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이야기

'메델'에 해당되는 글 76건

  1. 2020.03.12 유치원 수료
  2. 2020.03.04 딸꾹질
  3. 2020.03.03 심층진료
  4. 2020.03.02 개구쟁이 (부제, 엄마는 수퍼우먼)
  5. 2020.01.11 나잇값
  6. 2019.10.19 허브빌리지 가을 소풍
  7. 2019.09.29 소리와우 패밀리데이 2019
  8. 2019.09.22 속초여행
  9. 2019.08.17 피는 안났어
  10. 2019.07.17 물총놀이

유치원 수료

육아일기 l 2020. 3. 12. 13:51

유치원 방학이 벌써 끝나고 새 학기가 시작돼야 하는데, 코라나 19 바이러스로 하늘이는 계속 집에 있었어요. 다른 친구들도 집에 있대요. 엄마도 서서히 지쳐갔어요. 어느 날 엄마가 유치원 선생님께 알아보시더니, 점심 먹고 오후에만 등원하기로 했대요.  

 

 

 

< 유치원 수료사진 >

등원 첫째 날, 오랜만에 유치원에 등원했지요. 선생님들, 몇 명만 등원한 친구들 무척 반가웠어요. 2달이 넘도록 집에서만 있다가 친구들하고 놀이를 하니 정말 재미있었어요. 그런데, 엄빠가 너무 일찍 데리러 왔어요. 슬펐지만, 다음 날부터는 더 늦게 데리러 오기로 했어요.

 

등원 이틀째, 선생님은 하늘이와 엄마에게 유치원 6살 수료증 하고 수료식 사진, 상장을 주셨어요. 지난 1년 동안 유치원에서 만들었던 여러 가지 작품들도 같이 주셨어요. 수료식 사진은 다른 친구들하고 선생님들 얼굴이 있어서 하늘이가 앉아있는 곳만 오려냈대요.

 

엄마는 하늘이의 수료증과 예쁜 마음상, 수료식 사진을 찍어서 아빠와 가족들에게 바로 보내주셨대요. 아빠와 이모의 반응이 최고예요. 아빠는 하늘이의 의젓한 모습이 정말 좋았다고 했고, 이모는 하늘이가 제일 예쁘다며 좋아해 주셨어요.

 

 

아직은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무서워서 유치원에 친구들이 모두 등원하지는 않지만, 3월 24일이 되면 친구들도 모두 만나볼 수 있대요. 그리고, 한 살 동생들도 만나 볼 수 있대요. 많은 친구, 동생들하고 7살 2020년 재미있는 1년이 되기를 바라요.

 

01
< 유지원 수료증과 예쁜 마음상. 이름은 태명으로 고쳤고, 생일은 가렸어요. >

 

 

 

 

7살(63개월, 태어난 지 1907일, 교정 1841일째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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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꾹질

육아일기 l 2020. 3. 4. 22:26

잠을 자야 하는 시간이 되었는데, 딸꾹질이 시작되었다.

딸꾹질을 할 때면 이모가 알려준 방법으로 딸꾹질을 멈추곤 했다. 이모가 알려준 방법은 물을 한 컵 따른 후에 한 번에 조금씩 마시면서 한 모금 마시고 도~, 두 모금 마시고 레~, 세 모금 마시고 미~ 이렇게 물 마시는 횟수를 늘려가며 딸꾹질이 멈출 때까지 하는 방법이다. 재미가 들었는지 딸꾹질을 할 때면 이모가 알려준 방법으로 딸꾹질을 멈췄었다. 얼마 전에는 아빠가 깜짝 놀라게 하는 방법으로 딸꾹질을 멈춘 적이 있다. 그런데, 아빠가 놀라게 하는 방법은 그다지 좋은 방법은 아니다. 하늘이를 울려서 딸꾹질을 멈추는 방법이다.

 

하늘이 : 딸꾹 딸꾹

아빠 : 하늘아~ 딸꾹질하네?

하늘이 : 아빠가 지난번에 했던 것처럼 멈추게 해 주면 되지~~

아빠 : 정말? 알겠어~

하늘이 : 그런데, 무섭게 하면 안 돼~!!

아빠 : ....

