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이야기

체력짱 하늘이!

육아일기 l 2017. 8. 23. 22:07

2017년을 살고 있는 어린 아이들에게 뽀로로는 최고의 친구가 아닌가 싶다.


올해 5월 뽀로로 테마파크에 처음 놀러갔을 때 하늘이의 표정은 잊혀지지 않는다. 당시 28개월의 하늘이는 아마도 천국을 만났다고 느꼈을 것이다. 뽀로로 테마파크의 입구에 도착한 하늘이의 눈빛은 온 세상을 다가졌다고 해도 믿었을 것이다. 눈에서 하트가 뿅뿅 발사되며 엄마, 아빠는 보이지 않고 오로지 뽀로로와 친구들만 보였던 날이다. 1시간 남짓 뛰어다니다가 힘들어해서 집으로 돌아왔었다.


그리고 어제 2017년 8월 22일.

하늘이를 데리고 다시 뽀로로 테마파크를 찾았다. 3개월이 조금 더 지나서 찾았지만, 하늘이는 주차장에 도착해서부터 난리가 아니다. 주차장에 세워놓은 뽀로로 테마파크 입간판을 보면서 눈이 번쩍 뜨인다. 바로 조금 전까지 차안에서 졸았었는데, 잠은 어디로 도망갔는지 찾을 수 없었다.




뽀로로 테마파크 입구에 도착하자, 역시 엄마와 아빠는 눈에서 사라졌다. 엄마가 입장권을 구입하는 동안 간단하게 뽀로로와 페티 사이에서 사진을 찍고 입장한다. 간신히 사진 한 장 찍었을 뿐이다. 입장하니, 테마파크 안은 하늘이 세상이다. 뒤도 안보고 앞으로만 돌진한다. 20m쯤 뛰어갔을까? 뒤를 돌아보고 빨리 오라고 한다. 사진 찍어주려고 어지간히 노력했지만,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단 1초도 쉬지않고 이곳 저곳 눈에 보이는 뽀로로와 친구들 그리고 놀이기구들에 취해서 뛰어다니는 하늘이. 그런 상태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없다.동영상으로 촬영한다. 그래도 바쁘다.


이번에 하늘이는 지난 5월과는 달랐다. 많이 달랐다. 이번에는 말이 조금 늘어서 가끔 엄마, 아빠를 찾는다. 엄마~ 아빠~ 같이 놀자~ 를 외치면서 이곳 저곳 계속 달려간다. 2시간이다. 어떻게 시간이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마라톤 선수를 시켜야하나? 살짝 고민해본다.




태어난지 975일, 교정 909일째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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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세 개래요

육아일기 l 2017. 7. 21. 13:49

하늘이는 나이가 세 개래요. 왜냐구요?

이제부터 하나씩 천천히 알려드릴께요~





생활연령


아기는요 40주. 그러니까 280일동안 엄마 뱃속에서 사랑받으며 쑥쑥자라서 세상과 만나야하는데, 이른둥이는 그보다 먼저 태어나잖아요. 태어난 날이 생일이 되는거 맞지요? 그래서 하늘이도 2014년 12월 23일이 생일이에요.


2015/02/14 - [이른둥이] - 빛을 보다 - 30주 4일(2014.12.23 21:22)




교정연령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하늘이는 30주 4일만에 태어났어요. 10주나 빨리 태어나버렸어요. 예정일에 태어났으면 2015년 2월 27일이 생일이 될 운명이었지요. 하늘이처럼 이른둥이는 발육, 발달을 비교할 때 교정연령으로 비교해요. 빨리 태어났기 때문에 태어난 날로 비교하면 차이가 많이 나거든요.



듣기연령


하늘이는 보통의 다른 이른둥이와 다르게 또 하나의 나이가 있어요. 바로 듣기연령이래요. 하늘이는 태어나면서부터 선천적으로 들을 수 없었어요. 보통은 엄마 뱃속에 있을 때인 임신 20주때부터 들을 수 있다고 왼쪽귀 수술해주신 소리의원 전영명 원장님이 알려주셨어요. 그런데, 하늘이는 태어나고 한참이 지나서야 들을 수 있게 되었어요. 2016년 2월 12일 인공와우를 통해서 처음으로 소리를 들었어요.


