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이야기

부끄부끄 응가해요

육아일기 l 2018. 11. 26. 15:46

하늘이는 또래 아이들에 비해서 기저귀를 늦게까지 했다. 다른 발달은 또래에 비해서 같거나 빠른 편인데, 유독 기저귀는 많이 느렸다. 쉬는 약 2달전(2018년 9월 중순)에 뗐고, 응가는 약 보름전(2018년 11월 10일)에 완전히 뗐다. 



쉬를 뗄 때는 늦었지만, 쉽게 뗀 것 같았다. 쉬를 변기에 하면서 평소에는 기저귀를 벗고 팬티를 입게 했다. 팬티를 입으면서 스스로 대견해하는 느낌이었다. 말과 행동을 보니, 어린이집에서도 가장 늦게까지 기저귀를 하고 있어서 창피함을 느끼고 있었던 것 같았다. 하지만, 응가를 할 때는 항상 기저귀를 찾았다. 남아있는 기저귀를 감추지 않고 두어서 하늘이는 응가를 할 때면 꼭 기저귀를 찾아서 입혀달라고 했다. 입혀주지 않으면 혼자서 갈아입고 응가를 했다.


어느 날, 어린이집에서 급했는지 바지에 응가를 했다고 한다. 선생님은 하늘이에게 처음에는 그렇다고 안심시키면서 용기를 주셨다. 그리고는 변기에 응가를 했다. 어린이집에서만. 집에 오면 상황은 달랐다. 엄마와 아빠는 응석을 받아주어서인가? 어쨌든 집에서는 기저귀에 응가를 계속하고 있었다. 


남아있던 기저귀가 떨어져가던 어느 날. 엄마는 이제 하루 이틀정도 지나면 기저귀가 없다고 하늘이에게 이야기 해줬다. 앞으로 기저귀는 사지 않을 거라고 했고 하늘이도 인정하고 있었다. 드디어 기저귀를 모두 사용했다. 응가는 해야겠는데, 기저귀가 없다. 응가 신호가 온 하늘이는 안절부절못했지만, 엄마와 했던 약속은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 하늘이에게 아빠가 다른 약속을 했다. 변기에 응가하면 콩순이 양치놀이 장난감을 사주기로 했다. 약속을 하고 1시간도 안된 시간에 엄마에게서 연락이 왔다. 드디어 변기에 응가를 성공했다고 한다.


집의 변기에서 응가에 성공한 하늘이는 응가의 기쁨보다 콩순이 장난감을 선물받기로 한 것이 더 좋았나보다. 콩순이 양치놀이 장난감을 사러가자고 엄마를 힘들게 했다. 한참을 실랑이 한 끝에 TV에서 콩순이를 보게 해주었다. 콩순이 양치놀이 장난감은 다음 날 사러가기로 했다.



< 하늘이 전용 휴대폰. 아빠가 사용하던 폰 >



< 하늘이 전용 좌변기 받침대 >



< 스스로 대견스러운 하늘이 >




5살(46개월, 태어난지 1415일, 교정 1349일째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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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017년에 처음 참여했던 소리와우 페밀리데이.

올해도 소리와우 페밀리데이에 참여했다. 올해는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프라움악기박물관에서 행사를 했다. 한 달여 전부터 문자, 블로그로 행사를 알리고 재활하는 날 언어치료 선생님께서 다시 한 번 알려주셔서 준비를 할 수 있었다.


우리 가족은 2시가 되기전 도착했다. 입구부터 안내를 해주시며 프라움악기박물관 건물 뒷편에 접수처를 시작으로 테이블과 무대가 있고 인공와우 3사(메델코리아, 코클리어, AB)는 부스를 만들어서 각 사별로 인공와우 기기점검을 하고 있었다.


접수를 마치고 소리의원에서 준비한 선물과 행사T셔츠를 받아 테이블을 배정받았다. 2시부터 3시까지 1시간은 악기박물관 견학 시간이다. 엄마와 하늘이는 악기박물관 견학. 아빠는 테이블 뒷편에 전시한 인공와우 수기를 감상했다. 6편의 글이 소개되어 있었고 그 안에는 하늘이 수기도 있었다. 


