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이야기

유치원에 가요~

육아일기 l 2019. 3. 7. 14:32

2017년 3월 6일 어린이집에 입소했다. 항상 엄마와 같이 있다가 처음으로 엄마와 떨어지게 됐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2019년 3월 6일 하늘이는 한 번 더 성장하는 시간을 만나게 되었다. 바로 유치원에 입학했다. 하늘이가 입학하는 유치원이 2월의 마지막 날까지 유치원이 공사를 하는 바람에 다른 유치원보다 며칠 늦은 입학을 했다. 


< 유치원 2층에 마련된 입학식장 >




오전 10시30분 입학식. 조금 일찍 준비해서 유치원에 도착했다. 우리보다 먼저 도착한 가족이 있었다. 곧이어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하늘이 친구들이 도착했다.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하늘이 친구들은 2년 전 같은 어린이집에서 1년간 같이 생활하고 헤어졌다 이번에 다시 만나게 되었다. 이야기를 나누기 편한 엄마가 있어 하늘이 엄마가 내심 편한 느낌인 것 같다.


1층은 아이들이 주로 생활하는 교실이 있고, 우리는 입학식장으로 꾸며놓은 2층의 교실로 안내받았다. 6세반, 7세반으로 구분해놓은 걸상들. 유치원 아이들이 앉는 의자라서 앙증맞고 귀여웠다. 6세반 그룹으로 보이는 의자에 하늘이 이름표가 놓여있다. 얼마 전부터 이름에 관심을 보이던 하늘이가 이름을 찾아서 목에 걸었다. 아직 사람이 적어서 아빠는 재빨리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 제법 형님 같은 자세의 하늘이 >




몇몇 늦는 가족을 제외하고 입학식은 시작됐다. 시간에 맞춰온 가족들의 시간도 소중하니까!

원장(초등학교장, 병설초등학교)님은 다른 중요한 회의가 있어, 원감선생님께서 대신하셨다. 너그러운 모습에 차분하고 고운 목소리. 원감선생님과 유치원 선생님 두 분, 방과 후 수업을 해주실 선생님, 교무부장님이 함께한 입학식은 애국가를 부르며 시작했다. 국민학교시절 월요일 아침 조회하는 기억이 잠깐 스쳤다.


원장선생님의 말씀을 원감선생님의 대독으로 입학허가 선언, 담임교사 소개, 원장선생님 말씀, 선물전달, 폐식사를 끝으로 입학식은 끝이 났다. 아이들에게는 입학선물로 체육복을 주셨는데, 아이들이 집중 할 수 있도록 선물을 전달한 것 같다. 입학식이 끝나고 선물은 회수 후에 몸에 맞는 체육복을 신청 받아 다시 나누어준다고 한다. 



< 입학선물을 주고받는 원감선생님과 하늘이 >




부모와 먼저 만나는  OT도 입학식날 치렀다. 그래서 입학식을 끝낸 아이들은 아이들 교실로 이동해서 선생님과 시간을 가졌고, 부모들은 다른 선생님과 OT를 진행했다. 입학동의서, 체육복 치수, 유치원생활, 선생님과 소통방법 등등 시간이 제법 오래 걸렸다.





6살(51개월, 태어난지 1536일, 교정 1470일째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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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차려!

이른둥이 l 2019. 3. 2. 22:06

이른둥이로 태어난 하늘이는 오랜 입원과 청각장애로 인공와우 수술을 했었다. 그래서 또래 친구들보다 어린이집 생활이 늦었고, 어린이집 생활도 한 살 어린 동생들과 같이 생활을 했었다. 인공와우 수술 후 말을 늦게 배운 이유다. 또래에 비해 체격이 작은 이유도 있다.


그러던 중 올해 유치원에 보내기위해 작년 가을에 엄마는 하늘이의 환경을 바꾸어주었다. 어린이집을 옮겨 동갑내기 아이들과 같이 생활하게 해주었다. 어린이집에서는 하늘이의 체격을 보며 걱정을 했었다. 그런데, 그런 걱정은 금세 없어졌다. 하늘이는 아파트 놀이터에서도 제법 주도적으로 생활한다. 하늘이보다 큰 누나, 형들하고 놀면서도 하늘이가 놀이를 주도하는 모습을 봤었다. 어쨌든 어린이집 선생님들은 하늘이를 대견해하고 있었다. 2019년 2월 25일. 지난 월요일 어린이집에 마지막 등원하고 수료식도 못하고 수료했다. 엄마가 담임선생님께 고마웠다고 인사말을 톡으로 보냈더니, 선생님께서 전화를 하셔서 하늘이 정말 잘했는데, 이렇게 끝내기 아쉽다고 하셨다고 한다. 어린이집 선생님 대부분이 그러셨다고 한다.


