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이야기

'MEDELKOREA'에 해당되는 글 27건

  1. 2019.08.12 소소한 이야기
  2. 2019.07.17 물총놀이
  3. 2019.07.10 모두가 하나되어
  4. 2019.05.02 3가지 약속
  5. 2019.04.15 꿈을 이루겠습니다~!
  6. 2018.12.16 엄마와 눈썰매
  7. 2016.02.12 세상과의 소통, 그 첫 걸음 1

소소한 이야기

육아일기 l 2019. 8. 12. 20:55

너무 늦으면 안 돼

저녁 8시가 지나면 하늘이는 잠을 자러 간다.

2019년 8월 11일. 이 날 우리 집의 거실은 거실이 아니었다.

하늘이가 잠자러 가기 전, 아빠가 하늘이에게 정리해달라며 이야기를 했다. 

아 빠 : 정리해줄래?


하늘이는 잔뜩 꺼내 두었던 인형들을 몇 개씩 집어 옮긴다.


아 빠 : 많으니까 몇 번에 나누어서 옮겨도 돼
하늘이 : (인형을 모두 정리하더니) 이거는 아침에 정리할게~ 너무 늦으면 안 되니까!
아 빠 : 너무 늦으면 안 돼? 알겠어~

 

< 쿠션 주위에 있던 인형 10여개를 정리하더니, 너무 늦으면 안돼 >

 

아빠! 엄마한테 다 이를 거야!

2019년 8월 12일. 엄마는 외출하고 하루 종일 아빠와 있는 날이다.

오전에 병원을 다녀와서 아빠와 잘 있었다. 웬일인지, 하늘이는 오후에도 아빠를 제법 잘 따라주었다.

요기보 쿠션에서 잘 놀다가 쿵~! 떨어지며 무릎을 찌었다.
얼굴이 일그러지며 급하게 일어나려 한다.

아 빠 : 하늘아~ 아프지?
하늘이 : (애써 아프지 않은 척하며 아빠를 뿌리친다)
아 빠 : (무릎을 비벼주며) 이프지 않게 해 줄게~
하늘이 : 아빠! 엄마한테 다 이를까야 (울먹울먹)
아 빠 : 아프지 않아야 병원에 안 가지~ 아빠게 안 아프게 해 줄게!

 

평소 아프면, 피나면 병원에 가야한다고 했더니, 아빠한테 화풀이를 한다.

병원에 가면 주사를 맞아야 한다는 생각이 먼저 떠오르는 하늘이.

 

< 훌쩍거리며 아빠에게 안겨서 엄마한테 다 이를거라더니, 뾰루퉁 팔걸이 의자로 옮겨 앉아있다. >

 

 

 

 

6살(56개월, 태어난 지 1694일, 교정 1628일째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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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총놀이

육아일기 l 2019. 7. 17. 13:14

삼복더위가 시작될 무렵이었다. 점심이 조금 지난 시간에 유치원 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왜 전화를 하셨을까? 전화를 받았다. 아이들과 야외활동을 하던 선생님께서 하늘이의 의연한 모습과 행동에 마음이 동해서 전화를 하셨다고 했다. 근처의 근린공원에서 놀던 중 아이들이 바닥분수에서 더위를 피하며 물놀이를 하는데, 하기 싫은 몇 아이와 하늘이 그리고 선생님이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고 했다.

 

선생님 : 아무개야 너는 물놀이 안 하니?

아무개 : 네~ 선생님 저는 별로 하고 싶지 않아요.

선생님 : 하늘아~ 하늘이는 물놀이하고 싶지 않아?

하늘이 : 소리(인공와우)가 있어서 물에 가면 안 된다고 했어요. 선생님은 왜 물놀이 안 해요?

선생님 : 선생님도 하고 싶지 않아...