⊙ 못듣던 소리를 듣게고 지인과 소통의 기쁨을 쓴 글

⊙ 어린 딸아이의 미래가 걱정되어 당부하는 아빠의 사랑을 담은 글

⊙ 양이 수술을 순차적으로 하고 더 잘 듣는 기쁨을 담은 글


그 외 다른 글들까지 모두 사연이 있는 글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수기를 모두 읽고 엄마와 하늘이를 기다렸다. 박물관 견학을 마치고 나온 하늘이와 엄마에게 빨리 인공와우 점검을 받으라고 전했다. 곧이어 군자센터의 이광선 대표원장님의 선언으로 본격적인 행사가 이어지고 장기자랑과 번호표 추첨으로 각 인공와우 회사로부터 선물을 받았다. 이번에도 하늘이의 선물운은 이어졌다. 




구름없는 맑은 날에 햇빛까지 따뜻해서 좋은 날. 달팽이 저금통에 색칠하기 게임. 우리 가족은 온전히 하늘이 혼자 색칠하도록 했다. 결과는 사진이 답해준다. ㅎㅎ. 달팽이 저금통 색칠을 끝낸 하늘이. 처음에는 테이블에 얌전히 앉아있다가 드디어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했다. 최근들어 더욱 활동적이 된 하늘이는 몸이 근질근질 할만하다. 행사를 뒤로하고 하늘이를 따라다니기 바쁘다. 그러던 중 수기시상이 이어졌다. 수기를 접수하고 며칠전 다시 읽어보니, 너무 딱딱하게 쓴 것 같아 참여하는 마음만 남아있었는데, 우리 하늘이의 이름이 처음으로 호명됐다. 에효~ 부끄럽게....








행사가 끝나가는 시간이 가까워지며 한강 뒷편으로 뉘엇뉘엇 해넘이가 시작되고 있었다. 강변이라 그런지 해가 떨어지며 기온이 급격히 낮아져서 다들 외투와 무릎담요로 몸을 감싸기 시작했다. 우리 가족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참을 뛰어 놀던 하늘이도 준비해간 웃옷으로 모자라 엄마품에 안겨 무릎담요를 덮는다. 더불어 소리의원에서 준비해준 뷔페식으로 만찬을 즐기며 행사는 끝을 맺었다. 매년 인공와우 환자를 위한 행사를 만들어 서로 소통하고 즐거운 하루를 만들어 주시는 소리의원에 감사드린다. 








5살(45개월, 태어난지 1398일, 교정 1332일째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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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는 놀이 할 때 , 때때로 노래를 불러요. 어떤 날은 작곡을 하기도 해요. 

지난번 음악평가 하던 날 음악팀장님이 하늘이 스스로 노래를 만들어 부르기도 하느냐고 물어 보셨었죠. 이미 한참 전부터 하늘이는 스스로 노래를 만들어 부르는 경우가 자주 있었어요. 밝고 맑은 하늘이가 놀이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사랑스워요. 주변을 어지럽게 하는 것마저 완전한 아이지요.


며칠전 하늘이 엄마가 동영상을 보내줬지요. 영상으로 담은 하늘이가 노래하는 모습. 처음으로 하늘이가 노래를 완창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담았다며 보내준 영상을 보면서 우리 하늘이 다컸네 했네요.


보통의 아이와 다른 점이 많은 하늘이가 노래하는건 정말 감사한 일이죠.

인공와우를 한 아이들이 노래를 부르는 것 자체가 선물이라고 하더라고요. 잘들을 수 없으니, 정확한 소리를 내는 것이 어려운 거죠. 그럼에도 하늘이는 음정을 제법 잘 맞추었어요. 아직 45개월이고, 듣기연령은 31개월을 이니까요.


그리고 언어재활을 하면서 선생님이 해주셨던 말씀이 생각나네요. 난청을 가진 아이들은 듣지 못하는 동안 눈이 귀의 역할을 대신한다고 하네요. 뇌파를 측정해보면 시신경 근처에서 청신경 역할을 하는 뇌파가 감지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인가? 하늘이는 아가때부터 눈썰미가 무척 좋았어요. 듣지 못하기에 눈으로 하는 것이 많았던 거죠.