어쨌든!

하늘이는 어린이집을 옮기고 많은 발전이 있었다. 색을 구분하지만 어떤 색인지 말을 못했었는데, 이제 많은 색을 말할 수 있다. 색이 추상적이라 그렇다고 한다. 선을 그리는 것도 훨씬 잘 그린다. 특히 언어 발달이 많이 늘었다. 발음은 아직 시간이 필요해 보이지만, 어휘가 많이 늘었다.


언제부턴가 하늘이가 자주하는 말이 있다.


하늘이 : 아빠! 그건 나쁜 말이지~!


평소 아빠를 만만하게 생각하는 하늘이는, 아빠와 이야기하다가 하늘이가 생각하기에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이라고 판단될 때 자주 사용하는 말이다.


오늘 저녁. 저녁을 먹은 후 잠시 TV시청을 마친 하늘이를 재우려 준비하다가 장난을 쳤다. 보통은 아빠와 양치하고 엄마와 자러 가거나, 하늘이가 기분에 따라 아빠도 같이 자러가자고 한다. 오늘은 엄마랑 둘이서 자겠다고 한 날이다. 그런데, 양치를 하고서 엄마가 하늘이 입술에 립크로즈를 발라주었다.


아빠 : 하늘아~ 아빠하고 양치하고 엄마가 입술에 립크로즈 발라줬지? 그럼 아빠하고 자야겠네!

하늘이 : 아니야~ 엄마하고 자야해!

아빠 : 아빠, 엄마 한 번씩 해줬으니까 이제 아빠 차례잖아~ 그러니까 아빠하고 자야지?

하늘이 : 안 돼~ 엄마하고 자야해!

엄마 : 하늘아~ 그러면 아빠한테 하늘이 잠옷 단추 잠가달라고 해~

하늘이 : 아빠~ 이거 잠가주세요~


아빠가 잠옷의 단추를 하나를 잠가주니, 몸을 돌리며 엄마한테 가며


하늘이 : 엄마랑 잘거야!

아빠 : 하늘아~ 나머지 엄마가 잠가줄거니까 아빠랑 자야겠네?

하늘이 : (아빠를 가리키며) 너! 정신차려!



순간 엄마, 아빠는 배꼽을 잡고 웃었다. 그러면서 하늘이에게 어디서 그런 말을 배웠느냐고 했더니, 배운적이 없다고 한다. 한참을 웃다가 하늘이에게 그래도 아빠한테 너라고 하는건 아니라고 알려주고 엄마는 하늘이를 재우러 갔다.






6살(51개월, 태어난지 1531일, 교정 1465일째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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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

육아일기 l 2019. 2. 22. 15:24

2019년 2월 18일 ~ 2019년 2월 21일 4일간 가족여행을 다녀왔어요.


첫 번째 해외여행이었어요.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엄마, 아빠, 이모, 이모부! 사실 이모는 3월에 혼인한대요.

지난해 12월부터 엄마와 아빠는 여행계획을 세우고 있었어요. 하늘이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지요. 여행일이 가까워지면서 엄마가 이야기 해주셨어요. 비행기를 타고 일본으로 여행을 간다고 했어요. 일본에 가면 사람들한테 인사 잘하라고 하면서 알려주셨지요. 곤니찌와(こんにちは。)가 안녕하세요 라고 했어요. 하늘이는 많이 연습했어요.


여행하는 날이 되었어요. 자고있는데, 막 뽀뽀하면서 하늘이를 귀찮게 했어요. 눈을 뜨니, 아빠가 뽀뽀하고 있었어요. 밤새 건조기에 넣어 두었던 인공와우를 연결해주며 하늘아~ 일어나자~ 했지요. 하늘이가 잠들어있던 시간에 엄마, 아빠는 이미 준비를 많이 했어요. 잠에서 깬 하늘이도 엄마, 아빠와 같이 빠르게 준비하고 공항으로 출발했죠.