 

잠깐 틈을 두었다가 공룡 흉내를 냈다. 평소 하늘이는 아빠가 공룡 흉내를 내면 무섭다고 했었는데, 이번에는 통하지 않았다. 조금 더 커서 그런 건지 아니면 하늘이가 준비를 하고 있어서였는지 모르겠다. 다시 조금 더 틈을 두고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늘이의 딸꾹질을 계속되고 있었지만, 이제 자려고 준비를 한다. 하늘이는 잠을 잘 때 엄마와 책을 보고 잔다. 단 몇 장이라도 꼭 보고 잔다. 이때다 싶었다. 방의 등을 껐다. 물론 하늘이가 무서워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역시나 하늘이가 소리지르기 시작했다.

 

하늘이 : 아~~!!! 아빠~~~ 아빠!!!

아빠 : 으히히히~~~~ 으아아아~~~~

하늘이 : 으앙~ 아빠~~!! 이건 아니잖아. 싫어~~

 

불을 켰다. 하늘이는 울고불고 난리다. 엄빠는 동시에 말했다.

 

엄빠 : 딸꾹질 멈췄다.

하늘이 : 그래도~~ 무서운 건 아니야~~ 엉엉~~

엄빠 : 하하하

 

잠들기 전 한바탕 소란스러웠지만, 딸꾹질을 멈추고 잠을 들게 됐다.

 

< 아빠가 무섭게 했다고 화난 하늘이 >
< 울어서 눈과 얼굴이 빨개진 하늘이 >

 

덧, 하늘이는 겁이 많다. 아가 때 집 밖으로 나가면 꽃, 풀도 만지지 못했었다. 지금도 곤충을 정말 무서워한다. 개미를 봐도 무서워서 도망간다. 그래도 조금 컸다고 애니메이션이나 인형은 가지고 논다.

 

 

 

7살(63개월, 태어난 지 1899일, 교정 1833일째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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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진료

육아일기 l 2020. 3. 3. 00:13

첫 번째 인공와우 수술 2016년 1월 11일

2016/01/14 - [소리의 기쁨 - 인공와우] - 선물. 2016년의 시작

 

두 번째 인공와우 수술 2017년 2월 7일

< 두 번째 수술은 기록을 남기지 않았었네 >

 

 

동국대학교 일산병원에서 태어났고, 그 병원에서 난청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다른 난청의 영유아들이 겪어야 하는 단계를 거치며 2016년 1월 11일 오른쪽 귀에 인공와우 삽입술을 해주었었다. 그 당시 하늘이에게는 다른 병원을 선택하기 쉽지 않은 시기였다. 수술은 성공적이었지만, 그 후가 문제였다. 정보가 부족했었다. 공부 부족이었다. 인공와우는 수술이 중요하지만, 수술보다 재활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몰랐었다. 수술을 해주신 교수님께 재활은 어떻게 하는지 물었더니, 집에서 소리를 잘 들려주라는 단순한 답변이 끝이었다. 병원은 인공와우 수술만 할 뿐 재활은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다행히 엄마가 이곳저곳 카페를 통해서 인공와우 수술 후 소리의원에서 주최하는 세미나 인공와우 이식 결정 후 부모가 해야 할 일(2016년 7월 21일)에 참석했었다. 세미나 후 하늘이와 엄마에게 정말 많이 미안했었다. 우리는 바로 재활을 시작하기로 결정했지만, 당시 소리의원의 재활 시스템은 소리의원에서 수술한 환자 우선이었다. 타 병원에서 수술한 환자는 3개월 재활이 전부였다. 그래도 해야 한다고 판단했고, 일정을 조율해서 재활을 시작했다.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었다. 왼쪽 귀는 수술을 하지 않았었다. 동국대학교 일산병원은 1년 간격으로 한다고 했었다. 병원마다 다르지만, 소리의원은 가능하면 양이 동시에 수술을 한다고 한다. 불행이 다행이 된 경우라고 할까?

 

어쨌든 소리의원에서 두 번째 선물을 받고 3년이 흘렀다. 그간 언어재활, 음악 재활을 꾸준히 받아온 하늘이. 병원에서 심층 진료를 하자고 하셨다. 날짜는 2020년 2월 27일이다. 공교롭게도 이날 2월 27일은 하늘이의 출산 예정일이었다.