2016/02/12 - [소리의 기쁨 - 인공와우] - 세상과의 소통, 그 첫 걸음


그러니까 하늘이가 소리를 듣기 시작한지는 17개월 됐네요. 왼쪽 귀까지 같이 듣게된 시간은 5개월밖에 안됐네요. 아빠는 왼쪽 귀로 듣는 시간이 오히려 오른쪽 귀보다 오래걸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었대요. 그런데요, 하늘이는 한 달정도 만에 따라잡았어요. 소리의원 재활선생님들이 말씀하시기를 보통 늦게 듣는 귀가 먼저 수술한 귀보다 듣는 시간이 짧대요. 뇌에서 이미 듣기가 상당부분 이루어진 상태라서 빠르게 따라잡는대요. 양쪽 귀가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지금은 듣는 수준이 같아요.



마치며


요즘 하늘이는 생활연령에 맞게 아주 잘크고 있어요. 생활연령에 맞는 발달이에요.


다만, 몸은 교정연령 보다 1년정도 늦은 발육을 보이고 있어요. 키와 몸무게가 31개월 친구들보다 많이 작아요.


말하기 듣기는 제일 늦어요. 그래서 엄마, 아빠와 소통이 다른 친구들에 비해 더 어려워요. 하늘이가 표현할 수 있는 말이 적고, 이해하는 말도 적어서 아직은 몸짓으로 말을 더 많이해요. 그래서 엄마, 아빠를 많이 힘들게 하고 있어요. 특히 엄마를 아주 많이 힘들게해요. 아마도 저희 가족이 이겨내야하는 숙제인거 같아요.



태어난지 942일, 교정 876일째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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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쯤 됐을까? 하늘이가 밤잠을 잘 못자고 새벽에 깨서 엄마를 힘들게 한다. 보통 새벽 2시~3시 사이에 깨서 엄마를 깨운다. 왜 그러는지 알 수 없지만, 엄마는 매일밤 하늘이와 새벽잠을 못자고 있다.


오늘은 조금 양호했다고 한다. 새벽 4시 30분. 그렇지만, 더 이른 시간에 침대 옆 바닥에 재우는 하늘이가 침대위로 올라왔다. 내 팔을 베고 잔다. 조금 불안하다. 자칫하면 바닥으로 떨어질 수 있는 상태로 잠을 잔다. 덕분에 오늘은 내가 설잠을 잔다. 이리 저리 돌아다니면서 자는 하늘이가 발밑에서 느껴진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침대 안쪽으로 옮겨놓는다. 그리고 침대 바깥쪽에는 쿠션으로 막아놓고 하늘이 이불에서 이어서 잠을 잤다. 한참을 자는데, 역시나 하늘이가 엄마를 깨운다.


일어나~ 일어나~ 아마도 엄마 머리를 손으로 받치면서 엄마를 깨우나보다. 모른척하고 잤다. 엄마는 출근해야하는 아빠를 대신에서 하늘이를 데리고 거실로 나온다. 그리고 하늘이에게 이야기 한다. 아빠 자야하잖아~ 출근해야 하기에 모른척했지만, 미안하다. 매일 새벽마다 하늘이가 엄마를 힘들게 한다.


2시~3시에 잠에서 깰때는 우유를 먹이면 30분정도 있다가 잔다고 하는데, 오늘은 늦게 일어나서 였을까? 알람소리에 잠에서 깨보니 엄마가 하늘이하고 놀아주고 있다. 얼마전까지는 7시까지만 자도 소원이 없겠다고 했었는데,


하늘아~ 하루하루 깊어지는 엄마의 다크서클이 아빠를 슬프게해. 이제는 예전처럼 5시30분, 6시까지라도 잘 수 있으면 좋겠다.



태어난지 921일, 교정 855일째 날에...




< 만풍화의 주인공, 만화가 박운음 화백님께서 그려주신 하늘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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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가 약 3주전 매핑을 하고와서 와우를 거부하는 빈도가 점검 많아졌다. 2016년 첫 번째로 오른쪽 수술하고 착용한 인공와우 기기는 오퍼스2는 가끔 스스로 떼버리는 경우가 있었지만, 행동하는 모습을 보면 거부가 아닌 장난치는 모습에 더 가까웠다.


