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는 또래 아이들에 비해서 기저귀를 늦게까지 했다. 다른 발달은 또래에 비해서 같거나 빠른 편인데, 유독 기저귀는 많이 느렸다. 쉬는 약 2달전(2018년 9월 중순)에 뗐고, 응가는 약 보름전(2018년 11월 10일)에 완전히 뗐다.
쉬를 뗄 때는 늦었지만, 쉽게 뗀 것 같았다. 쉬를 변기에 하면서 평소에는 기저귀를 벗고 팬티를 입게 했다. 팬티를 입으면서 스스로 대견해하는 느낌이었다. 말과 행동을 보니, 어린이집에서도 가장 늦게까지 기저귀를 하고 있어서 창피함을 느끼고 있었던 것 같았다. 하지만, 응가를 할 때는 항상 기저귀를 찾았다. 남아있는 기저귀를 감추지 않고 두어서 하늘이는 응가를 할 때면 꼭 기저귀를 찾아서 입혀달라고 했다. 입혀주지 않으면 혼자서 갈아입고 응가를 했다.
어느 날, 어린이집에서 급했는지 바지에 응가를 했다고 한다. 선생님은 하늘이에게 처음에는 그렇다고 안심시키면서 용기를 주셨다. 그리고는 변기에 응가를 했다. 어린이집에서만. 집에 오면 상황은 달랐다. 엄마와 아빠는 응석을 받아주어서인가? 어쨌든 집에서는 기저귀에 응가를 계속하고 있었다.
남아있던 기저귀가 떨어져가던 어느 날. 엄마는 이제 하루 이틀정도 지나면 기저귀가 없다고 하늘이에게 이야기 해줬다. 앞으로 기저귀는 사지 않을 거라고 했고 하늘이도 인정하고 있었다. 드디어 기저귀를 모두 사용했다. 응가는 해야겠는데, 기저귀가 없다. 응가 신호가 온 하늘이는 안절부절못했지만, 엄마와 했던 약속은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 하늘이에게 아빠가 다른 약속을 했다. 변기에 응가하면 콩순이 양치놀이 장난감을 사주기로 했다. 약속을 하고 1시간도 안된 시간에 엄마에게서 연락이 왔다. 드디어 변기에 응가를 성공했다고 한다.
집의 변기에서 응가에 성공한 하늘이는 응가의 기쁨보다 콩순이 장난감을 선물받기로 한 것이 더 좋았나보다. 콩순이 양치놀이 장난감을 사러가자고 엄마를 힘들게 했다. 한참을 실랑이 한 끝에 TV에서 콩순이를 보게 해주었다. 콩순이 양치놀이 장난감은 다음 날 사러가기로 했다.
어린이집에서는 스스로 밥을 잘 먹는다는 하늘이가 집에서 밥 먹을 때는 왔다갔다 하며 먹고, 이야기만 하며 밥을 먹지 않고, 먹여줘야 먹고... 등등 밥버릇이 좋지 않다. 이른둥이로 태어나서 신생아중환자실에 오랫동안 입원했고 퇴원해 집에 왔지만, 또래와 비교하면 몸이 작은 하늘이를 위해 우리 부부가 응석받이를 해준것이 원인이기도 한 것 같다. 그렇지만, 우리는 꾸준히 하늘이에게 이야기를 하며 인식시키고 있었다.
오늘 아침. 어린이집에 등원하기까지 남은 시간은 1시간. 밥을 먹기 시작했다. 오늘 아침은 다른 날보다 조금 더 심했다. 그래도 달래며 시간을 가리키며 밥을 다 먹어야 할 시간을 알려주었다. 하늘이는 스스로 그보다 빨리 먹겠다고 했다. 하지만, 숟가락은 전혀 들지 않는다. 오늘 아침은 더이상 두고보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먹여주면 먹었을 텐데, 오늘은 먹여주지 않았다. 엄마와 아빠는 하늘이가 스스로 먹기를 원하고 주문했다.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을 뿐이다.
굳게 마음먹었다. 하늘이에게 이야기만 했다.
아빠 : 밥 먹어야 어린이집에 갈 수 있어!
아빠 : 밥 안먹으면 오늘은 집에 있어야 해!
하늘이 : 밥 먹을거야!
하늘이 : 아빠는 이야기 하지마!
