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는 가방을 메고 학교에 등교했다. 하늘이가 입학하는 초등학교의 입학식은 반별로 선생님과 아이들만 교실에서 있을 예정이다. 부모는 학교 교문 앞까지만 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올해도 학교 수업이 불확실했었는데, 최근 교육부는 초등 1, 2학년과 고등 3학년은 매일 출석하는 것으로 결정을 내렸다.
뭔가 엄마인 나만 떨리고 기분이 이상한가? 하늘이는 집에서 나가면서 계속 쫑알쫑알이다.
아파트에서 나가는 아이들 보며
하늘이 : 쟤네도 학교 가나 봐? 하늘이 : 같은 반인지 볼게~
교문 앞에서 들어가는 뒷모습 보는데, 뭔가 울컥한다. 젠장 마스크 때문에 사진을 못 찍었네. 주의할 점 계속 신신당부하고 또 하고... 하늘아~ 너의 앞날을 응원한다 화이팅!
두 번째 등교
2021년 3월 3일.
어제 하교시간에 시간 맞춰 학교 앞으로 갔다. 도착할 무렵 아빠의 휴대폰으로 선생님이 전화를 주셨다. 그때 교문 앞에 도착했고, 선생님께 인사를 하면서 하늘이는 하원 했다.
하늘이는 어제의 상황이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늘이 : 엄마, 다른 아이들은 엄마가 빨리 와서 먼저 집에 갔잖아?
엄마 : 엄빠는 선생님이 알려준 시간에 맞춰서 갔었어. 그런데, 다른 엄마들은 일찍 와서 먼저 집에 갔나 봐~
하늘이 : 그런데, 엄마가 늦게 왔잖아, 왜 늦게 왔어? 하늘이 : 선생님이 엄마는 왜 늦게 오라고 했는지 물어봐야겠어!
하늘이는 어제 하교할 때 엄빠가 학교에 늦게 와서 하교를 늦게 한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 모양이다.
2014년 태어난 하늘이는 2021년 벌써 8살이에요. 네, 맞아요. 이제 초등학교 입학할 날이 한 달도 남지 않았어요. 얼마 전에 이사를 와서 살고 있는 아파트 바로 옆 건물이 초등학교예요. 이사 오기 전에 살던 집도 초등학교는 많이 가까운 편이었어요. 그 초등학교의 병설유치원에 다녔었지요. 3월에 입학하게 될 초등학교는 1분 만에 갈 수 있는 거리예요.
하늘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한다고 하니, 엄빠의 친분이 있는 삼촌이 벌써 한 달 전에 학용품을 보내 주셨었어요. 선물 받고 좋아했는데, 학교 갈 때 쓰자며 엄빠는 잘 보관해 주셨어요.
요즘에는 엄마랑 같이 만든 생활계획표에 맞춰 초등학교 입학을 준비하고 있어요. 주로 한글, 수학을 공부해요. 그런데, 하늘이는 공부하는 것보다 텔레비전 보는 것이 더 좋아요. 특히, 신비아파트 정말 많이 좋아해요. 그런데, 아빠는 신비아파트 보는 것을 조금 안 좋게 생각하세요.
오늘은 공부를 하루 쉬었어요. 엄빠하고 같이 파주 헤이리의 파스타 맛집인 잇탈리에 외식하러 가서 맛있는 파스타와 스테이크, 고르곤졸라 피자로 맛있는 점심 먹고 근처에서 놀려고 했는데, 봄바람이 차서 계획을 바꿔 근처의 아울렛에 갔어요. 그냥 구경하러 간다고 했는데, 도착해서 가장 먼저 눈에 보이는 것이 하나 있었어요. 바로~ 가방이었어요. 엄빠는 가장 먼저 눈에 보인 가방을 보더니, 계속 가방만 보러 다녔어요. 다른 것도 보기는 했지만, 가방은 무조건 사기로 했대요.
여기저기 구경 다니면서 하늘이 옷도 사고 엄마 필요한 물건을 샀지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늘이 가방을 샀어요. 집에 와서 엄빠하고 같이 가방을 열어 봤지요. 하늘이가 모델이 돼서 가방을 메고 엄빠는 사진을 찍어 주셨어요. 그리고 하늘이는 아빠가 카메라를 꺼내면 장난꾸러기가 되요. 오늘은 오랜만에 아빠 카메라에 모델이 되서 한참을 사진 찍으며 놀았어요.
2020년 가을 어느 날, 소리의원에서 언어치료 팀장님의 제안이 있었다. 소리의원 10주년 기념 책을 제작하는 계획을 세웠고, 책의 소리가족 스토리에 재활 중인 하늘이의 글을 담고 싶다고 하셨다. 팀장님의 제안은 뜻밖이었다. 선택받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길지 않은 통화였다. 결정하는 시간은 잠깐이었다. 우리 가족은 영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씀드리고 바로 하늘이 엄마와 통화해서 소식을 알려줬다.