 

매년 2월에는 하늘이의 정기평가가 있다. 이번 평가 기간 동안 언어재활 선생님으로부터 언어 이해력과 표현력이 정말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늘이의 월령보다 8개월, 10개월 정도 좋다고 한다. 평소 발음이 부족해서 고민하던 엄빠에게는 의외였다. 엄마는 설마라는 반응이었고, 아빠는 괜히 우쭐해졌다. 음악 재활 선생님은 정상아들과 같다고 하셨다. 그리고 심층 진료 전날은 하늘이의 음악 재활 고급과정 첫날이었다. 기초과정을 끝내고 휴식기를 가지고 다시 하는 재활이었는데, 정말 잘했다. 피아노로 저주파수부터 고주파수까지 3단계의 주파수 대역음에 저음, 고음을 들려주면 바로바로 맞추었다. 의외였다. 

 

2020년 2월 27일. 심층 진료 날이다. 아빠는 휴가를 냈다. 이른 점심을 먹고 소리의원 군자로 향했다. 평소 재활은 소리의원 강서에서 한다. 조금 일찍 병원에 도착했다. 접수를 마치고 조금 기다리고 있었다. 심층 진료를 해주실 수술을 해주신 전영명 원장님, 언어 팀장님, 음악 팀장님, 청각사 선생님이 보인다. 반갑게 인사를 했고 하늘이네 가족을 포함한 의료진 모두가 한 방에 모여 앉았다. 재활선생님들께서 미리 만들어 놓은 자료들, 하늘이가 평소 노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가지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먼저 청각사 선생님. 처음 소리의원에 왔을 때의 소리 반응부터 2년 차, 3년 차로 재활을 하는 동안 측정한 양쪽 귀의 듣기 그래프를 설명해 주셨다. 비장애인에 비해서 듣기는 조금 떨어지지만, 꾸준히 발달했고 주파수 대역별로 고르고 안정된 상태다. 

 

두 번째, 언어 팀장님. 역시 처음 소리의원에 왔을 때 하늘이의 듣기 반응을 먼저 이야기해주셨다. 당시 하늘이는 오른쪽 인공와우를 하고 있었지만, 듣기 능력이 1년 정도 늦은 상태였다고 한다. 2년 차 평가했을 때는 좋아졌지만, 100명 중 60등 정도의 듣기 발달이었다고, 이번 3년 차 평가에서는 100명 중 10등 정도의 정말 놀라울 만큼의 발달이 있었다고 말씀해 주셨다. 하늘이의 언어재활 선생님께 먼저 이야기를 들었었지만, 다시 들어도 정말 반가운 일이었다.

 

 세 번째, 음악 팀장님. 음악 팀장님은 할 말이 없다고 하셨다. 음악은 그냥 100점이라고 하신다. 비장애인인 또래의 정상 아이들과 같은 수준이라고 한다. 어쩌면 100점보다 더 높은 점수일 수 도 있다고 하셨다. 다만, 박자 감각이 조금 떨어진다고 하셨다. 그 부분은 유전적일 수 도 있다고 하셨다. 아빠는 바로 말했다. 제가 박치예요 ㅎㅎ 최근 발표에 따르면 박자 감각에 따라 듣기 능력이 구분된다고 한다. 그래서 소리의원에서 음악 재활 고급과정에서 박자 위주로 재활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전영명 원장님. 원장님께서도 박자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다. 그리고 운동도 시키고, 악기도 가르칠 수 있으면 가르치라고 하셨다. 평가기간에 음악 재활 선생님도 피아노 배워도 될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셔서 고민해보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음악을 잘 듣는다는 것은 감정을 잘 이해한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하셨다. 하늘이도 대화 중 제법 상대의 감정을 제법 잘 읽는 편이라고 이야기했다. 음악 재활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느꼈다.

 

이제 동영상을 보면서 조언을 해주신다. 집에서 하늘이와 아빠가 노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보면서 하늘이의 언어능력을 짚어 주셨다. 하늘이가 비장애인의 또래보다 잘하는 부분을 짚어주셨다. 아빠는 놀면서 하늘이에게 맞추는 대화보다는 그냥 일상의 대화로 끌어주면 하늘이는 바로바로 습득하면서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고 하셨다. 우리 가족이 염려했던 발음 부분은 전혀 약점이 아니라고 하신다. 같은 월령의 비장애인 아이들과 같은 수준이라고 하신다. 언어재활 시간에 충분이 가능한 부분이라고 말씀하신다. 이 또한 안심이고 고맙다.