엄마도 계속 거들었지만, 하늘이는 계속 장난만치며 밥을 먹지 않았다. 어린이집에 등원해야 할 시간이 됐다. 아빠는 집안의 모든 전등을 껐다. 하늘이가 울면서 반항했지만, 무시했다. 잠시 후 아빠는 육아교육 전문가인 오은영 박사님의 훈육영상을 본 기억으로 식탁의자에서 하늘이를 내린 후 꼼짝하지 못하게 아빠품안에 가두었다. 엄마는 하늘이 식판을 정리했다.
<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 오은영 박사 훈육법 >
하늘이의 반응은 예상대로 였다. 상당히 거세게 몸을 흔들며 반항했다. 엄마가 어린이집 버스에 타야한다고 그만하라고 했지만, 이미 시작했다. 이제부터는 주도권을 놓치면 안된다. 엄마에게 어린이집에 전화하라고 이야기했다. 하늘이는 계속 울며 계속 반항했지만, 그럴수록 하늘이만 더 힘들어졌다. 오은영 박사님의 훈육영상에서도 이야기 하셨다. 엄마와 아빠를 위해서가 아니다. 잘 성장하기 위한 하늘이를 위해서 바로 잡아줘야 한다.
하늘이 : (아빠에게) 엄마가 이놈! 할거야!
하늘이 : 엄마~ 아빠한테 이놈해!
아빠 : 아빠 이야기 들어봐
하늘이 : 아빠는 이야기하지마!
하늘이 : 엄마~ 아빠한테 이놈해!
아빠 : (엄마에게 눈치주며, 작은 목소리로) 하늘이에게 이놈해
엄마 : (하늘이를 바라보며) 이놈!
하늘이 : (잠깐 멈칫하며 눈빛이 바뀐다) 엄마~ 아빠에게 이놈해~
엄마 : 하늘이 이놈! 조용히 하고 엄마 말 들어봐
엄마 : 하늘이가 밥 안먹고, 엄마 아빠에게 떼쓰고 있지?
엄마 : 그래서 하늘이 어린집에 못가고 있지?
엄마 : 아빠에게 잘못했다고 해야지?
하늘이 : 아빠 잘못했어요~
아빠 : (하늘이를 풀고 안아주며) 아빠가 하늘이 사랑해서 그랬어
아빠 : 하늘이가 밥 잘먹고, 엄마 아빠에게 떼쓰니까 그랬지~
아빠 : 하늘아 밥 잘 먹어야 하지? 떼쓰지 말아야 하지?
하늘이 : 응~
하늘이가 아빠에게 안겨서 서럽게 운다. 그렇게 아빠에게 떼쓰고 힘들게하더니, 힘껏 안겨서 떨어지지 않으려한다. 하늘이도 자신이 잘못한 것을 인정하는 눈치였다. 한바탕 씨름하고 나더니, 그제서야 말을 듣는다. 급하게 양치하고, 옷 갈아입고 어린이집에 등원을 준비했다. 어린이집에 갈때도 아빠에게 안겨달라고 하더니, 떨어지지 않는다.
오늘 엄마, 아빠, 하늘이는 힘들었던 아침이 하늘이에게는 더 잘 성장하기위한 아침이 되었으리라 믿는다.
올해도 소리와우 페밀리데이에 참여했다. 올해는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프라움악기박물관에서 행사를 했다. 한 달여 전부터 문자, 블로그로 행사를 알리고 재활하는 날 언어치료 선생님께서 다시 한 번 알려주셔서 준비를 할 수 있었다.
우리 가족은 2시가 되기전 도착했다. 입구부터 안내를 해주시며 프라움악기박물관 건물 뒷편에 접수처를 시작으로 테이블과 무대가 있고 인공와우 3사(메델코리아, 코클리어, AB)는 부스를 만들어서 각 사별로 인공와우 기기점검을 하고 있었다.
접수를 마치고 소리의원에서 준비한 선물과 행사T셔츠를 받아 테이블을 배정받았다. 2시부터 3시까지 1시간은 악기박물관 견학 시간이다. 엄마와 하늘이는 악기박물관 견학. 아빠는 테이블 뒷편에 전시한 인공와우 수기를 감상했다. 6편의 글이 소개되어 있었고 그 안에는 하늘이 수기도 있었다.