우와~ 인천공항은 정말 컸어요. 비행기도 많았어요.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이모, 이모부는 벌써 공항에 도착해 있었어요. 그런데, 비행기가 1시간 늦게 출발한대요. 덕분에 시간이 생겨서 공항을 더 많이 볼 수 있었어요. 조금 늦었지만, 비행기표를 받고 출국심사를 하러 갔어요. 그런데, 아빠가 실수를 했어요. 출국심사하면서 마무 말도 하지않고 검색대 옆으로 지나갔어요. 왜냐면 하늘이는 청각장애로 인공와우를 착용하고 있거든요. 아빠는 하늘이를 안고서 검새대 옆을 지나며 코클리어 임플란트라고 말하며 지나갔어요. 보안검색 직원은 놀라서 다가오다가 아빠의 말을 듣고는 손으로 검색했어요. 제대로 하려면, 검색대 지나기전에 먼저 보안검색 직원에게 이야기하고 옆으로 지나가야 한대요.


출국심사를 마치고 우리는 바로 탑승동으로 건너갔어요. 세상에 비행기 타러 갔는데, 공항에서 지하철을 또 탔지 뭐에요. 아빠는 지하철이 아니고 모노레일이라는 열차로 공항에서는 셔틀트레인이라고 부른대요. 탑승동에 도착해서 우리가 타야하는 비행기 탑승구로 갔어요. 별로 할 것이 없어 사진찍으며 시간을 보냈어요. 저는 아빠와 이모의 사진 모델이 되었어요.


< 탑승동에서 아빠의 모델이 되어 한 컷 >




새벽에 엄마, 아빠가 깨워서 일어나기는 하늘이 인생에서 처음이에요. 항상 하늘이는 일찍 일어났었는데, 이번에는 엄마, 아빠보다 늦어어요. 그래서 비행기가 이륙하고 하늘이는 곧 잠이 들어버렸어요.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자세로 잠이 들었지요. 하늘이가 신생아 중환자실에 누워있을 때도 편한게 누워있었던 자세에요. 바로 왼쪽 다리를 살짝 걸치는 자세지요. 하늘이가 가장 좋아하고 편안한 자세에요.



<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자세 >



< 기내에서 달콤한 낮잠 >




4일간의 여행. 

우리는 인천공항을 출발해서 오사카/간사이 공항에 도착해서 교토에서 2일, 오사카에서 1일 일정으로 여행했어요. 하늘이는 이렇게 긴 여행은 처음이에요. 1일, 2일 여행은 몇 번했는데, 이번 여행은 길었어요.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밥 먹고, 바로 밖으로 나가서 걷고, 길가에서 간식먹고, 그러다가 점심밥 먹고, 또 걷고, 또 간식먹고, 저녁밥 먹고 호텔로 돌아오면 하루가 지나갔어요. 


아빠가 밥 먹으러 가자고 해서 아빠에게 말했어요.


하늘이 : 또 먹으러 가잖아~ 나는 배 안고파~


그래도 아빠는, 아니 어른들은 모두 밥 먹으러 갔어요. ㅠㅠ

이번 여행 4일동안 걷고, 먹고, 자고 하늘이는 정말 재미가 없었어요. 그래서 하늘이가 엄마, 아빠한테 이야기했어요.


하늘이 : 나 심심해요~

하늘이 : 놀이동산에 가고 싶어요.

하늘이 : 나 재미난거 하고 싶어요.


그런데, 하늘이 재미난거는 못하고 돌아왔어요. 마지막 날 오사카의 우메다에 있는 HEP-FIVE에서 관람차에 타려고 갔는데, 100분 넘게 오래 기다려야 해서 포기하고 돌아왔어요. 하늘이는 걷는 것이 너무 힘들었어요.


하늘이 : 아빠~ 다리가 힘들어요~

하늘이 : 아빠~ 다리가 아파요~


아빠가 안아줘서 호텔로 돌아오는 길은 편했지만, 아침이 되어서도 다리가 아팠아요. 서있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절뚝거리며 걸었어요. 그랬어니, 아빠는 꾀돌이래요. ㅠㅠ



< 아빠가 바라본 하늘 위 하늘 >




6살(50개월, 태어난지 1523일, 교정 1457일째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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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눈썰매

육아일기 l 2018. 12. 16. 23:00

12월은 특별한 달이다. 엄마와 하늘이의 태어난 달이라 다른 달보다 더 특별하다.

