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이야기

'난청'에 해당되는 글 20건

  1. 2024.11.10 클라리넷앙상 4
  2. 2023.10.15 천사 1
  3. 2023.07.01 2023년 한반도 난청포럼
  4. 2023.06.22 선생님, 소리가 안들려요!
  5. 2023.06.05 오디오링크와 TV
  6. 2022.10.26 학령기 아동 언어 검사
  7. 2022.06.05 SONNET2 체험을 마치며...
  8. 2022.06.04 SONNET2 체험 (2)
  9. 2022.06.03 SONNET2 체험 (1)
  10. 2021.01.23 훈육

클라리넷앙상

육아일기 l 2024. 11. 10. 15:47

엄빠가 공연을 보러 가자고 이야기 하셨어요.
어제 2024년 11월 9일 드디어 공연을 보러가는 날이 되었어요. 엄마가 하늘이에게 어떤 공연인지 이야기 해주셨어요. 클라리넷이라는 악기로 연주하는 공연이고, 이 연주회는 하늘이처럼 인공와우로 소리를 듣는 난청 장애인으로 구성된 클라리넷연주단원들이 주인공이라고 알려주셨어요.
 
오후 7시30분부터 시작되는 공연을 보기 위해 우리 가족은 4시30분 조금 일찍 여의도에 있는 영산아트홀로 출발했지요. 6시부터 티켓을 배부하니, 티켓을 빨리 받은 후 저녁식사를 해야 공연시간 전까지 일정을 맞출 수 있으니까요. 우리 가족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로 했어요.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공연장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제법 많았어요. 
 

< 멋지게 찍어주세요~ >

 
엄빠가 티켓을 받기위해 줄 서서 기다리는 동안 하늘이는 이곳 저곳을 구경했지요. 봅슬레이 전 국가대표 김동현 선수를 만났어요. 아빠가 먼저 인사하고 하늘이를 인사시켜 주셨어요. 하늘이의 모습을 본 선수님은 반갑에 인사해주시며  사진을 찍었어요. 지금은 동기부여 연설가로 활동을 하고 계시며, 최근에는 넷플릭스 피지컬100 시즌2에 출연도 했다고 알려주셨죠. 또한 하늘이는 잘 기억나지 않는데, 2019년 소리와우 페밀리데이에 오셔서 난천 친구들에게 강연도 하셨대요. 김동현 선수도 인공와우를 통해 소리를 듣는 난청 장애인이라고 해요. 그럼에도 국가대표 선수를 했다고 해요.
 
2019.09.29 - [육아일기] - 소리와우 패밀리데이 2019

소리와우 패밀리데이 2019

소리와우 패밀리데이 2019 올해도 소리의원에서 인공와우 수술을 한 가족들의 모임은 계속됐다. 올해의 장소는 경기의 연천의 허브빌리지 한참 전에 공지를 보고는 거리가 조금 멀다고 생각했지

haneul2-story.tistory.com

 
 

< 동기부여 연설가로 활동중인 봅슬레이 전 국가대표 김동현 선수와 함께 >

 
 
한쪽에는 다트게임을 하고 있었어요. 다른 친구들도 게임을 하길래 얼른 가서 줄을 섰지요. 방명록을 작성하고 게임을 해요. 방명록에는 희망을 가져라고 쓰고 바로 다트게임을 했지요. 1점부터 3점까지 점수 중에 하늘이는 3점을 얻었어요. 그래서 선물도 3가지를 모두 받게 되었어요!
 

< 다트게임 도전! >

 

< 최고점수 3점을 받아 선물을 3가지 받았어요 >

 
 
공연장 입구에는 캐릭터 인형이 다니고 있었어요. 꿀벌 인형이에요. 모든 것에 관심이 많은 하늘이는 그냥 지나치지 않았어요. 바로 사진을 찍으러 갔지요. 이번에도 멋~지게 찰칵! 아빠는 똑바로 서라고 했지만요 ^^;;
 

< 기다리는 동안 꿀벌인형과 사진도 찍었어요. 멋지게! >

 
 
7시30분 드디어 공연을 시작합니다. 하늘이 또래의 어린 악동 단원 두 명이 먼저 나와서 인사를 하고, 진행을 맡아줄 분을 소개합니다. 가수 겸 뮤지컬배우 배다해님이 소개됩니다. 엄빠는 알고 있었대요. 1년을 연습하고 준비해서 오늘 무대에 오르는 단원들의 난청에 대해 설명하고, 후원해주시는 기업들과 개인 후원자들에게 감사인사를 합니다. 그리고 사랑의달팽이 회장님의 감사인사를 하고 공연을 시작했어요.
 
첫 무대로 연주한 곡은 Graceful Ghost Rag을 클라리넷과  플루트 두 악기로 연주했어요. 뒤에는 피아노와 콘트라베이스, 드럼도 있었지만요. 아빠는 너무 고급지다며 박수를 쳤죠.
 
두 번째 무대는 빅오션 이라는 그룹이 나와 노래 두 곡을 했어요. 첫 번째 노래는 빛을 불렀어요. 노래를 들으며 학교에서 생일파티 할 때 부르겠다고 아빠에게 이야기 했지요.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는 맴버 형의 귀에서 인공와우가 떨어져 떨어질뻔 했어요. 빅오션은 맴버 3명 모두가 난청 청각장애인이래요. 난청 장애인들은 소리를 듣는 것에 한계가 있어 박자를 서로 다르게 느낄 수 있다고 해요. 그래서 빅오션은 스마트워치에 노래를 연동해서 박자를 느끼고, 특화된 TV에서 박자에 따라 빛이 나오게 해서 연습을 한다고 하네요. 그렇게 장애를 극복하고 가수까지 됐대요. 두 번째 곡으로 슬로우를 노래 했어요. 안무는 수화를 넣어 난청 장애인 중에 수어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노래를 볼 수 있게 했어요.
 
세 번째 무대 Double Qunintet
이번에는 여러 명의 클라리넷 연주자와 피아노, 드럼 그리고 또 하나의 악기가 있었어요. 관악기인데, 엄빠도 악기 이름을 모르더라고요. 아빠가 인터넷 검색으로 찾아보니 베이스 클라리넷 같은데 정확하지는 않대요. 두 곡을 연주했어요. Gershwin Medley와 Sing Sing Sing. 두 번째 곡 Sing Sign Sing은 리듬감이 매우 좋았고 관객들 호응도 좋았어요.
 
이렇게 1부가 끝나고 잠깐 휴식 후 메인 이벤트인 클라리넷앙상블 단원의 연주가 이어지는 2부가 시작됐어요. West Side Story, Rhapsody in Blue 두 곡과 베토벤 메들리 Beethoven Highlight 연주했어요. 장애인과 비장애인으로 구성된 연주단과 지휘자가 한 몸이 되어 연주를 이어갔어요. 특히 세 번째 베토벤 메들리를 끝나고 난 뒤 관객들의 공연장이 떠나갈 듯 한 박수소리가 한참 이어졌어요. 더불어 앵콜~ 앵콜~ 함성도 함께요. 무대를 떠났던 지휘자가 다시 돌아오고 연주단의 화답으로 Sing Sing Sing이 다시 연주되었어요. 1부 마지막 곡으로 연주했던 Sing Sing Sing 에 비해 연주단의 합주가 더 웅장한 소리로 다가왔어요. 정말 대단한 공연이었어요.
 
모든 연주가 끝나고 아빠는 이런 문화생활을 자주해야 하고 싶다고 했고, 엄마는 뮤지컬을 보러가고 싶다고 했어요. 하늘이는 아빠에게 물어봤어요. 왜 하늘이는 클라리넷 연주단에 같이 하지 않았는지요. 엄빠는 답을 하지 않았지만요.
 
11살(118개월, 태어난 지 3611, 교정 3445일째 날에...)