일주일 정도 시간 나는대로 글을 썼다. 하늘이가 태어나면서부터 신생아 중환자실 입원과 퇴원, 난청을 알게 된 순간, 재활과정 그리고 말을 하기까지의 시간. 하늘이의 7년 인생을 담아내는 글이다. 마감은 추석 연휴가 끝나는 날까지 였지만, 며칠 여유 있게 글을 마무리해서 보내드렸다.
12월 초에 책이 나올 예정이라고 했었는데, 코로나19의 영향이었을까? 책 제작에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 드디어 며칠 전 소리의원 홍보팀에서 소리의원 10주년 책이 완성됐다는 소식을 알려주셨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책이 왔다. 책에 담긴 하늘이 이야기를 제일 먼저 펼쳤다. 같이 보내드렸던 사진과 하늘이가 음악재활하던 초기에 소리의원에서 찍어두었던 사진이 함께 엮였다. 보고 또 보고 계속 보게 된다.
책에는 소리의원의 탄생 배경을 시작으로 연혁, 소리의원 10주년을 축하하는 이비인후과 의사 선생님들의 글과 병원을 설립하신 소리의원 전영명 대표 원장님의 인터뷰, 그리고 병원의 원장님들 인터뷰, 소리의원 진료실적, 장비, 학술회 등이 실렸다.
소리의원의 비젼 세상의 모든 귀 환자들이 가장 오고 싶어 하는 병원 만들기를 정성 다해서 담아낸 책이다.
다음 책이 나올 때까지 하늘이 글이 소리의원에 오는 많은 환자들이 보게 될 것이다. 특히 하늘이처럼 영유아 시절에 난청을 알게 되어 인공와우 수술을 하는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면 좋겠다.
덧, 기고문 전문 (본명은 태명인 하늘이로 바꾸었다)
올해 7살이 된 하늘이는 난청으로 양이 인공와우를 하고 있어요. 2014년 12월 임신중독으로 하루하루 힘들게 버티던 엄마가 혈압과 부종을 더 이상 버티지 못하게 되어 응급수술로 30주 4일에 태어난 이른둥이에요. 태어난 직후 신생아중환자실로 바로 입원되었고 이른둥이 영아들이 겪는 여러 가지 난관을 이겨내고 2015년 7월 10일 200일째 되는 날 퇴원해서 온 가족이 같이 사는 진짜 가족이 되었어요.
퇴원 후 얼마 안 된 어느 날, 영유아 선별검사 중 하나인 청력검사를 받게 되었어요. 신생아중환자실에 오래 입원하는 바람에 청력검사가 많이 늦었지요. 2015년 7월 말에 검사한 청력검사에서 하늘이가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신생아중환자실에 입원 중에 엄마, 아빠의 목소리로 녹음한 동화와 동요를 들려주었을 때, 수간호사 선생님께서 특정 노래만 나오면 하늘이가 운다고 지워달라고 했었기에 하늘이가 소리를 듣지 못한다고 생각도 못했어요. 검사 후 생각해보니, 퇴원 후 집에 와서 소리에 반응이 없었어요. 하늘이와 어떻게 소통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지만, 교수님은 인공와우 수술을 하면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설명해주셨어요. 하늘이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신생아중환자실에 입원 중 몇 번의 수술을 했던 하늘이가 다시 수술대 위에 올라가는 것이 마음에 걸렸어요. 태어나는 순간부터 힘든 시간을 겪어낸 하늘이에게 또 한 번의 수술이 기다리고 있었지요. 그래도 수술만 하면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 했어요.
수술하기 위해 정밀청력검사를 몇 개월 동안 진행한 후, 2016년 1월 오른쪽 귀에 인공와우 수술을 해주었어요. 수술을 집도한 교수님께 재활에 대한 방법을 물었더니, “일상에서 소리에 노출을 많이 시켜주세요”라고만 말씀하시며 특별한 재활은 필요 없다고 하셨어요. 아빠는 그 말씀에 “보통의 아기들처럼 일상의 소리를 들으며 때가 되면 말을 하는 거 아닐까?”라고 엄마한테 이야기했지요. 지금 생각하니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딱 맞아요. 한 달 후부터 소리를 잘 듣기 위해 매핑을 했고 집에서는 일상의 소리를 잘 들을 수 있게 해 준 것이 전부였어요. 엄마는 더 많은 정보를 얻고자 인공와우 관련 카페에 가입해서 알게 된 정보로 아빠에게 세미나에 가자고 했어요. 그 세미나가 2016년 7월 소리의원에서 주최한 “인공와우 수술 결정 후 우리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였어요. 세미나에 참석한 후에야 아빠는 영유아도 언어재활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정말 많이 미안했어요. 엄마에게, 그리고 하늘이에게…. 아빠는 죄책감이 너무나 컸어요. 소리의원에서 바로 재활하고 싶었지만, 당장은 자리가 없어서 한 달 후부터 재활하게 되었지요. 당시 소리의원은 타원에서 인공와우 수술한 경우 언어재활을 3개월만 할 수 있었지만, 3개월이라도 감사한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소리의원의 세미나에 참석하기 한 달 전부터 지자체의 지역 바우처로 언어재활을 하고 있었지만, 강압식 재활에 하늘이가 힘들어했고, 그런 재활방식에 엄마, 아빠도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어요. 그런데, 소리의원의 재활은 완전히 달랐어요. 언어재활선생님께서 하늘이의 상태를 관찰하시며 호흡을 맞춰주시는 모습에 하늘이의 반응도 달랐어요. 완전히 다른 두 가지의 언어재활이 하늘이에게 오히려 혼란이 될 것 같아 먼저 하고 있던 재활을 그만두고 소리의원의 재활에만 집중했지요. 그리고 아직 남아있는 왼쪽 귀 수술을 소리의원에서 하고 언어재활도 계속하기로 했어요. 수술은 한 번이지만, 재활은 평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죠.