이번 12월은 겸사겸사 스키장이 있는 콘도에서 1박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우리 가족은 짧지만 여행을 했다.


2018년 12월 14일 오후 4시, 하늘이를 평소보다 1시간 빠르게 하원시켜 바로 콘도로 향했다. 대략 2시간 남짓한 거리에 있는 콘도에 들어가기 전에 근처의 식당에서 맛있게 한우 생갈비로 저녁식사를 했다. 한우만 취급하는지 모르고 들어간 식당이었지만, 회사에서 지원하는 콘도라 1박 무료라서 그 돈으로 저녁 맛있게 먹자고 결정했다. 상이 차려지고 고기를 굽기 시작하자 하늘이의 말 한 마디


하늘이 : (아빠를 바라보며) 빨리 구워줘~~ 


이 한 마디에 엄마와 아빠는 서로 눈을 보며 웃음이 빵터졌다. ㅎㅎ

한우 생갈비와 돌솥밥, 된장국으로 맛있게 저녁식사를 마치고 5분여 더 가서 콘도에 도착했다. 그런데, 막상 도착해보니, 스키장 슬로프는 초급코스만 운영했다. 로비에서 방을 배정받으며 눈썰매장을 물었지만, 아직 오픈하지 않았다고 한다. 순간 잠자러 여기까지 왔나? 고민에 빠졌다.


< 콘도 로비에서 >



어쨋든 배정받은 9층의 방으로 올라가서 밖을 내려보니 기분은 좋았다. 하늘이도 스키장을 보더니, 밖에서 스키타는 사람들의 모습을 흉내내며 빨리 태워달라고 한다. 짐이라고 할 것도 없는 몇 가지를 풀어놓고 밖으로 나갔다. 어둠이 빨리 내려앉은 겨울밤이라 하늘이와 무언가를 하기는 애매했다. 짧게 눈 구경하고 방으로 올라와서 잠깐 시간을 보낸 후 하늘이는 집에서처럼 엄마와 잠을자러 방으로 들어갔다. 9시. 스키장에 왔지만, 창밖을 내려보며 스키는 눈으로만 탔다.


하룻밤을 보내고 늦잠을 잤다. 하늘이는 일찍 일어나서 엄마, 아빠를 깨운다. 밤새 하늘이 치어 제대로 잠을 못잔 엄마는 그대로 침대에 두고 하늘이와 가볍게 아침밤을 먹었다. 오전 9시 엄마를 깨워 아침을 먹이며, 하늘이는 조금 더 먹였다. 오전에 잠깐 눈에서 놀아보려 나갔지만, 하늘이는 짜증을 낸다. 이제 집에 가야겠다 싶어 다시 방으로 올라가려던 중 엄마의 눈에 눈썰매장이 들어왔다.


< 춥지 않아~ >


서둘러 방으로 올라가 정리하고 내려와 눈썰매장으로 향했다. 하늘이도 마음이 급해졌는지 목소리가 높아졌다. 처음 눈썰매를 타 본 하늘이는 정말 신이 났었나보다.


하늘이 : 내일 어린이집에 갔다가 또 오자~


하늘이의 표현에 우리는 또 깔깔 웃었다. 1시간 남짓 눈썰매를 탔으니, 나름 성공한 1박 2일이다.


< 엄마와 눈썰매  2018.12.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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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갈거에요

육아일기 l 2018. 12. 6. 15:08

어느덧 하늘이가 유치원에 갈 나이가 됐다. 일찍 준비했으면 만3세부터 보낼 수 있었는데, 하늘이는 사정상 빨리 준비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었다. 2019년 유치원에 보내기 위해서 엄마는 먼저 준비를 했다. 하늘이는 인공와우 수술하고 소리에 적응하느라 또래보다 어린이집에 늦게 다니기 시작했고, 어린이집에서도 체격이 작아서 한 살 어린 동생들과 같이 생활하고 있었다. 엄마의 준비는 하늘이 또래와 같이 생활하게 해주는 것이었다. 그래서 10월부터는 어린이집을 옮겨 또래 친구들과 생활하고 있다. 먼저 다니던 가정 어린이집은 4세까지만 보육한다.


어린이집을 옮겨서 조금 걱정했는데, 하늘이는 잘해주고 있었다. 이른둥이로 태어난 하늘이의 체격이 작아서 상대적으로 덩치가 큰 친구들에게 치이지나 않을까? 했는데, 어린이집 선생님 말씀으로는 전혀 그렇지않고 오히려 친구들을 리드한다고 했다. 새로운 어린이집에서 두 달을 보내며 또래 친구들에게 말도 많이 배우고 있다.