 

마지막으로 하늘이가 지금처럼만 잘한다면 올해 재활 졸업을 한다고 한다. 내년부터는 초등학생이 되는 하늘이. 학교에 진학하기 전에 재활을 졸업할 수 있다고 한다. 고마운 일이다. 불안한 마음도 있다. 인공와우를 한 아이들은 평생 재활을 해야 한다고 알고 있었기에 물었다. 언어재활 선생님은 졸업을 한다고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고 하셨다. 정기적으로 평가를 하고,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지금처럼 매주가 아니라도 2주 또는 한 달에 1번 정도씩 재활을 할 수도 있다고 하셨다. 

 

전영명 원장님은 작년 가을 소리와우 페밀리데이에서 말씀하셨던 해외연수 프로그램도 계속해서 생각하고 계신다고 한다. 장애인이라서 위축되지 않아야 한다. 평소 생활 속에서는 주변에 비장애인이 대부분이라 장애인만의 정체성(Identity)에 위축될 수 있지만, 주기적으로 같은 부류의 사람들을 만나서 서로를 공유하며 정체성을 뛰어넘어야 하기에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앞으로는 해외로 나가서 더 큰 세상을 만나게 해줘야 한다고 하셨다. 소리의원은 계속 만들어 갈 것이라고 하셨다.

 

심층 진료를 마치며 소리의원의 재활프로그램에 정말 감사한다. 가족같이 돌봐 주시고 같이 걱정해 주시며 더 잘되게 해 주려고 항상 노력하시는 모습이 정말 고맙다.

 

< 2019년 가을 연천의 허브블리지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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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는 하루하루 정말 바쁘게 살고 있답니다. 아가 때부터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새나라의 어린이예요. 아가 때는 7시가 넘으면 꿈나라에 갔고, 형님이 된 지금은 8시가 넘으면 꿈나라로 가요. 그래서 아침에는 제법 일찍 일어난답니다. 네~ 하늘이는 새나라의 어린이예요. 

 

그리고, 하늘이는 개구쟁이에요. 정말 활발한 하루하루를 살고 있지요. 엄마는 이야기한답니다.

임신중독으로 뱃속에서 태동이 없더니, 그때 놀지 못한 거 지금 몰아서 놀고 있네라고 이야기하세요.

임신중독으로 엄마를 힘들게 했고,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생사를 오가는 시간이 많았지요. 태동이 없어서 응급수술할 뻔했지만, 수술 전 24시간 태동검사에서 움직임이 있었어요. 그때가 28주였대요. 너무 작은 태아라서 산부인과 교수님이 엄마 뱃속에서 최대한 시간을 벌었고, 엄마가 더 이상 버티지 못하는 30주 4일에 제왕 절제술로 태어났어요. 오랜 시간을 신생아 중환자실(NICU 니쿠)에서 시간을 보냈어요.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간호사 선생님들이 다리 힘이 정말 좋아요라고 이야기했었대요. 

 

네! 하늘이는 정말 힘찬 하루를 보내요. 항상 뛰어다녀요.  발을 보여드릴까요?

 

< 항상 뛰어다니는 발에는 굳은 살이 배겼어요 >

 

신기하지요? 이제 7살인데, 발에 생긴 굳은살이 제법 깊어요 ㅎㅎ

 

아빠는 얼마 전에 티비 예능프로그램을 보다가 배우 조달환 아저씨가 하는 말에 격하게 동감했대요. 우리 아들은 밥 먹을 때 2㎞는 뛰어다녀!라고 했대요. 조달환 아저씨는 아들이 2명 있대요. 조달환 아저씨는 엄마는 정말 대단한 존재라며 나는 아이들 옷 입히는 것도 힘들어. 그런데, 엄마는 혼자서 대부분의 상황을 말 한마디로 제압해라며 얼마나 대한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며, 아빠도 맞는 말이라고 이야기해요. 아빠들도 직장에서 힘든 일이 있지만, 엄마의 육아는 상상 이상이래요. 절대적으로 엄마를 신뢰하고 존중하고 위해야 한대요. 그런데, 평소에 말로만 위로해서 반성을 자주 한대요.

 

< 이정도는 일도 아니에요 ㅎㅎ >

 

 

덧, 엄마가 SNS에 사진 한 장 올린 짧은 내용을 아빠가 다시 작성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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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잇값

육아일기 l 2020. 1. 11. 22:11

나이는 그냥 먹는 게 아닌가 보다.

2020년, 새해 들어서 밥을 잘 먹는다 했었다.

