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이야기

첫 만남

이른둥이 l 2015. 3. 18. 12:05




2014년 12월 23일 엄마, 아빠를 일찍보고 싶었는지 30주 3일만에 태어난 하늘이.

그로부터 86일이 지난 오늘, 2015년 3월 18일 처음으로 하늘이를 안아봤다.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10시 오전면회를 하기위해 신생아집중치료실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면회 시작을 알리는 간호사 선생님의 부름이 있으면 문 앞에 있는 다른 엄마, 아빠들은 재빠르게 방으로 들어간다.

하늘이가 있는 방은 제일 위험도가 높은 가장 안쪽방. 보통은 내가 1등으로 들어간다. 오늘도 그랬다.

들어가서 가장 안쪽에 있는 하늘이에게 빠른 걸음으로 다가갔다. 울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다가가서 보니 쪽쪽이가 입에서 빠져있다. 얼른 쪽쪽이를 잡고서 입에 대주었다.

그 순간 간호사 선생님의 한 마디 아빠 안아보실래요?

짝꿍은 3월 11일 먼저 안아봤었는데, 나는 오늘 처음이다.

재빨리 재킷을 벗었다. 겉옷이 거칠어서 하늘이 피부에 닿으면 불편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간호사 선생님이 하늘이 몸에 달아놓은 선들 중에서 산소줄과 산소포화도 측정줄만 남기고 정리하고서 하늘이를 내게 넘겨주었다.


첫 느낌은 너무 가벼웠다.

그렇게 하늘이를 안았고 하늘이와 눈을 마주쳤다. 하늘이는 나를 계속 바라보았고 나도 하늘이를 계속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눴다. 무어라고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기억이 없다. 그냥 좋았다. 안아주는 것이 편했는지 하늘이는 안정되고 다시 잠이 들기 시작했다.


이렇게 하늘이와 만남이 이어지고 있을 때, 간호사 선생님에게 부탁했다.

안고있는 상태에서 엄마와 교대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원래는 한 번에 한 명씩만 면회가 가능한데, 오늘은 하늘이를 최대한 덜 귀찮게 해주고 싶었다. 그 마음을 이해했는지 간호사 선생님은 그러라고 하신다.


길지 않았던 15분이 지나고 짝꿍이 들어왔다. 이렇게 짧게 하늘이와의 첫 만남이 이뤄졌다.


덧,

오늘 하늘이의 몸무게는 2272g으로 지난 주에 염증수치가 있어서 하루 금식을 한 후로 3일동안 체중이 줄었다가 어제 8g, 오늘 42g일 늘었다고 한다. 키는 45㎝로 작지 않은 듯 하다.


방에서 나오기 전에 짝꿍이 하늘이를 안고 있는 모습을 또 남겼다. 내게서 엄마에게 옮겨지는 동안 하늘이가 잠깐 눈을 떠서 엄마와 눈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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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근무를 마치고 아침퇴근을 하는 중

띠리링~~ 문자가 왔다.



 김*주

 산정특례번호:

 0515xxxx4

 적용기간:

 2015.02.27~2020.02.26

 국민건강보험



산정특례가 뭐지?

무엇인지도 모르는 내용이 문자로 왔다. 문자 내용을 봐서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누군가 신청을 했는데, 필자는 신청을 한 적이 없다. 짝꿍이 신청했으면 문자가 짝꿍에게 갔을텐데, 필자에게 왔기때문에 바로 병원에 하늘이 면회가는 짝꿍에게도 문자로 전달해주었다. 그리고는 바로 구글링을 해봤다.



 산정특례란?

 희귀난치성질환자로 확진받은 자가 등록절차에 따라 공단에 신청한 경우 본인부담률을 10%로 경감하는 제도


 ☞ 산정특례 자세히 알아보기



구글링한 내용을 짝꿍에게 알려주면서 동국대학교 일산병원의 원무과 담당 선생님께 알아보라고 했다. 역시 예상대로 원무과 담당선생님이 하늘이를 위해서 대리 신청을 해주셨다. 우리가 병원비 부담에 대해서 상담을 몇 차례 했기 때문에 대리 신청을 해주신 듯 하다. 고맙습니다 :-)



덧, 하늘아 미안해~


병원에 도착한 짝꿍이 하늘이 사진을 보내왔다. 엎드려있는 사진이다.