2017년 두 번째로 왼쪽 수술하고 새로 출시된 소넷을 추가로 착용하고 있다. 소넷을 착용하면서 거부하는 느낌으로 떼내는 빈도가 가끔 있었는데, 최근에는 완강히 거부하는 모습을 자주 봤다. 며칠전에도 새벽 5시에 깨서는 동주가 엄마, 아빠를 힘들게 했다. 소통하려 건조기에서 와우를 꺼내는데, 꺼내지 말라고 너무 강하게 의사표시를 한다. 엄마는 하늘이가 싫다고하니 잠깐 쉬었다가 해주자고 하는데, 나는 다른 것은 양보해도 소리듣는 것은 양보 할 수 없다고 이야기했다. 엄마는 바로 수긍하고서 와우 착용을 도왔다. 역시나 와우를 붙이는 순간 동주의 울음은 더 거세졌지만, 차근차근 이야기를 했다.


하늘아 소리듣자~ 소리듣자~ 하늘이는 계속 거부한다.


그러다 문득 하늘이가 좋아하는 뽀로로가 생각이 났다. 다시 와우를 붙이고 뽀로로 뽀로로 계속 반복했다. 하늘이가 갑자기 반응을 보인다. 소파위의 뽀로로를 가르키며 뽀로로라고 이야기한다. 와우를 떠메면서 아빠의 입을 보게하고 뽀로로를 반복하다가 와우를 붙이고 다시 뽀로로를 반복한다. 하늘이에게 다시 이야기 한다. 하늘아~ 뽀로로 소리 들리지? 와우를 해야지 뽀로로 소리 들을 수 있지?


이제 하늘이가 이해했나보다. 소리를 들어야 뽀로로 소리도 들을 수 있고, 뽀로로 동영상도 들을 수 있고, 하늘이의 눈높이에 맞는 훈육이었는지 아직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와우를 잘 착용해서 다행이다.



태어난지 913일, 교정 847일째 날에...



덧, 아빠가 바쁘다는 핑계로 300일만에 다시 글을 남긴다.



< 2017년 6월 11일 용인의 카페호미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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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육아일기 l 2016. 8. 26. 21:49

하늘이가 인공와우를 통해서 소리를 처음 들었던 날이 2016년 2월 12일 이다.

소리를 자유롭게 듣게된지 이제 6개월이 조금 지났다. 소리를 들으며 백화점의 문화센터도 두 학기를 다녔고 약 한 달전부터는 경기도에서 지원하는 복지사업 중 하나인 꿈e든카드로 언어재활도 하고 있다. 언어재활은 다른 한 곳에서도 같이 겸하고 있다. 귀 전문병원인 소리귀클리닉에서 재활을 하고 있다. 아마도 하늘이의 왼쪽 귀는 소리귀클리닉에서 하게 될 것 같다.


언어재활을 다니면서 하늘이는 더 많이 밝아진 것 같다. 특히 소리귀클리닉에 다니면서 더욱 그렇다. 소리 듣는 방법을 배워가면서 알아 듣는 소리가 많아지고 있다. 엄마, 아빠도 언어재활 선생님의 코치로 평소 하늘이에게 소리를 들려주는 방법이 달라지면서 하늘이가 달라지고 있다. 다만, 집에서 익숙한 것들 속에서 하늘이의 반응은 병원에서 보여주는 반응이 훨씬 덜하지만, 하늘이는 하나 둘 변화하고 있다.


하늘이는 저녁 7시에서 7시 30분 사이에 잠을 잔다. 저녁을 먹고 치카푸카를 하면 하늘이는 엄마에게 손짓을 하고 잠 잘 준비를 한다. 반드시 쪽쪽이가 필요하다. 이때 하는 행동이 있다. 졸립다는 표현을 말이 아닌 행동을 한다. 손으로 눈을 비비는 시늉을 한다. 엄마~ 하늘이 졸려요~ 자러가요~ 그렇게 엄마 손을 잡고 쪽쪽이를 입에 물고는 아빠에게 빠빠~ 인사를 한 뒤 방문을 닫는다.


며칠 전이다. 하늘이가 낮에도 졸립다는 행동을 하는 것이다. 엄마는 하늘이가 졸릴때 항상 눈 비비는 행동을 한다고 하며 하늘이에게 쪽쪽이를 물리고 방에 들어간다. 그런데, 하늘이는 잠을 안잔다. 잠깐 방에 있다가 나와서는 장난감을 가지고 논다. 집에 있는 동안 이런 하늘이의 행동을 여러번 봤다.