⊙ 못듣던 소리를 듣게고 지인과 소통의 기쁨을 쓴 글
⊙ 어린 딸아이의 미래가 걱정되어 당부하는 아빠의 사랑을 담은 글
⊙ 양이 수술을 순차적으로 하고 더 잘 듣는 기쁨을 담은 글
그 외 다른 글들까지 모두 사연이 있는 글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수기를 모두 읽고 엄마와 하늘이를 기다렸다. 박물관 견학을 마치고 나온 하늘이와 엄마에게 빨리 인공와우 점검을 받으라고 전했다. 곧이어 군자센터의 이광선 대표원장님의 선언으로 본격적인 행사가 이어지고 장기자랑과 번호표 추첨으로 각 인공와우 회사로부터 선물을 받았다. 이번에도 하늘이의 선물운은 이어졌다.
구름없는 맑은 날에 햇빛까지 따뜻해서 좋은 날. 달팽이 저금통에 색칠하기 게임. 우리 가족은 온전히 하늘이 혼자 색칠하도록 했다. 결과는 사진이 답해준다. ㅎㅎ. 달팽이 저금통 색칠을 끝낸 하늘이. 처음에는 테이블에 얌전히 앉아있다가 드디어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했다. 최근들어 더욱 활동적이 된 하늘이는 몸이 근질근질 할만하다. 행사를 뒤로하고 하늘이를 따라다니기 바쁘다. 그러던 중 수기시상이 이어졌다. 수기를 접수하고 며칠전 다시 읽어보니, 너무 딱딱하게 쓴 것 같아 참여하는 마음만 남아있었는데, 우리 하늘이의 이름이 처음으로 호명됐다. 에효~ 부끄럽게....
행사가 끝나가는 시간이 가까워지며 한강 뒷편으로 뉘엇뉘엇 해넘이가 시작되고 있었다. 강변이라 그런지 해가 떨어지며 기온이 급격히 낮아져서 다들 외투와 무릎담요로 몸을 감싸기 시작했다. 우리 가족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참을 뛰어 놀던 하늘이도 준비해간 웃옷으로 모자라 엄마품에 안겨 무릎담요를 덮는다. 더불어 소리의원에서 준비해준 뷔페식으로 만찬을 즐기며 행사는 끝을 맺었다. 매년 인공와우 환자를 위한 행사를 만들어 서로 소통하고 즐거운 하루를 만들어 주시는 소리의원에 감사드린다.
지난번 음악평가 하던 날 음악팀장님이 하늘이 스스로 노래를 만들어 부르기도 하느냐고 물어 보셨었죠. 이미 한참 전부터 하늘이는 스스로 노래를 만들어 부르는 경우가 자주 있었어요. 밝고 맑은 하늘이가 놀이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사랑스워요. 주변을 어지럽게 하는 것마저 완전한 아이지요.
며칠전 하늘이 엄마가 동영상을 보내줬지요. 영상으로 담은 하늘이가 노래하는 모습. 처음으로 하늘이가 노래를 완창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담았다며 보내준 영상을 보면서 우리 하늘이 다컸네 했네요.
보통의 아이와 다른 점이 많은 하늘이가 노래하는건 정말 감사한 일이죠.
인공와우를 한 아이들이 노래를 부르는 것 자체가 선물이라고 하더라고요. 잘들을 수 없으니, 정확한 소리를 내는 것이 어려운 거죠. 그럼에도 하늘이는 음정을 제법 잘 맞추었어요. 아직 45개월이고, 듣기연령은 31개월을 이니까요.
그리고 언어재활을 하면서 선생님이 해주셨던 말씀이 생각나네요. 난청을 가진 아이들은 듣지 못하는 동안 눈이 귀의 역할을 대신한다고 하네요. 뇌파를 측정해보면 시신경 근처에서 청신경 역할을 하는 뇌파가 감지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인가? 하늘이는 아가때부터 눈썰미가 무척 좋았어요. 듣지 못하기에 눈으로 하는 것이 많았던 거죠.
하늘이 엄마가 보내준 영상을 보면서 손에 눈이 갔어요. 구두주걱과 효자손을 잡고서 왼손으로 기타를 치는 하늘이. 기타치며 노래까지 완벽하게 완창을 하는 모습에 귀엽기도 고맙기도 합니다. 하늘이 엄마는 아빠에게 이야기 듣고나서 알아차렸다네요.
