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이야기

'인공와우'에 해당되는 글 102건

  1. 2017.11.17 작은 소식들
  2. 2017.11.08 어린이집 가족운동회
  3. 2017.10.04 같이 해요~
  4. 2017.07.21 나이가 세 개래요
  5. 2017.06.22 와우를 거부하는 하늘이
  6. 2016.08.26 거짓말
  7. 2016.02.23 장애인 3
  8. 2016.02.12 세상과의 소통, 그 첫 걸음 1
  9. 2016.01.14 선물. 2016년의 시작
  10. 2015.12.31 새로운 시작을 위한 준비 90%

작은 소식들

육아일기 l 2017. 11. 17. 11:54

말 전하기


며칠전  퇴근하고 돌아오니 하늘이가 반갑게 맞이하며 이야기 한다


하늘이 : 아빠 같이 놀아요

아빠 : 알겠어 아빠 옷 갈아입고 같이 놀자~

하늘이 : (엄마에게) 아빠가 옷 갈아입고 같이 한대


순간 이건 뭐지?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하늘이가 스스로 만드는 문장은 아주 간단하고 주어는 하늘이였다. 또는 하고 싶은 것이 있을 때 부탁하는 정도였는데, 처음으로 들은 이야기를 3자에게 전달했다.


며칠후 언어재활하러 병원에 가서 재활선생님께 있었던 일을 이야기 해주었다. 선생님도 놀라며 이야기를 전달하는 건 어려운 것이라며 선생님 차트에 기록하면서 계속 미소를 보인다. 선생님의 반응을 보며 하늘이가 듣기를 정말 잘하고 있구나 생각이 든다. 듣기가 완성되니 이제 말하기가 계속 발달하고 있다. 불과 한달전 처음으로 제법 긴 문장을 만들었었는데, 이제는 그보다 더 고급단계를 스스로 해내고 있다.


2017/10/17 - [이른둥이] - 생각해봐~!


먼저 이야기 해요


또 하나 하늘이의 말하기 실력이 좋아지는 증거는 이제 먼저 이야기한다. 약 한 달전 추석무렵 하늘이의 말하기가 서서히 늘어가더니, 요즘은 혼자서 이야기를 제법 한다. 조금더 뒤로 돌아보면 지난 여름에 하늘이가 전화기를 들고서 혼자서 전화하는 상황극을 자주보였었다. 전화기가 아닌 비슷한 크기의 네모진 무엇이라도 들고서는 전화하는 상황극을 했었는데, 그때는 알아듣기 어려운 옹알이하는 수준으로 옹알옹알, 중얼중얼 했었다. 엄마와 아빠는 하늘이가 옹알옹알 전화할 때 옆에서 받아주며 여러 상황을 만들어주며 같이 놀아줬었다. 할머니께 전화하는 상황, 할아버지께 전화하는 상황, 이모에게 전화하는 상황, 어린이집 친구에게 전화하는 상황 등등. 잘은 몰라도 이렇게 상황극을 만들어주면 하늘이의 뇌발달에 도움이 되겠지 생각하면서....



엄지척


이모가 삽겹살을 사준다해서 하늘이는 주말에 엄마, 아빠와 같이 홍대로 나갔다. 주말이라 주차가 걱정되는 했지만, 다행히 공영주차장은 몇 자리 남아있었다. 주차를 해놓고 고기집에 가니 우리가 첫 손님. 조용히 먹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역시나 하늘이는 이곳 저곳을 활보하면서 돌아다니며 먹는다. 하늘이는 아주 많이 활동적이라서 사람이 많으면 곤란한 상황이 생길뻔 했는데, 손님이 우리밖에 없었다.


삼겹살을 맛있게 먹으며 하늘이는 이모에게 엄지척을 보낸다. 순간 이모가 찰칵! 


하늘이가 삼겹살 먹으며 이모에게 해준 엄지척! 하늘이 자신에게 해주는 엄지척이 아닌가 싶다. 엄마와 아빠는 하루가 다르게 발달하는 하늘이에게 언제나 엄지척이야. 고맙고 사랑한다~



덧, 공영주차장은 장애인 80% 할인이다. 하늘이 덕에 우리는 몇 시간 주차도 아주 저렴하게 할 수 있었다.





< 2017.11.11 홍대에서 이모가 사주는 삼겹살 먹으면서 >




태어난지 1061일, 교정 995일째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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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아이들보다 조금 특별한 하늘이는 4살이 된 올해부터 어린이집을 다니게 됐다. 소리를 듣기 시작하고 1년정도 지난 올해 초에 어린이집에 다녀도 되겠다는 생각에 신청했고, 살고있는 아파트에 있는 어린이집에서 연락와서 방문해보고 바로 결정했다. 인공와우를 항상 지녀야하기에 다른 아이들이 궁금해하면 어떨까? 망설이기도 했지만, 의외로 적응 잘하고 친구들과도 잘어울리며 생활하고 있다. 어린이집에서는 3살반에서 1살 동생들과 생활한다.


가을이 막 시작될무렵 어린이집에서 알림장에 특별한 날이 있었다. 바로 가족운동회.