'육아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짜부빵  (1) 2024.10.11
초등4학년 여름방학  (0) 2024.07.25
몇 가지 이야기  (0) 2024.05.05
3학년 종업식  (1) 2024.01.03
아빠와 데이트  (0) 2023.11.27

천사

순간의 기록 Photo l 2023. 10. 15. 22:40

2023년 10월 14일 기기점검받으러 공덕역 근처 메델코리아에 갔어요.

집을 나서는데, 하늘이 우중충하고 비가 내리려 하고 있었어요. 아빠가 비소식이 있다고 하네요.

이번에는 차를 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로 했어요. 다행히 전철역까지 가는 길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어요.

지하철 공덕역에 내리니 역시나 비가 내리고 있었어요. 조심조심 우산을 쓰고 메델코리아에 갔지요.

도착하니 토요일이라 데스크에 직원분은 안계셨어요. 우리 보다 먼저 도착해서 기기 점검을 받고 있는 아저씨 한 분이 계셨고요. 조금 기다리다 보니 하늘이 첫 수술하고 동국대학교 일산변원에서 매핑해 주시던 선생님이 나오셨어요.

엄빠가 선생님께 먼저 인사하고 하늘이도 인사해야지~ 하셔서 인사를 드렸어요.

선생님은 하늘이가 기억을 못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하시면서 오른쪽 소넷2부터 받아 가셨어요.

문제가 있어 지난 7월에 부품을 하나 교체했었던 세트예요. 듣는 것은 문제없는데, 커버를 벗겨도 꺼지지 않아 배터리를 제거해야만 꺼지는 현상이 있어 설명드렸지요. 점검을 마치고 약간의 유격이 있었다고 부품을 다시 교체해 주셨어요. 그리고 먼지가 꽤 있었다고 하네요. 바로 왼쪽 소넷2도 점검을 했어요. 왼쪽은 문제없었고요.

 

점검을 마치고 홍대 쪽으로 점심을 먹으러 갔어요. 이 골목, 저 골목을 헤매고 다니다가 천사의 날개를 봤어요.

바로 자세를 잡으면서 사진을 찍어 달라고 했어요. 천사 같나요?

사진을 찍고 멀지 않은 곳에서 라멘으로 점심을 먹었어요. 엄빠와 셋이서 일본 라멘집은 처음이었어요. 3가지 메뉴를 주문했는데, 한 입씩 맛보고 가장 마음에 드는 라멘으로 먹었지요. 엄빠도 맛있게 먹었대요.

< 연남동 골목에서 천사가 된 하늘이 >

 

 

 

엄마가 연희동 복복서가에 가야 해서 다시 이동했어요. 시간이 많이 남아 천천히 걸어서 갔지요. 집에서 도서관에 가는 정도의 거리라서 충분히 걸을 수 있는 거리였어요. 복복서가 이벤트에 당첨돼서 엄마가 좋아하는 김영하 작가님 책을 가지고 가서 사진 찍고 사인받아왔어요. 아빠는 사진 찍어준다고 같이 가서 하늘이 사진을 더 많이 찍는 거 있죠?

 

< 연희동 복복서가에서 역광받으며 >

 

 

 

복복서가에서 일정을 마치고 다시 천천히 홍대로 이동했지요. 잠시 쉬면서 간식을 먹는 동안에도 아빠는 하늘이 사진만 찍어요. 아빠는 못 말린다니까요! ㅎㅎ

< 집으로 돌아오는 길 잠시 쉬며 >

 

꽤 많이 걸어서 힘들었는데, 그래도 즐거운 하루였어요.

하늘이도 한 살, 두 살 나이를 먹다 보니 벌써 3학년이에요. 이제 엄빠와 다는 것도 많이 익숙해지고 같이 할 수 있는 것들도 하나, 둘 늘어가고 있어요.

 

 

 

 

10살(103개월, 태어난 지 3144, 교정 2978일째 날에...)

'순간의 기록 Photo'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멋쟁이 V  (0) 2022.05.29
속초여행  (0) 2019.09.22
7월 10일  (0) 2019.07.10
어린이  (0) 2018.05.27
스튜디오 첫 촬영  (0) 2017.08.03

부제 : 난청인의 제한 없는 삶을 바라다(feat. 정책솔루션)

 

요즘 게을러져 미루고 미루다 늦게 글을 올린다.

지난 6월 10일, 청음복지관에서 주관한 2023년 한반도 난청포럼에 다녀왔다. 2016년부터 포럼을 열어왔으나, 코로나19로 인해 3년 만에 넓은 공간에서 대면 포럼이 진행될 수 있었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2020년 난청포럼을 유튜브에서 봤던 기억이 있다. 2022년에 참석하고 싶었지만, 그날이 하늘이 소넷2 구입하던 날이었다.

 

2022.06.15 - [육아일기] - 새로운 인공와우 친구, SONNET2!

 

 

※ 사용된 대표 이미지는 청음복지관에서, 포럼영상은 유튜브에서 캡처해서 사용했다.

 

< 2023년 한반도 난청포럼 >

 

 

첫 번째 서울대학교병원 이준호 교수님의 발표

https://youtu.be/-ZBIv4NueKk

 

발표 중 해외 인공와우 외부기기 보험 급여 정책을 예로 들면서 5년에서 7년 주기(보통 5년 주기)로 인공와우 교체비용을 전액지원해주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평생 2번으로 수술 시 80%, 교체 시 40% 진원이 전부다. 현재 인공와우 착용자에 대해서 모두 교체할 경우 첫해 629억원, 향후 5년간 727억원의 예산이면 된다고 한다.

 

2023년 우리나라 국가예산 638.7조라고 한다. 629억원 엄청 큰돈이다. 하지만, 약 600억. 우리나라 예산의 약 0.01%정도로 하려면 할 수 있는 돈이다. 이준호 교수님의 제안 그대로 된다면 좋다. 하지만, 조금 양보해서 각 인공와우 회사에 수술시기와 교체시기가 있으니, 인공와우 회사의 자료로 세분화해서 집행한다면 예산은 더 줄어들 것이다. 그렇게 하면 대략 1년에 100억이 조금 넘은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법 개정이 꼭 필요하다.

 

< 서울대학교병원 이준호 교수님 발표 >

 

 

두 번째 세브란스 병원 최재영 교수님의 발표

https://youtu.be/zHGOHef_Kv8

 

최재영 교수님은 복지사각지대에 대해서 발표하셨다. 영유아와 청각장애인은 청각장애로 인정을 받아 복지혜택을 받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연령과 40㏈ ~ 60㏈ 정도의 청력을 가진 난청환자의 경우 복지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19세 미만의 40㏈ ~ 60㏈ 난청환자의 경우 학교교육의 질이 엄청 낮다고 한다. 학교교육을 받는 청소년이 아니라도 전체 연령의 비장애인 난청환자에게도 복지혜택이 필요하다고 한다.

 

< 세브란스병원 최재영 교수님 발표 >

 

 

세 번째 동등한 배움과 성장 기회를 바란다 - 1

https://youtu.be/gUKE7JJLmic

 

극소 저체중아로 태어난 부모의 발표. 하늘이와 비슷한 아이. 발표를 들으면서 하늘이 생각이 계속 난다. 발표자님의 아이는 영구장애 판정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다시 평가를 받아야 한다. 병원에 가서 검사받아 증빙을 해야 한다. 그래도 하늘이는 영구장애 판정아 조금 더 좋은 상황이다. 왜? 누구는 영구, 누구는 유효기간이 있을까? 지자체별로 조금씩 다르다고 한다. 바로 고칠 수 있을 것 같은데, 쉬운 것부터 하면 좋겠다.

 

< 난청자녀 보호자 >

 

 

세 번째 동등한 배움과 성장 기회를 바란다 - 1

https://youtu.be/dekvEtHu4YE

 

난청인들의 가장 큰 고민은 청각적 지원. 결국 돈이다. 보청기, 인공와우 모두 해당된다. 보청기의 경우 5년마다 최대 131만원(인공와우는 평생 2번)까지 지원된다. 우리나라도 다른 선진국처럼 전액지원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 청음복지관 팀장 >

 

 

네 번째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과 최경일 과장

https://youtu.be/07T1Bnw6itk

 

발표자료를 준비하지 못해 설명을 하셨다. 영상을 보기를 권한다.