2017년 2월 하늘이는 소리의원에서 왼쪽 귀 수술을 하고 3월부터 매핑과 재활이 시작되었지요. 왼쪽 귀는 약 한 달 정도의 짧은 시간에 오른쪽 귀 듣기의 90%정도의 수준으로 듣기가 완성되어 가고 있었죠. 왼쪽 귀도 들으면서 음악재활도 같이 했어요. 꾸준히 재활하며 하늘이는 말을 이해하고, 단어를 말했고, 어느 순간 엄마, 아빠가 말하는 문장을 따라서 말했어요. 소리를 듣기 시작하고 19개월 정도 시간이 흐른 뒤인, 2017년 10월경부터는 스스로 완벽한 문장을 만들어내기 시작했어요.
소리의원에서는 매년 평가를 합니다. 올해, 2020년 초 평가에서 언어평가에서 듣기는 100명 중 10등 정도, 말하기는 같은 월령의 또래 평균 수준이라고 했어요. 아직 미완성인 발음들이 몇 가지 있지만, 시간이 해결해 줄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음악평가는 100점 만점이라고 하시며 어쩌면 100점 이상일 수도 있다고 하셨어요. 마음이 뭉클했지요.
수술과 재활 모두가 성공적으로 이어져 하늘이와의 소통이 아주 잘되고 있어요. 그리고 2020년 8월 26일 하늘이는 학령전기 재활을 졸업했어요. 지난 4년여 시간동안 매주 엄마가 하늘이와 같이 재활을 다니며 꾸준히 노력한 결과지요. 하루하루 발전하는 하늘이는 말이 정말 많아요. 하늘이의 하루는 아침에 일어나서 밤에 잠들기 전까지 쉬지 않고 말하기에요. 이런 하늘이를 보며 엄마는 “입에 모터를 달았어!”라고 합니다.
소리의원을 알게 되고, 선택하고 집중하면서 아빠는 엄마에게 “소리의원의 재활은 비장애인 아이들에게 똑같이 적용해도 엄청난 학습이 될 것 같다”고 이야기했었어요. 난청을 주제로 한 인터넷 카페, 동호회 몇 곳에 가입해서 정보를 공유하면서 느끼는 점 중 하나는 인공와우 난청인들을 위한 재활기관이 거의 없다고 하고, 특히 지방의 경우 더 찾기 힘들다고 하는데, 소리의원의 재활시스템은 최고라고 감히 생각합니다. 처음 소리의원을 알게 되었을 때, 재활은 가족 전체가 같이 해야 하고 특히, 부모는 재활선생님에 준하는 정도의 준전문가가 되어야 한다고 말씀해주셨어요. 당시에는 막연히 따랐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 뜻을 정확하게 알게 되었어요.
마지막으로 전영명 원장님께서 “비장애인이 대부분이 환경에서 장애인만이 가진 정체성에 위축될 수 있지만, 주기적으로 같은 부류의 사람들을 만나서 서로를 공유하며 난청을 가진 장애인이 가진 정체성을 뛰어넘게 만들어주고 싶다”는 말씀을 가슴에 담고 있어요.
올해 10주년이 된 소리의원. 재활하러 병원에 가면 느껴지는 소리의원의 구성원들이 가족처럼 맞아주시는 따뜻함은 저희 가족에게는 또 하나의 가족이라고 느껴집니다. 원장님을 비롯한 재활 선생님, 간호사 선생님, 코디 선생님들 모든 분들께 이 글을 통해 고마운 마음을 대신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2020년의 마지막 날, 하늘이 이름으로 배송되는 택배가 있다는 카독이 왔다. 보내는 곳은 메델코리아.
뭐지? 메델코리아에서 주문한 물건이 없는데,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배송받을 물건이 없었다. 그런데, 메델코리아 등록된 주소가 이사하기 전의 주소였다. 다행히 이사하기 전에 살던 아파트에 하늘이 큰 아빠네가 살고 있어서 택배기사님께 사정 이야기를 하고 그곳에 택배 배송을 부탁했다.
