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이야기

'메델코리아'에 해당되는 글 71건

  1. 2019.10.19 허브빌리지 가을 소풍
  2. 2019.09.29 소리와우 패밀리데이 2019
  3. 2019.09.22 속초여행
  4. 2019.08.17 피는 안났어
  5. 2019.08.12 소소한 이야기
  6. 2019.07.17 물총놀이
  7. 2019.07.10 모두가 하나되어
  8. 2019.06.28 세대차이
  9. 2019.05.02 3가지 약속
  10. 2019.04.15 꿈을 이루겠습니다~!

지난달 하늘이가 언어 재활하는 소리의원에서 주최한 소리와우 패밀리데이 2019에서 부상으로 받은 펜션 숙박권으로 1박 2일 짧은 소풍을 마쳤다.

 

2019/09/29 - [육아일기] - 소리와우 패밀리데이 2019


하늘이에게 처음에 가자고 할 때는 캠핑 갈 것이라고 했었고 하늘이도 좋다고 했었다. 그런데, 출발하기 하루 전 하늘이는 갑자기 가기 싫다고 한다. 조금 난감해하다가 하늘이에게 2층 집에서 고기도 구워 먹고 놀다 온다고 하니, 하늘이가 생각을 바꿔서 가볍게 다녀왔다.

펜션에 도착해서 우리가 투숙할 객실 열쇄를 받아 안으로 들어서니, 허브플로어(허브빌리지 펜션)는 외국의 마을에 온듯한 느낌이었다. 우리가 투숙한 24평형 복층형은 예쁘게 꾸며놓고 더블 침대가 2개로 여럿이 놀러 가도 좋을 것 같다.

 

< 해넘이가 시작된 펜션전경 >


아침에 안개가 살짝 내려온 펜션의 운치는 또 다른 느낌이었고 카메라를 가지고 밖으로 나가게 만들었다. 다만, 사진 실력이 안되는게 큰 문제였다. ㅎㅎ

 

 

 

< 안개가 내려온 아침 펜션 >



안개를 보고 잠깐 밖에 나갔다오니, 하늘이는 장난기가 발동해 커튼 뒤로 숨으며 노는 모습에 다시 카메라를 들고 찰칵!
아들 바라기 아빠는 연신 하늘이에게만 카메라를 들이대다 엄마와 아들도 같이 한 번 찰칵!

 

< 장난꾸러기 하늘이 >

 

 

< 아빠의 시선, 하늘이의 시선 >

 

 

6살(58개월, 태어난 지 1742일, 교정 1696일째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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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와우 패밀리데이 2019
 
올해도 소리의원에서 인공와우 수술을 한 가족들의 모임은 계속됐다.
올해의 장소는 경기의 연천의 허브빌리지
 
한참 전에 공지를 보고는 거리가 조금 멀다고 생각했지만, 아마도 우리 가족이 그중에는 가장 가까운 가족이 아닐까 싶었다. 매년 소리의원 가족들의 수기, UCC를 발표하고 시상도 하는데, 올해는 그냥 지나가자고 했었다. 그런데, 하늘이와 길을 가던 어느 날, 하늘이의 말 한마디에 도전하기로 했다.
 
우리는 UCC 부문에 도전을 하기로 했고, 시간을 내서 틈틈이 영상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뉴스에서 나쁜 소식이 전해졌다. 아프리카 돼지열병! 하필 소리와우 패밀리데이가 있기 바로 전에 확진도 있었다. 경기도 연천, 파주, 강화도에서. 행사를 할 수 있을까? 다행일까? 아직까지 아프리카 돼지열병은 사람에게는 피해가 없다고 한다. 소리의원에서 별다른 공지가 없다. 행사는 진행된다는 뜻이다.
 