우리 부부는 처음으로 보는 자세. 간호사 선생님들이 자주 엎드리게 해주셨다고 한다. 아가들은 평소에 엎드린 자세를 더 좋아한다고 한다.


하지만, 사진을 보면서 하늘이에게 미안함이 앞선다. 건강하게 태어났으면 없어도 될 것이 왼쪽 옆구리와 등에 상처로 남아있다. 왼쪽 옆구리부터 등쪽으로 길게 남아있는 상처는 동맥관개존증 수술자국이다. 그리고 그 아래 작은 상처는 동맥관개존증 수술을 하고서 튜브를 차고 있던 자국이다. 크면서 상처도 더 크게 커질텐데, 남자아가라서 조금은 다행이지 않나 싶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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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월 27일


우리 하늘이에게는 특별한 날이다.

우리 하늘이가 태어나기로 약속되어 있던 날이다. 병원 진찰에 의한 정확히 40주 되는 날이다. 정확한 40주 되는 날이 언제인지는 하늘만 알고 있겠지? 신을 믿지는 않지만...


하늘이가 태어난 날

저 손이 아빠 엄지손가락 한 마디 크기 정도였고 손 등은 엄지손톱 정도의 크기였는데, 그동안 많이 컸다. 이제 몸무게도 2㎏을 넘었고 키도 43㎝까지 컸다. 다른 만산아의 평균 보다 많이 작지만, 한 번의 심장수술 두 번의 장수술을 하면서 엄마 모유를 못먹고 주사로 영양분을 받으면서 잘 견뎌낸 것을 생각하면 무척이나 대견스럽다.




덧,


마음으로는 27일 하늘이에게 면회가서 사진을 찍어주고 싶었지만, 아빠가 시간이 맞지않아 사진은 하루 늦은 28일에 미안한 마음으로 사진을 찍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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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줄

이른둥이 l 2015. 2. 22. 15:14


<39주 2일, 아주 편안해요 >


입에 넣은 줄 보이시죠?

저 끝에 주사기를 달아서 저한테 밥 아니, 엄마 모유를 주세요.

젖꼭지로도 먹는데, 그동안 금식을 많이해서 아직 익숙하지 않아요. 다른 친구들은 밥 줄 없이도 잘먹는데, 저한테는 아직 무리에요. 간호사 선생님이 조금만 연습하면 저도 잘 먹을 수 있데요. 빨아먹다보면 숨쉬기 힘들어서 산소포화도가 떨어져서 그렇데요. 먹으면서 산소포화도 떨어지지 않으면 퇴원시켜주신다니까 걱정없어요.


밥 줄이 먹을 때만 사용하는건 아니에요. 제가 3시간 간격으로 모유를 먹는데요. 밥 시간이 되면 간호사 선생님들이 주사기를 연결해서 서서히 당겨보신데요. 모유가 거꾸로 올라오는지 보고서 소화를 잘 시키는지 확인하신데요. 처음에는 하루에 한 두번 소화를 못시키기도 했는데요, 이제는 소화 잘 시키고 있어요.


그래서 오늘의 체중은 1902g 이에요.


아참, 어제는 엄마, 아빠가 베게를 사다주셨어요. 보이시죠? 마음에 들어요.

두 개를 사오셨는데요. 하나는 짱구배게, 다른 하나는 좁쌀배게에요. 간호사 선생님이 두 가지를 사오라고 하셨데요.



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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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생후 60일 2015.2.20


아침에 목욕을 시켜주셨어요.

그리고 몸에 꼽고 있던 주사는 모두 빼냈어요. 제 몸에서 처음으로 몸에서 바늘이 모두 빠졌어요.


또 하나 있어요. 호흡기도 완전히 벗었어요. 아직은 산소의 도움을 받고 있지만, 호흡을 잘하고 있어요. 이건 비빌인데요. 호흡기 압력으로 얼굴이 완전 뚱뚱 부어있었는데, 지금은 붓기가 많이 빠졌어요. 개구리처럼...지금은 그나마 볼만해요 :-)


여기까지가 끝이 아니에요.

