제 더이상 과자가 아니기때문에 먹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하늘이의 생각
아빠 지금 하늘이가 아빠에게 준 것은 과자가 아니에요. 그래서 하늘이는 그것을 먹을 수 없어요. 그렇지만, 하늘이는 과자를 계속 먹을 거에요. 그러니까 하늘이는 과자봉지에서 새 것을 꺼내서 계속 먹을거에요. |
옆에서 다른 일을 하고있던 엄마에게 조금전 일어난 상황을 이야기 해줬더니, 엄마는 하늘이 이거하고 하늘이가 들고있는 것하고 똑같은 거잖아. 이것도 과자잖아~ 라며 몇 번을 이야기 했지만, 하늘이는 더이상 그것을 과자로 인정하지 않았다. 결국 조그만 과자 조각은 아빠가 마무리 했다.
하늘이가 생기면서 하늘이 엄마와 우리의 2세와 소통하는 방법을 이야기 한적이 있다. 혼인전부터 생각하고 있던 것을 이야기했다. 아이와 대화를 많이하고 싶고, 어떤 상황이 생겼을 때 충분히 이야기를 듣고 존중해주고 싶다고 했었다. 연령에 따라서,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이야기를 듣고 타당하면 응원해주고, 그렇지 않으면 바로 잡아주고 싶다고 했었다. 그 시간이 이렇게 빨리 닥치리라 생각하지 못했다.
작년에는 거짓말을 너무나 뻔뻔하게 했던 기억이 있는데, 오늘은 거짓말이 아니었다. 하늘이 나름대로 논리적인 사고를 했고 그 논리를 내게 이야기하며 하늘이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 했다.
태어난지 991일, 교정 925일째 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