아~~ 하늘이가 졸려서 눈을 비빈것이 아니다. 하늘이는 단지 쪽쪽이를 빨고 싶었던 것이다. 엄마에게 이 말을 해줬을 때 엄마는 아니라고 했지만, 곧 엄마도 인정하게 되었다. 오늘도 하늘이는 쪽쪽이를 빨고 싶으면 엄마, 아빠를 보며 눈 비비는 행동을 한다.


하늘이는 가르쳐 주지도 않았는데, 하나 둘 세상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다. 지금 수준의 거짓말을 귀엽게 넘길 수 있고 아직 말을 통한 소통을 할 수 없어서 가르치려면 멀었지만, 앞으로 하늘이가 성장해가면서 거짓말을 할 때, 그러니까 하늘이가 나쁘다는 것을 알고 거짓마을 할 때가 되면 그때는 충분히 소통하고 대화하면서 눈높이를 맞춰야 겠다. 왜 그랬는지, 거짓말이 왜 나쁜 것인지, 하얀 거짓말을 왜 하는지... 등 하늘이하고 해야할 것들이 많아지고 함께 풀어가야 겠다.


같이 앉아요~~세상 가장 사랑스러운 모습



태어난지 613일, 교정 547일째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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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래 친구들에 비해서 키와 몸무게가 작은 하늘이는 동국대학교 신생아중환자실(NICU)에 입원해 있는 200일동안 금식을 자주 했었다. 퇴원했을 때 먹는 양은 40㏄로 시작해서 먹이는 양을 점차 늘렸다. 하늘이를 진료해주시는 교수님은 먹고 소화만 시킨다면 얼마든지 먹이라고 하셨고, 엄마와 아빠는 교수님의 말씀대로 그렇게 했다. 결국 하늘이는 또래 아이들보다 많이 먹는다. 분유를 먹이는 동안 또래 아이들이 먹는 양을 따라 잡았고 이유식을 시작할 때도 이미 또래 아이들보다 많은 양을 먹고 있었다. 이렇게 먹이는 이유는 또래 아이들보다 상대적으로 작은 이른둥이들이 성장을 따라잡기 위해서다.


하늘이는 밥 시간 이외에 간식을 먹을 때도 유별나다.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들리면 그 소리에 집착한다. 과자를 주기 시작하면서 그것이 먹는건지 알고 집착을 보인다. 하늘이 말고 다른 아이들도 그렇겠지만, 하늘이는 체격이 작으면서 밥 먹는 양이 많아 조심스러웠었다. 몇 번의 장 수술로 또래 아이들에 비해서 장도 짧은 상태라서 많은 음식을 먹으면 소화시키기가 힘들거라고 생각되서 그렇다. 그런데, 하늘이를 봐주시는 교수님은 문제 없다고 하신다. 하루에 몇 번은  냉장고 앞에 가면 먹서 먹을 것 달라고 떼를 쓰기도 하고 싱크대에서도 과자를 꺼내주니까 자주 그쪽으로 온다. 주로 주방쪽에서 떼쓰는 경우가 많다. 엄마랑 아빠가 그쪽에서 먹을 것을 가져다 주는 것을 알아버려서 그런다.


걷기 시작하고 날이 따뜻해지면서는 밖에 나가서 노는 날이 많아졌다. 하늘이 보다 조금 큰 아이들을 보면서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노는데, 이따금 먹을 것을 손에 들고 있으면 하늘이는 먹을 것만 따라다니다. 하늘이가 먹을 수 없는 것들도 있는데, 조그만 과자봉지만 보면 하늘이는 그쪽에 온 신경이 집중된다. 


격하게 먹고 싶다앞의 아이가 젤리 먹는 모습을 보며...



시선집중말랑카우 먹고 싶다. 격하게 먹고 싶다.