10월 15일에 계획을 했었는데, 가족운동회 일정이 11월 5일로 변경되었다. 처음 계획했던 날 가족운동회를 하기로 한 근처의 초등학교에 다른 행사가 먼저 계획되어 있었던 것 같다. 덕분에 우리 가족은 같은 날 하기로 했던 소리와우 페밀리데이도 참석할 수 있었다.


2017/10/15 - [육아일기] - 소리와우 페밀리데이



11월 5일 우리 가족은 서둘러 가족운동회를 하는 초등학교로 갔다. 학교 정문부터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안내를 하고 계셨다. 탁트인 넓은 운동장이 좋았는지 하늘이는 신나게 돌아다닌다. 그러더니, 손짓하며 엄마~ 아빠~ 같이가요~ 를 외친다. 운동장을 가로질러 실내운동장에 도착하니, 역시 입구에서 선생님들이 반겨주시며 간식을 나눠주신다. 실내운동장에서는 운동회준비가 한창이었고 청팀, 홍팀으로 나누어서 자리를 잡고 있었다. 우리 가족은 청팀이다.


오전 10시 운동회가 시작됐다. 원장님의 운동회 시작선언이 시작되자 바로 첫 게임이 시작됐다. 10가지가 넘는 게임을 정신없이 소화하다보니 정신없이 시간이 흐른다. 어린이집에서 준비한 경품에 눈이 멀어 게임마다 다른 아이들의 가족들은 열정을 다한다. 우리 가족도 마찬가지. ㅎㅎㅎ

중간에 잠깐 쉬는 시간을 갖고 2시간여의 가족운동회는 이어달리기를 끝으로 끝났다. 그러나, 청팀 홍팀의 점수가 2100점으로 같아 주사위 던지기로 승패를 갈라야 했다.


결과는 아쉽게도 청팀은 -200점, 홍팀은 500점으로 700점 차이로 청팀 1900, 홍팀 2600점으로 홍팀의 승리고 끝났다. 이렇게 하늘이의 추억거리는 하나 더 생겼고 가족운동회 하느라 엄마, 아빠는 녹초가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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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해요~

육아일기 l 2017. 10. 4. 13:55
하늘이의 첫 번째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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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세 개래요

육아일기 l 2017. 7. 21. 13:49

하늘이는 나이가 세 개래요. 왜냐구요?

이제부터 하나씩 천천히 알려드릴께요~





생활연령


아기는요 40주. 그러니까 280일동안 엄마 뱃속에서 사랑받으며 쑥쑥자라서 세상과 만나야하는데, 이른둥이는 그보다 먼저 태어나잖아요. 태어난 날이 생일이 되는거 맞지요? 그래서 하늘이도 2014년 12월 23일이 생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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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연령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하늘이는 30주 4일만에 태어났어요. 10주나 빨리 태어나버렸어요. 예정일에 태어났으면 2015년 2월 27일이 생일이 될 운명이었지요. 하늘이처럼 이른둥이는 발육, 발달을 비교할 때 교정연령으로 비교해요. 빨리 태어났기 때문에 태어난 날로 비교하면 차이가 많이 나거든요.



듣기연령


하늘이는 보통의 다른 이른둥이와 다르게 또 하나의 나이가 있어요. 바로 듣기연령이래요. 하늘이는 태어나면서부터 선천적으로 들을 수 없었어요. 보통은 엄마 뱃속에 있을 때인 임신 20주때부터 들을 수 있다고 왼쪽귀 수술해주신 소리의원 전영명 원장님이 알려주셨어요. 그런데, 하늘이는 태어나고 한참이 지나서야 들을 수 있게 되었어요. 2016년 2월 12일 인공와우를 통해서 처음으로 소리를 들었어요.


2016/02/12 - [소리의 기쁨 - 인공와우] - 세상과의 소통, 그 첫 걸음


그러니까 하늘이가 소리를 듣기 시작한지는 17개월 됐네요. 왼쪽 귀까지 같이 듣게된 시간은 5개월밖에 안됐네요. 아빠는 왼쪽 귀로 듣는 시간이 오히려 오른쪽 귀보다 오래걸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었대요. 그런데요, 하늘이는 한 달정도 만에 따라잡았어요. 소리의원 재활선생님들이 말씀하시기를 보통 늦게 듣는 귀가 먼저 수술한 귀보다 듣는 시간이 짧대요. 뇌에서 이미 듣기가 상당부분 이루어진 상태라서 빠르게 따라잡는대요. 양쪽 귀가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지금은 듣는 수준이 같아요.



마치며


요즘 하늘이는 생활연령에 맞게 아주 잘크고 있어요. 생활연령에 맞는 발달이에요.


다만, 몸은 교정연령 보다 1년정도 늦은 발육을 보이고 있어요. 키와 몸무게가 31개월 친구들보다 많이 작아요.