드디어 소리와우 패밀리데이 당일.
우리 가족은 평소와 같은 시간에 일어나서 아침을 준비했고, 연천의 허브빌리지로 향했다. 가는 길은 한가했다. 딱 한 번 길이 막혔다. 무슨 일일까? 했는데, 아프리카 돼지열병으로 인한 방역이 있었다. 우리 차에도 방역이 있었다. 방역을 지나자 길은 다시 여유로웠다. 아프리카 돼지열병 방역 때문에 시작시간 5분 전에 도착했다. 우리 가족이 8번째로 도착했다. 소리의원에서 제공한 버스로 오는 팀은 늦어져 30분 늦게 시작한다고 한다. 아마도 아프리카 돼지열병 방역으로 늦어지겠지...
 
버스가 도착하고 바로 행사가 시작됐다. 첫 번째로 봅슬레이 국가대표 김동현 선수의 강연이 시작됐다. 김동현 선수도 청각장애로 인공와우 수술을 했다. 지난 동계올림픽이 끝나고 TV 예능프로그램을 통해서 김동현 선수도 인공와우를 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됐었다. 그가 이번 행사에서 강연을 한다니, 기대하고 있었다. 결과는 정말 멋진 사람이다.
 
김동현 선수도 선천적으로 소리를 듣지 못했다고 한다. 21살까지 보청기에 의존해서 살다가 인공와우를 알았을 때, 더 잘 들을 수 있다는 이유 하나로 바로 수술을 했다고 한다. 수술하면 바로 들을 수 있을 줄 알았지만, 매핑하는 과정이 정말 힘들었다고 한다. 인공와우 가족에게 매핑하는 과정을 설명해 주었다.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려 튜너를 돌릴 때 들리는 잡음이 매핑하는 과정이라고 한다. 처음 매핑을 시작해서 제대로 된 소리가 들릴 때까지, 그 과정을 반복할 때마다 스트레스로 중도 포기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 하늘이는 자기표현을 하지 못하는 13개월에 수술해서 그 과정을 격었다. 하늘이도 처음 매핑하는 시간이 많이 힘들었을 거라는 생각에 안쓰러운 마음이 다시 상기됐다. 그 시간을 이겨낸 김동현 선수는 처음 간 곳이 바닷가라고 한다. 파도소리를 듣고 싶었고 전화를 해보고 싶었던 김동현 선수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어머니와 통화를 한 순간이 정말 기뻤다고 한다. 
 
김동현 선수는 어릴 적 운동이 막연하게 좋아서 운동만 했다고 한다. 좋아하는 운동을 계속하다 보니, 국가대표가 됐고 올림필에서 메달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현재 좋아하는 일을 하는 성공한 사람이 되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무한하게 성장할 수 있으니, 관심거리가 생기면 그 틀을 정해주고 틀 안에서 확장될 수 있도록 부모가 곁에서 믿고 응원해주라고 한다. 일례로 공룡에 관심이 생긴 아이들은 공룡이름을 모두 외우지 않나? 어른들은 외우지 못한다. 아이들은 관심이 생기면 확장은 스스로 한다. 그러니, 믿고 기다리면 된다고 한다. 나 역시 평소 가지고 있던 생각이다.
 
이어진 웹툰 작가 김민주님은 소리의원 전영명 원장님께 인공와우 수술을 받았다. 내성적인 김민주 작가는 어릴 적부터 만화를 좋아해서 많은 시간을 만화를 보다가 스스로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2018년 대한민국인재상에 도전했고 당당히 선정되었다고 한다. 현재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서서히 시력을 잃어가는 중인 작가는 중복장애를 겪고 있지만, 여전히 작품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작가의 어머니는 말씀하셨다. 어머니는 작가의 성장을 기다렸고, 지금도 기다리고 있다. 장애를 가진 아이의 부모로서 기다려주면 아이가 스스로 해낸다. 믿고 기다리면 된다고 하셨다. 그런 것 같다. 우리 하늘이도 이른둥이로 태어나 여러 번 수술을 했지만, 스스로 이겨냈다. 소리를 듣지 못해 또다시 수술을 했지만, 인공와우를 몸에 달고도 스스로 이겨내고 있다. 스스로 이겨내고 있는 하늘이를 보고 있으면 그냥 고맙다. 그냥 곁에서 믿어주고 기다려주니, 스스로 해내고 있다.
 