이틀이 지나고 새해 2021년 1월 2일 먼저 살던 동네에 다녀왔다. 그 동네는 하늘이 할머니도 살고 있어, 할머니를 볼 겸 택배도 찾아올 겸. 겸사겸사 다녀왔다. 먼저 할머니 집에 들러 인사하고 하늘이와 엄마는 놀고 있는 동안 아빠는 하늘이 큰 아빠네 집에 다녀왔다. 택배 상자의 무게가 상당히 가벼웠다. 박스 크기에 비해 가벼워서 많이 궁금했지만, 하늘이와 같이 열어보려 그대로 차에 두고 할머니 집에서 저녁을 먹고 집으로 왔다.
집에 도착해서 하늘이와 같이 택배 상자를 열었다. 선물상자에는 소리의원과 메델코리아의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아마도... 라고 생각했던 선물이다. 줌 ZOOM 온라인으로 참가했던 소리와우 패밀리데이. 참가한 모두에게 선물을 준다고 하셨었는데, 시간이 흘러서 잊고 있었다. 잊지 않고 선물을 보내주셨다.
포장지를 열어보니, 하늘이가 갖고 싶었던 뽀로로 코딩 컴퓨터가 들어있었다. 하늘이와 엄빠 모두가 깜짝 놀랐다. 택배박스가 가벼워 별다른 기대가 없어 더 기뻤다. 무척 반가운 새로운 장난감이 생겼지만, 하늘이가 자야 할 시간이 돼서 아침에 가지고 놀기로 했다.
아침이 밝고 하늘이는 뽀로로 코딩컴퓨터를 가장 먼저 챙겼다. 엄빠의 부탁으로 밥을 먼저 먹고, 바로 하늘이는 뽀로로 책상과 쿠션을 가지고 아지트를 만들었다. 뽀로로 과자 그릇에 간식을 챙기고 뽀로로 책상에 앉아 바로 뽀로로 코딩컴퓨터를 시작했다. 노는 게 가장 좋은 뽀로로와 놀기 좋아하는 하늘이는 이렇게 또 새로운 친구가 생겼다.
한편으로는 가격이 제법 비싸다고 알고 있었기에 부담이 되기도 했다. 소리의원과 메델코리아의 배려에 이 글로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엄마 : 아빠 회사에서 자고 오는 날에 엉덩이를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엉덩이 할 때는 눈을 가리지 않아도 되잖아.
하늘이 : (울먹이며) 그래도 무섭단 말이야
밥 먹다 말고 성장호르몬 주사 생각에 울먹이느라 한참을 이야기했다. 밥을 먹는 건지 눈물을 먹는 거지 한참을 울먹였다. 아빠가 먹여주다 엄마가 마무리를 해줬다. 엄마도 주사를 많이 싫어하는데, 하늘이도 주사를 정말 많이 싫어한다.
엄마 : 엄마도 마음이 편하지 않아... 그래도 하늘이 키가 쑥쑥 크려면 해야 해
아빠 : 나는 좋은데...
하늘이 : 아빠는 좋아?
아빠 : (헌혈 설명) 아빠는 큰 주사로 피를 다른 아픈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잖아.
성장호르몬 유트로피펜 주사가 하늘이에게 스트레스를 많이 주는가 보다.
어제저녁에도 잠자기 전에 생각이 나서 울먹이며 대화를 했는데, 오늘은 저녁밥을 먹다가 말고 주사 이야기를 한다.
스트레스 (성장클리닉 2일 차)
저녁 먹고 TV를 보던 #하늘이 가 말을 걸었다.
하늘이 : 아빠, 어제 침은 엄마가 하는 거야? 아빠 : 어제는 엄마가 했어. 아빠도 할 수 있어. 하늘이 : 그럼~ 오늘은 아빠가 해줘! 아빠 : 그래, 아빠가 해줄게! 하늘이 : (잠시 생각하다) 아니다, 그냥 엄마가 해주는 게 좋겠어. 아빠는 눈 가려줘 아빠 : 알겠어~
어제 시작한 성장호르몬 유트로핀펜 주사를 주사가 아닌 침이라고 거짓말했다. 침이라고 했어도 무서워서 기겁을 했었는데, 오늘 잘 시간이 가까워지자 먼저 이야기를 꺼냈다. 주사만큼 아프지는 않다고 하면서도 주사 느낌이 나서 무서운 감정이 먼저 앞서나 보다. 그래도, 오늘 두 번째 주사를 잘 해냈다. 무서워서 눈은 가려야 했지만, 잘 참아냈다.
덧, 남자는 키 165Cm(또는 남녀 만 18세) 될 때까지 계속 맞아야 한다. 165Cm가 넘을 경우 전액 본인부담이다. 하늘이는 100 분위에서 3% 이내로 보험이 적용된다. 만 6세까지는 20%, 그 이후 30% 자비 부담이다.