처음학교로


처음학교로 홈페이지에서 2019학년도 유치원 모집신청을 2018년 11월 21일 ~ 11월 26일까지 접수를 받았다.

1순위 : 집에서 가장 가까운, 걸어서 5분거리의 초등학교 병설유치원

2순위 : 자동차로 5분거리의 초등학교 병설유치원

3순위 : 걸어서 5분거리의 사설유치원 (할머니집 바로 앞)

우리가 사는 곳에서 가까운 3곳에 접수했다.




뉴스에서는 매일 시끄럽게 유치원3법이 거론되고 있지만, 2018년 12월 5일 유치원 추첨이 발표되었다. 12월 5일 오전 9시에 전국 동시 문자 발표라고 했는데, 휴대폰은 조용했다. 오전이 거의다 지나가던 시간 처음학교로 홈페이지에 접속해봤다. 접수한 3곳은 그대로 있는데, 결과는 아무곳에도 선정된 곳이 없었다. 낙심했다. 한참 지나서 엄마에게 톡으로 안됐다고 알려줬다.


퇴근하는 중 문자가 왔다. 오후 9시에 처음학교로 홈페이지에서 확인이 가능하다는 내용이었다. 즉시 엄마에게 문자를 재전송해줬다. 엄마는 미리 받았다고 했다. 받았으면 알려주지... 퇴근 후 저녁식사를 마치고 하늘이가 잠자기만을 기다렸다. 드디어 하늘이가 자러간 사이에 컴퓨터를 켰다.


결과는?

우리가 보내고 싶었던 1순위로 접수한 집에서 가장 가까운 걸어서 5분거리의 병설초등학교 유치원에 선정됐다. 그리고 3순위로 접수한 사립유치원에도 선정됐다.



엄마가 하늘이를 재우고 방에서 나왔다. 재빨리 알려주고 서로 기뻐했다. 평소 주변에서 국공립유치원에 가는 것은 정말 힘들다고 자주 들었었는데, 하늘이는 한 번에 선발됐다. 힘들게 태어나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오랫동안 고생하더니, 그것으로 모자라서 난청까지 긴 시간을 힘들게 보낸 하늘이. 인공와우로 양쪽 귀 모두 소리를 들으면서부터 지금까지 별탈없이 지내는 하늘이. 이제는 행운까지 따라다닌다.



특수교육대상자


아빠는 몇 달전부터 국공립유치원에 보내려 인터넷을 통해 알아보고 있었다. 유치원에 보내려면 우선 처음학교로 홈페이지를 통해서 원하는 유치원에 등록, 선발되는 과정을 거쳐야했다. 하늘이는 청각장애2급이라 처음학교로 홈페이지가 오픈되는 날 우선모집으로 신청을 했었다. 그런데, 신청한 병설유치원 한 곳에서 전화가 왔었다. 통화하던 중 우리는 일반모집으로 접수해야 하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청각장애2급의 하늘이는 우선모집으로 지원하려면 특수교육대상자로 선정되어야 했다. 그런데, 우리는 모르고 있었다.


결국 교육지원청에 전화를 문의를 하니, 교육지원청산하 특수교육지원센터로 연결을 해주었다. 특수교육지원센터에서는 우리의 민원을 듣고 방법을 알려주었다. 우선 일반모집으로 신청하고, 선정이 된다면 그때 유치원선생님께 이야기해서 특수교육대상자 신청을 해야 한다고 했다. 하늘이 정도라면 특수교육대상자로 선정될 확률이 높다고 하셨다.


처음학교로에 유치원 접수를 한 후에 우리가 보내고 싶어한 1순위로 접수한 고양초등학교 병설유치원에서 방과후학교에 등록을 원하는지 연락이 왔었다. 우리는 맞벌이가 아니라 신청하지 않았다고 하니, 현재 미달이라서 일반모집에 선정되면 바로 방과후과정까지 접수를 해주겠다고 했다. 아빠는 그러면 접수해달라고 했다.


그리고, 접수기간이 끝나면 유치원에 연락해서 특수교육대상자 신청도 요청해야 겠다.



5살(46개월, 태어난지 1445일, 교정 1379일째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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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017년에 처음 참여했던 소리와우 페밀리데이.