어제부터는 항생제도 완전히 끊었어요. 아쉽지만, 스테로이드제는 아직 투약 아니, 먹고 있어요. 처음 스테로이드제를 쓸 때는 주사로 주셨는데요, 다시 투약하면서는 복용하는 방법을 쓰고 있어요. 조금 다른 점이 있어요. 소화기관을 통해 흡수하는 양이 주사로 할 때 보다 덜하데요. 100% 흡수하지 못하는 거에요.


항생제를 맞을 때는 소화를 잘 못시켜서 영양분도 주사로 받았었는데, 이제는 아주 잘 먹어요. 엄마 모유만 먹으면 컨디션이 나빠져서 몇 차례 끊었었는데, 스테로이드제 투약하면서 아주 좋아요. 엄마 모유도 다시 먹기 시작했어요. 모유를 먹으면서 2cc부터 시작해서 5cc, 12cc, 15cc, 32cc 어제까지 꾸준히 늘렸고 오늘은 35cc까지 늘었어요. 잘하고 있지요?


키도 많이 컸어요.

처음 엄마 뱃속에서 나왔을 때는 34cm였어요. 지금은 몇 cm냐면요? 무려.... 42cm에요.

체중은 904g으로 태어나서 오늘 1852g이에요. 두 배가 넘게 컸어요. 쑥쑥 컸지요?


그동안 엄마 쭈쭈 먹는 연습할 때 사용하던 쪽쪽이가 작아져서 시시했는데요. 간호사 선생님이 엄마한테 이야기 했데요. 오늘 엄마가 신생아용 쪽쪽이도 사다 주셨어요~


하늘이 잘하고 있지요? 이제 3월달 되면 장루 다시 넣는 수술을 한데요. 그때가 되면 배 밖의 소장과 배 안의 대장을 연결해 준데요. 사실 그동안 배 오른쪽에 만들어주신 장루로 응가하고 방귀끼느라 조금 창피하기도 했는데요. 이 생활도 얼마 안남았어요 ;-)


아차차!!! 오늘부터는 아가들 먹는 비타민을 밥 먹을 때 한 방울씩 먹어요. 다음 주부터는 다른 영양제도 먹을거라고 해요. 그 영양제 먹으면 쑥쑥 큰데요.


이모, 고모, 삼촌들 그동안 응원해주셔서 감사해요. 앞으로 남은 수술과 퇴원 때 다시 인사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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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히 잠자는 ‪‎하늘이‬ 피부가 완전 좋아졌다.


대사성산증으로 피부가 약해져 있었는데, 스테로이드제를 투약하면서 대사성산증까지 같이 좋아지면서 피부도 회복 중이다. 이 사진이 모든 것을 말해주는 듯 하다.


호흡은 아직도 기관삽관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이 흠인데, 태어난 다음 날 자가 호흡을 했던 하늘이였기에 하늘이를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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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 - 2015.2.12 10:35

이른둥이 l 2015. 2. 22. 14:33


2015.2.10 산타 하늘이, 턱을 감싸고 있는 붕대는 쪽쪽이를 받혀주고 있다. >


지난 주말에 한 차례 또 고비가 있었지만, 스테로이드제를 투약하고 ‪하늘이가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신장 앞에 있는 부신이 기능을 못하는 것 같다는 설명이 있었는데, 그 기능을 스테로이드제가 도와준다고...


어쨋든 주말이 지나면서 하늘이가 이전과 비교해서 많이 좋아지고 있다. 괴사성장염 수술 전 그리고 수술 후 혈소판 수치가 낮고 대사성산증으로 수혈을 많이 받았었는데, 스테로이드제를 투약하면서 좋아지면서 혈소판 수치가 좋아지고 산증도 많이 좋아져서 산도가 낮아지고 있다고 한다. 배 밖으로 내놓은 장루도 많이 부어있었는데, 장루도 붓기가 빠지고 있다. 전반적으로 안정되고 있다. 수술 후 20일 지나고록 많이 부어있던 장루가 안정되면서 모든 기능들이 안정되나 보다.


이전 주치의 선생님이 괴사성장염으로 하늘이 몸이 스스로 치료하려고 싸우던 중 몸이 이겨내지 못하고 있는것 같다고 말씀하셨었다. 스테로이드제로 그게 증명된 듯 하다.


팟캐스트 방송 중에 ‎나는의사다‬(팟방, 아이튠즈 팟캐스트)를 매주 듣는데, 최근에 스테로이드에 대한 방송을 했다. 스테로이드를 장기적으로 사용하면 부신이 기능이 완전히 할 수 없게된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간호사 선생님에게 물어봤는다. 맞다고 하시면서 점차 줄였고 그제(2015.2.10)부로 더 이상 투여하지 않는다고 했다.