 

며칠 전, 동네 병원에 영유아 검진하러 갔었다. 간호사 선생님이 예방접종 하나 맞을 것이 있다고 했다. 😰

이번 겨울 전에 독감 예방주사 맞던 날을 생각하며, 난리 칠 텐데 걱정하며 의사 선생님 문진을 하고 있었다.

하늘이가 겹으로 입고 있던 셔츠를 벗기며 물었다.

 

엄마 : 하늘아~ 더웠어?

하늘이 : (엄지와 검지로 모양을 만들며) 조금 더웠어!

 

그 사이 간호사 선생님은 주사를 숨겨오고, 나는 하늘이를 잘 붙잡고 있었다.

어라? 주사를 보고도 별로 반응이 없었다. 그러더니, 주사를 순순히 맞았다.

 

엄마 : 하늘아~ 아프지 않아?

하늘이 : (다시 엄지와 검지로 모양을 만들며) 조금 아팠어~

 

오히려 엄마인 내가 눈물이 핑~~

간호사 선생님들도 깜짝 놀라고, 엄마인 내가 더 놀랬다. 작년 독감주사 맞을 때 울고불고 난리 치는 거 겨우 잡아서 맞았는데...

이렇게 또 크는 구나.
비록 또래보다 많이 작지만 나잇값을 하는가 보다.
말하는 거며 노는 거며 잘하고 있는 울 아들. 짱 멋져~👍

 

< 셀카놀이중인 하늘이 >

 

덧, 엄마의 SNS에 올린 글을 약간 편집해서 다시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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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하늘이가 언어 재활하는 소리의원에서 주최한 소리와우 패밀리데이 2019에서 부상으로 받은 펜션 숙박권으로 1박 2일 짧은 소풍을 마쳤다.

 

2019/09/29 - [육아일기] - 소리와우 패밀리데이 2019


하늘이에게 처음에 가자고 할 때는 캠핑 갈 것이라고 했었고 하늘이도 좋다고 했었다. 그런데, 출발하기 하루 전 하늘이는 갑자기 가기 싫다고 한다. 조금 난감해하다가 하늘이에게 2층 집에서 고기도 구워 먹고 놀다 온다고 하니, 하늘이가 생각을 바꿔서 가볍게 다녀왔다.

펜션에 도착해서 우리가 투숙할 객실 열쇄를 받아 안으로 들어서니, 허브플로어(허브빌리지 펜션)는 외국의 마을에 온듯한 느낌이었다. 우리가 투숙한 24평형 복층형은 예쁘게 꾸며놓고 더블 침대가 2개로 여럿이 놀러 가도 좋을 것 같다.

 

< 해넘이가 시작된 펜션전경 >


아침에 안개가 살짝 내려온 펜션의 운치는 또 다른 느낌이었고 카메라를 가지고 밖으로 나가게 만들었다. 다만, 사진 실력이 안되는게 큰 문제였다. ㅎㅎ

 

 

 

< 안개가 내려온 아침 펜션 >



안개를 보고 잠깐 밖에 나갔다오니, 하늘이는 장난기가 발동해 커튼 뒤로 숨으며 노는 모습에 다시 카메라를 들고 찰칵!
아들 바라기 아빠는 연신 하늘이에게만 카메라를 들이대다 엄마와 아들도 같이 한 번 찰칵!

 

< 장난꾸러기 하늘이 >

 

 

< 아빠의 시선, 하늘이의 시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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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와우 패밀리데이 2019
 
올해도 소리의원에서 인공와우 수술을 한 가족들의 모임은 계속됐다.
올해의 장소는 경기의 연천의 허브빌리지
 
한참 전에 공지를 보고는 거리가 조금 멀다고 생각했지만, 아마도 우리 가족이 그중에는 가장 가까운 가족이 아닐까 싶었다. 매년 소리의원 가족들의 수기, UCC를 발표하고 시상도 하는데, 올해는 그냥 지나가자고 했었다. 그런데, 하늘이와 길을 가던 어느 날, 하늘이의 말 한마디에 도전하기로 했다.
 
우리는 UCC 부문에 도전을 하기로 했고, 시간을 내서 틈틈이 영상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뉴스에서 나쁜 소식이 전해졌다. 아프리카 돼지열병! 하필 소리와우 패밀리데이가 있기 바로 전에 확진도 있었다. 경기도 연천, 파주, 강화도에서. 행사를 할 수 있을까? 다행일까? 아직까지 아프리카 돼지열병은 사람에게는 피해가 없다고 한다. 소리의원에서 별다른 공지가 없다. 행사는 진행된다는 뜻이다.
 