올해도 소리와우 페밀리데이에 참여했다. 올해는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프라움악기박물관에서 행사를 했다. 한 달여 전부터 문자, 블로그로 행사를 알리고 재활하는 날 언어치료 선생님께서 다시 한 번 알려주셔서 준비를 할 수 있었다.


우리 가족은 2시가 되기전 도착했다. 입구부터 안내를 해주시며 프라움악기박물관 건물 뒷편에 접수처를 시작으로 테이블과 무대가 있고 인공와우 3사(메델코리아, 코클리어, AB)는 부스를 만들어서 각 사별로 인공와우 기기점검을 하고 있었다.


접수를 마치고 소리의원에서 준비한 선물과 행사T셔츠를 받아 테이블을 배정받았다. 2시부터 3시까지 1시간은 악기박물관 견학 시간이다. 엄마와 하늘이는 악기박물관 견학. 아빠는 테이블 뒷편에 전시한 인공와우 수기를 감상했다. 6편의 글이 소개되어 있었고 그 안에는 하늘이 수기도 있었다. 


⊙ 못듣던 소리를 듣게고 지인과 소통의 기쁨을 쓴 글

⊙ 어린 딸아이의 미래가 걱정되어 당부하는 아빠의 사랑을 담은 글

⊙ 양이 수술을 순차적으로 하고 더 잘 듣는 기쁨을 담은 글


그 외 다른 글들까지 모두 사연이 있는 글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수기를 모두 읽고 엄마와 하늘이를 기다렸다. 박물관 견학을 마치고 나온 하늘이와 엄마에게 빨리 인공와우 점검을 받으라고 전했다. 곧이어 군자센터의 이광선 대표원장님의 선언으로 본격적인 행사가 이어지고 장기자랑과 번호표 추첨으로 각 인공와우 회사로부터 선물을 받았다. 이번에도 하늘이의 선물운은 이어졌다. 




구름없는 맑은 날에 햇빛까지 따뜻해서 좋은 날. 달팽이 저금통에 색칠하기 게임. 우리 가족은 온전히 하늘이 혼자 색칠하도록 했다. 결과는 사진이 답해준다. ㅎㅎ. 달팽이 저금통 색칠을 끝낸 하늘이. 처음에는 테이블에 얌전히 앉아있다가 드디어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했다. 최근들어 더욱 활동적이 된 하늘이는 몸이 근질근질 할만하다. 행사를 뒤로하고 하늘이를 따라다니기 바쁘다. 그러던 중 수기시상이 이어졌다. 수기를 접수하고 며칠전 다시 읽어보니, 너무 딱딱하게 쓴 것 같아 참여하는 마음만 남아있었는데, 우리 하늘이의 이름이 처음으로 호명됐다. 에효~ 부끄럽게....








행사가 끝나가는 시간이 가까워지며 한강 뒷편으로 뉘엇뉘엇 해넘이가 시작되고 있었다. 강변이라 그런지 해가 떨어지며 기온이 급격히 낮아져서 다들 외투와 무릎담요로 몸을 감싸기 시작했다. 우리 가족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참을 뛰어 놀던 하늘이도 준비해간 웃옷으로 모자라 엄마품에 안겨 무릎담요를 덮는다. 더불어 소리의원에서 준비해준 뷔페식으로 만찬을 즐기며 행사는 끝을 맺었다. 매년 인공와우 환자를 위한 행사를 만들어 서로 소통하고 즐거운 하루를 만들어 주시는 소리의원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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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는 놀이 할 때 , 때때로 노래를 불러요. 어떤 날은 작곡을 하기도 해요. 

지난번 음악평가 하던 날 음악팀장님이 하늘이 스스로 노래를 만들어 부르기도 하느냐고 물어 보셨었죠. 이미 한참 전부터 하늘이는 스스로 노래를 만들어 부르는 경우가 자주 있었어요. 밝고 맑은 하늘이가 놀이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사랑스워요. 주변을 어지럽게 하는 것마저 완전한 아이지요.


며칠전 하늘이 엄마가 동영상을 보내줬지요. 영상으로 담은 하늘이가 노래하는 모습. 처음으로 하늘이가 노래를 완창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담았다며 보내준 영상을 보면서 우리 하늘이 다컸네 했네요.


보통의 아이와 다른 점이 많은 하늘이가 노래하는건 정말 감사한 일이죠.