말하기 듣기는 제일 늦어요. 그래서 엄마, 아빠와 소통이 다른 친구들에 비해 더 어려워요. 하늘이가 표현할 수 있는 말이 적고, 이해하는 말도 적어서 아직은 몸짓으로 말을 더 많이해요. 그래서 엄마, 아빠를 많이 힘들게 하고 있어요. 특히 엄마를 아주 많이 힘들게해요. 아마도 저희 가족이 이겨내야하는 숙제인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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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가 약 3주전 매핑을 하고와서 와우를 거부하는 빈도가 점검 많아졌다. 2016년 첫 번째로 오른쪽 수술하고 착용한 인공와우 기기는 오퍼스2는 가끔 스스로 떼버리는 경우가 있었지만, 행동하는 모습을 보면 거부가 아닌 장난치는 모습에 더 가까웠다.


2017년 두 번째로 왼쪽 수술하고 새로 출시된 소넷을 추가로 착용하고 있다. 소넷을 착용하면서 거부하는 느낌으로 떼내는 빈도가 가끔 있었는데, 최근에는 완강히 거부하는 모습을 자주 봤다. 며칠전에도 새벽 5시에 깨서는 동주가 엄마, 아빠를 힘들게 했다. 소통하려 건조기에서 와우를 꺼내는데, 꺼내지 말라고 너무 강하게 의사표시를 한다. 엄마는 하늘이가 싫다고하니 잠깐 쉬었다가 해주자고 하는데, 나는 다른 것은 양보해도 소리듣는 것은 양보 할 수 없다고 이야기했다. 엄마는 바로 수긍하고서 와우 착용을 도왔다. 역시나 와우를 붙이는 순간 동주의 울음은 더 거세졌지만, 차근차근 이야기를 했다.


하늘아 소리듣자~ 소리듣자~ 하늘이는 계속 거부한다.


그러다 문득 하늘이가 좋아하는 뽀로로가 생각이 났다. 다시 와우를 붙이고 뽀로로 뽀로로 계속 반복했다. 하늘이가 갑자기 반응을 보인다. 소파위의 뽀로로를 가르키며 뽀로로라고 이야기한다. 와우를 떠메면서 아빠의 입을 보게하고 뽀로로를 반복하다가 와우를 붙이고 다시 뽀로로를 반복한다. 하늘이에게 다시 이야기 한다. 하늘아~ 뽀로로 소리 들리지? 와우를 해야지 뽀로로 소리 들을 수 있지?


이제 하늘이가 이해했나보다. 소리를 들어야 뽀로로 소리도 들을 수 있고, 뽀로로 동영상도 들을 수 있고, 하늘이의 눈높이에 맞는 훈육이었는지 아직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와우를 잘 착용해서 다행이다.



태어난지 913일, 교정 847일째 날에...



덧, 아빠가 바쁘다는 핑계로 300일만에 다시 글을 남긴다.



< 2017년 6월 11일 용인의 카페호미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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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육아일기 l 2016. 8. 26. 21:49

하늘이가 인공와우를 통해서 소리를 처음 들었던 날이 2016년 2월 12일 이다.

소리를 자유롭게 듣게된지 이제 6개월이 조금 지났다. 소리를 들으며 백화점의 문화센터도 두 학기를 다녔고 약 한 달전부터는 경기도에서 지원하는 복지사업 중 하나인 꿈e든카드로 언어재활도 하고 있다. 언어재활은 다른 한 곳에서도 같이 겸하고 있다. 귀 전문병원인 소리귀클리닉에서 재활을 하고 있다. 아마도 하늘이의 왼쪽 귀는 소리귀클리닉에서 하게 될 것 같다.


언어재활을 다니면서 하늘이는 더 많이 밝아진 것 같다. 특히 소리귀클리닉에 다니면서 더욱 그렇다. 소리 듣는 방법을 배워가면서 알아 듣는 소리가 많아지고 있다. 엄마, 아빠도 언어재활 선생님의 코치로 평소 하늘이에게 소리를 들려주는 방법이 달라지면서 하늘이가 달라지고 있다. 다만, 집에서 익숙한 것들 속에서 하늘이의 반응은 병원에서 보여주는 반응이 훨씬 덜하지만, 하늘이는 하나 둘 변화하고 있다.


하늘이는 저녁 7시에서 7시 30분 사이에 잠을 잔다. 저녁을 먹고 치카푸카를 하면 하늘이는 엄마에게 손짓을 하고 잠 잘 준비를 한다. 반드시 쪽쪽이가 필요하다. 이때 하는 행동이 있다. 졸립다는 표현을 말이 아닌 행동을 한다. 손으로 눈을 비비는 시늉을 한다. 엄마~ 하늘이 졸려요~ 자러가요~ 그렇게 엄마 손을 잡고 쪽쪽이를 입에 물고는 아빠에게 빠빠~ 인사를 한 뒤 방문을 닫는다.


며칠 전이다. 하늘이가 낮에도 졸립다는 행동을 하는 것이다. 엄마는 하늘이가 졸릴때 항상 눈 비비는 행동을 한다고 하며 하늘이에게 쪽쪽이를 물리고 방에 들어간다. 그런데, 하늘이는 잠을 안잔다. 잠깐 방에 있다가 나와서는 장난감을 가지고 논다. 집에 있는 동안 이런 하늘이의 행동을 여러번 봤다.