 
 
점심식사 후 오후 일정의 시작으로 포토미션이 있었다. 10곳의 장소에서 사진을 촬영해서 그중 3장의 사진을 제출하는 미션이었다. 우리 하늘이의 미션은 도전으로만 끝이 났다.
 

&lt; 모델 같나요? &gt;

 

&lt; 꽃 중의 꽃 : 소리앙상블 친구들과 한 컷 &gt;

 
 
오후 일정은 소리앙상블로 시작했다. 소리의원에서 인공와우 수술한 학령기 전 유아들의 앙상블 : 누가 내 머리에 똥을 쌌지? 두더지 머리에 똥을 싼 다른 동물 친구를 찾는 재미있는 구성이다.
 
이어진 UCC 발표. 하늘이의 말 한마디로 만들어낸 동영상으로 UCC에 도전했다. 하늘이의 한 마디는 이렇게 걸으면서 이야기하니까 좋아 였다. 처음 그 말을 듣는 순간 많이 성장한 하늘이를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했다. 엄마에게 이야기해주었더니, 아빠보다 먼저 그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틈틈이 사진을 이어 붙이고 영상을 촬영했다. 미리 만들어 두었던 사진을 이어 붙인 동영상과 촬영한 영상을 이어 붙여 동영상을 만들었다. 재작년에 UCC, 작년에 수기를 내서 2년 연속으로 상을 받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건너뛰려 했는데, 염치없이 3번 연속 도전했고 3번 연속으로 상을 받았다.
 

&lt; 소리와우 패밀리데이 UCC부문 상장 및 부상(상품권) &gt;

 
 
오후 일정은 행사를 진행하면서 중간중간 추첨이 있었다. 입장할 때 받은 입장권의 번호로 추첨이 이루어졌고, 많은 가족들이 상품을 받았다. 다른 가족들이 상품을 받자 하늘이도 우리는 언제 받냐고 아우성이다. 우리도 곧 받게 될걸라고 이야기는 했지만, 좀처럼 우리에게 기회가 없다가 마지마 무렵 호명되자 하늘이에게 입장권을 쥐어주니, 얼른 달려 나가 얼굴에는 기쁜 표정으로 선물을 받아온다.
 
오전에 봅슬레이 김동현 선수와 웹툰 김민주 작가의 강연, 오후에 포토미션을 시작으로 소리앙상블과 소리의원 인공와우 가족의 UCC와 수기 발표를 끝으로 행사가 끝났다. 올해도 패밀리데이로 인공와우 가족에게 동기부여와 볼거리 그리고 맛있는 식사에 여러 가지 선물을 주신 소리의원에 감사한다.
 
 
6살(58개월, 태어난 지 1742일, 교정 1676일째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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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여행

순간의 기록 Photo l 2019. 9. 22. 11:44

2019년 9월 17일 ~ 2019년 9월 19일

 

2박 3일 짧은 시간 속초여행에서

 

 

< 캔싱턴 해변 >

 

 

< 캔싱턴 해변에서 엄마와 하늘이 >

 

 

< 사진 그만찍어요~ @ 캔싱턴 해변  >

 

 

6살(57개월, 태어난 지 1735일, 교정 1669일째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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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는 안났어

육아일기 l 2019. 8. 17. 23:30

2019년 8월 17일

 

혹서기가 지나고 장맛비도 개인 오후.

오랜만에 놀기 괜찮은 날씨. 하늘이는 밖에서 신나게 놀았다.

아파트 앞마당에서 한참을 소리 지르며 놀던 하늘이가 갑자기 집으로 뛰어들어 오더니,

 

하늘이 : (팔꿈치를 보여주며) 아빠~ 넘어져서 까졌는데, 피 나오기 전에 빨리 목욕하고 밴드 붙여야 해요.

머리 감고 목욕시켜주니, 얼른 약서랍으로 달려가서 밴드를 붙였다.