2018년 9월 4일 화요일. 정확히 19주만에 하늘이는 음악평가를 받았다. 지난주부터 하늘이는 언어평가와 음악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언어평가는 아직 몇 번 더 남았다. 평가가 끝나면, 아마도 그 결과를 기준으로 인공와우 매핑을 할 것 같다. 청각장애를 가진 사람은 평생에 걸쳐서 인공와우 매핑을 하게된다. 더 잘듣기 위한 과정이다.
이번 음악평가는 음악팀장님이 해주셨다. 담당 선생님의 스케쥴이 맞지 않아서다. 음악팀장님은 하늘이와 둘이서 하려고 했는데, 하늘이가 엄마랑 떨어지지 않아 엄마도 치료실에 같이 들어갔다. 치료실에서 하늘이는 음악팀장님과 둘이서 마주앉고 엄마는 뒤에 앉았다. 엄마는 참관이었다. 아빠는? 이날도 치료실 밖에서 모니터와 헤드셋으로 지켜봤다.
하늘이는 19주동안 음악을 듣기위한 시간을 갖지 않았다. 여느때처럼 일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소리에 노출시켜준 것이 전부였다. 그래서 아빠는 조금 긴장했다. 그런데, 하늘이는 음악팀장님과 교감하며 정말 잘했다. 피아노, 하프, 기타, 트럼펫, 피리, 첼로, 바이올린. 음악재활을 끝내는 날처럼 여러가지 악기의 소리만 듣고 어떤 악기인지 맞추는 게임을 했다. 악기소리를 들을 때마다 하늘이는 정확히 선택했다. 그런데, 중간에 피아노 소리를 약간 갸우뚱 하면서 하프를 선택했는데, 음악팀장님이 칭찬을 해주었다. 그러자 하늘이는 평가가 끝날 때까지 하프 소리와 피아노 소리 모두 하프를 선택했다.
평가를 마치며 음악팀장님은 하늘이가 정말 잘한다고 하신다. 4~5세 정상 아이들이 듣는 수준으로 듣는다고 하신다. 치료실에 같이 있던 엄마는 중간에 피아노 소리를 하프라고 갸우뚱 했을 때를 설명했다. 잘 할 수 있었는데, 그때 칭찬 한마디에 하늘이가 계속 피아노를 하프로 선택했다고 변명을 해준다. 어쨋든 하늘이의 음악평가는 정상 아이들과 같다.
하늘이와 엄마가 치료실에서 나온다. 하늘이 엄마가 아빠에게 설명해줬다. 이미 모니터와 헤드폰으로 상황을 알고 있었지만, 다시 전해들어도 기분이 좋다. 음악팀장님과 이야기한 내용을 들려주길래, 평가자 입장에서는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을 거라고 위로해주었다.
엄 마 : 아... 이거? 어... 이거 누르면 귀신나와~ 무서운거 나오니까 누르면 안돼! 알았지?
하늘이 : 어...
며칠전 아빠가 인터넷과 TV를 같은 회사로 묶으면 할인된다기에 인터넷 계약연장을 하면서 인터넷TV까지 같이 볼 수 있는 결합상품으로 바꿨다. 덕분에 지금까지 사용하던 지역 케이블TV의 계약은 끝냈다. 새로 계약한 인터넷TV 브랜드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영상이 많이 나오고, TV로 공부를 한다는 아이들도 있고 그래서 요즘 광고도 많이 한다. 암튼 우리는 결합상품 할인만 보고 같은 회사 상품으로 바꿨다.
어차피 하늘이는 주로 EBS방송만 보여주니 상관이 없었다. 그런데, 왠걸?! 리모콘에 떡하니 노란색 버튼이랑 아래에 아이들나라라고 글씨가 써있는 것이 아닌가? 눈에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누가봐도 아이들한테 나좀 눌러봐~ 신비한 세상으로 안내해줄께~~~ 라고 꼬시듯이! 하늘이한테 가끔 핸드폰은 줬었다. 핸드폰은 그만보고 달라고하면 하늘이가 스스로 돌려줬는데, 패드를 줬다가 오로지 패드만 찾길래 못보게 하느라 한참 고생했던게 생각나서 아빠와 어찌해야하나 고민고민했었다.
어쩔수 없지뭐, 새로운 인터넷TV를 설치한 첫 날은 하늘이가 어린이집에서 하원하고 바로 외출을 했다. 저녁에 집으로 돌아온 하늘이는 일찍 자는 새나라의 어린이라 바로 잠을 잤다. 드디어 아침.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가장 일찍 일어나는 하늘이. 역시나 6시에 일어나서 먼저 일어나서 거실로 가더니 TV를 켰다. 뭔가 바뀌었다. 먼저 사용하는 케이블TV는 셋톱박스가 하나였는데, 새로 바뀐 인터넷TV는 달랐다. 2개가 있다. 하늘이는 인터넷 공유기와 셋톱박스를 보며...