 


요즘들어 하늘이는 밥 먹는 양이 줄어든다. 왜그런가 했더니, 이유식은 순수하게 재료 이외에 간을 하지 않아서 그랬다. 이제 엄마 아빠가 먹는 밥. 간이 된 반찬을 먹고 싶은가보다. 밥 먹을 때 엄마 아빠가 먹는 것을 달라고 떼쓰기도 한다. 그래서 간을 아주 약하게 해서 줘봤더니 정말 잘 먹는다. 이제 이유식을 그만 먹여도 될것같다. 오늘은 처음으로 일반 음식점에서 파는 음식을 같이 먹였다. 공기밥을 하나 더 시켜서 먹였는데, 정말 많이 먹었다. 밥 그릇에 밥을 가득 담은 한 그릇이었는데, 60% 넘게 먹었다. 이렇게 점심을 먹이고 몇 시간 후 팥빙수와 치즈케잌을 먹을 때도 하늘이는 정말 잘 받아 먹는데. 하늘이의 식탐은 정말 대단하다.





덧, 하늘이의 수줍은 모습


쑥스러워요~느낌 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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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을 기억하며...

육아일기 l 2016. 7. 10. 21:45

2016년 7월 10일. 하늘이가 집에 온 날도 벌써 1년 됐어요.

1년전 오늘은 엄마랑 아빠랑 집에서 같이 살게되서 기쁘기도 했지만, 육아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던 엄마, 아빠는 어리바리했어요. 하루 이틀 사흘... 시간을 보내면서 점차 익숙해지고, 그에 따라서 하늘이도 익숙해져갔지요.


집에 오던 날 하늘이는 키가 51㎝ 정도, 몸무게는 3.15㎏이었어요. 1년이 지난 오늘의 키는 약 6769㎝ 정도고 몸무게는 7.6㎏이래요. 아빠가 그러시는데요. 태어날 때 작게 태어났을 뿐 키크고 몸무게 늘어나는 정도는 다른 친구들하고 비슷하게 자라고 있데요. 하늘이 잘하고 있지요?


참!!! 엄마는 며칠전부터 한 가지 계획하고 있었데요. 작년 집에 올 때 찍은 사진을 1년 기념으로 똑같이 찍어주려고 하셨데요. 그래서 결국은 사진을 찍었어요. 점심먹고 목욕하고서는 사진을 찍어주셨어요. 하늘이는 사진을 왜 찍는지 모르겠어요. 똑깥은 자세로 자꾸 눕히는데, 하늘이는 놀고 싶어서 자꾸 돌아 누웠어요. 그래도 엄마랑 아빠는 자꾸자꾸 다시 눕혀서 결국은 몇 장 찍혀줬어요. ㅠㅠ


그래도 많이 컸지요? 품이 남았던 옷이 완전히 꽉 끼더라구요. 요즘 핏을 살리는 옷이 유행이라고 하지만, 하늘이한테 너무 꽉 껴서 조금 창피했어요. 집이 덥다고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으로 드라이브 다녀왔는데, 아빠가 안아주고 있을 때는 하늘이 똥고가 바지를 먹어버리는 줄 알았다니까요! ㅠㅠ


2015년 7월 10일하늘이 집에 왔어요



2016년 7월 10일못이기는 척 찍혀줬어요



모든 것이 새로운 하늘이는 오늘도 새로운 것을 보고 듣고 맛보는 등 많은 것을 느끼고 하나하나 습득해가는 중이에요. 동국대학교 일산병원에서 꼬박 200일 동안 누워있던 하늘이는 유모차 타는 것을 비롯해서 대부분의 타는 것을 무서워했지만, 이제는 제법 익숙해지고 있어요. 특히 보름 전부터는 유모차 타는 것도 극복했어요. 그 뒤로 엄마하고 몇 번 유모차를 타면서 놀았어요. 하지만, 엄마랑 아빠는 하늘이가 제법 커서 신생아용 유모차는 너무 크고 무거워 작은 것으로 바꿔주려는 계획 중 이래요. 정드니 헤어지게 생겼어요.



엄마랑 아빠는 하늘이와 이동할 때 타는 차가 오래전부터 말썽을 부렸었데요. 엄마, 아빠는 감수하고 타고 다녔었는데, 하늘이하고 같이 타고다는 것은 더 이상 무리라고 생각했나봐요. 그래서 하늘이가 작은 효도를 했어요. 하늘이가 소리를 듣지 못해 인공와우 수술을 하면서 장애인으로 등록되서 세금없이 차를 빠꿔드릴 수 있었어요. 그래서 18개월된 하늘이에게도 차가 생겼어요. 하늘이와 아빠가 50%씩 공동으로 차를 갖게 되었지요.