장난기가 발동한 아빠

 

아빠 : (신발끈으로 팔을 고정시켜주며) 이렇게 해야 병원에 안가~

평소에 다쳐서 피나면 병원에 가야 한다고 했더니, 놀다가 넘어지거나 해도 어지간하면 피는 안 났어 라고 하는 하늘이

 

< 병원에 가야 할 수도 있다는 말에 눈물이 글썽인다. >

 

 

6살(56개월, 태어난 지 1699일, 교정 1633일째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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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이야기

육아일기 l 2019. 8. 12. 20:55

너무 늦으면 안 돼

저녁 8시가 지나면 하늘이는 잠을 자러 간다.

2019년 8월 11일. 이 날 우리 집의 거실은 거실이 아니었다.

하늘이가 잠자러 가기 전, 아빠가 하늘이에게 정리해달라며 이야기를 했다. 

아 빠 : 정리해줄래?


하늘이는 잔뜩 꺼내 두었던 인형들을 몇 개씩 집어 옮긴다.


아 빠 : 많으니까 몇 번에 나누어서 옮겨도 돼
하늘이 : (인형을 모두 정리하더니) 이거는 아침에 정리할게~ 너무 늦으면 안 되니까!
아 빠 : 너무 늦으면 안 돼? 알겠어~

 

< 쿠션 주위에 있던 인형 10여개를 정리하더니, 너무 늦으면 안돼 >

 

아빠! 엄마한테 다 이를 거야!

2019년 8월 12일. 엄마는 외출하고 하루 종일 아빠와 있는 날이다.

오전에 병원을 다녀와서 아빠와 잘 있었다. 웬일인지, 하늘이는 오후에도 아빠를 제법 잘 따라주었다.

요기보 쿠션에서 잘 놀다가 쿵~! 떨어지며 무릎을 찌었다.
얼굴이 일그러지며 급하게 일어나려 한다.

아 빠 : 하늘아~ 아프지?
하늘이 : (애써 아프지 않은 척하며 아빠를 뿌리친다)
아 빠 : (무릎을 비벼주며) 이프지 않게 해 줄게~
하늘이 : 아빠! 엄마한테 다 이를까야 (울먹울먹)
아 빠 : 아프지 않아야 병원에 안 가지~ 아빠게 안 아프게 해 줄게!

 

평소 아프면, 피나면 병원에 가야한다고 했더니, 아빠한테 화풀이를 한다.

병원에 가면 주사를 맞아야 한다는 생각이 먼저 떠오르는 하늘이.

 

< 훌쩍거리며 아빠에게 안겨서 엄마한테 다 이를거라더니, 뾰루퉁 팔걸이 의자로 옮겨 앉아있다. >

 

 

 

 

6살(56개월, 태어난 지 1694일, 교정 1628일째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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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총놀이

육아일기 l 2019. 7. 17. 13:14

삼복더위가 시작될 무렵이었다. 점심이 조금 지난 시간에 유치원 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왜 전화를 하셨을까? 전화를 받았다. 아이들과 야외활동을 하던 선생님께서 하늘이의 의연한 모습과 행동에 마음이 동해서 전화를 하셨다고 했다. 근처의 근린공원에서 놀던 중 아이들이 바닥분수에서 더위를 피하며 물놀이를 하는데, 하기 싫은 몇 아이와 하늘이 그리고 선생님이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고 했다.

 

선생님 : 아무개야 너는 물놀이 안 하니?

아무개 : 네~ 선생님 저는 별로 하고 싶지 않아요.

선생님 : 하늘아~ 하늘이는 물놀이하고 싶지 않아?

하늘이 : 소리(인공와우)가 있어서 물에 가면 안 된다고 했어요. 선생님은 왜 물놀이 안 해요?

선생님 : 선생님도 하고 싶지 않아...