< 누르면 귀신이 나와요~! >
하늘이 : 두개 생겼네? 이것도 있네~~
리모콘을 신기하게 보다가 노란 버튼(아이들나라)을 발견하고서
하늘이 : 엄마~ 이건 뭐야?
엄 마 : 아... 이거??? 어... 이거 누르면 귀신나와~ 무서운거 나오니까 누르면 안돼~ 알겠지?
하늘이 : 어...
요즘 하늘이가 귀신을 무서워해서 엄마는 순간적으로 귀신이 나온다고 해버렸다. 하지만, 궁금한게 많은 하늘이가 아이들나라 버튼을 누르는건 시간문제다. 어린이집에 다녀와서 노란버튼의 유혹에 빠져들수도...
덧, 이 글은 엄마가 SNS에 올린 글을 다시 편집해서 올린다.
덧, 우리 집은 케이블TV와 고속인터넷을 각각 다른 회사의 상품을 사용하고 있었다. 아빠는 엄마에게 그동안 사용하던 고속인터넷이 약정이 끝났다고 했다. 그리고 케이블TV도 약정기간이 끝났다며, 케이블TV와 인터넷을 같은 회사 결합상품으로 바꾸는게 어떻겠냐고 했었다. 아빠는 그동안 바꾸고 싶었는데, 고속인터넷과 케이블TV의 약정기간이 달라서 바꾸지 못하고 있었다고 한다.
5살 하늘이는 아직 기저귀를 합니다. 또래 친구들은 대부분 기저귀 떼고 팬티를 입는데, 하늘이는 아직도 기저귀를 하고 있어요. 엄마, 아빠가 작년부터 어떻게하면 기저귀를 뗄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했대요. 그렇지만, 하늘이는 너무 어려웠어요.
어제 오전에 엄마는 하늘이에게 다시 기저귀를 벗기고 팬티를 입혀주셨어요. 하지만, 하늘이는 또 팬티에 쉬를 하고야 말았어요. 지난번에는 팬티에 쉬하면 엄마는 바로 기저귀를 다시 해주셨는데, 이번은 달랐어요. 엄마는 다시 깨끗한 팬티로 갈아 입혀주셨어요.
< 이제는 변기에서 쉬해요 >
오후에도 엄마의 노력은 계속됐어요. 사실 하늘이도 기저귀를 벗으니, 편했어요. 기저귀하면 기저귀가 자꾸 사타구니를 귀찮게해서 자주 들어주었어요. 한참을 있다가 엄마가 다시 변기에 앉히더니, 쉬를 하자고 하셨어요. 쉬하는 방법을 몰라서 어리둥절, 하늘둥절 하고있는데, 드디어 쉬가 조금 나왔어요. 엄마와 아빠는 정말 좋아하셨어요.
하늘이도 기뻤어요. 어린이집에서 다른 친구들은 팬티를 입는데, 하늘이만 기저귀를 입고 있었거든요. 사실 하늘이는 이른둥이라 체격이 작아서 4살에 3살반으로 어린이집을 시작했어요. 그래서 친구들은 1살 어린 4살 동생들이에요. 그리고 3살반 동생들 중에 기저귀를 떼고 팬티를 입는 아이가 있어서 그동안 조금 부끄러웠어요. 그랬던 하늘이가 드디어 변기에 쉬를 했어요. 하늘이는 정말 기뻤어요. 너무 기분이 좋아서 평소에 잘노느 소파 등받이 위에 올라가서 소파위로 몇 번이나 뛰어내렸어요. 아빠는 머리에서 인공와우가 떨어질까봐 계속 주의하면서 그만하자고 하셨지만, 하늘이는 정말 기분이 좋아서 몇 번을 더 뛰어내렸어요. 10번 넘게 뛰어내린것 같아요. 인공와우는 머리에서 몇 번 떨어졌지만, 그래도 좋았어요.