 

하늘이와 이야기하다가 선생님 마음이 아프셨다고, 그래서 전화를 하게 되었다고 했다. 예년에는 여름철 더운 날 물놀이를 많이 했지만, 올해는 하늘이가 마음에 걸려서 가급적 물놀이는 하지 않고 있다고 하셨다. 그렇다고 마냥 물놀이를 하지 않을 수 없어 이번 여름은 하늘이가 재활하러 가는 매주 화요일에 물놀이를 계획했다고 하셨다. 전화를 받은 엄마도, 옆에 있던 아빠도 안타까운 마음인 건 마찬가지다. 그래도 선생님께서 하늘이를 위한 배려를 정말 많이 해주고 계신다.

 

2019년 7월 16일

며칠이 지나고 화요일이 되었다. 하늘이와 언어재활, 음악재활을 하러 병원에 가는 날이다.

 

하늘이 : 엄마~ 엄마? 오늘~ 수영복이랑, 여벌 옷이랑, 수건 가져가야 해요~

엄 마 : 어제 비 와서 오늘 날씨가 추워졌어. 물놀이는 못할 것 같아...

 

아침부터 하늘이는 들떠있었다. 전날 저녁부터 내일은 수영복, 여벌 옷, 수영모자, 수건 준비해야 한다고 들떠있던 하늘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병원에 가야 했고, 그래서 엄마는 거짓말을 해야 했다.

 

소리의원에서 언어재활, 음악재활하고 집에 와서는 아빠랑 같이 잠시 책을 읽었다. 책을 읽던 아빠가 지치자 하늘이는 자전거를 타고 싶다고 해서 자전거를 내주고 아빠는 출근했다.

 

혼자 자전거를 타고 놀던 하늘이는 유치원에서 하원 하는 아이들을 하나 둘 맞이했다. 자전거는 싫증이 났는지 물총놀이를 하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물놀이 못해 맘도 그렇고 해서 작년에 사두고 쓰지 않았던 인공와우 방수팩을 찾아 착용해서 내보냈다. 처음이었다. 어찌나 신나게 노는지 ㅎㅎㅎ

 

< 왼쪽 인공와우 소넷에 방수팩을 하고 3M 테이프로 마무리했다. >


작년에는 방수팩 없어서 다른 아이가 물총 쏘는 거 엄마 막다가 물 다 맞고 얼른 데리고 들어왔는데, 오늘은 두 시간여를 신나게 놀고 들어왔다. 덕분에 아파트 친구들, 누나들, 형들도 신나게 물 맞고 놀았다. 저렇게 웃고 신나 하는 거 보니 뿌듯하면서도 한편으로 마음이 아프다. 그렇게 즐거워하는데 편하게 할 수 없는 게... ㅠㅠ

 

< 친구들과 물총놀이 >
< 거기서~~>

 

< 잠깐만 기다려줄래? 나 물이 없어 >

 

< 신나게 놀고 지친 하늘이. 영혼까지 치쳐보인다 >

 

※ 이 글은 엄마가 SNS에 올린 글에 유치원 선생님과 전화한 내용을 추가한 글이다.

 

 

6살(55개월, 태어난 지 1668일, 교정 1602일째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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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하나되어

육아일기 l 2019. 7. 10. 14:09

2019년 7월 4일 목요일 오후 1시 30분. 소리의원 East Center 지하 1층 세미나실에 소리의원에서 인공와우 수술을 한 가족이 모였다. 모임의 이름은 1세 전후 인공와우 이식 받은 우리 아이와 함께하는 소모임.

 

소리의원 전영명 원장님의 인사말 & 모임소개

 

2019년 6월 어느날. 소리의원에서 인공와우 수술한 아이 가족과 함께하는 소모임을 만들려 한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취지가 좋아서 동참하기로 했다. 얼마 지나서 모임에 동참하기로 한 가족들이 군자에 위치한 소리의원 East Center에 모였다. 여섯 가족이 모였다. 사정이 생겨 몇 가족은 다음 기회에 모이기로 했다.