 

하늘이와 이야기하다가 선생님 마음이 아프셨다고, 그래서 전화를 하게 되었다고 했다. 예년에는 여름철 더운 날 물놀이를 많이 했지만, 올해는 하늘이가 마음에 걸려서 가급적 물놀이는 하지 않고 있다고 하셨다. 그렇다고 마냥 물놀이를 하지 않을 수 없어 이번 여름은 하늘이가 재활하러 가는 매주 화요일에 물놀이를 계획했다고 하셨다. 전화를 받은 엄마도, 옆에 있던 아빠도 안타까운 마음인 건 마찬가지다. 그래도 선생님께서 하늘이를 위한 배려를 정말 많이 해주고 계신다.

 

2019년 7월 16일

며칠이 지나고 화요일이 되었다. 하늘이와 언어재활, 음악재활을 하러 병원에 가는 날이다.

 

하늘이 : 엄마~ 엄마? 오늘~ 수영복이랑, 여벌 옷이랑, 수건 가져가야 해요~

엄 마 : 어제 비 와서 오늘 날씨가 추워졌어. 물놀이는 못할 것 같아...

 

아침부터 하늘이는 들떠있었다. 전날 저녁부터 내일은 수영복, 여벌 옷, 수영모자, 수건 준비해야 한다고 들떠있던 하늘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병원에 가야 했고, 그래서 엄마는 거짓말을 해야 했다.

 

소리의원에서 언어재활, 음악재활하고 집에 와서는 아빠랑 같이 잠시 책을 읽었다. 책을 읽던 아빠가 지치자 하늘이는 자전거를 타고 싶다고 해서 자전거를 내주고 아빠는 출근했다.

 

혼자 자전거를 타고 놀던 하늘이는 유치원에서 하원 하는 아이들을 하나 둘 맞이했다. 자전거는 싫증이 났는지 물총놀이를 하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물놀이 못해 맘도 그렇고 해서 작년에 사두고 쓰지 않았던 인공와우 방수팩을 찾아 착용해서 내보냈다. 처음이었다. 어찌나 신나게 노는지 ㅎㅎㅎ

 

< 왼쪽 인공와우 소넷에 방수팩을 하고 3M 테이프로 마무리했다. >


작년에는 방수팩 없어서 다른 아이가 물총 쏘는 거 엄마 막다가 물 다 맞고 얼른 데리고 들어왔는데, 오늘은 두 시간여를 신나게 놀고 들어왔다. 덕분에 아파트 친구들, 누나들, 형들도 신나게 물 맞고 놀았다. 저렇게 웃고 신나 하는 거 보니 뿌듯하면서도 한편으로 마음이 아프다. 그렇게 즐거워하는데 편하게 할 수 없는 게... ㅠㅠ

 

< 친구들과 물총놀이 >
< 거기서~~>

 

< 잠깐만 기다려줄래? 나 물이 없어 >

 

< 신나게 놀고 지친 하늘이. 영혼까지 치쳐보인다 >

 

※ 이 글은 엄마가 SNS에 올린 글에 유치원 선생님과 전화한 내용을 추가한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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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하나되어

육아일기 l 2019. 7. 10. 14:09

2019년 7월 4일 목요일 오후 1시 30분. 소리의원 East Center 지하 1층 세미나실에 소리의원에서 인공와우 수술을 한 가족이 모였다. 모임의 이름은 1세 전후 인공와우 이식 받은 우리 아이와 함께하는 소모임.

 

소리의원 전영명 원장님의 인사말 & 모임소개

 

2019년 6월 어느날. 소리의원에서 인공와우 수술한 아이 가족과 함께하는 소모임을 만들려 한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취지가 좋아서 동참하기로 했다. 얼마 지나서 모임에 동참하기로 한 가족들이 군자에 위치한 소리의원 East Center에 모였다. 여섯 가족이 모였다. 사정이 생겨 몇 가족은 다음 기회에 모이기로 했다.