 

<&nbsp;보건복지부 최경일 과장 >

 

마지막 패널토의  조양선 교수, 이준호 교수, 최재영 교수, 김성헌 교수, 최경일 과장, 이영주 팀장
https://youtu.be/7xv2BlgUg6c

패널토의 내용도 좋지만, 질문내용들이 더 와닿는다. 난청인과 그 가족들의 애환은 경험해 봐야 알 수 있다. 특히 청각장애인이 1명인 가족이 있지만, 여러 명이 있는 가족도 있다. 여러 명의 청각장애인 가족에 대해서는 그에 맞는 복지가 더 필요해 보인다.

 

< 패널토의 질의응답-1 >

 

< 패널토의 질의응답-2 >

 

 

마치며

사람은 역시 많이 알아야 한다. 하늘이는 청각장애로 복지혜택을 받고 있지만, 난청포럼에 직접 다녀오면서 더 겸손해진다. 내가 경험하지 못한 부분들, 그래서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이 크다. 

 

이 글을 쓰면서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중 14화에서 배우 한지민의 대사가 다시 떠오른다.

 

신은 조금 아프거나 특별한 아이를 세상에 보낼 때, 이 특별한 선물을 감당할 만큼 착하고 큰 사람을 고른다.

 

이 대사를 하는 장면을 몇 번이나 돌려서 다시 봤다. 나 역시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있었던 사람이다. 다만, 표현하지 않고 숨기고 있었을 뿐인 사람이었다. 그런 내게 하늘이가 왔다. 하늘이로 인해 나는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조금 더 넓어졌다. 그리고 하늘이의 청각장애는 어는 정도 극복된 상태지만, 평생을 비장애인에 비해 불편한 상태로 살아야 한다.

 

나는 이 대사에 조금 동의한다. 나는 특별한 선물을 감당할 만큼  착한 사람이 아니고, 큰 사람도 아니다.
하늘이로 인해 조금 더 착한 사람이 되어가는 중이다. 큰 사람이 되어가는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15화에서 배우 한지민의 대사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장애인을 대하는 사람들의 인식에 대한 대사를 영옥이 쏟아낸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지닌 사람들에게

 

제발 영희 같은 애를 낳아라. 아니면 머리 위로 벼락이 떨어지거나, 사고가 나서 장애인이나 돼라.

 

 

 

 

10살(102개월, 태어난 지 3113, 교정 2947일째 날에...)

'소리의 기쁨 - 인공와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디오링크와 TV  (0) 2023.06.05
학령기 아동 언어 검사  (0) 2022.10.26
한눈에 보는 인공와우 지침서  (0) 2021.10.14
장애인  (3) 2016.02.23
세상과의 소통, 그 첫 걸음  (1) 2016.02.12

지난 월요일(2023.6.19)이었어요.

학교에서 협동놀이 하는 시간이었어요. 갑자기 소리가 들리지 않았어요. 담임선생님께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 이야기했어요. 선생님은 아마도 당황하셨던 것 같아요. 사실 저도 살짝 당황했어요.

 

담임선생님과 엄마의 전화통화

 

선생님 : 어머니! 하늘이가 소리가 안 들린대요!

엄마 : (뭐지!!!) 그러면 인공와우 배터리 뚜껑을 열었다가 닫아 보라고 해주세요  ㅠㅠ

선생님 : 네, 해볼게요.

 

몇 분이 지나고

 

선생님 : 그래도 안된다고 하네요. 그러면 조금 있으면 점심시간이니 제가 집에 데려다 줄게요.

선생님 : 집에 가면 점심 먹을 수 있나요?

엄마 : 아... 제가 지금 볼 일 보러 나와있고, 아빠도 밖에 있어요. 그냥 집에 보내주세요.

엄마 : 집이 학교 바로 옆이에요.

선생님 : 혼자 가면 위험할 수 있어서요.

선생님 : 차는 빵빵거리고 그냥 지나갈 텐데, 하늘이는 소리가 안 들리니까 위험할 수 있어서요.

선생님 : 아... 그러면, 제가 같이 밥 먹고 손잡고 집에 데려다주고 올게요!

엄마 : 아... 네... 선생님 너무 감사합니다 ㅠㅠ

 

선생님은 30분쯤 지나서 엄마에게 다시 전화했대요.

집에 데려다줬고, 씻고 기다리고 있으면 아빠가 오신다고 하셨다면서요.

하늘이에게 처음 있는 일이라 당황스럽고 담임선생님도 그러셨겠지만, 그래도 학기 초에 편지로 안내해 드렸던 적이 있어서 서 담임선생님께서 글로 써서 소통했다고 하셨어요. 하늘이도 당황했지만 의연하고 침착하게 있었는지 담임선생님께서는 아이가 짠하기도 했지만, 너무나 잘 큰 것 같다고 하셨대요.

 

엄마는 선생님과 전화를 끊고 나서 안심이 됐대요. 도대체 왜 그랬을까? 생각해 보니 지난밤에 보조배터리 충전하는 것을 깜빡했대요. 담임선생님께서 제일 당황하셨겠지만, 대처를 잘해주셨고 무엇보다 무더웠던 날 하늘이의 안전을 위해서 직접 집까지 데려다주신 것이 너무 감사했대요.

 

하루 전날 하늘이는 엄마와 둘이서 2023 서울국제도서전에 다녀왔어요. 하루를 알차게 보내고 난 후라서 그런지 엄빠 모두 보조배터리 충전하는 것을 깜빡했던 것 같아요. 처음 겪어보는 상황이지만, 선생님께서 너무 잘 대처해 주셔서 무사히 마무리될 수 있었어요. 사실 엄빠는 하늘이가 유치원에 입학할 때부터 매년 학기 초에 담임선생님께 편지를 보냈어요. 초등3학년이 되면서도 어김없이 편지를 보내드렸고요. 그리고 엄빠는 한국난청인교육협회에서 시행하는 청각장애인인식개선교육을 요청드렸고 3월에 바로 신청해서 반 친구들과 함께 교육을 받으셨어요. 담임선생님께서는 처음 하늘이의 난청소식을 듣고 인터넷을 통해서 인공와우에 대해 공부하시면서 인공와우를 구입해야 하나? 고민도 하셨다고 했었대요. 그리고 조심해야 할 것도 물어보셨대요. 그때 비 오는 날에 대해 이야기해 드렸더니, 비 오는 날은 야외수업은 피해야겠다고 메모도 했다고 하셨어요. 담임선생님은 매우 열정적이며, 침착하신 것 같아요. 선생님 고맙습니다~

 

< 담임선생님과의 소통 1 >

 

< 담임선생님과의 소통 2 >

 

 

<   인공와우 보조배터리 충전 >

 

 

< 2023.6.18 2023서울국제도서전, 햄버거로 점심을 먹으며 @ COEX >

 

 

 

< 학기초에 담임선생님께 보내드리는 편지 >

 

 

덧, 이 글은 엄마의 SNS글을 아빠가 재구성 한 글입니다.

 

 

 

10살(102개월, 태어난 지 3104, 교정 2938일째 날에...)

'육아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관  (0) 2023.10.05
초등3학년 여름방학  (0) 2023.07.22
선재도  (1) 2023.05.26
노로바이러스  (0) 2023.03.26
중력  (0) 2023.03.19

하늘이가 소넷2로 더 좋은 소리를 듣게 된 지도 벌써 1년 가까이 되어간다. 지금 초등학교 3학년인 하늘이는 아직 휴대폰이 없다. 중학교에 입학하면 휴대폰을 사주겠다고 했다. 집에서만 가끔 사용하는 USIM이 없는 휴대폰이 있지만, 하늘이는 아직 그것으로 만족하고 있다.