 

전영명 원장님께서 모임 소개를 해주셨다. 100여 년 전부터 시작된 연구한 노력으로 인공와우라는 것이 생겨났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약 20~30년 전부터 수술을 시작했다고 한다. 처음 인공와우 수술은 시기가 요즘보다는 늦었다고 한다. 그 후 수술한 환자들을 추적관찰 및 재활을 하면서 요즘은 보통 1세 전후에 수술을 한다고 한다. 결과는 많이 다르다. 도입 초기에 수술했던 환자들은 언어발달에서 발화가 좋지 않다. 하늘이처럼 1세 전후에 수술한 환자들의 발화가 많이 좋다. 특히 꾸준하게 재활하는 장애인의 경우 결과에 차이가 있다. 하늘이의 경우도 그렇다. 하늘이는 노래도 제법 한다. 음정을 잘 구분한다. 다만, 아직 발음은 부족한 부분이 꽤 있다. ㅅ, ㄹ 등 비장애인들도 늦게 발음되는 자음은 아직도 서툴다.

 

전영명 원장님은 언어치료실에서 1:1로 치료를 받아왔지만, 1세 전후에 인공와우를 이식한 가정들이 모여서 각 가정의 정보를 교환하고, 언어치료실에서는 얻을 수 없었던 정보도 교환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싶다고 하셨다. 향후 외국의 병원, 가족들과도 좋은 자리를 만들 수 있는 기회도 만들고 싶다고 하셨다.

 

전영명 원장님은, 소리의원은 인공와우 이식 수술을 받은 가족들은 장애인만을 위한 재활뿐이 아닌, 엄마, 아빠, 가족 전체가 전문가 수준이 될 수 있는 것이야 말로 재활의 최종 목표라고 하셨다. 처음 소리의원을 알게 되고, 언어치료를 받기로 하면서 치료실에서 들었던 이야기였다. 원장님께서 다시 상기시켜 주셨다. 

 

소리의원을 알게 되고 그래~ 이 병원이야! 라고 느꼈던 마음을 다시 느꼈다.

 

전원명 원장님의 모임 소개가 끝나고 언어 팀장님의 가족 소개 시간, 수술하기 전 가족부터 6세 아이가 있는 가족까지 여섯 가족의 소개를 들으면서 하늘이가 잘 크고 있구나 생각이 들었다. 참석한 가족 중에는 하늘이가 두 번째로 큰 아이 었다. 나이는 같지만, 월령이 조금 더 큰 아이가 있었다. 하늘이보다 더 작은 아이를 둔 가족 중에 아직 아이의 아픔에 가슴 아파하는 엄마를 보면서, 저희 하늘이도 그랬어요~라고 이야기해주었지만, 아이의 아픔은 가족마다 개인차이가 있어 큰 위로가 되지는 못하는 것 같았다.

 

우리 하늘이는 엄마의 임신중독으로 응급입원, 입원 후 첫 진료에서 산부인과 교수님의 권유로 아이를 포기하는 수술 예약, 수술 전 24시간 태동검사 중 기적적인 태동으로 13일 후 제왕 절제술로 출산, 동맥관 개존증에 의한 심장수술, 괴사성 장염으로 인한 3번의 장 수술, 원일을 알 수 없는 이유로 혈액 산증 등등 200일간의 입원으로 하늘이는 엄마, 아빠를 단단하게 해 준 덕분에 하늘이가 태어난 후 눈물을 보인 날이 거의 없다. 그래서 인공와우 이식 수술하는 2번의 수술도 여느때와 같았었다.

 

어쨌든!! 이어서 가족 소개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교육이 이어졌다.