 

전영명 원장님께서 모임 소개를 해주셨다. 100여 년 전부터 시작된 연구한 노력으로 인공와우라는 것이 생겨났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약 20~30년 전부터 수술을 시작했다고 한다. 처음 인공와우 수술은 시기가 요즘보다는 늦었다고 한다. 그 후 수술한 환자들을 추적관찰 및 재활을 하면서 요즘은 보통 1세 전후에 수술을 한다고 한다. 결과는 많이 다르다. 도입 초기에 수술했던 환자들은 언어발달에서 발화가 좋지 않다. 하늘이처럼 1세 전후에 수술한 환자들의 발화가 많이 좋다. 특히 꾸준하게 재활하는 장애인의 경우 결과에 차이가 있다. 하늘이의 경우도 그렇다. 하늘이는 노래도 제법 한다. 음정을 잘 구분한다. 다만, 아직 발음은 부족한 부분이 꽤 있다. ㅅ, ㄹ 등 비장애인들도 늦게 발음되는 자음은 아직도 서툴다.

 

전영명 원장님은 언어치료실에서 1:1로 치료를 받아왔지만, 1세 전후에 인공와우를 이식한 가정들이 모여서 각 가정의 정보를 교환하고, 언어치료실에서는 얻을 수 없었던 정보도 교환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싶다고 하셨다. 향후 외국의 병원, 가족들과도 좋은 자리를 만들 수 있는 기회도 만들고 싶다고 하셨다.

 

전영명 원장님은, 소리의원은 인공와우 이식 수술을 받은 가족들은 장애인만을 위한 재활뿐이 아닌, 엄마, 아빠, 가족 전체가 전문가 수준이 될 수 있는 것이야 말로 재활의 최종 목표라고 하셨다. 처음 소리의원을 알게 되고, 언어치료를 받기로 하면서 치료실에서 들었던 이야기였다. 원장님께서 다시 상기시켜 주셨다. 

 

소리의원을 알게 되고 그래~ 이 병원이야! 라고 느꼈던 마음을 다시 느꼈다.

 

전원명 원장님의 모임 소개가 끝나고 언어 팀장님의 가족 소개 시간, 수술하기 전 가족부터 6세 아이가 있는 가족까지 여섯 가족의 소개를 들으면서 하늘이가 잘 크고 있구나 생각이 들었다. 참석한 가족 중에는 하늘이가 두 번째로 큰 아이 었다. 나이는 같지만, 월령이 조금 더 큰 아이가 있었다. 하늘이보다 더 작은 아이를 둔 가족 중에 아직 아이의 아픔에 가슴 아파하는 엄마를 보면서, 저희 하늘이도 그랬어요~라고 이야기해주었지만, 아이의 아픔은 가족마다 개인차이가 있어 큰 위로가 되지는 못하는 것 같았다.

 

우리 하늘이는 엄마의 임신중독으로 응급입원, 입원 후 첫 진료에서 산부인과 교수님의 권유로 아이를 포기하는 수술 예약, 수술 전 24시간 태동검사 중 기적적인 태동으로 13일 후 제왕 절제술로 출산, 동맥관 개존증에 의한 심장수술, 괴사성 장염으로 인한 3번의 장 수술, 원일을 알 수 없는 이유로 혈액 산증 등등 200일간의 입원으로 하늘이는 엄마, 아빠를 단단하게 해 준 덕분에 하늘이가 태어난 후 눈물을 보인 날이 거의 없다. 그래서 인공와우 이식 수술하는 2번의 수술도 여느때와 같았었다.

 

어쨌든!! 이어서 가족 소개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교육이 이어졌다.

 

① 청각 팀장님의 청능 검사, 인공와우 매핑에 대한 기본적인 교육

② 음악 팀장님의 음악치료 기본 적인 설명과 음악 평가지 판독법 교육

③ 언어 팀장님의 언어치료의 기본적인 설명과 언어 평가지 판독법 교육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교육이 끝나고 몇몇 가족의 질문이 이어졌다. 하늘이의 성향과 집에서의 행동들에 대해서 질문을 드렸는데, 우문현답이었다. 위에서 이제 막 수술하고 어린이집에 보내는 엄마를 위로하던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는 힘들어하는 시간이지만, 지나고 보니 아무것도 아닌 그런 것들. 하늘이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은 딱 그 수준이었다. 경험 많은 재활선생님들이 보시기에는 1:1 맞춤 설명을 해주셨지만, 요약하면 시간에 따라 겪으며 지나가는 것들이라고 하셨다.