아~~ 하늘이가 졸려서 눈을 비빈것이 아니다. 하늘이는 단지 쪽쪽이를 빨고 싶었던 것이다. 엄마에게 이 말을 해줬을 때 엄마는 아니라고 했지만, 곧 엄마도 인정하게 되었다. 오늘도 하늘이는 쪽쪽이를 빨고 싶으면 엄마, 아빠를 보며 눈 비비는 행동을 한다.


하늘이는 가르쳐 주지도 않았는데, 하나 둘 세상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다. 지금 수준의 거짓말을 귀엽게 넘길 수 있고 아직 말을 통한 소통을 할 수 없어서 가르치려면 멀었지만, 앞으로 하늘이가 성장해가면서 거짓말을 할 때, 그러니까 하늘이가 나쁘다는 것을 알고 거짓마을 할 때가 되면 그때는 충분히 소통하고 대화하면서 눈높이를 맞춰야 겠다. 왜 그랬는지, 거짓말이 왜 나쁜 것인지, 하얀 거짓말을 왜 하는지... 등 하늘이하고 해야할 것들이 많아지고 함께 풀어가야 겠다.


같이 앉아요~~세상 가장 사랑스러운 모습



태어난지 613일, 교정 547일째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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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무슨 일인가? 밖에 물어보니 우체국이었다. 하늘이 앞으로 등기가 왔다. 한 달 전에 접수한 장애인등록에 대한 공문이었다. 하늘이에게 해줄수 있는 것 중 하나인 장애인 등록이었다. 그 결과 통지서가 오늘 집으로 배달되어 왔다.


하늘이의 장애등급은 청각장애 2등급. 먼저 알아봐서 예상하고 있던 등급이다. 가슴 아픈 이야기지만, 장애인 등록을 진행하면서 하늘이 엄마에게는 2등급이 받는 것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2등급, 어쩌면 3등급을 받을 수 있는 상태였다. 경등급을 받는 것이 아니고 중등급으로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태였기에 어차피 장애등급을 받을 거라면 2등급을 받는 것이 앞으로 하늘이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 같았다. 하늘이 엄마는 내색하지 않았지만, 조금이라도 낮은 등급을 바랐던 것 같다.


장애등급을 받았고 인터넷에서 장애등급에 따른 혜택을 찾아봤다. 하늘이처럼 중등급의 장애인에게는 혜택이 상당히 많았지만, 그런 혜택을 어떻게 받아야야 하는지는 몰랐다. 주민센터가 가까운 곳에 있어서 상당하러 갔다. 주민센터에서 해줄 수 있는 혜택은 복지카드 발급, 차량에 붙이는 것, 전기세, 도시가스 정도였다. 도시가스는 옆 창구에 신청하라고 해서 서류를 작성했지만, 복지카드가 없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처음 담당직원이 잘 모르고 있었다.


어쨋든 장애인 등록증, 복지카드를 만들어야 한다. 집으로 와서 하늘이 사진을 찍어주었다. 사진관에가서 찍으면 좋은데, 급한대로 집에서 찍어주었다.


하늘아~ 비록 장애인이지만, 장애를 가졌다고 하늘이에게 어떤 일도 없을거야. 알겠지?!


< 복지카드에 등록될 하늘이 반명함 사진 >



< 하늘이의 장애인 등급 >




생후 428일, 교정 362일째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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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와우 삽입술을 하고 한 달이 지났다. 그동안 하늘이는 이비인후과에 몇 차례 외래를 다니며 수술부위 상처와 귀 안쪽의 상태를 살피고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수술부위가 붓는다거나, 귀 안쪽에 염증이 생기는 그런 일은 없었다. 수술을 집도하신 교수님도 상태가 너무 좋다고 하셨다. 다만, 혹시 모르니 더 두고보자는 소견을 주셨었다.


부시럭 부시럭. 옹알옹알~~

부시시 눈을 떠서 침대 아래쪽에 있는 하늘이게 고개를 돌리려던 순간. 하늘이와 눈이 마주쳤다. 요즘 하늘이는 잠에서 깨어나면 일어서서 침대위를 살피는 일을 가장 먼저한다. 7시 50분. 시간을 보는 순간 깜짝 놀라서 일서난다. 7시에 일어나서 준비하고 병원에 가야하는데, 세상 모르고 자고 있었다. 아빠도 엄마도...


하늘이에게 있어서 오늘은 새로운 세상을 만나기 위한 첫 날이다. 처음으로 인공와우를 통해서 소리를 듣기로 한 날이다. 그런데, 엄마 아빠가 세상모르고 늦잠을 자고 말았다. 어쨋든 서둘러서 아침을 맞이했고 동국대학교 일산병원 이비인후과에는 제시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아직 인공와우 담당 직원은 병원에 도착하기 전이다. 하늘에게 아침을 먹이려고 같은 층에 있는 소아청소년과로 가서 이유식을 먹이고 있었다. 거의 다 먹어갈 무렵 인공와우 담당 직원에게 연락이 왔다. 남은 이유식을 마저 다 먹이고 다시 이비인후과로 간다.