 

① 청각 팀장님의 청능 검사, 인공와우 매핑에 대한 기본적인 교육

② 음악 팀장님의 음악치료 기본 적인 설명과 음악 평가지 판독법 교육

③ 언어 팀장님의 언어치료의 기본적인 설명과 언어 평가지 판독법 교육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교육이 끝나고 몇몇 가족의 질문이 이어졌다. 하늘이의 성향과 집에서의 행동들에 대해서 질문을 드렸는데, 우문현답이었다. 위에서 이제 막 수술하고 어린이집에 보내는 엄마를 위로하던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는 힘들어하는 시간이지만, 지나고 보니 아무것도 아닌 그런 것들. 하늘이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은 딱 그 수준이었다. 경험 많은 재활선생님들이 보시기에는 1:1 맞춤 설명을 해주셨지만, 요약하면 시간에 따라 겪으며 지나가는 것들이라고 하셨다.

 

좋은 소모임을 만들고 원장님을 비롯한 청능 팀장님, 음악 팀장님, 언어 팀장님까지 시간을 만들어서 주시다니, 엄청 고마운 일이다.

 

6살(55개월, 태어난 지 1661일, 교정 1595일째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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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가지 약속

육아일기 l 2019. 5. 2. 23:24

하늘이는 자기주장이 강한 편이다. 

 

2018/03/02 - [육아일기] - 미운 4살, 미친 7살 보다 하늘이의 성향이 더 강해졌다.

 

어제 하늘이는 오전부터 엄마와 둘이서 데이트를 했다. 아침 일찍 극장에 가서 영화를 봤다. 뽀로로 보물섬 대모험을 관람했다. 두 번째 영화 관람이다. 처음 극장에 갔을 때, 하늘이는 엄마와 같이 관람했다. 다른 부모들이 아이를 좌석에 앉히고 밖에 나가서 기다리는 상황을 보더니, 엄마도 나가라고 했었다고 한다. 이번에는 하늘이만 영화관에 앉혀주고 엄마는 밖으로 나왔다. 마지막 남은 좌석을 예매해서 그렇기도 하다. 스타필드 고양의 영화관 중 어린이를 위한 관은 밖에 모니터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해놔서 좋은 점이 있다. 어쨌든 하늘이는 집중하고 잘 관람했다고 한다. 영화가 끝나고 하늘이와 엄마는 스타필드 이곳 저곳을 다니며 데이트하고 맛있는 점심 먹고 집으로 왔다.

 

신나게 놀다가 집에온 하늘이를 데리고 다시 외출을 했다. 집 근처의 카페에 가서 시간을 보내려고 했지만, 하늘이의 활발한 몸짓에 음료만 마시고 집으로 돌아왔다.

 

어느덧 저녁시간이 다가왔다. 오래간만에 아빠가 해주는 저녁식사. 닭가슴살, 닭가슴살 소시지를 이요한 볶음밥이다. 그런데, TV를 보고 있던 하늘이가 계속 TV를 보겠다고 고집을 피운다. 실랑이를 하다가 결국 밥은 먹지 못했다. TV도 볼 수 없었다. 약간 혼이 났지만, 설명을 잘해주고 바나나를 먹여 잠을 재웠다.

 

다시 아침.

하늘이는 6시부터 일어나서 또 TV를 본다. 엄마는 하늘이에게 인공와우를 해주고 다시 잠을 청했다. 엄마와 아빠는 7시가 넘어서 일어났다. 하늘이의 유치원 등원을 위해 아침을 시작했다. 아침을 먹어야 하는데, 하늘이는 다시 TV를 보겠다며 주장하기 시작했다.

 

결국 아빠가 하늘이의 식판을 치우고, TV의 전원코드를 뽑아 버렸다. 하늘이는 떼쓰기 시작했지만, 자신이 이기지 못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엄마, 아빠가 식사를 마치고 엄마의 훈육시간. 엄마는 하늘이에게 3가지 약속을 받아냈다.