 

좋은 소모임을 만들고 원장님을 비롯한 청능 팀장님, 음악 팀장님, 언어 팀장님까지 시간을 만들어서 주시다니, 엄청 고마운 일이다.

 

6살(55개월, 태어난 지 1661일, 교정 1595일째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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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차이

육아일기 l 2019. 6. 28. 13:31

언제나 즐거운 유치원 등원 길.

 

며칠 전이었다. 하늘이와 유치원에 등원하는 길에 전화벨 소리가 들린다. 지나가던 할아버지의 전화기에서 울리는데, 할아버지가 전화를 받지 않자 하늘이가 물어봤다.


하늘이 : 엄마 전화 소리야?
엄마   : 아니~뒤에 할아버지 전화 소리야~
하늘이 : 그럼, 이렇게 전화받아야지 왜 안 받아?
엄마   : (🤙 엄지, 새끼손가락을 얼굴에 대며) 하늘아~ 전화는 이렇게 받는 거 아니야?

하늘이 : (✋ 손바닥을 펴서 귀와 볼에 대며) 아니야~ 이렇게 해야지~!

 
요즘애들은 전화받을 때 이런 포즈로 받는다더니 진짜네!

하늘이 요즘애 맞는구나 ㅎㅎㅎ

 

< 전화 받아요~~ >

 

※ 이 글은 엄마의 SNS에서 가져왔다.

 

6살(54개월, 태어난 지 1649일, 교정 1583일째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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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가지 약속

육아일기 l 2019. 5. 2. 23:24

하늘이는 자기주장이 강한 편이다. 

 

2018/03/02 - [육아일기] - 미운 4살, 미친 7살 보다 하늘이의 성향이 더 강해졌다.

 

어제 하늘이는 오전부터 엄마와 둘이서 데이트를 했다. 아침 일찍 극장에 가서 영화를 봤다. 뽀로로 보물섬 대모험을 관람했다. 두 번째 영화 관람이다. 처음 극장에 갔을 때, 하늘이는 엄마와 같이 관람했다. 다른 부모들이 아이를 좌석에 앉히고 밖에 나가서 기다리는 상황을 보더니, 엄마도 나가라고 했었다고 한다. 이번에는 하늘이만 영화관에 앉혀주고 엄마는 밖으로 나왔다. 마지막 남은 좌석을 예매해서 그렇기도 하다. 스타필드 고양의 영화관 중 어린이를 위한 관은 밖에 모니터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해놔서 좋은 점이 있다. 어쨌든 하늘이는 집중하고 잘 관람했다고 한다. 영화가 끝나고 하늘이와 엄마는 스타필드 이곳 저곳을 다니며 데이트하고 맛있는 점심 먹고 집으로 왔다.

 

신나게 놀다가 집에온 하늘이를 데리고 다시 외출을 했다. 집 근처의 카페에 가서 시간을 보내려고 했지만, 하늘이의 활발한 몸짓에 음료만 마시고 집으로 돌아왔다.

 

어느덧 저녁시간이 다가왔다. 오래간만에 아빠가 해주는 저녁식사. 닭가슴살, 닭가슴살 소시지를 이요한 볶음밥이다. 그런데, TV를 보고 있던 하늘이가 계속 TV를 보겠다고 고집을 피운다. 실랑이를 하다가 결국 밥은 먹지 못했다. TV도 볼 수 없었다. 약간 혼이 났지만, 설명을 잘해주고 바나나를 먹여 잠을 재웠다.

 

다시 아침.

하늘이는 6시부터 일어나서 또 TV를 본다. 엄마는 하늘이에게 인공와우를 해주고 다시 잠을 청했다. 엄마와 아빠는 7시가 넘어서 일어났다. 하늘이의 유치원 등원을 위해 아침을 시작했다. 아침을 먹어야 하는데, 하늘이는 다시 TV를 보겠다며 주장하기 시작했다.