오늘 오전 면회중인 ‪짝꿍이 전해온 소식으로는 이제 혈압약 없이 혈압조절도 잘한다고 한다. 아직도 롤러코스터를 더 타야 할 수 있을지? 아니면 이대로 안정될지 모르겠다.


이곳에 알리는 하늘이 소식이 앞으로는 좋은 소식만 계속 올릴 수 있기를 바라며...


덧 : 소변도 아주 잘 보고 배에 가득했던 가스 배출도 아주아주 잘한다. 방귀를 아주 잘 뀐다는 말씀! ㅎㅎㅎ




하늘이‬ 생후 46일(2015.2.7)


금식이 풀리고 어제까지 며칠 안됐다. 모유를 2cc로 시작해서 15cc까지 늘린 시간이 무척 짧았다. 모유까지 먹으니 이제 좋아지는가 싶어 기분좋게 토요일 오전면회를 갔다.


내가 먼저 들어가서 하늘이를 봤다. 가슴이 꽤 넓어졌다. 하늘이 많이 컸다며 칭찬해주고 있었는데, 간호사샘이 오시더니 면회하고 있으라며 주치의 선생님이 설명해 주실거라 하신다.


잠시 후 주치의 선생님 오시더니, 엄마랑 같이 왔냐고 묻는다. 같이 왔다하니 한 번에 설명해준다고 한다. 짝꿍을 불렀다.면회는 1명씩 가능하다 짝꿍과 둘이 인큐베이터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짝꿍은 하늘이를 보자마자 기관삽관 다시했네? 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기관삽관을 하고 있다. 어제 소변을 잘 못본다고 했는데, 그 때문에 많이 큰거 아닌가 생각이 든다. 그제 1530g 이었는데, 어제 1650g 이란다. 상태가 안좋아서 체중을 줄인다고 들었는데, 체중이 늘었다. 이유는 소변을 못봐서 그렇다고...


주치의 선생님이 다시 오셨다. 어제 하늘이는 열이 많이 올랐다고 한다. 열이 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첫 째 일시적으로 그럴 수 있고 둘 째 감염에 의해 그럴 수 있다. 현재 하늘이의 경우 후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본다고 하신다. 소변을 못보면서 전해질(염분, 칼륨) 배출이 안되면서 이런다고...


여러가지가 복합적인데

1) 열이 오르며 혈압이 떨어졌고 

2) 그로 인해서 장기에 혈액공급이 약해지고

3) 따라서 장기들이 제 기능을 못하고

4) 그 중에 출생시 미숙했던 신장이 제 기능을 못해서 소변이 안나오고

5) 소변이 안나오니 전해질 배출이 안되면서 상태는 더욱 악화되는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전반적으로 상태가 나빠지고 있다고 하신다. 참, 주치의 선생님이 여자 선생님으로 바뀌었다. 나는 오늘 처음 만났다. 주치의 선생님이 이전 선생님보다 더 이해하기쉽게 잘 설명해 주신다.

그러면서 마음의 준비를 해야할 수 있다고 한다. 아프다. 하늘이가 많이 아프다. 나도 아프다. 이런 이런 이야기를 듣는동안 짝꿍은 인큐베이터 안의 하늘이만 바라본다. 잠깐 고개를 돌렸다. 눈시울이 조금 빨개졌다.


짝꿍이 한 마디 한다. 오늘부터는 하루 두 번 면회를 와야겠단다. 사실 매일 면회는 며칠 안됐다. 그동안 내가 시간 될 때만 같이 왔었는데, 며칠 전 다른 엄마들을 보고서 하루 한 번이라도 면회해야 겠다고 했는데, 지금 하늘이의 상태를 듣고는 하루 단 두번 뿐인 면회를 모두 와야겠다고 한다.


하늘이의 대사가 활발해졌으면 좋겠으나, 초기 괴사성장염때는 잘 넘겼지만 지금은 그때와는 다르게 하늘이가 이겨내지 못하는 모양이다.


하늘아 지금 고비만 넘기면 될 것 같아~ 힘내자! 아프지 말자!