덧2, 3개월 단위로 진찰하고 키, 몸무게 측정하며 주사량도 조절해야 하고... 어쨌든 첫 단추를 잘 끼웠다.
코로나 19로 인해 이번에는 Zoom 온라인으로 행사를 진행했다. 우리 가족은 소리의원에서 왼쪽 귀 수술을 하고 난 후인 2017년 가을부터 참가했고, 그 해에도 영상을 출품해서 우수상을 받았었다. 2018년에는 수기를 출품해서 또 상을 받았었고, 2019년에는 출품하지 않으려 했었는데, #하늘이 말 한마디의 감동으로 영감을 받아 마지막으로 영상을 출품하자고 엄빠가 동의하고 영상을 만들었다. 또 상을 받았다. 3년 연속으로 상을 받다보니, 지난여름 학령전기 언어재활, 음악재활을 졸업하면서 엄빠는 더 이상은 염치가 없다고 출품은 그만 하자고 했었다.
그리고 소리의원에서 소리와우 패밀리데이 준비차 학령전기 재활프로그램(영어)에 참여 여부를 물었다. 엄빠는 주저 없이 참여하기로 했고, 재활프로그램으로 익힌 활동을 소리와우 패밀리데이 행사에서 아이들의 공연으로 선보였다. 그 사이 영상출품을 하겠냐는 언어재활팀장님의 권유를 받았다. 염치가 없다고 했는데, 팀장님은 그것도 능력이라며 거듭 권유해서 결국 승낙하고 말았다. 승낙은 했지만, 어떤 영상을 만들어야 하나 고민하던 중 하늘이의 말에 다시 영감을 받았다.
하늘이 : 아빠~ 소리의원 놀이해요!
결국 소리의원 놀이로 3분 이내의 짧은 영상을 만들었다. 하늘이가 많이 성장했고, 소통이 잘되면서 영상을 만들며 연출을 가미할 수 있었다. 작년에 비해 협조가 잘됐고, 연기력도 나름 좋았다. 그렇게 만들어낸 영상으로 올해도 상을 받았다.
예정보다 10주나 빨리 태어난 하늘이는 보통의 만산으로 태어난 아가보다 키는 약 15Cm 작게 그리고 몸무게는 2㎏ 정도 가볍게 태어났다. 이른둥이는 대부분 만산으로 태어난 아가보다 작지만, 크면서 발육은 따라잡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었다. 하늘이의 발육은 만산으로 태어난 아가들을 따라잡지는 못하고 있었다. 다만, 발육이 더 많이 벌어지지는 않고 있다. 괴사성 장염으로 소장을 절반 정도 잘라내야 했기에 발육을 따라잡지 못하고 더 차이가 생기지 않는 것만이라도 다행이라고 엄빠는 생각하고 있었다.
하늘이는 두상이 작아 크면서 자연 해결될 거라고 했던 가래가 이번 가을에도 조금 더 심해지는 것 같아 일시적인 효과를 보려 동국대학교 일산병원에 진료를 보러 갔었다. 단순히 약으로 조금 가라앉게 해주려 소아청소년과 서유리 교수님의 진료를 보러 갔었다. 하늘이를 오래 지켜보셨던 교수님 덕에 성장클리닉 접수를 도움받아 겨울이 오기 전에 같은 과의 성장클리닉 전문 교수님인 김지현 교수님의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2020년 11월 11일
예전부터 진료를 보고 싶었지만, 항상 6개월 예약이 만원이라 접수조차 못했던 김지현 교수님을 만나볼 수 있었다. 서유리 교수님께 이야기를 들었었다고 우리를 맞아 주셨다. 성장클리닉 진료를 많이 봐와서 그런지 하늘이의 식습관을 이야기하니 A 부터 Z까지 특성을 꿰차고 계셨다. 1차 가볍개 문진을 하고 성장판 X-Ray 촬영을 하고 다시 2차 문진을 했다. 하늘이의 경우 3% 이내의 작은 발육으로 국민건강보험 대상이 된다고 하셨다. 영아 때부터 시작하는 아가도 있다고 하는데, 그렇다고 하늘이가 늦은 건 아니라고 하셨다. 물론 조금이라도 더 빨리 시작했다면 더 빨리 또래와 같은 발육상태를 볼 수 있다고 하셨다. 진료를 하던 중 교수님께서 주사 이야기를 하시자, 하늘이가 무서워서 아빠와 하늘이는 진료실에서 자리를 잠시 피했다. 엄마가 교수님과 진료를 마치고 피검사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하셨다. 바로 검사를 하면 좋았을 텐데, 그날은 하늘이와 주사는 맞지 않는다고 약속해서 차후에 다시 방문하기로 했다. 그 사이 잠복고환 수술도 있어 시간은 제법 뒤로 밀렸다.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잠복고환 수술을 하고 동국대학교 일산병원에서 다시 피검사를 했다.