이비인후과에서는 하늘이의 인공와우에 매핑을 하기 위해서 별도의 방을 준비해주셨다. 아마도 이비인후과 간호사 선생니들이 회의를 하거나 휴식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방인듯 싶다. 10시경부터 시작된 제품 설명과 매핑은 상당히 오래걸렸다. 그 중간에 이비인후과 교수님의 진료도 봐야했다. 내용을 알고있는 인공와우 담당 직원은 중간에 진료를 보는 시간을 잠깐 내주었다. 12시가 넘어서야 첫 번째 인공와우 매핑이 모두 끝났다. 앞으로 일주일 간격으로 매핑을 해야 한다. 익숙해지면 2주, 4주... 6개월로 늘려나간다고 한다. 매핑이 끝난다고 인공와우 담당 직원을 더 이상 안보는건 아니다. 정기적으로 기기 점검을 받을 때 봐야하고 또, 외부 기기가 망가지거나 할 때 서비스를 받기 위해 보고, 주말 같은 경우 응급으로 전화를 하면 볼 수 있다고 한다.


진료와 매핑을 모두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하늘이에게 바로 인공와우를 달아 주었다. 기본으로 건전기까지 포함된 인공와우 어음기를 아가용 배터리 팩으로 갈아서 등 뒤에 매달아주고 귀에는 가벼운 어음기부분만 걸어두고 머리에는 코일을 붙여 주었다. 소리를 듣게된 하늘이는 이제 박수소리, 엄마 아빠의 목소리에 반응을 보이고 그동안 가지고 놀던 장남감들에서 나오는 소리에도 반응을 보이며 몇 시간을 신나게 놀았다. 아직 무슨 소리인지 구분하지는 못하겠지만, 차츰 소리에 적응해가며 엄마, 아빠 목소리를 알아듣고 빨리 대화를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다린다.


< 인공와우를 착용하고 있는 하늘이 >



< 마치 방송국의 인이어를 달고 있는 듯한 모습 >



매핑은 어떻게 하나?


인공와우를 통해서 듣는 소리는 일반인이 알고있는 소리가 아니라고 한다. 소리를 전기신호로 바꾸어서 전달하는데, 그 중간에 12개의 채널이 있다고 한다. 각 채널별로 주파수 대역이 조금씩 다르다고 한다. 그래서 각 채널별로 하늘이의 반응을 보면서 세팅을 한다.


머리 안에 심어놓은 인공와우 임플란트에 컴퓨터에 연결한 코일을 붙이면 컴퓨터에서 인공와우에 소리가 전달된다. 그 소리를 듣는 반응을 보며 반응이 있으면 적용한다. 같은 방법으로 12개 채널을 모두 진행한다. 선천적으로 소리를 듣지못하는 하늘이같은 아가들은 매핑하는 시간이 오래 걸릴 수 밖에 없다. 말을 배웠던 사람들은 스스로 듣고 반응해서 알려주면 되는데, 아가들은 그럴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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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2016년의 시작  (0) 2016.01.14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은 무엇일까? 또는 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것은 무엇일까?

하늘이는 아픈 도전으로 2016년을 시작한다. 지난 몇 개월동안 미약하지만 보청기에 의지해서 소리를 들어왔다. 소리를 듣기 위해서 삐~ 삐~~ 보청기에서 울리는 하울링 소리도 같이 들어야 했다. 하늘이의 청력이 너무 나빠 보청기의 볼륨을 많이 키워놓은 이유다. 보청기에서 증폭한 소리가 밖으로 새나오고 그 소리를 다시 증폭하면서 발생하는 소리다. 하늘이가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어쩔수 없었다. 어떻게든 소리 자극이 꾸준히 있어야 남아있는 청력을 최소한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미약하게나마 청력이 남이있어야 인공와우 수술 할 때 도움이 된다고 한다.



수술, 인공와우 삽입술


2016년 1월 10일. 하늘이가 다시 입원했다. 하늘이의 세번째 입원.

첫 번째 입원은 태어난 날인 2014년 12월 23일 이다. 분만실에서 바로 신생아중환자실로 옮겨져서 200일을 채우고 태원했다.

두 번째 입원은 2015년 12월 29일. 인공와우 삽입술을 하기에 적합한지 검사를 하기위한 입원이었다.


처음 정밀 난청검사를 했던 날. 교수님은 인공와우 이야기를 하셨었다. 그리고 5개월이 지났다. 하늘이는 5개월 동안 정밀 난청검사와 수술적합 검사까지 긴 시간동안 힘든 검사를 잘 참아주었다. 그리고 다시 수술대에 오른다. 그리고 교수님도 바뀌었다. 정밀 청력검사와 외래를 봐주셨던 여자 교수님에서 인공와우 삽입술을 집도하실 남자 교수님으로... 