한 번의 성공. 하늘이는 쉬 참는 법을 몰라요. 기저귀를 하고 있을 때는 아무때나 쉬했지만, 팬티를 입고 있으니 불안했어요. 그래서 쉬가 마려우면 엄마를 찾았어요. 10분, 20, 30분. 엄마를 계속 불렀어요. 계속 쉬를 했어요. 엄마가 할머니께 전화해서 여쭤보셨대요. 할머니는 처음에는 그렇게 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참았다가 할거라고 알려주셨대요.
밤에 잠을 자려고 준비하면서 엄마는 다시 기저귀를 입혀주셨어요. 하늘이가 아직 밤중에는 기저귀를 해야 한대요. 엄마 말이 맞았어요. 잠을 자고 일어나니, 기저귀가 다 젖어 있었어요. 변기에서 쉬를 하고 다시 팬티를 입혀주셨어요. 조금 놀고있는데, 응가가 나오려해요. 하늘이는 다급하게 엄마한테 기저귀 해달라고 했어요. 엄마는 어리둥절 하다가 하늘이가 방귀를 끼니까 응가 마렵냐고 하시며 기저귀를 입혀주셨어요. 기저귀 입고 응가를 했어요. 아직 응가는 무리인가봐요. 엄마랑 아빠는 응가도 곧 변기에 할 수 있을거라 칭찬해주셨어요.
맞아요. 하늘이는 뜨거운 태양을 피하지 않아요. 그냥 무시하고 놀면서 즐거우면 돼요. 엄마와 하늘이는 둘이서 일주일간 백령도로 휴가를 갔다 왔지요. 평소 인형을 좋아해서 토끼 인형을 준비했는데, 차에 두고 가버렸네요. 그래도 재미나게 잘 보내고 왔어요.
일주일만에 백령도에서 돌아온 하늘이는 여전히 장난꾸러기에요. 집에 와서 짐을 풀면서 엄마는 아빠에게 토끼인형이 차에 있었는데, 몰랐냐고 합니다. 아빠는 뒷좌석을 둘러보지 않아서 전혀 모르고 있었대요. 그렇게 차에서 외롭게 일주일을 보낸 토끼를 집으로 데려왔어요. 그리고 하늘이는 토끼인형에 대해서 엄마하고 이야기를 했어요.
< 머리는 길지않고 소리가 없는 토끼 >
하늘이 : 엄마, 토끼는 머리가 길어!
엄마 : 머리? 짧은데?
하늘이 : 머리 긴데?
엄마 : 아~ 이거는 토끼 귀야.
하늘이 : 아~ 그래? 그런데, 토끼는 소리가 없잖아? 하늘이는 소리가 있어.
엄마 : 응~ 토끼는 소리가 없어.
하늘이 : 왜? 토끼는 왜 소리가 없어?
엄마 : 토끼는 엄마가 소리 사주지 않았나봐
멀리서 엄마와 하늘이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이제 하늘이도 자신이 남과 다른 것을 느끼기 시작했구나. 자각하고 있구나... 마음 한켠에서는 미안한 감정이 생겨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또 한 가지 배우고 있는 모습에 고마운 마음도 생긴다.
< 토끼야 사랑해~ 뽀뽀~~ >
하늘이가 집에 온 후로 인형이 하나 둘 쌓이기 시작해서 지금 제법 많은 인형이 하늘이와 친구로 두고있다. 소리를 듣는 것 만으로도 감사하고, 꾸준히 언어치료를 받으며 말을 배우는 하늘이. 평소 하늘이가 소리듣는 것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항상 관찰한다. 인공와우가 머리에서 떨어지면 바로바로 붙여줬었는데, 요즘 하늘이는 스스로 붙이기도 한다. 배터리가 떨어지면 빨간 LED가 깜빡인다. 그러면 엄마, 아빠는 바로바로 배터리를 교체해준다. 요즘 하늘이는 배터리가 떨어졌을 때 인공와우가 신호를 주는지, 소리없어라며 와우를 머리에서 떼서 가지고 오기도 한다. 이런 사소한 것에도 감사하다.
< 오른쪽은 OPUS2, 왼쪽은 SONNET 각각 2016년 1월, 2017년 2월에 수술해서 소리를 잘 듣고 있다. >
요즘 하늘이는 스스로를 알아가면서 자기주장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다만, 주장이 너무 강해서 엄마, 아빠와 시시때때로 부딛히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그 순간이 지나면, 왜 조금더 부드럽게 대해주지 못했을까? 반성하게 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그만큼 하늘이가 건강하게 잘 자라주고 있는것도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