아빠 안전운전 하세요~이 차가 하늘이랑 아빠랑 50%씩 가지고 있는 차에요. 말리부



태어난지 566일, 교정 500일째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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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아~ 이제는 무럭무럭 잘 커줬으면 한다.



2014년 12월 23일 오후 3시 34분. 예정일보다 10주나 빠른 30주 4일만에 904g으로 태어나 병원의 신생아중환자실NICU에 입원한 후 꼬박 200일의 병원 생활을 끝낸지 11개월이 지났어. 이 글을 처음 썼던 2016년 6월 5일의 하늘이는 키가 약 68cm, 체중은 약 7.5kg정도의 체격야. 열 달 엄마 뱃속에서 태어난 아가들에 비하면 키는 13~5cm 작고 체중은 4kg정도 체격이 작아.


하늘이는 아직 인공와우 수술이 1번 더 남았고 지속적인 듣기 재활이 필요하지만, 그것 말고는 너무나 건강한 상태야. 아직 감기를 비롯한 다른 병치레가 없어. 괴사성장염으로 소장을 많이 잘라내서 퇴원당시 단장증후군이 있을 수도 있다고 했지만, 그것 마저도 잘 이겨내고 체격에 비해 많은 양을 먹으며 소화를 잘 해내고 있어.

요즘은 눈을 뜨면 밖에 나가서 놀자하고 하늘이의 주장이 강해져서 엄마가 많이 힘들어하고 있단다. 소리를 듣기 시작한지 약 4개월. 아직 말은 못하는 하늘이라서 엄마가 더 힘들어하고 있어. 인공와우를 항상 몸에 달고 살아야하는데, 가끔 머리에서 떼내서 입으로 빨고 잡아뜯듯 분리하는 바람에 잘 지켜보고 있어야 한단다. 그래서 어린이집에 보내고 싶어도 망설여져. 하늘이가 또래 친구들하고 놀면 발달에 많은 도움이 될텐데... 하늘이는 그저 엄마, 아빠와 일상이 대부분이고 하늘이의 다른 일상은 일주일에 하루 문화센터에 가는 일, 가끔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집에 가서 놀다가 오는 일, 엄마와 함께 회관에 갔다 오는 일이 그 외의 일상이야.


아참~!! 하늘이가 요즘은 밖에 나가서 노는 것을 너무 좋아해서 아파트 앞 마당에서 형아, 누나들을 따라 다니고 이쪽 저쪽 현관을 돌아다니고 놀이터의 돌고래와 개구리를 올라타서 노는 것을 좋아해. 그리고 미끄럼틀 난간을 잡고 혼자 오르는 것도 좋아해. 얼마전 아빠하고 처음 놀이터에 나갔던 날은 아빠 배위에 앉아 그네도 재미있게 탔었어. 하늘이가 노는 모습을 보면 친구들을 빨리 만나게 해줘야 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아직은 조심스러워.

 

그래도 아빠는 떼쓰는 하늘이가 너무 사랑스러워. 하늘이의 주장이 강하지만, 소통이 시작되면 더 좋게 발달시킬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있어. 외아들이라서 스스로 세상을 살아가려면 필요하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어. 그렇다고 아빠는 하늘이가 이기적으로 자라도록 방치하지는 않을 거야. 약자한테 약하고, 강자한테 강하게 살도록 가르치고 싶어. 하늘이는 그렇게 살 수 있을 거라 믿어.



그리고


먼저 쓴 글을 조금 수정하는 2016년 6월 11일.


이틀 전 하늘이는 몸에서 열이 많이 났어. 엄마랑 하늘이랑 둘이서 외할아버지 댁에 갔다가 하룻밤 자고 오게 되었는데, 새벽에 하늘이 몸에서 열이 나기 시작했어. 엄마는 급하게 하늘이를 데리고 우리 집으로 왔어. 오후가 되면서 열이 내렸고 이 날은 아빠도 쉬는 날이라서 하늘이랑 같이 있을 수 있었어. 저녁에는 체온이 거의 정상으로 돌아와서 안심했는데, 다음 날 아침 하늘이는 전 날보다 더 높은 열을 내고 있었어. 아빠가 체온을 재보니 왼쪽 귀 38.9℃, 오른 쪽 귀 38.4℃로 꽤 높았는데, 전 날처럼 하늘이는 보채지 않고 잘 놀고 밥도 잘 먹어서 엄마와 아빠는 지켜보기로 했어. 열은 생각보다 빨리 내려서 안심하고 오후에는 밖에 나가서 잘 놀고 왔단다.