이번에 하늘이가 하게 된 인공와우 삽입술은 오른쪽 귀 뒤쪽을 살짝 절개한 후 두개골을 살짝 갈아낸 다음에 인공와우 임플란트-인공와우는 두 부분이다. 몸 속에 넣은 부분을 임플란트라고 한다-를 고정시키고 두개골에 작은 구멍을 낸 다음에 머리 안쪽에 달팽이관에 인공와우 임플란트의 전극을 집어 넣는다. 달팽이관에는 많은 솜털같은 것들이 있다고 한다. 그 솜털들이 청신경들이다. 입구가 고음 깊숙히 들어갈수록 저음이라고 한다.


수술중에 출혈이 많으면 모든 출혈을 전기로 빠르게 지혈한다고 한다. 지혈이 되지 않으면 전극을 달팽이관에 넣지 못한다고 한다. 우리가 듣는 소리를 전기신호로 바꾸어 전극이 청신경을 자극해서 소리를 듣게 되는데, 인공와우 전극을 달팽이관에 삽입한 이후에 출혈이 발생하면 재수술을 해야 한다고 한다. 달팽이관에 전극이 있어서 전기로 지혈을 못한다고 한다.


2016년 1월 11일 오전 8시 30분. 이날 하늘이는 첫 번째로 수술이 예약되었다. 하늘이는 전날 밤부터 금식이었다. 아직 12개월밖에 안되어 혈관을 찾기 힘들어서 병동에서는 바늘을 꼽기 힘들다. 하늘이가 바늘을 꼽을 때면 항상 소아병동에 요청해서 바늘을 꼽는다고 한다. 아가라서 잘 꼽아도 막히거나, 움직이다가 빠지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또 다른 곳을 찾아 꼽아야 한다. 수술방에 가면서 또 빠져서 마취하고 다시 한다고 했다. 그래도 수술방에도 잘 들어갔다고 한다. 호흡기를 통한 전신마취. 아빠는 야간근무를 하고 병원으로 와서 하늘이를 기다렸다. 12시가 거의 다되서 하늘이는 회복실로 나왔다. 병동 간호사 선생님이 알려주셔서 엄마, 아빠는 회복실로 달려갔다. 멸균한 옷으로 갈아입고 잠시 기다리니 하늘이가 왔다. 아직 마취가 덜깨서 산소를 주고 있었다. 아빠는 잠깐 보고서 엄마가 침대위로 올라가서 하늘이를 안고서 병실까지 왔다.-회복실에는 1명만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예상보다 수술시간이 길었지만, 집도의 교수님은 출혈이 거의 없이 수술이 잘됐다고 하신다.



< 수술후 아랍왕자풍의 하늘이>


회복


수술 후 첫 날은 잘 놀았다. 밤에도 아주 잘 잤다. 그런데, 둘째 날부터 문제였다. 첫 날도 문제였지만, 첫 날은 마취 기운이 남아 있어서 많이 보채지 않았었나보다. 수액과 주사를 계속 맞아야 해서 꼽아 놓은 주사가 하필 발이다. 12월 말 검사로 입원했을 때도 발에 주사를 꼽아놔서 이틀동안 힘들었는데, 이번에도 발이다. 하늘이는 하루에 대부분을 서서 노는데, 발에 주사바늘이 있으니 서있을 수가 없다. 5일동안 엄마 껌딱지가 되버렸다. 낮설어서였을까? 아파서 였을까? 아마도 두 가지 모두가 문제였겠지. 하늘이는 24시간 엄마를 힘들게했다.-가장 힘든건 하늘이 자신이었겠지만- 수술이 끝나고 4일동안 하늘이는 철저하게 엄마만 찾았다. 그나마 먹을 때는 조금 덜했다. 먹을 때는 엄마에게서 떨어져 앉아도 괜찮았지만, 1미터 이내에 엄마가 안보이면 난리가 났다.



< 오른발에 주사를 꼽아놔서 기저귀로 발을 감싸놨다 >



퇴원


수술 전 하늘이의 주치의 선생님은 수술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 주시면서 늦어지면 주말에 퇴원 할 수 있다고 했었다. 입원이 길어지면 서서 놀지 못하는 하늘이의 스트레스가 걱정이었다. 그런데, 수술 후 하늘이의 상태가 별로 였다. 수술방에서 나왔을 때 체온이 올라서 37.5℃ 였다고 한다. 병실로 옮기면서 체온이 조금 더 올랐다. 37.9℃.


수술 후에 체온이 오르는게 정상이지만, 내려가지 않으면 다른 증상을 의심할 수 있다고 했었다. 다행스럽게 해열제를 주사맞고 정상체온으로 돌아왔다. 집도의 교수님은 하루에 두 번씩 꼭꼭 하늘이를 찾아오셨다. 병원에 오래 있으면서 이렇게 친절한 교수님은 처음 본다. 오실 때마다 조근조근 설명도 잘 해주시고 자주 찾아주시고 100점 만점 교수님이다. 동국대학교 일산병원 이비인후과 조창건 교수님.