2020년 12월 14일
엄마와 하늘이는 다시 동국대학교 일산병원에서 일주일 전에 검사했던 피검사 결과를 확인하고 김지현 교수님을 다시 만났다. 첫 진료때 안내받았던 유트로핀펜 주사를 받아왔다. 그리고 오늘 2020년 12월 15일 전담 간호사 선생님과 톡과 전화(영상)로 주사 방법을 교육받았다. 코로나 19가 아니었다면 간호사 선생님이 집에 방문해서 직접 설명과 실습을 해주신다고 한다.
점심을 먹고 난 후에 간호사 선생님에게 다시 전화가 걸려왔다. 그때 하늘이는 밥을 1/3정도 먹었을 때였다. 엄빠는 조금 불안했지만, 엄마는 걸려온 전화통화를 계속했다. 그러던 중 주사 이야기가 나오자 하늘이는 또 불안함에 갑자기 밥을 빨리 먹는다. 주사는 밥 잘 먹고 말 잘 들으면 하지 않는다고 했었기 때문이다.
유트로핀펜은 밤에 잠자기 전에 주사를 한다. 알려져 있기로 밤 10시부터 새벽 2시 사이에 성장호르몬 분비가 가장 많은 시간이라 그런 것 같다. 동국대학교 일산병원의 김지현 교수님은 재우고 30분 정도 지나면 숙면 상태라 그때 주사하면 편하다고 했는데, 낮에 전화를 주셨던 간호사 선생님은 혹시 혼자 주사하다가 아이가 움직이면 바늘에 찔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엄빠는 결심했다. 만반의 준비를 했다. 잠자기 전에 하늘이에게 이실직고를 했다. 다만, 주사는 아니고 침 같은 거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하늘이는 두려움에 울면서 이야기했다.
하늘이 : (흐느끼며 ) 아빠~ 그래도 무섭단 말이야. 눈은 가려줘야 해
아빠 : 알겠어. 그래도 하늘이가 무서우니까 아빠가 눈 가려줄께! 아프지 않아!
하늘이 : (흐느끼며) 그래도~~ 그래도 무섭단 말이야...
그사이 엄마는 냉장고에 보관 중인 유트로핀펜 주사와 소독솜, 유트로핀펜 바늘을 가지고 왔다. 낮부터 몇 번이나 봤던 영상과 간호사 선생님과의 전화통화. 그리고 머릿속으로 했던 시뮬레이션을 떠올렸다. 그런데, 하늘이의 반응에 엄마는 머리가 하얗게 됐다며 조금 뜸을 들였다. 그래도 잘했다. 하늘이 허벅이지에 유트로핀펜 바늘이 들어갔는데, 반응이 거의 없다. 잘 참아냈다. 하늘이에게 아픈 정도를 물었는데, 별로 아프지 않다고 한다. 다행이다. 평소 주사에 대한 두려움은 엄마, 하늘이 모두 같다. 아빠는 헌혈을 밥 먹듯 하는데....
하늘아~ 이제 유트로핀펜 주사하고 발육도 따라잡자. 성장호르몬이 태어나면서 정해진 키보다 크게 해 주지는 못하지만, 정해진 만큼은 클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하니, 매일매일 주사 잘 맞자. 화이팅~!!
덧, 하늘아~ 발육이 2년 정도 뒤쳐진 하늘이는 내년에 초등학교에 진학하고 더 큰 사회로 삶의 영역이 넓어진다. 아직은 어려 잘 모르지만, 학교생활이 시작되고 세상을 알아가면서 작은 체구 때문에 받게 되는 스트레스를 조금이라도 줄여주고 싶은 엄빠의 마음을 이해해주기를 바라!
올해는 오늘부터 아빠가 여름휴가를 쓰기로 했대요. 하지만, 코로나 19 팬데믹 상황이라서 올해는 집에서 가까운 곳에 잠깐만 다녀오기로 했대요. 그래서 택한 곳이 영종도래요.
아침 먹고 집에서 놀고 있는데, 엄빠가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으며 하늘이도 같이 입었어요.
어디를 가는지도 모르고 엄빠와 같이 차에 올라탔어요. 차 타고 가면서 바다 보러 간다고 이야기해주셔서 알았어요.
우선은 점심을 먼저 먹는다고 했어요. 아빠 직장에서 가까운 칼국수 잘하는 집이라고 이야기해주던 곳이에요. 1시간 정도 운전하고 도착한 곳은 영종도에 있는 유명한 칼국수집이에요. 기다리던 사람이 조금 있었어요. 아빠는 코로나 19로 기다리지 않을 것 같다고 했는데, 엄마의 예상이 맞았어요. 그래도 오래 기다리지 않고 먹을 수 있었어요. 엄빠는 맛있게 먹는데, 하늘이는 그냥 그랬어요. 엄마는 이 가격에 양도 많아서 좋다고 이야기했어요.