하늘이 엄마가 보내준 영상을 보면서 손에 눈이 갔어요. 구두주걱과 효자손을 잡고서 왼손으로 기타를 치는 하늘이. 기타치며 노래까지 완벽하게 완창을 하는 모습에 귀엽기도 고맙기도 합니다. 하늘이 엄마는 아빠에게 이야기 듣고나서 알아차렸다네요.


< 기타치며 부르는 나비야  2018.9.29 >




5살(45개월, 태어난지 1380일, 교정 1314일째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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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 하늘이는 아직 기저귀를 합니다. 또래 친구들은 대부분 기저귀 떼고 팬티를 입는데, 하늘이는 아직도 기저귀를 하고 있어요. 엄마, 아빠가 작년부터 어떻게하면 기저귀를 뗄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했대요. 그렇지만, 하늘이는 너무 어려웠어요.


어제 오전에 엄마는 하늘이에게 다시 기저귀를 벗기고 팬티를 입혀주셨어요. 하지만, 하늘이는 또 팬티에 쉬를 하고야 말았어요. 지난번에는 팬티에 쉬하면 엄마는 바로 기저귀를 다시 해주셨는데, 이번은 달랐어요. 엄마는 다시 깨끗한 팬티로 갈아 입혀주셨어요. 


< 이제는 변기에서 쉬해요 >


오후에도 엄마의 노력은 계속됐어요. 사실 하늘이도 기저귀를 벗으니, 편했어요. 기저귀하면 기저귀가 자꾸 사타구니를 귀찮게해서 자주 들어주었어요. 한참을 있다가 엄마가 다시 변기에 앉히더니, 쉬를 하자고 하셨어요. 쉬하는 방법을 몰라서 어리둥절, 하늘둥절 하고있는데, 드디어 쉬가 조금 나왔어요. 엄마와 아빠는 정말 좋아하셨어요.


하늘이도 기뻤어요. 어린이집에서 다른 친구들은 팬티를 입는데, 하늘이만 기저귀를 입고 있었거든요. 사실 하늘이는 이른둥이라 체격이 작아서 4살에 3살반으로 어린이집을 시작했어요. 그래서 친구들은 1살 어린 4살 동생들이에요. 그리고 3살반 동생들 중에 기저귀를 떼고 팬티를 입는 아이가 있어서 그동안 조금 부끄러웠어요. 그랬던 하늘이가 드디어 변기에 쉬를 했어요. 하늘이는 정말 기뻤어요. 너무 기분이 좋아서 평소에 잘노느 소파 등받이 위에 올라가서 소파위로 몇 번이나 뛰어내렸어요. 아빠는 머리에서 인공와우가 떨어질까봐 계속 주의하면서 그만하자고 하셨지만, 하늘이는 정말 기분이 좋아서 몇 번을 더 뛰어내렸어요. 10번 넘게 뛰어내린것 같아요. 인공와우는 머리에서 몇 번 떨어졌지만, 그래도 좋았어요.


한 번의 성공. 하늘이는 쉬 참는 법을 몰라요. 기저귀를 하고 있을 때는 아무때나 쉬했지만, 팬티를 입고 있으니 불안했어요. 그래서 쉬가 마려우면 엄마를 찾았어요. 10분, 20, 30분. 엄마를 계속 불렀어요. 계속 쉬를 했어요. 엄마가 할머니께 전화해서 여쭤보셨대요. 할머니는 처음에는 그렇게 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참았다가 할거라고 알려주셨대요.


밤에 잠을 자려고 준비하면서 엄마는 다시 기저귀를 입혀주셨어요. 하늘이가 아직 밤중에는 기저귀를 해야 한대요. 엄마 말이 맞았어요. 잠을 자고 일어나니, 기저귀가 다 젖어 있었어요. 변기에서 쉬를 하고 다시 팬티를 입혀주셨어요. 조금 놀고있는데, 응가가 나오려해요. 하늘이는 다급하게 엄마한테 기저귀 해달라고 했어요. 엄마는 어리둥절 하다가 하늘이가 방귀를 끼니까 응가 마렵냐고 하시며 기저귀를 입혀주셨어요. 기저귀 입고 응가를 했어요. 아직 응가는 무리인가봐요. 엄마랑 아빠는 응가도 곧 변기에 할 수 있을거라 칭찬해주셨어요.