<주사바늘 싫어요. 지친 엄마를 위해 휠체어 타고 있어요 >



수술 2일차. 아빠가 잠시 집에 다녀오는 사이에 교수님께서 다녀 가시면서 금요일 퇴원해도 된다고 하셨다. 엄마는 목요일에 퇴원하고 싶다고 했다. 교수님은 수요일까지 열이 없으면 목요일 퇴원하자고 하셨다. 하늘이는 아주 좋았다. 딱 한 가지만 빼고... 발에 꼽아놓은 주!사!바!늘!


수요일. 하늘이의 체온은 아주 좋았고 다른 모든 것이 다 좋았다. 머리에 감았던 붕대도 풀어다. 붕대를 감고 있을 때 자주 건드려서 조마조마 했었는데, 풀고나서 보니 상처도 처음 설명보다 작게 내주었다. 상처는 귀 뒤쪽으로 아물면 잘 안보일 것 같다. 머리가 길면 더욱 안보이겠지.


4박 5일간 수술 잘하고 퇴원하는 하늘이 선물을 준 것 같다. 지금껏 듣지 못하던 하늘이에게 주는 아주 소중한 선물. 들을 수 있다는 기쁨을 알게해준 하늘아~ 잘 견뎌주어 고마워. 사랑한다~



< 컨디션 좋아 보이지요? >



앞으로 남은 일


인공와우 삽입술은 시작이라고 한다. 수술방에서 임플란트를 달팽이관에 연결하고 잘 연결되었는지 뇌파로 검사를 한다. 그리고 절개부위를 닫는 것으로 수술은 마무리된다. 그리고 약 한 달이 지나면서 상처부위 겉과 안이 아물고 삽입한 임플란트가 자리를 잡으면 맵핑이라는 것을 한다고 한다. 인공와우 임플란트의 전극으로 전달된 전기신호는 달팽이관의 청신경을 통해서 뇌로 전달되면 뇌가 전기신호를 소리를 인식하는 재활을 한다. 이것이 맵핑이라고 한다. 단 1회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몇 개월 계속 연습한다고 한다. 낮은 음부터 높은 음까지. 또 다른 재활이 있다. 재활의학과에서 언어재활을 한다고 한다. 두 가지 재활을 약 2년에 걸쳐서 해야 한다고 한다.


집에서는 엄마, 아빠가 책을 자주 읽어주고 많은 소리를 들려주는 연습도 같이 해야 한다고 한다.


남은 이야기


신생아 중환자실에 있을 때부터 하늘이는 인기가 많았다. 이번 인공와우 삽입술을 위해 두 번의 입원을 하면서도 간호사 선생님들에게 인기가 상당했다. 일부러 찾아와서 놀다가는 간호사 선생님도 있었고 퇴원한다고 하니 아쉽다는 선생님도 있었으니 말 다했다. 


집에 온 하늘이는 익숙한 곳이라 그런지 엄마에게서 떨어져 아빠한테도 왔다. 입원하기 전보다 조금 짧았지만, 그래도 엄마에게서 떨어지니 다행이다. 병원에서 안겨만 있던 하늘이가 집에서 편하게 걸어다며 노느라 바쁘다. 2시간 넘게 놀면서 잠이 쏟아지는데도 더 놀고 싶어 짜증이다. 이렇게 졸릴 때는 다시 엄마 껌딱지. 억지로 엄마등에 엎혀놓으니 바로 골아떨어진다. 코까지 골면서...






생후 388일째, 교정 322일째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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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29일. 하늘이는 다시 병원에 입원했다. 입원이라고 하지만, 아파서가 아니고 수술에 필요한 검사를 하기 위해서다. 외래로 검진을 왔다가 담당 교수님이 영유아가 소화하기 힘든 검사들이 있어서 하루 입원해서 검사를 한다고 설명해 주셨었다. 하루 입원이라서 가능하면 하늘이가 힘들지 않도록 비용을 조금 치르더라도 2인실로 택했다. 마음 같아서는 1인실이면 더 좋겠지만, 금액 차이가 너무 많이 난다. 2인실도 다인실에 비해서는 많이 비싸지만, 하루 입원에 그 정도는 해주고 싶었다. 입원 당일에 병실이 없을 경우 1인실에 우선 입원 후에 5인실을 거쳐서 2인실로 옮겨진다고 했었는데, 입원 당일 마침 2인실이 비어있었다. 소아 병동은 7층인데, 이미 만원이라서 4층에 입원했다. 1년 전 엄마가 하늘이를 출산하면서 입원해있던 그 병동이다. 그래서 조금 여유로웠다. 얼굴을 아는 간호사 선생님들이 아직 많이 있었다. 그리고 하늘이가 입원해있던 신생아집중치료실(NICU)가 같은 층에 있다.



< 집중하며 놀고 있는 하늘이 >


처음 설명 들을 때는 MRI를 찍는다고 들었었는데, MRI뿐 아니라 피검사, 소변검사, X-Ray, 심전도, CT, 정신의학과, 소아신경과, 안과, 재활의학과, 사회복지사업팀 많은 곳의 전문의 선생님들-대부분 교수님-과 협진을 통해서 수술이 진행된다고 한다. 특히 하늘이는 지난 1년 동안 여러 차례 수술도 했고 수많은 검사도 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고 한다. 이른둥이라서 더욱 그러한가 보다.