점심을 먹고 다시 차에 올라탔어요. 칼국수집에서 가까운 곳이었어요. 준비해 간 모래놀이 장난감을 가지고 해변으로 갔어요. 코로나 19가 해변도 멈춰버렸어요. 저희 가족같이 아이가 있는 몇몇 가족들이 콧바람 쐬러 나와있을 뿐이었어요.
그래도 하늘이는 밖에 나와서 하는 모래놀이가 정말 재미있었어요. 바닷물에 발이 빠지기도 했지만요.
2016년 7월 21일 소리의원 강서에서 부모교육 세미나인공와우 수술 결정 후 우리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것에서 첫 만남을 가졌던 하늘이와 소리의원. 어느덧 4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아빠는 엄마의 추천으로 같이 갔었다. 엄마는 하늘이 오른쪽 귀 인공와우 수술 후에 재활하는 방법을 찾느라 이곳저곳 카페에서 정보를 찾다가 알게 되었다고 했었다. 아빠는 오른쪽 귀 인공와우 수술을 해주었던 병원의 교수님의 말대로일상에서 잘 듣게 해 주면 된다고 했던 말을 고민없이 받아들였었는데, 엄마는 달랐다. 이날 세미나가 끝나고 엄마와 하늘이에게 너무 많이 미안했었다.
소리의원의 재활프로그램에 등록하고 가능한 한 빨리 재활을 시작했다. 2016년 2월 처음 인공와우를 착용하고 6개월 동안 집에서 엄빠와 지내는 것이 전부였던 하늘이에게, 재활은 막혀있던 부분을 열어주는 열쇠와 같았다. 소리의원의 원장님들, 재활선생님들과 병원 관계자분들 모두가 가족처럼 돌봐주시는 것이 느껴졌다. 하늘이는 서서히 소리 듣는 것에 적응했고, 소리의원에서는 부모에게도 재활에 적극 참여해서 준전문가 수준이 되어 달라고 요청했다. 엄빠는 할 수 있는 최대한 소리의원의 요청대로 재활에 동참했다. 어느덧 하늘이는 말문이 트이고, 문장을 만들었다. 그사이 왼쪽 귀도 수술을 했다.
왼쪽 귀를 수술한 하늘이의 듣기가 더 좋아지면서 음악재활도 시작했다. 그동안 소리의원에서 하는 재활프로그램에서 인공와우 수술을 한 난청인에게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최고 난이도의 듣기라는 설명을 이해하고 있었다. 하늘이는 음악재활도 제법 잘 해냈고, 음악재활 1차 프로그램을 수료했다.
음악치료를 잠시 쉬는 동안 언어재활은 계속됐다. 잠시 쉬었던 음악재활도 다시 시작됐다. 처음 음악재활에서는 음의 높낮이와 같은 음을 내는 다른 악기의 소리에 적응했었고, 다시 시작한 음악재활은 박자 위주의 재활을 했다. 아빠가 박치라 그런지 하늘이도 박자는 조금 어려움을 느끼는 듯했지만, 하늘이는 잘 적응했다. 그리고 올해 초 소리의원에서는 하늘이가 재활프로그램을 아주 잘 해내고 있다고 평가를 받았다.
심층진료에서 올해 학령전기 재활 졸업을 해야겠다는 말씀에 감격스럽기도 하고 아쉽기도 했다. 그리고 2020년 8월 26일을 끝으로 하늘이는 학령전기 재활을 졸업했다. 하늘이에게 특별한 날, 아빠도 회사에 휴가를 내고 마지막 재활을 같이 했다. 엄빠는 조금 아쉬움이 남아 한 달에 한 번, 두 번이라도 주말에 재활을 하기를 원했고, 소리의원에서는 내년에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바로 예약명단에 올려주셨다. 그리고 그전에 9월부터 싱싱 잉글리시 프로그램에 지원하겠냐고 해서 우리는 두말없이 하기로 했다.
하늘이에게 지난 4년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느껴졌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아빠에게 소리의원은 365일 귀만 생각하는 병원. 그에 걸맞은 병원이라 생각한다. 누군가 귀와 관련된 의료가 필요하다면 제일 먼저 소리의원을 추천할 것이다.
엄마가 깊이 잠들어있는 하늘이를 깨웠어요. 하늘이가 태어나서 엄빠가 깨운 두 번째 날이에요. 그래도 기분 좋게 일어났어요. 왜냐하면 같은 아파트에 사는 친하게 지내는 동생들 두 가족과 같이 물놀이를 가기로 한 날이에요. 그래서 전날부터 들뜬 가슴을 안고 잠을 잤어요.