네! 하늘이는 이제 응가도 변기에 할거에요. 또 한가지 배웠으니까요~!!


< 재미난 놀이터 소파 등받이 위 >




5살(43개월+25일, 태어난지 1333일, 교정 1267일째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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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년만의 무더위라지요? 하늘이는 더위가 뭔지 몰라요. 그냥 밖에서 놀고 싶어요~


맞아요. 하늘이는 뜨거운 태양을 피하지 않아요. 그냥 무시하고 놀면서 즐거우면 돼요. 엄마와 하늘이는 둘이서 일주일간 백령도로 휴가를 갔다 왔지요. 평소 인형을 좋아해서 토끼 인형을 준비했는데, 차에 두고 가버렸네요. 그래도 재미나게 잘 보내고 왔어요.


일주일만에 백령도에서 돌아온 하늘이는 여전히 장난꾸러기에요. 집에 와서 짐을 풀면서 엄마는 아빠에게 토끼인형이 차에 있었는데, 몰랐냐고 합니다. 아빠는 뒷좌석을 둘러보지 않아서 전혀 모르고 있었대요. 그렇게 차에서 외롭게 일주일을 보낸 토끼를 집으로 데려왔어요. 그리고 하늘이는 토끼인형에 대해서 엄마하고 이야기를 했어요.


< 머리는 길지않고 소리가 없는 토끼 >


하늘이 : 엄마, 토끼는 머리가 길어!

엄마 : 머리? 짧은데?

하늘이 : 머리 긴데?

엄마 : 아~ 이거는 토끼 귀야.

하늘이 : 아~ 그래? 그런데, 토끼는 소리가 없잖아? 하늘이는 소리가 있어.

엄마 : 응~ 토끼는 소리가 없어.

하늘이 : 왜? 토끼는 왜 소리가 없어?

엄마 : 토끼는 엄마가 소리 사주지 않았나봐


멀리서 엄마와 하늘이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이제 하늘이도 자신이 남과 다른 것을 느끼기 시작했구나. 자각하고 있구나... 마음 한켠에서는 미안한 감정이 생겨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또 한 가지 배우고 있는 모습에 고마운 마음도 생긴다.


< 토끼야 사랑해~ 뽀뽀~~ >


하늘이가 집에 온 후로 인형이 하나 둘 쌓이기 시작해서 지금 제법 많은 인형이 하늘이와 친구로 두고있다. 소리를 듣는 것 만으로도 감사하고, 꾸준히 언어치료를 받으며 말을 배우는 하늘이. 평소 하늘이가 소리듣는 것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항상 관찰한다. 인공와우가 머리에서 떨어지면 바로바로 붙여줬었는데, 요즘 하늘이는 스스로 붙이기도 한다. 배터리가 떨어지면 빨간 LED가 깜빡인다. 그러면 엄마, 아빠는 바로바로 배터리를 교체해준다. 요즘 하늘이는 배터리가 떨어졌을 때 인공와우가 신호를 주는지, 소리없어라며 와우를 머리에서 떼서 가지고 오기도 한다. 이런 사소한 것에도 감사하다.


< 오른쪽은 OPUS2, 왼쪽은 SONNET 각각 2016년 1월, 2017년 2월에 수술해서 소리를 잘 듣고 있다. >


요즘 하늘이는 스스로를 알아가면서 자기주장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다만, 주장이 너무 강해서 엄마, 아빠와 시시때때로 부딛히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그 순간이 지나면, 왜 조금더 부드럽게 대해주지 못했을까? 반성하게 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그만큼 하늘이가 건강하게 잘 자라주고 있는것도 고맙다.


< 토끼야~ 우리 같이 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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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와우 삽입술을 하고 한 달이 지났다. 그동안 하늘이는 이비인후과에 몇 차례 외래를 다니며 수술부위 상처와 귀 안쪽의 상태를 살피고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수술부위가 붓는다거나, 귀 안쪽에 염증이 생기는 그런 일은 없었다. 수술을 집도하신 교수님도 상태가 너무 좋다고 하셨다. 다만, 혹시 모르니 더 두고보자는 소견을 주셨었다.