첫 날


입원하고 소변검사, 피검사, X-Ray, 심전도, CT 촬영을 했다. 다른 검사들은 비교적 쉽게 끝났지만, CT 촬영은 수면제를 먹고 밤에 촬영했다. 원래 계획은 수면제를 먹은 시간동안 MRI 촬영도 같이 하려고 했는데, MRI 촬영하러 가서 뉘운 순간 하늘이가 잠에서 깨버렸다. 한 차례 더 시도했지만, 또 깨서 하지 못했다. 결국 MRI촬영을 해야해서 하루 더 입원하게 됐다.


둘째 날


소아신경과, 정신의학과 교수님들이 면담을 오셨다. 하늘이가 듣지 못하기도 하지만, 아직은 아기라서 엄마에게 문진으로 여러가지를 물어보셨다고 한다. 면담 내용은 두 과기 거의 비슷했다고 한다. 그리고 밤이 되기를 기다렸다.


기다리는 중간에 하늘이의 담당 교수님과 인공와우 수술을 하시게 된 집도의 교수님이 잠깐 다녀가셨다. 고도의 신경부위를 건드리는 수술이라 여러 과와 협진으로 수술을 해야해서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도 꼭 필요한 검사들이니 힘들어도 검사를 끝내야 한다고 하신다. 그리고 수술일자도 정했다. 2016년 1월 11일 월요일. 담당 교수님과 우리 부부에게 딱 맞는 날이다. 더 빠른 날은 교수님 스케쥴이 꽉 차있다고 한다.


밤이 되는 것이 조금 부담이었다. 요새 하늘이는 오후 9시를 전후로 밤잠을 잔다. 그런데, 9시가 넘도록 MRI 촬영을 준비하는 소식이 없다. 아빠는 10시가 넘어서 집으로 왔다. 11시 40분 엄마에게 연락이 왔다. MRI 촬영하러 영상의학과로 간다는 소식을 듣고서야 잠을 청한다. 


CT, MRI 촬영을 하는 보통의 영유아들은 밤에 촬영을 한다고 한다. 자세한 것은 모르겠으나, 두 가지 촬영은 비교적 촬영하는 시간이 길고 움직이면 안되서 그러는 것 같다. 특히 MRI는 어른들도 참 힘들다. 움직이지 않고 자세를 유지하는 것 이상으로 상상 이상의 소음도 힘들다. 그런데, 이번 MRI는 더욱 정밀한 결과가 필요한지 장장 1시간동안 촬영했다고 한다.


퇴원하는 세째 날


병원에서 맞이하는 두 번째 아침. 세째 날.

아빠가 8시까지 엄마 밥을 준비해서 가기로 해 놓고는 늦잠을 자버렸다. 40분 정도 늦게 도착해서 같이 아침을 먹고 기다린다. 특별히 할 일 없이 계속 기다린다. 오후에 한 가지 검사를 더 했다. 재활의학과에서 하는 언어발달검사. 말도 못배운 아가에게 어떻게 검사를 하나 궁금했는데, 엄마 아빠에게 하는 문진과 아기에 직접 소리를 들려주며 하는 검사를 약 30분간 한다. 나름의 노하우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또 몇 시간을 기다린다. 결국 엄마는 아침 일찍부터 오후 6시까지 12시간 넘도록 대기하고 검사는 끝이 났다. 


퇴원전에 담당 교수님이 병실에 들렀다. 모든 검사가 괜찮다. 특히 MRI 결과도 좋다. 양쪽 귀 모두 좋지만, 오른쪽 귀가 조금 더 좋아서 오른 쪽 귀를 먼저 수술한다. 수술일에 하늘이의 컨디션에 따라서 수술이 연기될 수 있으니, 건강 관리가 필요하다는 정도였다.


오늘 하루 동안 한 가지 검사만 할 거였으면 미리 이야기라도 해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퇴근시간이 지나서 퇴원하느라 가퇴원으로 마무리하고 집으로 향한다. 며칠 만에 집에 온 하늘이는 기분이 좋았는지 7시에 우유 먹고 몇 시간을 소리지르며 놀다가 9시가 넘자 울어대기 시작한다. 그러나, 엄마는 없다. 하늘이가 입원해 있는 동안 엄마도 씻지 못해서 씻고 있었던 시간이다. 20분 정도 울다가 엄마 껌딱지가 되어 잠이 든다.



남은 이야기


두 달도 전부터 일어서서 놀았던 하늘이에게 2박 3일은 최악이었다. 링거를 맞기위해 꼽은 바늘을 발등에 꼽고 있었기 때문에 서서 놀 수 없었다. 처음에는 팔에 꼽았는데, 혈관이 잘 안보여 결국 발로 옮겼다고 한다. 어쩔수 없이 앉아서 놀거나, 안겨있어야만 했던 하늘이가 잘 버텨준 것도 참 감사하다.


생후 374일째, 교정 308일째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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