 

하늘이가 아직 어리고, 전화가 되는 휴대폰이 없어서 소넷2에 포함된 액세서리 오디오링크와 오디오스트림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TV 옆에 오디오링크를 연결하려고 두고 있지만, 그냥 장식품이다. 메델리아 카페의 어느 가정에서는 TV와 오디오링크를 연결하기 위해 액세서리를 구입하려 했던 글을 보고, 잠깐 고민을 했었다.

 

어느 날 TV와 오디오링크를 이용해서 하늘이에게도 TV 소리를 더 잘 듣게 해주고 싶어 다시 고민을 해봤다. 집에 있는 TV에 오디오링크를 연결해서 들려주고 싶은데, TV에 직접 연결하면 엄빠는 TV 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엄빠가 소리를 듣지 못하니, 하늘이가 어떤 방송을 보는지 알 수 없고, 화면만 보고 있다고 내용을 알기 힘들었다. 메델리안 카페에서 질문했던 가정처럼 어댑터 구입해야 하나 생각하다가 다른 방법을 찾기로 했다.

 

하늘이네는 11년째 사용 중인 TV와 같이 구입했던 사운드바가 있다. TV 시청은 LG U+의 셋톱박스로 추가로 계약해서 보고 있다. LG전자에 연결방법을 알아보다가 알게 된 것은 LG U+의 셋톱박스에는 사운드 출력을 광단자를 지원한다. 그래서 아래의 그림과 같이 구성을 바꾸었다.

 

< TV 와 세톱박스, 오디오링크, 사운드바 구성 >

 

 

변경 전에는 셋톱박스를 통해서 TV에 HDMI 케이블을 통해 영상과 음성 신호가 TV로 전달되면 TV에서는 영상을, TV에서 다시 사운드바로 음성신호를 보내서 시청을 하고 있었다.

 

변경 후에는 셋톱박스에서 TV롤 HDMI 케이블을 통해서 영상과 음성 신호가 TV로 전달되면  TV에서 영상을, 음성신호는 오디오잭을 통해 오디오링크에 소리를 전달해 준다. 하늘이의 소넷2에 소리를 바로 전달해 준다. 더불어 셋톱박스에서 광케이블을 통해 사운드바로 소리를 전달해 준다. 따라서 소리는 오디오링크와 사운드바 양쪽으로 출력된다. 그러므로 하늘이는 오디오링크로, 엄빠는 사운드바로 소리를 듣는다. 하지만, 단점이 있다. 셋톱박스를 통해 방송을 볼 때는 가족 모두가 소리를 들을 수 있지만, TV와 컴퓨터를 연결해서 영화를 보거나 닌텐도로 게임을 할 때는 하늘이만 소리를 듣게 된다.

 

그리고 한 가지 생각을 더 하게 됐다. 예전에도 의문을 가졌었고, 소넷2 설명회장에서도 들었던 다르지만, 비슷한 상황 이야기. 내가 가졌던 의문은 오디오링크로 소리를 들을 때, 사운드바에서도 소리가 들려오는 상황이다. 같은 소리가 미세한 시간차이로 전달될 텐데, 괜찮은가? 또한 소넷2 설명회장에서 들었던 이야기는 양쪽 귀에 각각 보청기와 인공와우를 착용한 경우 민감한 경우에 보청기로 들려오는 소리가 인공와우를 통해 들려오는 소리보다 늦다는 것이다. 그래서 메델은 매핑 프로그램인 마에스트로9에 보청기 회사정보를 가지고 있고, 인공와우에 보청기 기종에 따른 시간지연을 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고 했다.

 

고민을 했었지만, 하늘이가 어떻게 느끼는지 모르고, 엄빠가 불편하기도 해서 다시 예전의 구성으로 바꾸고 오디오링크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다.

 

그래도 하늘이네 집처럼 복잡한 구성이 아닌, 셋톱박스와 TV, 사운드바로만 구성된 가정에서는 충분히 사용할만한 구성이라고 생각된다.

 

< LG U+ 셋톱박스 >

 

< LG U+ 셋톱박스 S60UPI 모델>

 

'소리의 기쁨 - 인공와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3년 한반도 난청포럼  (0) 2023.07.01
학령기 아동 언어 검사  (0) 2022.10.26
한눈에 보는 인공와우 지침서  (0) 2021.10.14
장애인  (3) 2016.02.23
세상과의 소통, 그 첫 걸음  (1) 2016.02.12

언제부터인가 엄마는 언어치료를 계속해야 하나? 생각했대요. 그런데, 아빠는 그래도 할 수 있으면 계속했으면 했었고요. 아빠는 하늘이가 아직 ㅅ, ㄹ 발음이 부족하다고 평소에 이야기했었거든요.

2022.02.27 - [육아일기] - 정기평가

지난 2월에 있었던 정기평가에서 나름 괜찮은 평가를 받았어요. 다만, 아빠가 부족하다고 하던 발음은 언어치료 선생님도 걱정이 되셨는지 주 1회 언어치료를 권고하셨었요.

꾸준히 주 1회 언어치료를 하고 있었는데, 학령기 아동 언어 검사를 하자고 하셨어요. 그래서 2022년 10월 11일, 25일 두 차례에 언어 검사를 했어요. 검사 결과는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발전이 있었어요. 2페이지의 LSSC 학령기 아동 언어 검사를 보면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어요.

그중에 전체 언어 및 언어 영역별 언어 지수 프로파일을 보면 엄빠가 걱정하던 하늘이었는데, 아빠는 언제 이렇게 성장했냐며 대견해하더라고요. 전체 점수를 보면 평균상과 우수의 경계의 점수인 115점을 받았어요. 특히 복문 산출의 점수가 가장 높았어요. 복문 산출은 이야기 한 내용을 듣고 그대로 따라서 말하는 것으로 문장 기억하는 훈련이에요. 인공와우를 착용한 난청인의 경우 비장애인에 비해서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잘하는 것이 있으면 못하는 것이 있기 마련이죠? 하늘이는 동의어 표현이 부족했어요. 그래도 언어치료 선생님은 비록 8점으로 낮은 점수지만, 평균 범위에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어요.

2016년 9월부터 언어치료를 시작해서 중간에 음악치료를 병행했어요. 유치원 시절부터 하던 음악치료는 학령전기를 끝으로 수료했지만, 언어치료는 계속해왔고 드디어 LSSC 학령기 아동 언어 검사를 마치면서 언어치료까지 수료했어요. 당분간은 소리의원에 갈 일이 없지만, 매년 2월에는 정기평가를 하고 매핑을 해야 해요. 정기평가 결과에 따라서 언어치료를 다시 해야 할 수도 있지만, 지난 6년간 하늘이의 언어성장에 길을 열어주신 소리의원과 전영명 원장님을 비롯한 원장 선생님들, 언어치료 선생님, 음악치료 선생님, 매핑을 해주신 청각사 선생님, 매주 병원에 가면 인사해주시던 코디 선생님, 재활을 마치고 수납을 받아주시던 선생님... 가끔 이비인후과 진료를 볼 때 예쁘게 봐주시던 간호과장 선생님과 간호사 선생님... 그 외 소리의원에서 하늘이를 응원해주신 선생님들 감사합니다.

※ 평가서의 검사자 이름은 언어 선생님, (피평가자) 이름은 하늘이로 바꾸었음.

&lt; LSSC 학령기 아동 언어 검사 표지 &gt;

&lt; LSSC 학령기 아동 언어 검사란? &gt;


&lt; 전체 언어 환산점수 - 하늘이의 점수는 평균상과 우수의 경계에 있다 &gt;

&lt; 하늘이의 LSSC 학령기 아동 언어 검사 전체 점수표 &gt;

&lt; 하늘이의 LSSC 학령기 아동 언어 검사 환산 점수표 &gt;

&lt;&amp;nbsp; 하늘이가 잘하는 표현 / 부족한 표현 &gt;



9살(93개월, 태어난 지 2844일, 교정 2777일째 날에...)