덧, 박순백 박사님의 하늘이 응원


하늘이, 건강히 크길 바랍니다.

관계있는 다른 얘길 하나. 제가 상당히 건강한 편입니다. 근데 제가 니들 포피아(needle phobia)가 있습니다. 죽어도 주사 못 맞습니다. 그래서 헌혈 같은 거 하고 싶어도 정말 바늘로 찌르는 게 무서워서 못 합니다.ㅜ.ㅜ 회사의 건강 검진은 어쩔 수 없어서 하고, 그 때 채혈하는 것 때문에 진단일까지의 이틀이나 사흘은 약간 스트레스도 받습니다.


오래되지 않은 언젠가 식구들 앞에서 그런 얘길한 적이 있습니다. 그랬더니 어머님이 저도 모르는 말씀을 한 가지.


"쟤가 아주 어릴 때 몸이 약해서 워낙 주사를 많이 맞다보니 아직까지도 그런가 보네..."

"오..... 제가 기억도 나지 않는 유아 시절엔 많이 아팠었나요?"

"어릴 땐 계속 병을 달고 살아서 매일 병원에서 살다시피했었지."


그제야 제 의문이 풀린 겁니다. 그 어린시절엔 저도 병치레를 많이하고, 그리 건강한 아이가 아니었다는 걸요.^^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죠.


하늘이도 비록 니들 포비아를 가질 수는 있겠지만, 그런 걸 다 잊고 사는 아주 건강한 청소년으로, 그리고 어른으로 성장하길 기대합니다.^^ 



from 박순백 



박순백 박사님.

인라인, 스키 매니아 사이에서 왠만하면 그를 알고 있다. 우리 나라에 들어온 익스트림스포츠 중 스키, 스케이트 분야에서 1세대라고 보면 된다. 일방적인 팬의 입장에서 막연히 알고 있던 박사님을 몇 해 전에 홍대 근처의 빌딩 엘리베이터 안에서 인사들 드리게 되었다. 그 후에 페이스북에서 박사님이 먼저 나를 찾아내어 친구 신청을 해오시기도... 


어쨋든, 많은 분들이 하늘이를 위해서 응원해주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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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 2015.1.21 20:05

이른둥이 l 2015. 2. 22. 13:59

하루사이에 ‪하늘이‬의 상태가 많이 나빠졌다.

야간 근무를 하고 퇴근하는 중 하늘이의 주치의 선생님이 직접 전화를 하셨다. 오늘 올 수 있느냐고...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집에 도착하려면 남은시간 약 20분, 바로 ‪‎짝꿍‬ 에게 전화를 했다. 마침 짝꿍은 바로 나갈 수 있는 상태였고 같이 병원에 가겠다고 한다. 집에 도착해서 머리만 감고 바로 병원으로 향했다. 오후 12시경 ‪‎NICU‬ (신생아중환자실) 도착해서 주치의 선생님을 만났다.


주치의 선생님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하늘이의 컨디션이 너무 안 좋다. 아무래도 괴사성장염으로 수술을 안하면 안 되는 상태로 가고 있다. 이대로 두었다가는 최악의 상황으로 간다. 수술에 동의하면 외과 선생님이 더 자세한 설명을 해준다. 하늘이의 컨디션이 너무 나빠서 수술은 언제할지 모르겠다. 이 정도 였다.


조금 기다리고 있으니 외과 선생님이 수술동의서를 가지고 오셨다. 수술에 대한 설명을 듣고 동의서에 서명을 했다. 수술은 외과 교수님이 직접 집도하신다. 지금 교수님은 다른 수술 중인데, 끝나면 바로 하늘이 수술을 진행한다고 하신다.


괴사성장염의 수술방법은 장의 괴사된 부분을 잘라내서 소장은 배 밖으로 꺼내서 장루를 만들어 변을 받아내고 대장은 뱃속에 그대로 두었다가 치료가 된 이후에 다시 소장과 대장을 연결한다고 한다.


버스 안에서 전화를 받으면서 어느 정도 예감은 했다. 그래서인지 두 분의 선생님을 만나면서도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다만, 하늘이 주치의 선생님이 설명을 끝난 후 면회실을 나가신 후에, 짝꿍이 눈물을 흘렸다. 지금까지 많이 힘들었겠지만, 힘든 내색이 없던 짝꿍이었는데, 오늘은 많이 아파한다.