드디어 소리와우 패밀리데이 당일.
우리 가족은 평소와 같은 시간에 일어나서 아침을 준비했고, 연천의 허브빌리지로 향했다. 가는 길은 한가했다. 딱 한 번 길이 막혔다. 무슨 일일까? 했는데, 아프리카 돼지열병으로 인한 방역이 있었다. 우리 차에도 방역이 있었다. 방역을 지나자 길은 다시 여유로웠다. 아프리카 돼지열병 방역 때문에 시작시간 5분 전에 도착했다. 우리 가족이 8번째로 도착했다. 소리의원에서 제공한 버스로 오는 팀은 늦어져 30분 늦게 시작한다고 한다. 아마도 아프리카 돼지열병 방역으로 늦어지겠지...
 
버스가 도착하고 바로 행사가 시작됐다. 첫 번째로 봅슬레이 국가대표 김동현 선수의 강연이 시작됐다. 김동현 선수도 청각장애로 인공와우 수술을 했다. 지난 동계올림픽이 끝나고 TV 예능프로그램을 통해서 김동현 선수도 인공와우를 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됐었다. 그가 이번 행사에서 강연을 한다니, 기대하고 있었다. 결과는 정말 멋진 사람이다.
 
김동현 선수도 선천적으로 소리를 듣지 못했다고 한다. 21살까지 보청기에 의존해서 살다가 인공와우를 알았을 때, 더 잘 들을 수 있다는 이유 하나로 바로 수술을 했다고 한다. 수술하면 바로 들을 수 있을 줄 알았지만, 매핑하는 과정이 정말 힘들었다고 한다. 인공와우 가족에게 매핑하는 과정을 설명해 주었다.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려 튜너를 돌릴 때 들리는 잡음이 매핑하는 과정이라고 한다. 처음 매핑을 시작해서 제대로 된 소리가 들릴 때까지, 그 과정을 반복할 때마다 스트레스로 중도 포기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 하늘이는 자기표현을 하지 못하는 13개월에 수술해서 그 과정을 격었다. 하늘이도 처음 매핑하는 시간이 많이 힘들었을 거라는 생각에 안쓰러운 마음이 다시 상기됐다. 그 시간을 이겨낸 김동현 선수는 처음 간 곳이 바닷가라고 한다. 파도소리를 듣고 싶었고 전화를 해보고 싶었던 김동현 선수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어머니와 통화를 한 순간이 정말 기뻤다고 한다. 
 
김동현 선수는 어릴 적 운동이 막연하게 좋아서 운동만 했다고 한다. 좋아하는 운동을 계속하다 보니, 국가대표가 됐고 올림필에서 메달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현재 좋아하는 일을 하는 성공한 사람이 되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무한하게 성장할 수 있으니, 관심거리가 생기면 그 틀을 정해주고 틀 안에서 확장될 수 있도록 부모가 곁에서 믿고 응원해주라고 한다. 일례로 공룡에 관심이 생긴 아이들은 공룡이름을 모두 외우지 않나? 어른들은 외우지 못한다. 아이들은 관심이 생기면 확장은 스스로 한다. 그러니, 믿고 기다리면 된다고 한다. 나 역시 평소 가지고 있던 생각이다.
 
이어진 웹툰 작가 김민주님은 소리의원 전영명 원장님께 인공와우 수술을 받았다. 내성적인 김민주 작가는 어릴 적부터 만화를 좋아해서 많은 시간을 만화를 보다가 스스로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2018년 대한민국인재상에 도전했고 당당히 선정되었다고 한다. 현재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서서히 시력을 잃어가는 중인 작가는 중복장애를 겪고 있지만, 여전히 작품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작가의 어머니는 말씀하셨다. 어머니는 작가의 성장을 기다렸고, 지금도 기다리고 있다. 장애를 가진 아이의 부모로서 기다려주면 아이가 스스로 해낸다. 믿고 기다리면 된다고 하셨다. 그런 것 같다. 우리 하늘이도 이른둥이로 태어나 여러 번 수술을 했지만, 스스로 이겨냈다. 소리를 듣지 못해 또다시 수술을 했지만, 인공와우를 몸에 달고도 스스로 이겨내고 있다. 스스로 이겨내고 있는 하늘이를 보고 있으면 그냥 고맙다. 그냥 곁에서 믿어주고 기다려주니, 스스로 해내고 있다.
 