'소리의 기쁨 - 인공와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3년 한반도 난청포럼  (0) 2023.07.01
오디오링크와 TV  (0) 2023.06.05
한눈에 보는 인공와우 지침서  (0) 2021.10.14
장애인  (3) 2016.02.23
세상과의 소통, 그 첫 걸음  (1) 2016.02.12

하늘이는 이른둥이로 태어나서부터 대학병원의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입원했다. 이른둥이는 각자 여러 가지 형태의 롤러코스터를 탄다고 소아과 교수님의 말씀대로, 하늘이도 몇 가지 이벤트를 겪으며 성장하고 있다. 최근까지 7번의 전신마취 수술을 격었지만, 이제는 더 이상 문제없이 건강한 생활을 하고 있다. 다만 한 가지 난청은 평생을 같이 해야 할 장애로 남았다.

 

메델코리아에서 SONNET2 신제품 출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하늘이는 운이 좋게 체험에 선정되어 5월 27일부터 6월 4일까지 8일간 체험할 수 있었다. 직접 경험하지 못하고 하늘이가 사용하는 모습을 관찰하며 전달받은 느낌을 정리하기 쉽지 않다. 그래도 간접 경험이지만, 누군가에게는 필요한 정보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SONNET2 체험 마지막 글을 남긴다.

 

2022.06.03 - [육아일기] - SONNET2 체험 (1)

 

SONNET2 체험 (1)

하늘이는 난청으로 인공와우 수술을 하고 인공와우 기기를 착용한 기간이 오른쪽 귀 6년, 왼쪽 귀 5년으로 아직 바꿔주기에 이르다는 생각이 든다. 가장 큰 걸림돌은 기기의 가격이다. 마음 같아

haneul2-story.tistory.com

 

2022.06.04 - [육아일기] - SONNET2 체험 (2)

 

SONNET2 체험 (2)

MEDEL의 새로운 인공와우 SONNET2와 악세사리 AudioLink, AudioStream. 지난 8일간 하늘이가 사용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엄빠는 하늘이에게 새로운 선물을 줘야 할 것 같다. 하늘이의 성격은 매우 적극

haneul2-story.tistory.com

 

 

 

< SONNET2와 FineTuner Echo(좌) / AudioLink(우) >

 

메델코리아 서울 본사에서 처음 SONNET2를 착용했을 때 하늘이의 반응을 보면서 이번에는 바꿔줘야겠다는 생각이 바로 들었고, 집에 와서도 AudioLink의 추가 악세사리 기능들을 하나씩 사용하면서 하늘이가 느끼는 만족도와 소리를 듣는 반응을 보며 명료도가 좋다는 것을 간접 경험하면서 바꿔줘야겠다는 생각이 더욱 굳어지게 되었다. 며칠 뒤 택배 배송으로 추가 지급받은 AudioStream. AudioStream은 SONNET2의 배터리 커버를 대신하는 형태로, AudioKey2 앱에서 한 번만 설정하면 AudioLink의 무선 연결에서 사용하는 기능을 모두 사용할 수 있다. AudioStream을 사용하면서 무선 연결에 만족도가 더욱 커졌다. 특히 AudioLink와 AudioStream 두 가지 악세사리 모두 왼쪽 귀에 착용 중인 SONNET1과도 호환이 된다. 메델코리아에서는 SONNET1 사용자를 위해 AudioLink, AudioStream의 별도 판매를 위해 가격 책정을 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하늘이의 오른쪽 귀 인공와우 어음처리기는 듣기에 더욱 최적화된 SONNET2를 1순위로 바꿔주고, SONNET1을 착용 중인 왼쪽 귀는 고민하고 했었다. 하지만, 양쪽 귀 모두 SONNET2를 착용하면 그것 만으로도 지금까지 듣던 소리보다 더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리고 아직 어린 하늘이가 SONNET2의 모든 기능을 사용하기는 어렵다. 하늘이는 스마트폰이 없고, 스마트폰을 준다고 해도 학교생활을 하면서 스마트폰을 상시 휴대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 고민이 깊어졌지만, 비장애인이 엄빠가 난청 장애인 하늘이의 듣기 스트레스를 알 수 없다. 하늘이의 듣기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는 막연하다. 그런 상황에서 엄빠의 소극적 결정이 옳은지, 아니면 조금 더 적극적인 결정을 해서 더 듣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옳은지... 엄빠는 공기처럼 느껴지는 소리 듣기... 엄빠 만큼은 아니더라도 최대한 더 잘 들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맞다고 결정했다. 하늘이도 더 잘 들을 수 있는 권리를 주기로!

 

내용 추가

 

글을 발행하고 하늘이에게 성인 체험자의 경험을 기준으로 다시 한 번 물었다.

 

아빠 : 하늘아 SONNET2를 착용했을 때 OPUS2에 비해서 소리가 잘 안들린다고 했는데,

          말 소리는 잘 들리고 (소음같은)다른 소리들은 어땠어?

하늘이 : 시끄러운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어

아빠 : 그런데, 발표할 때 왜 이야기하지 않았어?

하늘이 : 부끄러워서...

 

하늘이의 표현 방법이 아직 서툴어서 잘 들리지 않는다고 이야기 했던 것 같은데, 엄빠도 하늘이의 속뜻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Automatic Sound Management 3.0AudioLink 연결 편리성
< MEDEL의 ASM3.0 & AudioLink : 출처 메델코리아 공식 블로그 https://blog.naver.com/medelkorea  >

 

 

 

MEDEL SONNET2 신제품 설명회

 

2022년 6월 4일 토요일 오전 10시. 서울 성수동의 소리숲카페에서 메델의 인공와우 신제품 설명회에 참석했다. 시작시간보다 30분 정도 일찍 도착한 우리는 메델코리아 관계자 분들과 인사하고 남은 시간은 소리숲카페의 정원을 돌며 카페를 둘러봤다. 소리숲카페는 사랑의 달팽이에서 직접 운영하는 카페로 바리스타 분들이 모두 청각장애인으로 구성된 카페다.

 

SONNET2 신제품 설명회가 시작되고 MEDEL 회사 설명과 연구개발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MEDEL에 신뢰가 깊어졌다. 몸에 이식하는 내부 임플란트와 외부에 자석을 통해 연결하는 어음처리기로 구성된 인공와우는 현재까지는 보청기 회사에 비해 더 잘 듣기 위한 고급 기능은 아직 조금 부족하지만, SONNET2에는 ASM 3.0이 적용되면서 많이 개선되었다고 한다. 이유는 내부 임플란트와 쌍을 이뤄 작동하기 때문에 더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MEDEL은 내부 임플란트에 더 심혈을 기울인다고 한다. 그 이유로 MEDEL의 내부 임플란트는 초기 제품부터 최신의 Synchrony2까지 어음처리기가 호환된다고 한다.

 

내부 임플란트의 전극 부분은 타사에 비해 매우 부드러워 달팽이관에 이식하는 수술을 할 때 수술 집도는 매우 어렵게 수술을 하지만, 현재까지 수술 중에 달팽이관 손상이 없었다고 한다. 임플란트 전극을 12개로 적은 이유가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래서 전극의 수를 보완하기 위해 250개의 가상채널을 만들었고, 전극에서 달팽이관의 유모세포에 소리(전기신호)를 전달할 때 12개 전극(250개 채널)이 모두 활성화된다고 한다. 또한 12개의 전극 간 거리는 최적으로 전극 간 간섭이 없다고 한다. 전극 간 간섭이 있으면 달팽이관의 유모세포에 소리를 전달할 때 유모세포의 위치에 따른 주파수 영역 침범이 없다고 한다. 유모세포는 입구 고음부터 마지막 저음까지, 높은 주파수부터 낮은 주파수까지 영역이 정해져 있다. MEDEL은 지난 시간 동안 해왔듯, 앞으로도 내부 임플란트는 어음처리기와 호환되게 만들 계획이고, 새로운 어음처리가 출시돼도 수술 없이 최신형의 어음처리기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수술 없이!