내가 짝꿍에게 해줄 수 있는 건 옆에서 든든히 지켜주는 것 이외에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었다. 

"하늘이가 힘낼 수 있도록 우리가 옆에서 흔들리지 말고 힘내자"

더 해줄 수 있는게 없다. 다행이도 짝꿍은 몇 분 만에 마음을 다잡았다.



< 수술 전 날 많이 지쳐있던 하늘이. 이 때는 하늘이의 눈이 많이 부어있는 것을 알아보지 못했었다. >


어제 하늘이를 봤을 때 많이 힘들어 했는데, 그때 알아보지 못해 미안했다. 오늘 수술 전에 부탁해서 하늘이를 잠깐 면회하면서 너무 놀랐다. 온 몸이 뚱뚱 부어있었다. 어제 힘들어하던 하늘이 사진을 다시 보니, 눈이 부어있었다. 그것도 알아보지 못하고... 하늘이 아빠가 미안해.


수술이 시작되고 잠깐 집에 다녀오는 사이에 수술이 마무리 됐다. 수술하기로 결정 잘했다고 하신다. 괴사성 장염은 아주 약했고 대장의 일부분이 좁아져 있어서 그 위쪽으로 태변과 약간의 변이 남아 있었다고 한다. 4주가 넘도록 태변을 가지고 있었으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수술하느라 힘들었던 하늘이를 다시 면회하니, 붓기가 조금 빠졌다. 하늘아 힘내줘서 고마워~ 수술은 잘 됐으니, 이제 하늘이가 힘내서 감염이나 합병증에 이겨줘~ 힘내자~~ 사랑해~




2015.1.7 ‪하늘이‬ 출생 16일째


지난 주 금요일에 동맥관이 자연적으로 닫히지 않아 약을 썼다.

3일을 쓰는 약으로 경과를 본 후에 한 번 더 쓸수 있다고 했었다.


2015.1.2 금요일에 면회 갔을 때 약을 한 번 더 쓴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2015.1.5 ‪‎짝꿍‬ 외래보러 오면서 면회를 하는데,

약을 다시 쓰면서 신장쪽에 부작용(부작용에 대한 설명은 먼저 들었음)이 있어 계속 못쓰고 수술을 하게 될거라고 했다.


2015.1.6 퇴근 길에 병원에서 걸려온 전화. 수술 시간이 정해졌다.

바로 오늘 2015.1.7 오전 9시. 바로 회사에 전화해서 휴가를 쓰겠다고...

2015.1.7 아침부터 서둘러 8시30분 병원에 도착. 수술은 신생아중환자실(NICU)에 흉부외과 선생님들이 오셔서 진행한다.(세계적인 추세)


하늘이의 병명은 ‪‎동맥관개존증‬ 정상아의 2/1000명, 미숙아의 8/1000명이 발생한다고...

어쨋든 수술은 아주 잘 됐다고. 이제 남은 건 다른 증상이 또 나타나느냐지만, 아직 1kg도 안되는 작은 몸으로 남들이 격어보지 못하는 것들을 혼자서 이겨내고 있는 하늘아~ 엄마, 아빠는 옆에서 지켜볼 수 밖에 없지만, 계속 응원하고 있어.


마지막 사진(2015.1.5)처럼 의젓하게 일어나렴!



덧,



수술이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진행되다보니, 10시 오전 면회 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다.

다른 아가들의 부모님들도 면회를 왔다가 발걸음을 돌렸다. 아직 병원에 입원하고 있는 부모님들은 별도로 연락해서 면회를 할 수 있었지만, 퇴원한 부모님들은 7시 저녁 면회까지 기다려야 한다. 어쩔서 없지만, 괜히 미안해진다.


수술이 끝나고 하늘이를 면회시켜 주셨다. 인큐베이터를 활짝 열어놓고 있었다.

수술하느라 전신 마취를 했고 하루 정도는 이대로 잠을 재운다고 하신다.

수술 부위는 왼쪽 옆구리에서 약간 등쪽으로 치우쳐 있다. 상처가 남을거라고 한다.


호흡을 위해 다시 기관삽관을 했다. 고정시켜 놓느라 얼굴이 일그러져 있다.

건강하게 만산으로 태어났으면 이런 고생을 안해도 될텐데, 많이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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