 

결국 아빠가 하늘이의 식판을 치우고, TV의 전원코드를 뽑아 버렸다. 하늘이는 떼쓰기 시작했지만, 자신이 이기지 못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엄마, 아빠가 식사를 마치고 엄마의 훈육시간. 엄마는 하늘이에게 3가지 약속을 받아냈다.

 

① TV 조금만 보기

② 스스로 밥 먹기

③ 엄아, 아빠에게 예쁜말, 고운 말 하기

 

약속을 받아내고 부랴부랴 아침밥을 먹였다. 하늘이 스스로 먹었다. 그리고 유치원에 등원했다. 잠시 후 엄마는 톡으로 사진을 보내왔다. 아침부터 엄마, 아빠 힘들게 하더니, 유치원 등원은 언제나 즐겁다.

 

아싸~아싸~♬  유치원 등원길에 흥에 취한 하늘이!

 

6살(53개월, 태어난 지 1592일, 교정 1526일째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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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에 입학하기도 전부터 학교에 가서 공부하고 싶다던 하늘이.

벌써 한 달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처음 접하는 것에 돌진하고 깊이 빠지는 하늘이는, 유치원에 입학해서도 마찬가지 었다. 입학하던 날은 입학식만 치르고 하원 하고, 다음 날부터 매일 신나게 유치원에 다니고 있다. 

 

 

얼굴을 찌어서 멍들었다. 얼마나 아팠을까?

 

 

오후 4시가 지나면 유치원 하원 시키려 간다. 어느 날 하원 시키려 갔더니, 하늘이가 유치원 방과 후 선생님께 배꼽인사를 한다.

 

꿈을 이루겠습니다~!

 

아이들과 마주 인사하는 선생님. 엄마, 아빠도 따라서 같이 인사를 했다.

 

유치원에 가는 것이 그냥 좋기만 하늘이는, 화요일과 주말이 고비다. 매주 화요일은 언어재활을 위해 소리의원을 가야 하고, 주말은 주말이라 유치원을 쉬어야 하는 날이다. 그나마 입학하고 4월 초까지는 화요일 언어재활을 하고 12시에 등원해서 4시까지는 유치원에서 친구들과 시간을 보냈는데, 다음 주부터는 음악 재활도 해야 해서 화요일도 등원을 못하게 됐다. 앞으로 매주 화요일은 언어재활을 해야하는 하늘이에게 가장 힘든 날이 될 것 같다. 언어재활을 하고 오후 시간을 하늘이와 보내야 하는 하늘이 엄마도 가장 힘든 날 중 하루가 되겠지. 하늘이는 너무나도 활동적이고, 자기 주도적이라서 놀아주어야 하는 시간이 벅차다.

 

 

이렇게 유치원을 좋아하는 하늘이는 며칠전 아침에 유치원에 등원하자마자 울었다고 한다.

유치원 하늘이의 반은 하늘반이다. 하늘반 선생님이 평소 하늘아~ 안녕~?이 아닌, 꿈을 이루겠습니다~!라고 인사를 했더니, 하늘이가 순간 울음이 터뜨리며 나 집에 가기 싫어요~ 나 유치원에서 더 놀거에요~ 하늘이의 반응에 선생님은 너무 귀여웠다며 이야기를 해주셨다. 엄마, 아빠도 전해 듣고는 얼마나 웃기던지~!

 

유치원이 너무 좋아서 4시에 맞춰 하원 시키러 가면 더 놀다가 간다고 갔다가 다시 오라는 하늘이. 새로운 환경에도 적응력이 정말 좋아서 엄마, 아빠 걱정을 덜어주는 하늘이. 지금처럼만 건강하게 자라주기를 바라~~

 

날이 따뜻해져 아파트 앞마당에서 마음껏 뛰어노는 하늘이

 

 

 

6살(52개월, 태어난 지 1575일, 교정 1509일째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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