 

회사에 이어 SONNE2 제품 설명이 끝나고 체험발표. 성인 1명과 어린이 1명. 성인의 체험발표를 들으면서 아직 표현이 부족한 하늘이의 반응보다 더 자세하게 들을 수 있었다. 성인 체험자는 양쪽 귀 모두 론도2를 착용하고 있었고, 회사에서 전화받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SONNET2를 양쪽 귀 모두 체험했고, 론도2에 비해 SONNET2는 대부분의 상황에서 말소리가 뚜렷하게 들리고 주변 소음은 약간 줄어들었다고 한다. 특히 KTX와 비행기를 탈 때를 비교하면 론도2는 머리가 어지러운데 SONNET2는 그렇지 않았다고 한다. 자동차 운전을 하면서는 음악, 라디오 등을 들으면서 대화가 힘든 반면 SONNET2는 대화가 어느 정도 가능하다고 한다. 특히 자동차를 탈 때 창문을 열지 못했었는데, SONNET2는 창문을 열고도 대화가 가능했다고 한다.

 

다음으로 SONNET2의 최대 장점 AudioLink와 AudioStream. 론도2에 사용하던 무선 악세사리인 FM 송수신기와 넥루프 에 비해 SONNET2의 AudioLink는 더 많은 편리성과 배터리 지속 시간이 좋았다고 한다. 그리고 AudioLink 하나로 TV와 AudioLink Docking Station으로 유선 연결 또는 스마트폰으로 무선 연결해서 들으면 너무 잘 들린다고 한다. 우리가 메델코리아 서울 본사에 SONNET2를 받으러 갔을 때 성인 체험자는 바로 구입하고 싶은 의사가 있었다고 전해 들었다. 다만, 론도2를 사용하다가 SONNET2를 사용하면서 귀에 걸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어고, 불편함 해소를 위해 MEDEL에서 노력해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발표를 마치고 자리로 돌아왔을 때 3M 테이프를 추천해 주었다 ㅎㅎ

 

성인 체험자의 발표를 듣으며 주변의 소음 소리가 줄었다. 이 부분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노이즈 캔슬링 이이폰을 사용하고 있는 아빠의 경험을 비교해봤다.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을 귀에 꼽으면 주변 소음이 스윽 사라진다. 그래도 말소리는 들린다. 아마도 비슷한 기술이 SONNET2에 추가된 것이 아닐까? 주변의 소음은 적당히 줄이면서 이어폰과 다르게 말소리 주파수 대역은 dB 저하 없이 달팽이관에 전달해 주는 것은 아닐까? 막연하게 생각해본다.

 

< 소리숲카페 입구에서 >

 

< SONNET2는 캠핑 가도 좋아요! >

 

< SONNET2 설명회장 포토존에서 찰칵! >

 

9살(89개월, 태어난 지 2724일, 교정 2657일째 날에...)

'육아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거부  (0) 2022.07.19
새로운 인공와우 친구, SONNET2!  (0) 2022.06.15
SONNET2 체험 (2)  (0) 2022.06.04
SONNET2 체험 (1)  (0) 2022.06.03
마술사  (0) 2022.03.17

SONNET2 체험 (2)

육아일기 l 2022. 6. 4. 23:25

MEDEL의 새로운 인공와우 SONNET2와 악세사리 AudioLink, AudioStream. 지난 8일간  하늘이가 사용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엄빠는 하늘이에게 새로운 선물을 줘야 할 것 같다. 하늘이의 성격은 매우 적극적이라 새로운 것을 보면 먼저 만져봐야만 한다. SONNET2와 악세사리에 대한 하늘이의 반응은 더욱 그랬다. 하늘이가 사용하는 모습을 옆에서 보면서 반응을 보는 것이라 글을 쓰는 아빠는 구체적으로 표현을 할 수 없지만, 인공와우 수술을 앞둔 영유아 부모님들에게 보탬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SONNET2의 기본 악세사리인 AudioLink와 AudioStream은 현대 생활에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스마트 기기들과의 무선 연결을 제공하는 악세라리로 사용이 매우 간편하다. 기존 FM 송수신기를 대체할 수 있다. 더욱 큰 장점은 기본 옵션으로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약간의 단점이라면 FM 송수신기에 비해 무선 연결 거리가 짧다. 매뉴얼에는 3m 이내라고 되어 있지만, 메델코리아의 테스트에서는 최대 8m 정도의 거리까지 소리 손실 없이 연결이 유지되었다고 한다. 하늘이가 체험하는 동안 집에서도 5~6m 정도 거리에서 전혀 문제가 없었다. 다만, 벽이 있거나 주변 상황에 따라 연결거리는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 MEDEL SONNET2용 앱 >

 

 

AudioLink와 AudioStream 두 가지 악세사리를 제대로 사용하려면 두 가지 앱을 설치해서 사용해야 한다. AudioKey2는 리모콘을 휴대폰에 넣었다고 보면 된다. 앱은 직관적이라 쉽게 사용할 수 있고 한글을 지원한다. 단순히 리모콘만 넣은 것은 아니다. 더 확장된 기능을 담고 있다. 확장된 기능으로 통계와 마지막 연결된 위치정보를 가지고 있다. 통계는 일일 평균 사용량 그리고  매핑하면서 저장해놓은 프로그램 별 사용량을 볼 수 있으며, 조용한 환경 또는 소음이 있는 환경에서의 사용량도 볼 수 있다. 위치정보는 휴대폰의 GPS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것 같다. 만약 인공와우를 분실을 했을 경우 유용하다. 앱은 하나의 ID를 등록해서 주 사용자와 가족(보호자)이 같이 사용할 수 있다.

 

< AudioKey2의 확장 기능, 통계와 위치정보 >

 

 

 

Audio2Ear는 AudioLink에서 스마트폰, 패드 등의 기기와 블루투스로 연결한 후 음악, 영화 등을 볼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리모콘 FineTuner Echo가 없어도 AudioLink와 어음처리기를 바로 연결할 수 있고 Audio2Ear에서 ON/OFF 해서 연결된 스마트기기의 소리를 스트리밍 해서 바로 들을 수 있다.

 

 

< Audio2Ear 스트리밍 ON/OFF >

 

 

 

유용한 악세사리 중에 Docking Station이 하나 더 있다. Docking Station은 무선 연결이 되지 않는 TV, 오디오 등에서 지원하는 오디오 출력 단자 또는 스테레오 잭 3.5mm와 2.5mm가 제공된다. 하늘이에게 Docking Station과 컴퓨터를 스테레오 잭 3.5mm로 연결해서 파닉스 영어 교재를 들려주었을 때, C 발음을 스피커로 들었을 때는 라고 들었고 AudioLink로 들었을 때는 (C)로 정확하게 들었다. F 발음은 스피커로는 , AudioLink로는 (F)로 정확하게 들었다. 남은 악세사리로 AudioLink 파우치와 충전 케이블이 있다. USB-C 가 대세가 되었는데, 충전 케이블이 5pin인 것은 조금 아쉽다.(사실 메델 오스트리아 본사에서는 2020년에 출시된 것이라 이해된다. 국내 승인이 조금? 늦었으니까...)

< AudioLink와 Docking Station 그리고 연결 케이블 >

 

 

AudioLink를 통해 소리를 들으면서 더 정확한 발음을 듣게 된다. 하늘이는 아직 언어치료를 하고 있다. 엄빠와 소통하는 것에 문제는 없지만, 아직 몇몇 발음은 부족해서 언어치료를 계속하고 있다. 앞으로 SONNET2를 구입해주고 더 정확한 발음을 계속 듣다 보면 언어치료에 더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특히, 현재 수술을 준비 중인 영유아 부모께 강하게 추천하고 싶다. 듣는 소리가 정확해야 말할 때 발음도 정확하다. 당연히!