 

① TV 조금만 보기

② 스스로 밥 먹기

③ 엄아, 아빠에게 예쁜말, 고운 말 하기

 

약속을 받아내고 부랴부랴 아침밥을 먹였다. 하늘이 스스로 먹었다. 그리고 유치원에 등원했다. 잠시 후 엄마는 톡으로 사진을 보내왔다. 아침부터 엄마, 아빠 힘들게 하더니, 유치원 등원은 언제나 즐겁다.

 

아싸~아싸~♬  유치원 등원길에 흥에 취한 하늘이!

 

6살(53개월, 태어난 지 1592일, 교정 1526일째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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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에 입학하기도 전부터 학교에 가서 공부하고 싶다던 하늘이.

벌써 한 달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처음 접하는 것에 돌진하고 깊이 빠지는 하늘이는, 유치원에 입학해서도 마찬가지 었다. 입학하던 날은 입학식만 치르고 하원 하고, 다음 날부터 매일 신나게 유치원에 다니고 있다. 

 

 

얼굴을 찌어서 멍들었다. 얼마나 아팠을까?

 

 

오후 4시가 지나면 유치원 하원 시키려 간다. 어느 날 하원 시키려 갔더니, 하늘이가 유치원 방과 후 선생님께 배꼽인사를 한다.

 

꿈을 이루겠습니다~!

 

아이들과 마주 인사하는 선생님. 엄마, 아빠도 따라서 같이 인사를 했다.

 

유치원에 가는 것이 그냥 좋기만 하늘이는, 화요일과 주말이 고비다. 매주 화요일은 언어재활을 위해 소리의원을 가야 하고, 주말은 주말이라 유치원을 쉬어야 하는 날이다. 그나마 입학하고 4월 초까지는 화요일 언어재활을 하고 12시에 등원해서 4시까지는 유치원에서 친구들과 시간을 보냈는데, 다음 주부터는 음악 재활도 해야 해서 화요일도 등원을 못하게 됐다. 앞으로 매주 화요일은 언어재활을 해야하는 하늘이에게 가장 힘든 날이 될 것 같다. 언어재활을 하고 오후 시간을 하늘이와 보내야 하는 하늘이 엄마도 가장 힘든 날 중 하루가 되겠지. 하늘이는 너무나도 활동적이고, 자기 주도적이라서 놀아주어야 하는 시간이 벅차다.

 

 

이렇게 유치원을 좋아하는 하늘이는 며칠전 아침에 유치원에 등원하자마자 울었다고 한다.

유치원 하늘이의 반은 하늘반이다. 하늘반 선생님이 평소 하늘아~ 안녕~?이 아닌, 꿈을 이루겠습니다~!라고 인사를 했더니, 하늘이가 순간 울음이 터뜨리며 나 집에 가기 싫어요~ 나 유치원에서 더 놀거에요~ 하늘이의 반응에 선생님은 너무 귀여웠다며 이야기를 해주셨다. 엄마, 아빠도 전해 듣고는 얼마나 웃기던지~!

 

유치원이 너무 좋아서 4시에 맞춰 하원 시키러 가면 더 놀다가 간다고 갔다가 다시 오라는 하늘이. 새로운 환경에도 적응력이 정말 좋아서 엄마, 아빠 걱정을 덜어주는 하늘이. 지금처럼만 건강하게 자라주기를 바라~~

 

날이 따뜻해져 아파트 앞마당에서 마음껏 뛰어노는 하늘이

 

 

 

6살(52개월, 태어난 지 1575일, 교정 1509일째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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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눈썰매

육아일기 l 2018. 12. 16. 23:00

12월은 특별한 달이다. 엄마와 하늘이의 태어난 달이라 다른 달보다 더 특별하다.

이번 12월은 겸사겸사 스키장이 있는 콘도에서 1박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우리 가족은 짧지만 여행을 했다.