인공와우를 한 아이들이 노래를 부르는 것 자체가 선물이라고 하더라고요. 잘들을 수 없으니, 정확한 소리를 내는 것이 어려운 거죠. 그럼에도 하늘이는 음정을 제법 잘 맞추었어요. 아직 45개월이고, 듣기연령은 31개월을 이니까요.


그리고 언어재활을 하면서 선생님이 해주셨던 말씀이 생각나네요. 난청을 가진 아이들은 듣지 못하는 동안 눈이 귀의 역할을 대신한다고 하네요. 뇌파를 측정해보면 시신경 근처에서 청신경 역할을 하는 뇌파가 감지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인가? 하늘이는 아가때부터 눈썰미가 무척 좋았어요. 듣지 못하기에 눈으로 하는 것이 많았던 거죠.

하늘이 엄마가 보내준 영상을 보면서 손에 눈이 갔어요. 구두주걱과 효자손을 잡고서 왼손으로 기타를 치는 하늘이. 기타치며 노래까지 완벽하게 완창을 하는 모습에 귀엽기도 고맙기도 합니다. 하늘이 엄마는 아빠에게 이야기 듣고나서 알아차렸다네요.


< 기타치며 부르는 나비야  2018.9.29 >




5살(45개월, 태어난지 1380일, 교정 1314일째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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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 하늘이는 아직 기저귀를 합니다. 또래 친구들은 대부분 기저귀 떼고 팬티를 입는데, 하늘이는 아직도 기저귀를 하고 있어요. 엄마, 아빠가 작년부터 어떻게하면 기저귀를 뗄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했대요. 그렇지만, 하늘이는 너무 어려웠어요.


어제 오전에 엄마는 하늘이에게 다시 기저귀를 벗기고 팬티를 입혀주셨어요. 하지만, 하늘이는 또 팬티에 쉬를 하고야 말았어요. 지난번에는 팬티에 쉬하면 엄마는 바로 기저귀를 다시 해주셨는데, 이번은 달랐어요. 엄마는 다시 깨끗한 팬티로 갈아 입혀주셨어요. 


< 이제는 변기에서 쉬해요 >


오후에도 엄마의 노력은 계속됐어요. 사실 하늘이도 기저귀를 벗으니, 편했어요. 기저귀하면 기저귀가 자꾸 사타구니를 귀찮게해서 자주 들어주었어요. 한참을 있다가 엄마가 다시 변기에 앉히더니, 쉬를 하자고 하셨어요. 쉬하는 방법을 몰라서 어리둥절, 하늘둥절 하고있는데, 드디어 쉬가 조금 나왔어요. 엄마와 아빠는 정말 좋아하셨어요.


하늘이도 기뻤어요. 어린이집에서 다른 친구들은 팬티를 입는데, 하늘이만 기저귀를 입고 있었거든요. 사실 하늘이는 이른둥이라 체격이 작아서 4살에 3살반으로 어린이집을 시작했어요. 그래서 친구들은 1살 어린 4살 동생들이에요. 그리고 3살반 동생들 중에 기저귀를 떼고 팬티를 입는 아이가 있어서 그동안 조금 부끄러웠어요. 그랬던 하늘이가 드디어 변기에 쉬를 했어요. 하늘이는 정말 기뻤어요. 너무 기분이 좋아서 평소에 잘노느 소파 등받이 위에 올라가서 소파위로 몇 번이나 뛰어내렸어요. 아빠는 머리에서 인공와우가 떨어질까봐 계속 주의하면서 그만하자고 하셨지만, 하늘이는 정말 기분이 좋아서 몇 번을 더 뛰어내렸어요. 10번 넘게 뛰어내린것 같아요. 인공와우는 머리에서 몇 번 떨어졌지만, 그래도 좋았어요.


한 번의 성공. 하늘이는 쉬 참는 법을 몰라요. 기저귀를 하고 있을 때는 아무때나 쉬했지만, 팬티를 입고 있으니 불안했어요. 그래서 쉬가 마려우면 엄마를 찾았어요. 10분, 20, 30분. 엄마를 계속 불렀어요. 계속 쉬를 했어요. 엄마가 할머니께 전화해서 여쭤보셨대요. 할머니는 처음에는 그렇게 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참았다가 할거라고 알려주셨대요.