 

 

AudioStream 설정 및 사용 영상

< AudioStream 사용 설정 >

 

< AudioStream 사용 영상 >

 

 

9살(89개월, 태어난 지 2722일, 교정 2655일째 날에...)

'육아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로운 인공와우 친구, SONNET2!  (0) 2022.06.15
SONNET2 체험을 마치며...  (0) 2022.06.05
SONNET2 체험 (1)  (0) 2022.06.03
마술사  (0) 2022.03.17
존중해  (0) 2022.03.11

SONNET2 체험 (1)

육아일기 l 2022. 6. 3. 15:01

하늘이는 난청으로 인공와우 수술을 하고 인공와우 기기를 착용한 기간이 오른쪽 귀 6년, 왼쪽 귀 5년으로 아직 바꿔주기에 이르다는 생각이 든다. 가장 큰 걸림돌은 기기의 가격이다. 마음 같아서는 새로운 기종이 출시될 때 바꿔 줄 수 있으면 좋은데, 항상 현실에 막힌다. 지난번에 LONDO2가 출시될 때도 그랬다. LONDO2는 일체형 인공와우라서 아직 어린 하늘이에게는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었다. 난청 장애인으로 평생 동안 듣기 연습을 하며 완성도를 높여야 하지만, 어린 하늘이의 듣기는 더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언어치료실에서도 귀걸이 형과 일체형은 제품의 귀걸이 형이 불편하지만, 귀 근처에서 소리를 전달해주기 때문에 더 좋다고 조언해 주었었다.

오른쪽 귀는 OPUS2 모델로 여름이면 항상 습기 때문에 고생한다. 올해도 얼마전에 하늘이 뛰어놀며 땀을 흘렸더니, 기기 속으로 땀이 조금 들어갔는지 잡음 소리가 들린다고 해서 건조기에 말린 후에 다시 사용할 수 있었다. 아마도 그날로 기억한다. 메델코리아에서 연락이 왔다. 이번에 새로운 인공와우 SONNET2를 런칭한다며 체험해보겠는지 의사를 물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먼저 소식을 접했던 SONNET2를 먼저 착용해 볼 수 있다니, 망설임 없이 체험하기로 했다. 사실, 메델에서 새로운 인공와우가 출시한다는 소식이 들리면 하늘이의 인공와우를 바꿔주고 싶은 마음이 앞선다. SONNET2는 귀걸이 형 인공와우라서 마음이 더 끌렸었다.

&amp;amp;lt; 메델코리아 서울본사 2022.5.27 &amp;amp;gt;



약속한 날에 메델코리아 서울 본사에 SONNET2를 받으러 갔다. 사실 다음 날 기기 점검을 예약했고, 675 배터리도 주문해서 점검 날 받기로 했었다. 겸사겸사 하루 일찍 찾아간 메델코리아. 약간의 두근거림과 약간의 기대심. 기기 점검을 먼저 끝내고 SONNET2 설명을 듣기 위해 별도의 장소로 자리를 옮겼다.

SONNET2는 SONNET1과 외형이 똑같다. 딱 한 곳 다른 곳이 있다. 어음처리기에 동그란 2개의 문양-아래 사진 참조-이 있다. 부품도 어음처리기 부분을 제외하고는 모두 공유한다고 한다. 아마도 SONNET1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라고 생각된다.

SONNET2는 인공와우 어음처리기 본체와 리모콘은 FineTuner Echo라는 새로운 제품으로 완전히 바뀌었다. 기존 제품에 비해 어음처리기의 볼륨의 크기, 센서의 감도, 사용하는 프로그램을 리모콘의 액정을 통해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AudioKey2 앱을 통해서 스마트폰에서도 조절하고 확인할 수 있다.

SONNET2를 착용하기 위해 먼저 사용 중인 OPUS2의 매핑데이터를 SONNET2에 저장한 후에 하늘이에게 SONNET2를 착용해 주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하늘이는 소리가 OPUS2가 더 잘 들린다고 한다. 어음처리기에 새로운 기능인 자동 적응 시스템 ASM(Automatic Sound Management) 3.0 버전이 적용돼서 순간 소음 감소, 주변 소음 감소, 적응 지능형 시스템, 방향성 듀얼 마이크로 기능이 더 좋아졌는데... 왜 일까? 틀릴 수 도 있지만, 공학도로서 생각해봤다. 인공와우를 최대한 단순화해보면 아마도 마이크 - 중간과정(기능) - 어음처리(전기신호) 단계를 걸쳐 임플란트에 전기신호를 전달하는데, 새로운 기능이 추가, 변경 된 중간과정(기능)에 프로세서, 회로, 프로그램(펌웨어)등이 업그레이드됐으니 매핑을 다시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또는 새로운 기기에 적응할 시간도 필요하겠지. 사설이 길었네...

&amp;amp;lt; SONNET2와 FineTuner Echo, AudioLink (좌) / 소넷2 본체(우) &amp;amp;gt;


다음으로 AudioLink를 연결해봤다. 어음처리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에 AudioKey2와 Audio2Ear 2가지 앱을 설치했다. AudioKey2는 리모콘 기능을 스마트폰에 넣은 것이고, Audio2Ear은 AudioLink와 스마트폰을 Bluetooth로 연결한 후에 스마트폰에서 재생하는 소리를 AudioLink를 통해 SONNET2로 바로 전달해준다. AudioLink를 통해 소리를 들은 하늘이는 엄청 신기해하며 소리를 거리에 따른 손실 없이 듣게 되니 더욱 명료하게 들을 수 있는 것 같았다. SONNET1은 악세사리로 넥루프를 제공했었는데, 넥루프와 비교하면 성능은 모르겠고 편리성은 매우 좋다. 특히 메델에서 기본 제공하는 악세사리라 더욱 믿음이 간다.

잠깐 사용해보고 집으로 왔다. 하늘이는 집에 와서도 AudoioLink의 더 잘들리는 기능이 마냥 신기한 모습이다. 며칠간 더 사용해 보며 새로운 기능들을 체험할 예정이다. 집에 오니, 메델코리아에서 새로운 추가로 새로운 기능의 악세사리 AudioStream을 보내주신다고 연락이 왔다. 체험 기간 새로운 기능들을 접할 하늘이의 모습이 상상된다. 다음에 계속....

&amp;amp;lt; SONNET2의 AudioKey2, Audio2Ear 앱 &amp;amp;gt;

< SONNET2 소개 영상 >


덧, 2022년 6월 3일 작성한 글이지만, 6월 4일 메델코리아에서 공식 런칭을 한 후에 공개발행 합니다.


9살(89개월, 태어난 지 2720일, 교정 2653일째 날에...)

'육아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SONNET2 체험을 마치며...  (0) 2022.06.05
SONNET2 체험 (2)  (0) 2022.06.04
마술사  (0) 2022.03.17
존중해  (0) 2022.03.11
정기평가  (0) 2022.02.27

훈육

육아일기 l 2021. 1. 23. 23:02

하늘이는 하루하루 매우 즐거운 날을 보내고 있다. 3월이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것을 알고 있어 요즘은 들뜬 하루를 보내고 있다. 또한 하늘이는 장난꾸러기다. 하늘이 또래의 아이들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발달과정에서 보이는 당연한 현상으로 알고 있다. 그래도 하늘이는 엄빠와의 애착이 좋은 상태다. 특히 엄마와의 애착은 지극히 정상이다. 뭐... 아빠와의 애착도 정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아빠는 하늘이와 관계에서는 아직 오이디푸스 증후군의 남아 있다고 느끼고 있다. 특히 하늘이가 졸리거나 아침에 일어났을 때, 또는 엄마와의 감정이 고조되어있을 때 등 원초적인 상황에서는 오이디푸스 증후군을 더 많이 발산하는 것 같다.