2018년 12월 14일 오후 4시, 하늘이를 평소보다 1시간 빠르게 하원시켜 바로 콘도로 향했다. 대략 2시간 남짓한 거리에 있는 콘도에 들어가기 전에 근처의 식당에서 맛있게 한우 생갈비로 저녁식사를 했다. 한우만 취급하는지 모르고 들어간 식당이었지만, 회사에서 지원하는 콘도라 1박 무료라서 그 돈으로 저녁 맛있게 먹자고 결정했다. 상이 차려지고 고기를 굽기 시작하자 하늘이의 말 한 마디


하늘이 : (아빠를 바라보며) 빨리 구워줘~~ 


이 한 마디에 엄마와 아빠는 서로 눈을 보며 웃음이 빵터졌다. ㅎㅎ

한우 생갈비와 돌솥밥, 된장국으로 맛있게 저녁식사를 마치고 5분여 더 가서 콘도에 도착했다. 그런데, 막상 도착해보니, 스키장 슬로프는 초급코스만 운영했다. 로비에서 방을 배정받으며 눈썰매장을 물었지만, 아직 오픈하지 않았다고 한다. 순간 잠자러 여기까지 왔나? 고민에 빠졌다.


< 콘도 로비에서 >



어쨋든 배정받은 9층의 방으로 올라가서 밖을 내려보니 기분은 좋았다. 하늘이도 스키장을 보더니, 밖에서 스키타는 사람들의 모습을 흉내내며 빨리 태워달라고 한다. 짐이라고 할 것도 없는 몇 가지를 풀어놓고 밖으로 나갔다. 어둠이 빨리 내려앉은 겨울밤이라 하늘이와 무언가를 하기는 애매했다. 짧게 눈 구경하고 방으로 올라와서 잠깐 시간을 보낸 후 하늘이는 집에서처럼 엄마와 잠을자러 방으로 들어갔다. 9시. 스키장에 왔지만, 창밖을 내려보며 스키는 눈으로만 탔다.


하룻밤을 보내고 늦잠을 잤다. 하늘이는 일찍 일어나서 엄마, 아빠를 깨운다. 밤새 하늘이 치어 제대로 잠을 못잔 엄마는 그대로 침대에 두고 하늘이와 가볍게 아침밤을 먹었다. 오전 9시 엄마를 깨워 아침을 먹이며, 하늘이는 조금 더 먹였다. 오전에 잠깐 눈에서 놀아보려 나갔지만, 하늘이는 짜증을 낸다. 이제 집에 가야겠다 싶어 다시 방으로 올라가려던 중 엄마의 눈에 눈썰매장이 들어왔다.


< 춥지 않아~ >


서둘러 방으로 올라가 정리하고 내려와 눈썰매장으로 향했다. 하늘이도 마음이 급해졌는지 목소리가 높아졌다. 처음 눈썰매를 타 본 하늘이는 정말 신이 났었나보다.


하늘이 : 내일 어린이집에 갔다가 또 오자~


하늘이의 표현에 우리는 또 깔깔 웃었다. 1시간 남짓 눈썰매를 탔으니, 나름 성공한 1박 2일이다.


< 엄마와 눈썰매  2018.12.15 >





5살(46개월, 태어난지 1455일, 교정 1389일째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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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와우 삽입술을 하고 한 달이 지났다. 그동안 하늘이는 이비인후과에 몇 차례 외래를 다니며 수술부위 상처와 귀 안쪽의 상태를 살피고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수술부위가 붓는다거나, 귀 안쪽에 염증이 생기는 그런 일은 없었다. 수술을 집도하신 교수님도 상태가 너무 좋다고 하셨다. 다만, 혹시 모르니 더 두고보자는 소견을 주셨었다.


부시럭 부시럭. 옹알옹알~~

부시시 눈을 떠서 침대 아래쪽에 있는 하늘이게 고개를 돌리려던 순간. 하늘이와 눈이 마주쳤다. 요즘 하늘이는 잠에서 깨어나면 일어서서 침대위를 살피는 일을 가장 먼저한다. 7시 50분. 시간을 보는 순간 깜짝 놀라서 일서난다. 7시에 일어나서 준비하고 병원에 가야하는데, 세상 모르고 자고 있었다. 아빠도 엄마도...