부시럭 부시럭. 옹알옹알~~

부시시 눈을 떠서 침대 아래쪽에 있는 하늘이게 고개를 돌리려던 순간. 하늘이와 눈이 마주쳤다. 요즘 하늘이는 잠에서 깨어나면 일어서서 침대위를 살피는 일을 가장 먼저한다. 7시 50분. 시간을 보는 순간 깜짝 놀라서 일서난다. 7시에 일어나서 준비하고 병원에 가야하는데, 세상 모르고 자고 있었다. 아빠도 엄마도...


하늘이에게 있어서 오늘은 새로운 세상을 만나기 위한 첫 날이다. 처음으로 인공와우를 통해서 소리를 듣기로 한 날이다. 그런데, 엄마 아빠가 세상모르고 늦잠을 자고 말았다. 어쨋든 서둘러서 아침을 맞이했고 동국대학교 일산병원 이비인후과에는 제시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아직 인공와우 담당 직원은 병원에 도착하기 전이다. 하늘에게 아침을 먹이려고 같은 층에 있는 소아청소년과로 가서 이유식을 먹이고 있었다. 거의 다 먹어갈 무렵 인공와우 담당 직원에게 연락이 왔다. 남은 이유식을 마저 다 먹이고 다시 이비인후과로 간다.


이비인후과에서는 하늘이의 인공와우에 매핑을 하기 위해서 별도의 방을 준비해주셨다. 아마도 이비인후과 간호사 선생니들이 회의를 하거나 휴식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방인듯 싶다. 10시경부터 시작된 제품 설명과 매핑은 상당히 오래걸렸다. 그 중간에 이비인후과 교수님의 진료도 봐야했다. 내용을 알고있는 인공와우 담당 직원은 중간에 진료를 보는 시간을 잠깐 내주었다. 12시가 넘어서야 첫 번째 인공와우 매핑이 모두 끝났다. 앞으로 일주일 간격으로 매핑을 해야 한다. 익숙해지면 2주, 4주... 6개월로 늘려나간다고 한다. 매핑이 끝난다고 인공와우 담당 직원을 더 이상 안보는건 아니다. 정기적으로 기기 점검을 받을 때 봐야하고 또, 외부 기기가 망가지거나 할 때 서비스를 받기 위해 보고, 주말 같은 경우 응급으로 전화를 하면 볼 수 있다고 한다.


진료와 매핑을 모두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하늘이에게 바로 인공와우를 달아 주었다. 기본으로 건전기까지 포함된 인공와우 어음기를 아가용 배터리 팩으로 갈아서 등 뒤에 매달아주고 귀에는 가벼운 어음기부분만 걸어두고 머리에는 코일을 붙여 주었다. 소리를 듣게된 하늘이는 이제 박수소리, 엄마 아빠의 목소리에 반응을 보이고 그동안 가지고 놀던 장남감들에서 나오는 소리에도 반응을 보이며 몇 시간을 신나게 놀았다. 아직 무슨 소리인지 구분하지는 못하겠지만, 차츰 소리에 적응해가며 엄마, 아빠 목소리를 알아듣고 빨리 대화를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다린다.


< 인공와우를 착용하고 있는 하늘이 >



< 마치 방송국의 인이어를 달고 있는 듯한 모습 >



매핑은 어떻게 하나?


인공와우를 통해서 듣는 소리는 일반인이 알고있는 소리가 아니라고 한다. 소리를 전기신호로 바꾸어서 전달하는데, 그 중간에 12개의 채널이 있다고 한다. 각 채널별로 주파수 대역이 조금씩 다르다고 한다. 그래서 각 채널별로 하늘이의 반응을 보면서 세팅을 한다.


머리 안에 심어놓은 인공와우 임플란트에 컴퓨터에 연결한 코일을 붙이면 컴퓨터에서 인공와우에 소리가 전달된다. 그 소리를 듣는 반응을 보며 반응이 있으면 적용한다. 같은 방법으로 12개 채널을 모두 진행한다. 선천적으로 소리를 듣지못하는 하늘이같은 아가들은 매핑하는 시간이 오래 걸릴 수 밖에 없다. 말을 배웠던 사람들은 스스로 듣고 반응해서 알려주면 되는데, 아가들은 그럴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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