 

어쨌든, 어제는 아빠가 휴가를 내고 쉬는 날이었다. 하늘이는 엄빠에 비해 아침잠이 적다. 아빠가 쉬는 날이면, 하늘이가 대부분 제일 먼저 일어난다. 이 날도 7시에 제일 일찍 일어난 하늘이는 눈을 뜨자마자 심심해한다. 외동아들인 하늘이의 가장 가까운 친구는 엄빠다. 아빠가 쉬는 날이면 하늘이는 가장 만만한(?) 친구가 아빠다. 엄마는 하늘이가 요구하는 것들을 받아주지 않지만, 아빠는 대부분 받아주니 그럴 수밖에...

 

일찍 일어난 하늘이는 아빠와 놀자고 제안했지만, 아침밥을 꼭 챙겨 먹는 아빠는 하늘이에게 아침밥을 먼저 먹자고 제안한 후에 곧바로 아침식사를 준비했다. 아침밥을 다 먹은 하늘이는 생각이 바뀌었는지 TV 봐도 되느냐고 물었다. 엄빠는 TV 보는 것을 허락하고 시간이 오전 시간이 흘렀다.

 

TV를 보던 하늘이는

하늘이 : 오늘은 할거 없지?

아빠 : 오늘은 어제 찍은 사진 가지고 행정복지센터(동사무소) 갔다 와야 해

하늘이 : 거기가 어디야?

아빠 : 우리 이사 온 후에 이사 왔다고 신고하러 갔었던 곳

하늘이 : 나는 잘 모르겠어

엄빠 : 가보면 기억날 거야~

 

5년 전에 발급받은 하늘이의 장애인 복지카드 재발급을 할 때가 돼서, 아빠는 전날 찍은 증명사진을 찾으려 준비하고 집을 나섰다. 하늘이도 같이 가고 싶어 했지만, 엄마는 하늘이에게 함께 만든 일과표를 이야기했다. 오전 11시 공부시간이다. 하늘이는 엄마와 공부하고 아빠 혼자 다녀오기로 했다.

 

< 하늘이와 엄마가 함께 만든 일과표 >

 

아빠가 사진을 찾아오니, 공부하던 하늘이가 사진을 보자며 달려든다. 사진을 모조리 꺼내서 한 장, 한 장 사용처를 이야기한다. 여행 갈 때, 학교에 갈 때 등등... 그러면서 아빠한테 뭐라고 했는데, 아빠는 제대로 듣지 못하고 화장실로 향했다.

 

하늘이는 화장실에서 나온 아빠에게 이야기했다.

 

하늘이 : 아빠~ 우리 그림 그려요.

아빠 : 우리 점심 먹고 행정복지센터에 가야 해

엄마 : 우리 점심 먹고 행정복지센터에 가기로 했잖아. 그림은 다녀와서 그리자~

하늘이 : 안돼~ 지금 그리고 싶어

엄마 : 그러면 색칠은 나중에 하고 그림만 그려놓자

하늘이 : 안돼!! 지금 그리고 싶단 말이야~!!

 

엄마는 밑그림을 먼저 그려놓은 후에 점심 먹고 행정복지센터에 다녀와서 그림에 색칠을 하자고 제안했지만, 하늘이는 막무가내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떼쓰기 시작했다. 아빠도 엄마의 제안을 이야기하며 타협점을 찾으려 했지만, 하늘이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만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하늘이는 떼쓰고 울기 시작했다. 결국 하늘이에게 엄빠가 화를 내고 말았다. 하늘이는 엄빠가 화를 냈지만, 전혀 타협하려 하지 않았다. 하늘이는 더 크게 울며 그림을 그리겠다고 했다.

 

화가 난 아빠가 더 크게 화를 냈지만, 하늘이는 자기주장만 한다. 하늘이의 뜻을 주로 받아주었던 아빠의 화를 하늘이는 무시하며 아빠를 더 화나게 만들었다. 하늘이는 더 크게 혼나기 시작하고 나서야 떼쓰는 것을 줄이기는 했지만, 자기주장은 여전했다. 아빠 역시 하늘이에게 져주지 않았다. 엄빠 모두가 하늘이에게 떼쓰기만 하는 하늘이 잘못이라고 이야기하자 하늘이도 잘못을 인정하려고 했다. 오늘은 아빠에게 마저 완벽하게 제압당하고 말았지만, 이렇게 기를 꺾어놓기만 하면 안 된다고 알고 있었다. 평소 혼나면 아빠에게 안겨서 마음을 챙겼던 하늘이. 그동안 혼났던 것보다 더 크게 혼나고 기마저 완벽하게 꺾여버린 하늘이가 오늘도 아빠에게 안겼다. 아빠 품에 안겨서 한참을 울었다. 아빠도 화를 가라앉히고 하늘이와 대화를 시작했다. 하늘이는 계속 울면서 이야기했다. 대답은 참 잘한다.

 

아빠 : 하늘아~ 가장 슬픈 게 뭐야?

하늘이 : 내가 아빠한테 같이 그림 그리자고 했는데, 아빠가 듣지 못한 게 가장 슬퍼~

아빠 : 그랬구나, 아빠가 듣지 못했어~ 아빠가 들을 수 있게 이야기해주지 그랬어...

하늘이 : 그래도~

아빠 : 그리고 슬펐던 게 뭐야?

하늘이 : 아빠가 나가라고 해서 슬펐어.

 

너무 완강하게 자기주장만 하며 우는 하늘이에게 아빠는 그렇게 고집부리려면 나가라고 했었다.

 

아빠 : 그래... 아빠가 화가 너무 많이 나서 그랬어. 나가라고 한 거는 아빠가 미안해~

아빠 : 엄마한테는 뭐가 슬펐어?

하늘이 : 엄마가 그림 그리지 말라고 이야기해서 슬펐어.

아빠 : 그랬구나. 그런데, 엄마는 밑그림만 그리고 색칠은 일 보고 와서 하자고 했잖아.

하늘이 : 으~응~~ 그런데, 그래도 슬퍼

아빠 : 그래서 하늘이가 많이 슬펐구나, 그러면 다음부터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게 하자

아빠 : 우리 가족끼리 이야기할 때, 이야기를 한 사람이 이야기를 들은 사람에게 잘 들었는지 확인하고

아빠 : 화가 나도 나가라고 하는 그런 이야기는 하지 않기로 하자. 

하늘이 : 응~ 알겠어~

 

아빠에게 이야기했는지 몰랐던 하늘이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못해 사단이 일어났다. 난청으로 인공와우를 하고 있는 하늘이가 하는 이야기를 더 많이 배려해주지 못한 엄빠의 잘못도 있지만, 그전에 하늘이에게 일정을 충분히 이야기해줬고 하늘이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하늘이는 그 순간에는 그림을 정말 많이 그리고 싶었나 보다.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엄빠 아니, 아빠의 대응과 상황이 안 좋게 변했지만, 자기주장만을 내세웠던 하늘이.

 

하늘이와 엄빠 모두에게 교훈을 주었던 상황이다. 가족 간의 대화에서도 서로를 존중하고 경청해야 하고, 화가 나도 극으로 치우치면 안 되겠다. 한 가지 하늘이에게 알려주고 싶은 것은 자기주장만으로 세상을 살 수 없다는 것도 알려줘야 한다.

 

 

 

8살(73개월, 태어난 지 2224일, 교정 2158일째 날에...)

'육아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초등 입학준비  (0) 2021.02.08
입에 모터를 달았어요!  (0) 2021.02.04
깜짝 선물  (0) 2021.01.09
2020 소리와우 패밀리데이  (0) 2020.12.16
잠복끝!  (0) 2020.12.13
1 2 
BLOG main image
하늘이 이야기

by 하늘파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77)
이른둥이 (30)
육아일기 (118)
소리의 기쁨 - 인공와우 (7)
성장클리닉 (5)
순간의 기록 Photo (13)

달력

«   2024/1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tistory!get rss Tistory Tistory 가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