 
 
점심식사 후 오후 일정의 시작으로 포토미션이 있었다. 10곳의 장소에서 사진을 촬영해서 그중 3장의 사진을 제출하는 미션이었다. 우리 하늘이의 미션은 도전으로만 끝이 났다.
 

&lt; 모델 같나요? &gt;

 

&lt; 꽃 중의 꽃 : 소리앙상블 친구들과 한 컷 &gt;

 
 
오후 일정은 소리앙상블로 시작했다. 소리의원에서 인공와우 수술한 학령기 전 유아들의 앙상블 : 누가 내 머리에 똥을 쌌지? 두더지 머리에 똥을 싼 다른 동물 친구를 찾는 재미있는 구성이다.
 
이어진 UCC 발표. 하늘이의 말 한마디로 만들어낸 동영상으로 UCC에 도전했다. 하늘이의 한 마디는 이렇게 걸으면서 이야기하니까 좋아 였다. 처음 그 말을 듣는 순간 많이 성장한 하늘이를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했다. 엄마에게 이야기해주었더니, 아빠보다 먼저 그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틈틈이 사진을 이어 붙이고 영상을 촬영했다. 미리 만들어 두었던 사진을 이어 붙인 동영상과 촬영한 영상을 이어 붙여 동영상을 만들었다. 재작년에 UCC, 작년에 수기를 내서 2년 연속으로 상을 받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건너뛰려 했는데, 염치없이 3번 연속 도전했고 3번 연속으로 상을 받았다.
 

&lt; 소리와우 패밀리데이 UCC부문 상장 및 부상(상품권) &gt;

 
 
오후 일정은 행사를 진행하면서 중간중간 추첨이 있었다. 입장할 때 받은 입장권의 번호로 추첨이 이루어졌고, 많은 가족들이 상품을 받았다. 다른 가족들이 상품을 받자 하늘이도 우리는 언제 받냐고 아우성이다. 우리도 곧 받게 될걸라고 이야기는 했지만, 좀처럼 우리에게 기회가 없다가 마지마 무렵 호명되자 하늘이에게 입장권을 쥐어주니, 얼른 달려 나가 얼굴에는 기쁜 표정으로 선물을 받아온다.
 
오전에 봅슬레이 김동현 선수와 웹툰 김민주 작가의 강연, 오후에 포토미션을 시작으로 소리앙상블과 소리의원 인공와우 가족의 UCC와 수기 발표를 끝으로 행사가 끝났다. 올해도 패밀리데이로 인공와우 가족에게 동기부여와 볼거리 그리고 맛있는 식사에 여러 가지 선물을 주신 소리의원에 감사한다.
 
 
6살(58개월, 태어난 지 1742일, 교정 1676일째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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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여행

순간의 기록 Photo l 2019. 9. 22. 11:44

2019년 9월 17일 ~ 2019년 9월 19일

 

2박 3일 짧은 시간 속초여행에서

 

 

< 캔싱턴 해변 >

 

 

< 캔싱턴 해변에서 엄마와 하늘이 >

 

 

< 사진 그만찍어요~ @ 캔싱턴 해변  >

 

 

6살(57개월, 태어난 지 1735일, 교정 1669일째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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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는 안났어

육아일기 l 2019. 8. 17. 23:30

2019년 8월 17일

 

혹서기가 지나고 장맛비도 개인 오후.

오랜만에 놀기 괜찮은 날씨. 하늘이는 밖에서 신나게 놀았다.

아파트 앞마당에서 한참을 소리 지르며 놀던 하늘이가 갑자기 집으로 뛰어들어 오더니,

 

하늘이 : (팔꿈치를 보여주며) 아빠~ 넘어져서 까졌는데, 피 나오기 전에 빨리 목욕하고 밴드 붙여야 해요.

머리 감고 목욕시켜주니, 얼른 약서랍으로 달려가서 밴드를 붙였다.