하늘이에게 있어서 오늘은 새로운 세상을 만나기 위한 첫 날이다. 처음으로 인공와우를 통해서 소리를 듣기로 한 날이다. 그런데, 엄마 아빠가 세상모르고 늦잠을 자고 말았다. 어쨋든 서둘러서 아침을 맞이했고 동국대학교 일산병원 이비인후과에는 제시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아직 인공와우 담당 직원은 병원에 도착하기 전이다. 하늘에게 아침을 먹이려고 같은 층에 있는 소아청소년과로 가서 이유식을 먹이고 있었다. 거의 다 먹어갈 무렵 인공와우 담당 직원에게 연락이 왔다. 남은 이유식을 마저 다 먹이고 다시 이비인후과로 간다.


이비인후과에서는 하늘이의 인공와우에 매핑을 하기 위해서 별도의 방을 준비해주셨다. 아마도 이비인후과 간호사 선생니들이 회의를 하거나 휴식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방인듯 싶다. 10시경부터 시작된 제품 설명과 매핑은 상당히 오래걸렸다. 그 중간에 이비인후과 교수님의 진료도 봐야했다. 내용을 알고있는 인공와우 담당 직원은 중간에 진료를 보는 시간을 잠깐 내주었다. 12시가 넘어서야 첫 번째 인공와우 매핑이 모두 끝났다. 앞으로 일주일 간격으로 매핑을 해야 한다. 익숙해지면 2주, 4주... 6개월로 늘려나간다고 한다. 매핑이 끝난다고 인공와우 담당 직원을 더 이상 안보는건 아니다. 정기적으로 기기 점검을 받을 때 봐야하고 또, 외부 기기가 망가지거나 할 때 서비스를 받기 위해 보고, 주말 같은 경우 응급으로 전화를 하면 볼 수 있다고 한다.


진료와 매핑을 모두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하늘이에게 바로 인공와우를 달아 주었다. 기본으로 건전기까지 포함된 인공와우 어음기를 아가용 배터리 팩으로 갈아서 등 뒤에 매달아주고 귀에는 가벼운 어음기부분만 걸어두고 머리에는 코일을 붙여 주었다. 소리를 듣게된 하늘이는 이제 박수소리, 엄마 아빠의 목소리에 반응을 보이고 그동안 가지고 놀던 장남감들에서 나오는 소리에도 반응을 보이며 몇 시간을 신나게 놀았다. 아직 무슨 소리인지 구분하지는 못하겠지만, 차츰 소리에 적응해가며 엄마, 아빠 목소리를 알아듣고 빨리 대화를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다린다.


< 인공와우를 착용하고 있는 하늘이 >



< 마치 방송국의 인이어를 달고 있는 듯한 모습 >



매핑은 어떻게 하나?


인공와우를 통해서 듣는 소리는 일반인이 알고있는 소리가 아니라고 한다. 소리를 전기신호로 바꾸어서 전달하는데, 그 중간에 12개의 채널이 있다고 한다. 각 채널별로 주파수 대역이 조금씩 다르다고 한다. 그래서 각 채널별로 하늘이의 반응을 보면서 세팅을 한다.


머리 안에 심어놓은 인공와우 임플란트에 컴퓨터에 연결한 코일을 붙이면 컴퓨터에서 인공와우에 소리가 전달된다. 그 소리를 듣는 반응을 보며 반응이 있으면 적용한다. 같은 방법으로 12개 채널을 모두 진행한다. 선천적으로 소리를 듣지못하는 하늘이같은 아가들은 매핑하는 시간이 오래 걸릴 수 밖에 없다. 말을 배웠던 사람들은 스스로 듣고 반응해서 알려주면 되는데, 아가들은 그럴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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