그런데, 오늘 6월 11일 아빠가 회사에 출근해서 일하고 있는데, 엄마에게서 연락이 왔어. 하늘이의 변 색깔이 검다고 했어. 아빠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인터넷 검색을 해보고 걱정을 놓을 수 없었어. 혈변을 보면 검정색 변을 볼 수 있다는 글을 봤어. 하늘이는 장 수술을 했었기 때문에 더 걱정이 되었어. 이틀간 열이 났지만, 잘 먹고 잘 자고 응가도 잘했었기 때문에 아주 나쁜 생각은 하지 않기로 했어. 엄마와 아빠는 우선은 지켜보기로 했어. 왜냐면 하늘이가 응가 색깔이 검정색인 것 말고는 아주 잘 먹고, 잘 자고, 응가도 잘하고 있어. 그리고 오늘은 토요일이야. 병원에 가도 교수님이 안계시기 때문에 아주 나빠지지 않으면 기다려 보기로 했어. 그러니까 하늘아~ 지금까지 아주 해왔던 것 처럼 이번에도 잘 해주기를 믿을께.


사랑하는 하늘이에게... 아빠가


처음 카페에 갔던 날하늘이는 다 먹을 수 있어요


돌고래와 한 판처음에는 무서웠어요


엄마 사랑해요~호수공원 가족 나드리


쉐이크는 원샷이죠~아빠가 해주는 베리베리나나 쉐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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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람시계처럼 아침 6시경이면 하늘이는 일어난다. 하늘이가 일어나는 소리를 듣고서 잠에서 깨서는 바로 우유를 준비한다. 얼마나 됐을까? 요즘은 쉬는 날, 오후 출근하는 날에 핸드폰의 알람은 필요없어졌다. 그래도 아직 알람이 필요한 날은 있다. 아침 출근하는 날에는 아빠의 알람이 더 빠르다.


요즘 하늘이는 6시에 기상해서 우유를 먹고 9시경 아침 밥을 시작으로 4시간 마다 밥을 먹는다. 하늘이에게 밥이지만, 아직 아랫니 두 개 뿐이라서 말기 이유식이다. 마지막으로 저녁 밥을 먹은 후 7시정도에 밤잠을 잔다. 자는 동안에 10시경 밤중 수유를 한 번 더 한다. 간식으로 여러가지를 먹고 아빠와 같이 식사를 할 때는 아빠 무릎에 앉아 아빠가 먹는 밥을 조금씩 빼앗아 먹는다. 사실 아빠가 밥풀을 몇 개씩 하늘이 입에 넣어준다. 그래야 하늘이가 아빠 무릎에 앉아 있는다. 


하늘이가 먹는 음식의 양은 체중에 비해서 무척 많다. 우유는 200㏄씩 두 번, 이유식은 200㏄씩 세 번 그리고 중간에 간식으로 요거트 약 100㏄, 치즈 1장, 과자 사또밥 조금... 여튼 체중 7㎏에 비해서 엄청나게 먹는다. 하늘이가 이유식 먹는 양을 다른 엄마들이 보면 놀랜다. 하늘이 또래의 보통의 아가들은 10㎏이 넘는데, 그 아가들이 먹는 양보다 적지않다. 체구는 작아도 같은 월령의 아가들에 뒤지지 않는다. 응가는 하루에 2번~3번으로 많지도 적지도 않게 적당히 하는 것 같다.


어제 2016년 4월 24일은 처음으로 혼자서 잠이 들었다. 비록 엄마가 옆에서 토닥여주기는 했지만, 태어나서 500일이 되가는 동안 항상 안아서 재웠는데, 혼자서 잠이 들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안아서 재우다가 최근에는 포대기에 업어서 재웠다. 그리고 입에는 쪽쪽이가 반드시 필요했었는데, 어제는 그냥 잤다고 하니 얼마나 기특한지... 매트 위에 누워서 옆으로 몇 번을 구르다가 엄마가 토닥이니 스르르 잠이 들었다는 엄마의 소식에 아빠도 덩달이 기분이 좋아졌고 새로운 행동에 기뻤다. 그리고 오늘 2016년 4월 25일도 낮잠을 혼자서 잤다고 한다.