장난기가 발동한 아빠

 

아빠 : (신발끈으로 팔을 고정시켜주며) 이렇게 해야 병원에 안가~

평소에 다쳐서 피나면 병원에 가야 한다고 했더니, 놀다가 넘어지거나 해도 어지간하면 피는 안 났어 라고 하는 하늘이

 

< 병원에 가야 할 수도 있다는 말에 눈물이 글썽인다. >

 

 

6살(56개월, 태어난 지 1699일, 교정 1633일째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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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총놀이

육아일기 l 2019. 7. 17. 13:14

삼복더위가 시작될 무렵이었다. 점심이 조금 지난 시간에 유치원 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왜 전화를 하셨을까? 전화를 받았다. 아이들과 야외활동을 하던 선생님께서 하늘이의 의연한 모습과 행동에 마음이 동해서 전화를 하셨다고 했다. 근처의 근린공원에서 놀던 중 아이들이 바닥분수에서 더위를 피하며 물놀이를 하는데, 하기 싫은 몇 아이와 하늘이 그리고 선생님이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고 했다.

 

선생님 : 아무개야 너는 물놀이 안 하니?

아무개 : 네~ 선생님 저는 별로 하고 싶지 않아요.

선생님 : 하늘아~ 하늘이는 물놀이하고 싶지 않아?

하늘이 : 소리(인공와우)가 있어서 물에 가면 안 된다고 했어요. 선생님은 왜 물놀이 안 해요?

선생님 : 선생님도 하고 싶지 않아...

 

하늘이와 이야기하다가 선생님 마음이 아프셨다고, 그래서 전화를 하게 되었다고 했다. 예년에는 여름철 더운 날 물놀이를 많이 했지만, 올해는 하늘이가 마음에 걸려서 가급적 물놀이는 하지 않고 있다고 하셨다. 그렇다고 마냥 물놀이를 하지 않을 수 없어 이번 여름은 하늘이가 재활하러 가는 매주 화요일에 물놀이를 계획했다고 하셨다. 전화를 받은 엄마도, 옆에 있던 아빠도 안타까운 마음인 건 마찬가지다. 그래도 선생님께서 하늘이를 위한 배려를 정말 많이 해주고 계신다.

 

2019년 7월 16일

며칠이 지나고 화요일이 되었다. 하늘이와 언어재활, 음악재활을 하러 병원에 가는 날이다.

 

하늘이 : 엄마~ 엄마? 오늘~ 수영복이랑, 여벌 옷이랑, 수건 가져가야 해요~

엄 마 : 어제 비 와서 오늘 날씨가 추워졌어. 물놀이는 못할 것 같아...

 

아침부터 하늘이는 들떠있었다. 전날 저녁부터 내일은 수영복, 여벌 옷, 수영모자, 수건 준비해야 한다고 들떠있던 하늘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병원에 가야 했고, 그래서 엄마는 거짓말을 해야 했다.

 

소리의원에서 언어재활, 음악재활하고 집에 와서는 아빠랑 같이 잠시 책을 읽었다. 책을 읽던 아빠가 지치자 하늘이는 자전거를 타고 싶다고 해서 자전거를 내주고 아빠는 출근했다.

 

혼자 자전거를 타고 놀던 하늘이는 유치원에서 하원 하는 아이들을 하나 둘 맞이했다. 자전거는 싫증이 났는지 물총놀이를 하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물놀이 못해 맘도 그렇고 해서 작년에 사두고 쓰지 않았던 인공와우 방수팩을 찾아 착용해서 내보냈다. 처음이었다. 어찌나 신나게 노는지 ㅎㅎㅎ

 

< 왼쪽 인공와우 소넷에 방수팩을 하고 3M 테이프로 마무리했다. >


작년에는 방수팩 없어서 다른 아이가 물총 쏘는 거 엄마 막다가 물 다 맞고 얼른 데리고 들어왔는데, 오늘은 두 시간여를 신나게 놀고 들어왔다. 덕분에 아파트 친구들, 누나들, 형들도 신나게 물 맞고 놀았다. 저렇게 웃고 신나 하는 거 보니 뿌듯하면서도 한편으로 마음이 아프다. 그렇게 즐거워하는데 편하게 할 수 없는 게... ㅠㅠ

 

< 친구들과 물총놀이 >
< 거기서~~>

 

< 잠깐만 기다려줄래? 나 물이 없어 >

 

< 신나게 놀고 지친 하늘이. 영혼까지 치쳐보인다 >

 

※ 이 글은 엄마가 SNS에 올린 글에 유치원 선생님과 전화한 내용을 추가한 글이다.

 

 

6살(55개월, 태어난 지 1668일, 교정 1602일째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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