밤에 잠을 자려고 준비하면서 엄마는 다시 기저귀를 입혀주셨어요. 하늘이가 아직 밤중에는 기저귀를 해야 한대요. 엄마 말이 맞았어요. 잠을 자고 일어나니, 기저귀가 다 젖어 있었어요. 변기에서 쉬를 하고 다시 팬티를 입혀주셨어요. 조금 놀고있는데, 응가가 나오려해요. 하늘이는 다급하게 엄마한테 기저귀 해달라고 했어요. 엄마는 어리둥절 하다가 하늘이가 방귀를 끼니까 응가 마렵냐고 하시며 기저귀를 입혀주셨어요. 기저귀 입고 응가를 했어요. 아직 응가는 무리인가봐요. 엄마랑 아빠는 응가도 곧 변기에 할 수 있을거라 칭찬해주셨어요.


네! 하늘이는 이제 응가도 변기에 할거에요. 또 한가지 배웠으니까요~!!


< 재미난 놀이터 소파 등받이 위 >




5살(43개월+25일, 태어난지 1333일, 교정 1267일째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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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년만의 무더위라지요? 하늘이는 더위가 뭔지 몰라요. 그냥 밖에서 놀고 싶어요~


맞아요. 하늘이는 뜨거운 태양을 피하지 않아요. 그냥 무시하고 놀면서 즐거우면 돼요. 엄마와 하늘이는 둘이서 일주일간 백령도로 휴가를 갔다 왔지요. 평소 인형을 좋아해서 토끼 인형을 준비했는데, 차에 두고 가버렸네요. 그래도 재미나게 잘 보내고 왔어요.


일주일만에 백령도에서 돌아온 하늘이는 여전히 장난꾸러기에요. 집에 와서 짐을 풀면서 엄마는 아빠에게 토끼인형이 차에 있었는데, 몰랐냐고 합니다. 아빠는 뒷좌석을 둘러보지 않아서 전혀 모르고 있었대요. 그렇게 차에서 외롭게 일주일을 보낸 토끼를 집으로 데려왔어요. 그리고 하늘이는 토끼인형에 대해서 엄마하고 이야기를 했어요.


< 머리는 길지않고 소리가 없는 토끼 >


하늘이 : 엄마, 토끼는 머리가 길어!

엄마 : 머리? 짧은데?

하늘이 : 머리 긴데?

엄마 : 아~ 이거는 토끼 귀야.

하늘이 : 아~ 그래? 그런데, 토끼는 소리가 없잖아? 하늘이는 소리가 있어.

엄마 : 응~ 토끼는 소리가 없어.

하늘이 : 왜? 토끼는 왜 소리가 없어?

엄마 : 토끼는 엄마가 소리 사주지 않았나봐


멀리서 엄마와 하늘이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이제 하늘이도 자신이 남과 다른 것을 느끼기 시작했구나. 자각하고 있구나... 마음 한켠에서는 미안한 감정이 생겨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또 한 가지 배우고 있는 모습에 고마운 마음도 생긴다.


< 토끼야 사랑해~ 뽀뽀~~ >


하늘이가 집에 온 후로 인형이 하나 둘 쌓이기 시작해서 지금 제법 많은 인형이 하늘이와 친구로 두고있다. 소리를 듣는 것 만으로도 감사하고, 꾸준히 언어치료를 받으며 말을 배우는 하늘이. 평소 하늘이가 소리듣는 것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항상 관찰한다. 인공와우가 머리에서 떨어지면 바로바로 붙여줬었는데, 요즘 하늘이는 스스로 붙이기도 한다. 배터리가 떨어지면 빨간 LED가 깜빡인다. 그러면 엄마, 아빠는 바로바로 배터리를 교체해준다. 요즘 하늘이는 배터리가 떨어졌을 때 인공와우가 신호를 주는지, 소리없어라며 와우를 머리에서 떼서 가지고 오기도 한다. 이런 사소한 것에도 감사하다.


< 오른쪽은 OPUS2, 왼쪽은 SONNET 각각 2016년 1월, 2017년 2월에 수술해서 소리를 잘 듣고 있다. >


요즘 하늘이는 스스로를 알아가면서 자기주장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다만, 주장이 너무 강해서 엄마, 아빠와 시시때때로 부딛히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그 순간이 지나면, 왜 조금더 부드럽게 대해주지 못했을까? 반성하게 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그만큼 하늘이가 건강하게 잘 자라주고 있는것도 고맙다.


< 토끼야~ 우리 같이 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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