한 가지 더 새로운 행동을 한다. 생후 17개월째 접어들었고, 교정으로 14개월인데, 아직까지 곤지곤지, 잼잼을 안한다. 짝짝꿍은 따라하는 편인데, 곤지곤지와 잼잼은 좀처럼 따라하지 않았다. 그런데, 어제는 점심 이유식을 먹다가 혼자서 가만히 생각을 하더니 혼자서 곤지곤지, 잼잼을 했다고 한다. 엄마와 아빠의 노력은 그냥 노력으로만 끝났었는데, 어제는 그냥 혼자서 했다고 한다. 사실 전날인 2016년 4월 23일 지인들과의 모임이 있었고 그 모임에 하늘이보다 2개월 늦게 태어난 아가를 만났는데, 그 아가는 곤지곤지 잼잼을 제법 잘했다. 그 모습을 기억하는 건지 하늘이 혼자서 했다고 한다.


아직까지 귀가 안들려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었었는데, 인공와우에 적응을 잘하고 날씨도 따뜻해지고 있으니 이제는 집 앞에 나가서 다른 환경도 자주 보여줘야 겠다. 특히, 하늘이는 사람이 많은 곳을 좋아하는 것 같다. 어제는 신나게 돌아다니고 놀았는데, 오늘은 밖에 데리고 나가도 안겨서 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활발한데, 사람이 없는 곳에서는 화단의 꽃도 못 만진다. 낯설은 것이 아직은 무서운 듯 하다.



아빠와 함께~개그우먼 김미화 샘이 운영하는 용인의 카페호미에서...




태어난지 490일 교정 424일째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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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사회생활

육아일기 l 2016. 3. 27. 14:52

2016년 3월 7일 월요일.

하늘이가 처음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날이다. 매주 월요일 백화점의 문화센터에 가서 다른 아가들도 보고 선생님이 가르쳐주시는 여러가지를 따라한다. 태어나서 15개월째이자 교정 13개월이 되는 3월달의 첫 월요일 드디어 사회에 첫 발을 내디뎠다. 다른 아가들은 이미 시작한 아가들도 있다. 하늘이는 그런 아가들과는 상황이 달라서 늦은 편이다. 하늘이보다 몇 개월 늦게 태어난 지인의 아가는 작년부터 아가방에 다니고 있고, 문화센터의 같은 반 아가들도 대부분 하늘이보다 동생들이다. 듣기로 걷는 아가는 하늘이밖에 없는 것 같다.


세번째로 문화센터에 가는 날인 3월 21일은 아빠도 같이 따라나섰다. 대략 10명의 아가들이 같은 반이고 의외로 아빠와 둘이서만 오는 아가들도 두 명이나 있었다. 우리 바로 옆의 외국인 아빠는 매주 혼자서 온다고 한다.


시간이 되면 아가들은 선생님의 진행에 맞춰 스트레칭을 겸한 맛사지를 하고, 그 날의 계획에 맞춰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이 날은 비눗방울 놀이를 한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비눗방울을 보며 호기심에 다가가 만져보기도 하며 아가들은 비눗방울에 집중한다. 그리고는 선생님이 똑딱똑딱 신호와 함께 낱말카드의 그림을 보여주며 불러준다. 아가들의 집중력을 높이는 놀이라고 한다. 맛사지로 시작해서 시각, 청각, 촉각을 경험하는 놀이들로 구성된 수업으로 하늘이가 수강하는 프로그램은 아가들의 오감을 발달시켜주는 수업이다. 매주 다른 놀이들로 구성된 3개월 프로그램이다. 선생님과의 호흡뿐 아니라 같은 반 아가들의 모습들도 관찰하게 된다. 병원에서도 비슷한 또래의 아가들과 같이 있으면서 행동이 어떻게 바뀌는지 보라고 했었다.


이 아빠는 하늘이의 첫 사회생활을 시작으로 앞으로 비슷한 또래의 아가들을 보면서 서로 배우고 가르치며 성장하는 과정을 돕고 싶다.






생후 461일, 교정 395일째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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