이번에는 조금 멀리있는 곳으로 1박 2일로 가요. 물놀이를 하고, 근처의 펜션에서 고기 파티도 하기로 했거든요. 엄빠는 이미 한 달 전부터 계획했대요. 엄빠는 작년부터 하늘이에게 더 많은 추억을 만들어주고 있거든요. 아가 때 신생아 중환자실 입원, 퇴원하고 인공와우 수술과 지금도 하고 있는 언어치료. 하늘이는 보통의 아이들과는 다른 세상을 살고 있었지만, 엄빠는 작년부터 보통의 삶에 가까운 삶을 살아가게 해주고 있어요. 올해는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으로 많이 조심하고 있고, 이번 짧은 여행도 조금 망설였다고 하네요. 그래도 하늘이에게 추억과 경험을 만들어주고 싶은 바람이 더 컸대요.
이야기가 길었네요. 오전 6시 아파트 앞마당에 모여서 짐을 나눠싣고 덕산의 리솜스파캐슬로 출발했어요. 세 가족이 출발하지만, 하늘이네 가족은 차를 두고 다른 가족의 차를 얻어 타기로 했어요. 다른 가족은 모두 큰 축제차라서 여유가 됐거든요. 오전 9시까지 도착하고 싶어서 일찍 출발했어요. 가는 동안 다른 가족의 동생들은 모두 잠을 잤대요. 그런데, 하늘이는 잠을 잘 수가 없었어요. 너무 들떠있고 설레었거든요.
드디어! 표를 사고, 옷을 갈아입고, 세 가족이 모두 모였어요. 물놀이를 할 모든 준비가 끝났어요. 특별히 하늘이는 수영모속에 방수팩으로 무장한 인공와우도 했어요. 수영모를 쓰면 잘 보이지 않아요. 감쪽같아요^^
들어가 보니, 사람이 거의 없었어요. 코로나19로 입장객을 30%만 받는다고 했대요.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신나게 놀았어요.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어요. 하늘이는 놀면서 아빠에게 다음에 또 오자고 몇 번이나 이야기했어요. 조금 아쉬웠지만, 문 닫을 시간에 사람이 몰리면 힘들다고 엄빠가 가자고 해서 나왔어요. 숙소는 근처의 방이 3개나 있는 넓은 펜션이었어요. 점심은 수영장의 매점에서 대충 먹어서 다른 엄빠들도 많이 배고파했어요. 아빠들은 숯불에 고기를 굽고 엄마들은 고기를 날라서 아이들 저녁 먹이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그리고 모두 곯아떨어졌어요.
아침이 밝고 다른 집 아빠가 요리를 했어요. 솜씨가 정말 좋은 아빠예요. 평소에 산에 다니면서 요리를 자주 한대요. 음식점을 차리고 싶어 한대요^^ 그리고, 아침을 서둘러 먹었어요.
다음 목적지는 안면도에 있는 쥬라기박물관이에요. 가는 동안에 비가 조금씩 내렸어요. 그러다가 그치고 다시 내리고 몇 번을 반복했어요. 쥬라기 박물관에 도착했는데, 아쉽게도 비가 조금 내리네요. 아빠가 준비한 카메라는 차에 두고 내렸어요. 다른 엄마들이 그래도 가지고 오라고 했지만, 아빠는 그냥 포기했어요.
하늘이는 공룡을 무서워하지만, 조금 용기를 내서 가까이 가서 봤어요. 다음에 다시 가면 티라노사우르스 미끄럼은 꼭 타보려고요. 용기를 내봤지만, 너무나 큰 티라노사우르스에 올라가는 건 아직 힘들거든요. 그래도 조그만 공룡은 재미있게 타고 놀았어요. 가장 재미있었던 건 움직이는 로보트였어요. 아빠와 같이 타서 앞, 뒤, 좌, 우로 움직이며 대포와 총을 쏘면서 놀았어요. 하늘이 아빠는 다른 가족의 동생들을 한 명씩 격파하기도 했어요^^
덧, 목욕탕 이야기
하늘이는 대중목욕탕에 가본 적이 없다. 인공와우가 없으면 소리를 들을 수 없어 항상 집에서 엄빠가 씻겨주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어쩔 수 없이 목욕탕을 이용해야 했다. 7살의 하늘이는 아빠와 남탕에 들어갔다. 우선 하늘이부터 씻겨주고 몸을 닦고 머리를 말렸다. 그리고 수건으로 몸을 감싼 후 인공와우를 해주며 아빠를 기다리라고 했다.
아빠도 최대한 빠르게 몸을 닦았다. 그리고 하늘이에게 갔다. 다행히도 하늘이는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하늘이는 머리를 말리는 아빠를 보며, 하늘이와 다른 부분을 가리키며 물었다.
하늘이 : 아빠, 나도 어른이 되면 아빠처럼 돼요?
아빠 : (태연하게) 그럼~ 하늘이도 어른이 되면 아빠처럼 되지!
아마도 아빠가 씻는 동안에 아이들과 어른들의 차이점을 유심히 관찰한 모양이다. 당황하지 않고 차분하게 물어본 하늘이의 반응이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